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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구분이 모호해진다 02
작성일 : 20-09-29 20:55     조회 : 279     추천 : 0     분량 : 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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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민하던 우경이 녹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

 소파 옆 스탠드형 옷걸이에 점퍼를 벗어 걸어두고 시선을 돌렸다.

 상담실 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책꽂이를 쳐다봤다.

 영어로 된 서적들.

 

 눈으로 제목들을 살피고 있는데 등 뒤가 거슬렸다.

 몸을 돌리자 벽에 걸린 그림들이 눈에 들어왔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그림들 사이로 걸린 붉은색.

 붉은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불편한 느낌을 주는 그림.

 

 “이건.... 불안하고 불편한 느낌이 드는데....”

 

 우경이 그림 앞으로 다가갔다.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들 사이에 있어 불안하고 불편한 느낌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

 다른 그림들로 시선을 돌리고 싶었지만 못 박힌 듯 돌릴 수 없다.

 홀린 게 아니라 협박이라도 받는 것처럼 시선이 붙들렸다.

 

 문을 여는 소리에 간신히 시선을 돌려받은 우경이 고개를 돌렸다.

 

 “카모마일차 괜찮죠?”

 “네. 괜찮아요.”

 

 양손에 컵을 하나씩 들고 들어온 김이진이 하나를 내밀었다.

 건네받은 우경이 소파 앞 테이블에 컵을 올려뒀다.

 

 “앉을 까요? 아니면 구경을 더 할래요?”

 “음- 아니에요.”

 

 우경이 먼저 책상 옆 1인용 소파에 앉았다.

 보는 것보다 더 편안하고 안락한 소파였다.

 등을 기대자 살짝 눕는 것처럼 몸이 편안하게 파묻혔다.

 

 “이거 되게 편하네요.”

 “편해야 상담을 하죠. 불편하면 집에 가고 싶어서 상담을 하기 싫어지잖아요.”

 “아- 그런 이유가 있는 거군요.”

 “네. 특히 우경씨 같은 분은. 소파라도 편해야 자주 오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고개를 끄덕이며 우경의 시선이 김이진의 얼굴에 머물렀다.

 

 “어색해요?”

 “어... 네. 너무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처음 뵙는 거 같아요.”

 “아! 그럼 이렇게 할까요? 처음 뵙겠습니다. 주치의 김이진이라고 합니다.”

 

 김이진이 소파 옆에 서서 악수하자며 손을 내밀었다.

 가볍게 마주잡은 우경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 정도는 아니에요. 목소리는 음- 굉장히 익숙하나끼요.”

 “하하. 그럼...”

 

 김이진이 책상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흔들어보였다.

 

 “전화로 할까요?”

 “여기서요?”

 

 우경의 시선이 상담실을 한 바퀴 훑었다.

 

 “불편하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잖아요. 전 어떤 거든 괜찮거든요.”

 “이상한 것보다는 어색한 게 나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전화 말고 그냥 하죠. 상담.”

 “그래요. 그럼. 오늘은 어색함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하죠.”

 “네. 감사합니다.”

 

 김이진이 차트를 한 번 확인하고 녹음기를 집어 우경의 앞쪽 책상에 올려놨다.

 

 “녹음 좀 할게요.”

 “네.”

 “자-. 그럼 우리 근황부터 알아볼까요? 그동안은 어떻게 지냈어요? 전화로 듣기에는 많이 피곤했을 거 같은데요.”

 “잠을... 많이 못 잤죠. 덕분에 머리는 항상 멍하고 무거운 거 같아요.”

 “잠을 못 자면 흔히 있는 일이에요. 괜찮아요. 잠을 좀 자고 나면 바로 괜찮아질 거예요. 그거 외에 최근 컨디션은 어때요?”

 “별다를 게 없었어요. 운동 열심히 하고 휴식도 적절하게 하고. 아... 새 작품 들어가야 해서 머릿속은 좀 복잡했네요.”

 “그렇군요. 굉장히 바쁘게 보내셨네요. 자. 그럼 우리 눈을 좀 감아볼까요? 소파는 좀 편하게 조정을 해 드릴게요.”

 

 우경이 천천히 눈을 감자 김이진이 소파 등받이를 젖혀 편아한 자세를 만들어줬다.

 

 “최근 붉은색에 대해 자주 말하던데 어떤 느낌이었어요?”

 “붉은색... 위험한데 굉장히 매력적인 느낌이었어요.”

 “굉장히 복잡한 느낌이군요.”

 “그럴 거예요. 처음 붉은색이 눈에 띈 게 사건 현장이었거든요. 내가 사는 건물에서 사람이 떨어져 죽었어요. 그 현장에서 봤어요. 붉은색을 홀린 것 같이 따라갔어요. 그 뒤로 굉장히 혼란스러워요. 분명히 봤는데 가보면 없고. 다시 가보면 나타나고.”

 “그게 붉은색이 이상해지기 시작한 처음인가요?”

 “처음? 아... 처음은 공원이에요. 피 웅덩이를 봤어요. 펑펑 울고 있던 여자가 있었는데 다시 갔을 때 그 자리에 피 웅덩이만 있더군요. 근데 그때는 어떤 느낌인지 몰랐어요. 다급했거든요. 경찰에 신고해야 했으니까요. 근데 경찰과 함께 갔을 때는 피가 아니라 물이 있었어요.”

 “그랬군요. 붉은색을 봤을 때 머리가 멍한 느낌이나 묵직한 느낌은 없었나요? 잠을 자지 못했을 때처럼.”

 “음-. 그랬던 것도 같아요. 근데 하.... 모르겠어요. 요새 너무 잠을 못 자서. 내가 이상하다고 느껴질 때도 많았거든요. 현실인지 꿈인지. 아니면 내가 잠을 자면서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닌지. 모호했어요.”

 “그런 느낌이 계속 들었다는 건가요?”

 

 뭔가를 노트에 계속 적어 내려가며 걱정 가득한 시선으로 우경을 쳐다봤다.

 

 “아뇨. 순간순간이에요. 어쩌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 같아요. 무언가 집중하고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잠을 자면 좋아질 수 있는 것들이네요. 그럼 붉은색을 따라 다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피 웅덩이 뒤에는 붉은 원피스. 붉은색이 굉장히 잘 어울리는 여자였어요. 붉은 원피스에 입술, 피가 반짝이는 것같은 검붉은 색의 손톱. 어딘지 서늘하고 섬뜩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었지만 매력적이에요.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 쳐다봤어요.”

 “그 여자를 처음 본 건 언제죠?”

 “사람이 죽은 곳. 옥상을 올려다봤을 때. 붉은 원피스 자락 같은 것이... 휘날렸어요.”

 

 우경의 목소리가 점점 느려진다.

 숨소리 또한 좋지 않게 뱉어지며 뭔가에 목이 졸리는 것처럼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근데... 웃었.. 하...... 읍!”

 

 우경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왜 그래요?”

 “화장실... 좀.....”

 

 토할 것처럼 입을 틀어막은 우경이 힘겹게 말을 뱉어냈다.

 

 “네. 화장실은 복도 왼쪽이에요.”

 

 대답도 못 하고 고개를 끄덕인 우경이 달리듯 상담실을 나섰다.

 우경의 뒷모습을 쳐다보던 김이진이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

 화장실로 달려들어 온 우경이 헛구역질을 몇 번 하고 고개를 들었다.

 심호흡을 크게 뱉어내며 물을 틀었다.

 쏟아지는 물을 멍하니 쳐다본다.

 

 “갑자기 왜 그런 거지? 뭔가.... 기억이 뒤엉키는 느낌이었는데...”

 

 차가운 물을 몇 번 얼굴에 끼얹고 거울을 쳐다봤다.

 잠을 자지 못해 어두운 얼굴이 보이자 한숨을 뱉어낸다.

 조금 더 심호흡을 하고 화장실을 벗어났다.

 

 상담실 안으로 들어서자 김이진이 문에서 등을 돌린 채 서서 전화를 받고 있다.

 문소리에 전화를 끊으며 돌아봤다.

 우경의 얼굴을 살피고는 걱정스런 표정을 만들어내며 물었다.

 

 “괜찮은 겁니까?”

 “아. 네. 점심 먹은 게 별로였나 봐요.”

 “잠을 제대로 못 자도 그럴 수 있어요. 혹시 상담 중에 잠이 온다면 그대로 주무셔도 됩니다.”

 

 자도 된다는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우경이 소파에 앉았다.

 “그럼 다른 환자분의 일정에 피해를 주는 거 아닙니까?”

 “상담실은 다른 곳을 사용해도 되는 거니까요.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우경씨가 조금이라도 자야만 한다는 거예요.”

 “많이 심각한가 보네요.”

 “심각하죠. 원래 사람에게는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몇 가지가 있어요. 제대로 자는 것, 먹는 것, 같은 것들이요.”

 “그러네요. 기본적인 게 안 되는 거네요. 하-”

 

 우경의 숨이 나른하게 뱉어진다.

 괜찮다는 듯 김이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우경이 눈을 감았다.

 

 “그럼 계속 얘기를 해볼까요? 이번에는 붉은색을 따라 이야기하지 말고 잠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요.”

 “잠...?”

 “평소에 많이 졸리지 않나요? 집중이 안 되고 머리가 무거운 느낌 말고. 주최할 수 없이 졸음이 쏟아진다거나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있다거나.”

 “없어요. 그렇게 졸렸다면 잤을 거예요. 아-. 근데 어제는...”

 “어제?”

 “분명 드레스 룸에 있었는데 눈을 떠보니 침실이었어요. 갑자기 졸음이.... 그리고 현관에서는... 누군가 입을 틀어막았는데... 깨보니까... 음- 침실에 있었어요.”

 “잠을 잔 건가요?”

 “잠.... 잠? 아... 잠이겠죠?”

 

 우경이 가수면에 빠져든 것처럼 점점 멍하고 늘어지는 목소리를 냈다.

 의식이 점점 몽롱해지며 우경이 드문드문 대답했다.

 시계는 어느새 2시 25분을 가리키고 있다.

 

 우경의 목소리가 늘어지며 계속이 어진가.

 김이진은 우경을 보며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

 예화가 feliz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다.

 천천히 내부를 살피듯 구경하며 발을 옮긴다.

 벽에 붙은 사진들을 살피다 책상 위의 액자를 발견하고 들어 올렸다.

 자신과 이시연이 찍힌 사진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얼굴에는 미소가 사라지고 섬뜩하며 서늘하게 변해버렸다.

 

 “흐응~ 이걸 본 거구나?”

 

 액자를 한 손에 든 채 벽에 붙어있는 사진들을 검붉은 손톱 끝으로 툭툭 두드렸다.

 손톱으로 건드렸던 사진들을 무참히 뜯어내며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대충은 치워둬야 하겠지?”

 

 손에 걸리는 사진들을 모조리 뜯어내며 즐겁다는 듯 계속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

 시계가 3시 30분을 가리키는 걸 확인하며 김이진이 가볍게 박수를 세 번 쳤다.

 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우경의 의식이 점점 또렷해진다.

 천천히 눈을 깜박이며 나른하게 늘어진 상태가 되었다.

 

 “전에도 여러 번 말했지만 잠이 오지 않더라도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해요. 잠을 하나의 루틴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잠을 잘 시간에 자지 못한다면 그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해요. 되도록 잠을 자도록 노력해보고요.”

 “아... 그 시간에 휴식을 취해야 하는 거였군요.”

 “그렇죠. 매일 비슷한 시간에 침대에 누워 생각을 없애고 몸의 상태를 살피는 거죠. 몸에 힘든 곳이 있는지 생각하며 집중하는 거예요. 힘든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이완시키면서. 휴식에 집중하는 거죠. 그러다 잠이 오면 좋은 거고요.”

 “그러지 못한다면요?”

 “약의 도움을 받아야죠.”

 

 두통을 느끼는 것처럼 우경의 손이 이마 위로 얹어졌다.

 

 “두통은 어쩌죠?”

 “부작용이 없는 약을 찾아야죠.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환각이나 환청이 올 거예요. 그럼 더 힘들어집니다.”

 “그렇군요. 아... 그래도 선생님하고 상담했더니 편해졌어요. 조금... 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상담의 효과죠.”

 

 김이진의 얼굴에 따뜻하고 자상하며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가 지어졌다.

 그 미소를 보며 우경이 자신의 손을 폈다가 접었다 하며 상태를 살핀다.

 

 “정말 잠을 잔 것 같아요.”

 “휴식을 취해서 그럴 거예요.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하잖아요. 자! 이제는 알았죠? 잠만큼 휴식도 중요하다는 걸.”

 “그러네요. 이래서 선생님이 상담을 자주 오라고 하셨었나 봐요.”

 “그래요. 그러니까 이제 상담 좀 자주 와요.”

 “그럴게요.”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우경이 미소를 지었다.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던 위화감이 지워낸 듯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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