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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구분이 모호해진다 01
작성일 : 20-09-29 20:55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5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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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화의 시선이 폴리스라인쪽으로 향했다.

 우경 또한 이번에는 대놓고 폴리스라인을 보며 말했다.

 

 “현장을 보면서 웃고 계셨어요. 그래서 예화씨를 빨리 찾아냈던 겁니다.”

 “음... 이상하네요. 되게 심각하게 보고 있었는데요. 어젯밤부터 지금까지 계속 사건이 일어나니까요. 좀... 무섭다고 해야 하나?”

 

 어울리지 않는 껍질을 뒤집어쓴 것처럼 예화가 겁먹은 표정을 만들어냈다.

 그러더니 빠르게 시선을 돌려 사람들 얼굴을 살핀다.

 곧 주변에 있던 사람들과 예화가 같은 표정이 되었다.

 그 모든 걸 우경이 기민하게 살핀다.

 

 “역시 제가 잘못 본 거네요. 예화씨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착각할 정도로.”

 “새벽에 봤다고 했죠? 그거 그런 거 아닐까요? 새벽에 이해하지 못할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 그거.”

 “이해하지 못할 말들이요?”

 

 예화가 비밀 얘기를 하듯 우경에게 몸을 기울였다.

 

 “도시는 밤에도 항상 밝잖아요. 그 빛에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고.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많은 일이 일어나는 거니까. 그럼 그만큼 이해하기 힘든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는 거죠.”

 “그렇게 되는 건가요?”

 “들어본 말 아닌가요? 분명 들어봤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되묻는 우경이 의아하다는 듯 예화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예화의 표정을 살피며 우경이 일부러 미간을 좁힌다.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우경의 대답에 예화가 눈에 띄게 실망해버렸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가 보네요.”

 

 우경에게 기울었던 예화의 몸이 제자리로 돌아간다.

 그것도 모자란다는 듯, 한 걸음 물러났다.

 

 “하긴 그러니까 가지 말라는 곳도 가지.”

 

 들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웅얼거렸다.

 

 “네?”

 “그러니까 약속도 안 지킨다고요.”

 

 갑작스런 질책에 우경이 난감해하며 살짝 고개를 숙인다.

 

 “아.. 그건 정말 미안합니다.”

 “알았어요. 다시 사과하지 않아도 돼요. 이미 사과했잖아요. 근데... 정말 귀신이라도 보는 거 아니죠? 어젯밤 카페에서도 그러더니 새벽에도 뭘 봤다고 하고. 진짜 그런 거 봐요?”

 “아뇨. 그런 걸 보지는 못합니다.”

 “아쉽네요. 어제 건물 로비에서 다시 봤을 때는 귀신이라도 보는 줄 알았는데요.”

 “로비요?”

 “어제 카페에서 헤어지고 다시 로비에 왔었잖아요. 지갑 두고 갔다고 했었나? 지갑 두고 간 사람이 로비를 살피고 있기에 정말 귀신이라도 보는 건 줄 알았거든요.”

 “지갑... 아. 그랬죠. 아! 그래서 말인데 지하에 있는 feliz라는 사진관 가보셨나요?”

 

 예화가 대놓고 우경에게 기분 나쁜 시선을 보낸다.

 

 “지하에 왜 가요? 그쪽은 가보셨어요? 와... 진짜 대단하다. 어제 그런 말을 듣고도 거기에 갔던 거예요? 지갑 찾으러 왔었다는 건 다 거짓말이었나 보네요?”

 “아닙니다. 어제 간 게 아니고 몇 주 전에 갔던 게 지금 생각난 거예요.”

 

 우경이 손까지 내저어가며 자신에게 향하는 불쾌감을 덜어내려 했다.

 하지만 예화의 시선은 여전히 불쾌감과 의심을 보이고 있다.

 

 “몇 주 전? 언제요?”

 “좀 된 거라... 기억이 잘 안나네요. 아. 거기서 어제 자살한 여자와 예화씨를... 아!”

 

 다급하게 말을 끊어낸 우경이 시선을 피했다.

 예화가 집요하게 우경의 시선을 살피며 살짝 몸을 기울였다.

 

 “뭘... 봤는데요?”

 

 다정하게 뱉어지는 물음이었지만 서늘하게 느껴진다.

 시선을 돌린 우경이 애써 웃음을 뱉어봤다.

 

 “하하하하. 이것도 새벽의 이해하지 못할 그런 거 같네요. 하하하하. 기억하려니까 잘 기억이 안 나는게...”

 

 예화가 우경을 향해 한 발을 내디딘다.

 한 뼘도 남지 않은 거리에서 우경의 어깨를 손끝으로 쓰다듬는다.

 유혹하듯 눈을 접으며 웃으며 시선을 맞춘다.

 

 “나 미스터리 굉장히 좋아해요. 나머지는 점심 먹으면서 들어도 돼요?”

 “당연히 됩니다. 이따가 뵐게요.”

 

 붉은 입술에 홀린 듯 쳐다보던 우경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는 도망치듯 먼저 몸을 돌려 걸음을 재촉했다.

 예화는 우경의 뒷모습을 끝까지 눈으로 확인하다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5. 구분이 모호해진다.

 

 우경이 분주하게 화장실과 드레스 룸을 오간다.

 옷을 입고 거실에 있는 거울을 보고 다시 갈아입고 거실로 나온다.

 몇 번을 반복하는 동안 결정되지 못한 옷들이 드레스 룸에 쌓인다.

 

 “하... 위험해 보이는 데 매력을 느끼는 건 내가 스릴러 작가라서 인가?”

 

 깊게 뱉어진 한숨을 갈무리한 우경이 마지막으로 거울을 보고 드레스 룸으로 들어간다.

 바닥에 쌓인 옷들을 정리하고 나서며 습관처럼 불을 끈다.

 거실 책상 위의 휴대폰과 지갑을 챙기고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녹음기가... 필요할까? 이미 망가진 거 같은데. 녹음했던 것들도 지워졌고.”

 

 잠시 더 고민하던 우경이 결국 녹음기를 챙겨 주머니에 집어넣고 집을 나섰다.

 

 -

 창문에 비친 우경의 모습을 살핀 뒤 예화가 주변을 둘러봤다.

 테이블이 많지 않아 한적한 느낌이 드는 공간이 마음에 든 듯 흡족한 미소를 짓는다.

 우경이 예화의 시선을 따라 주변을 살핀다.

 

 ‘테이블 사이의 간격이 멀어서 다른 사람들의 대화는 들리지 않는데 앉은 자리도 구석이라. 미리 알고 있던 곳일까? 아니면 밖에서 보고 그냥 들어온 걸까?’

 

 생각이 길어지자 예화가 손톱 끝으로 테이블을 두어 번 두드렸다.

 

 “무슨 생각 해요?”

 “아-. 별거 아닙니다.”

 “별거 아닌 거 궁금한데.”

 “그냥... 점심시간인데도 아주 한적한 느낌이 드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중이었습니다.”

 “아-. 그랬구나.”

 

 예화가 흥미를 잃은 듯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여기도 새벽에 그 카페처럼 따뜻한 느낌이 드는 곳이에요?”

 “음-.”

 

 우경이 내부를 살핀다.

 어제와 다르게 이 공간은 파란색과 흰색이 주를 이루는 곳이다.

 따뜻하다기보다는 시원하고 쾌적해 보이는 공간.

 우경의 시선이 무언가를 가늠하듯 예화를 살핀다.

 

 “여기는 따뜻하다기보다는 쾌적하고 여유로워 보이는군요.”

 “음-. 그렇구나.”

 

 관심 없는 듯 뱉어진 대답에 우경이 살짝 고민하다 말을 뱉는다.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네. 뭔데요?”

 “붉은색을 좋아하나요?”

 “응. 좋아해요. 눈에 띄고 빨갛잖아요.”

 “그렇군요. 예화씨는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른 신선한 대답을 들려주시네요.”

 “다른 사람들은 뭐라고 말하는데요?”

 “붉은색은 정열적이라거나 따뜻해 보인다거나 강렬하다거나. 보통은 느낌에 관해서 이야기하죠. 근데 예화씨는 눈에 띄고 빨갛다는 시각적인 대답을 하시니까요.”

 “사람마다 다른 거니까요. 그래서 우경씨는 무슨 색을 좋아해요?”

 “저는.... 그러니까... 어...?”

 

 대답을 뱉어내지 못한 우경이 혼란스러워했다.

 좋아하는 색을 답하는 것뿐인데 머릿속이 텅 비워진 것처럼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다.

 답을 기다리던 예화가 의자에서 일어났다.

 

 “나 잠깐만요.”

 “아... 네.”

 

 예화가 브런치 카페를 벗어나는 걸 보고 우경이 한숨을 뱉어냈다.

 

 “도대체 왜 아무 생각도 안 나는 거지? 정말 뭐가 잘못되기라도 한 건가?”

 

 심각한 표정을 하며 얼굴을 문지르다 뭔가 생각난 듯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꼭 쥔 손안에 숨겨진 녹음기를 쳐다보고 주변을 살폈다.

 식사와 대화에 정신 팔린 사람들이 태반이라 누구도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테이블 위를 살피다 가지런히 놓인 작은 화분 뒤에 녹음기를 내려뒀다.

 네 개의 화분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며 녹음기를 숨기고 이리저리 몸을 돌려 확인했다.

 

 “하-. 이렇게 몰래 녹음하다 걸리면... 근데 뭔가 범죄의 냄새가 나는 사람이라 안 할 수도 없잖아. 위험한데... 홀리는 것 같은 그런...”

 

 우경이 혼잣말을 뱉어내는 사이 예화의 발소리가 지척에서 들려왔다.

 놀라 고개를 들자 이미 테이블 앞까지 도착한 예화가 내려다 보고 있었다.

 

 “혼잣말을 자주하는 편인가 봐요?”

 “그런 편은 아닌데... 하하. 오늘은 좀 그런가 보네요.”

 “음- 그렇구나.”

 

 예화가 심드렁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린 우경이 예화의 눈치를 살핀다.

 그사이 준비된 식사가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이번에도 피처럼 붉은 음료를 시킨 예화가 마음에 드는 표정으로 컵을 쳐다본다.

 우경 역시 피처럼 붉은색에 홀린 듯 쳐다본다.

 예화가 음료를 한 모금 머금더니 인상을 잔뜩 쓰고 간신히 삼켜낸다.

 

 “맛이 없나요? 시즌 메뉴던데요. 저기.”

 

 우경의 손을 따라 돌아간 예화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저것만 보고 속은 거예요. 이렇게 신맛이 강할 줄은 몰랐거든요.”

 “아-. 신 거 못 드시는 군요.”

 “붉은색이 예뻐서 시킨 건데. 보통 붉은색을 가진 건 다 달콤하거든요. 근데 이건 왜 시지?”

 

 음료에 시비라도 걸려는 것처럼 노려보더니 손톱 끝으로 컵을 툭툭 건드렸다.

 붉은 예화의 입술과 검붉은 손톱을 쳐다본 우경이 이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 색이 마음에 들어서 시킨 거예요?”

 “네. 붉은색은 가만히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쳐다보게 된다고 했어요.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그렇군요. 정말.”

 

 우경의 시선이 홀린 듯 예화의 붉은색들을 쳐다봤다.

 시선을 즐기듯 예화가 미소를 짓는다.

 

 “그런 거래요. 아. 그래서 그 미스터리한 이야기는 언제 해주실 거예요.”

 “음-. 지금이요?”

 

 너무도 평범한 식사를 마치고 예화를 택시에 태워 보냈다.

 예화의 뒷모습이 온전히 사라지고 나자 우경의 마음속에는 허탈함이 가득해졌다.

 

 “아! 녹음기!”

 

 빠르게 뛰어 들어가 녹음기를 챙겨 나온 뒤 재생시켰다.

 

 “일부러 중간에 자리도 비웠는데 아무것도 녹음되지 않은 건 아니겠지?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 전화도 하는 것 같던데.”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귀에 녹음기를 들이밀었지만 마찬가지였다.

 한낮 도심에서 만들어지는 소음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으니.

 결국, 포기한 우경이 택시를 잡았다.

 

 “일단 상담이 먼저일 테니까.”

 

 -

 목소리처럼 자상한 얼굴을 한 김이진이 우경을 맞이했다.

 

 “찾아오기 힘들지 않았나요?”

 “네. 택시 탔거든요.”

 “아. 그랬군요. 여기는 처음이죠?”

 “네. 처음이에요. 그런데 이전 상담실도 기억이 안 나요.”

 “그만큼 상담을 안 왔다는 거죠. 안 그래요?”

 “그렇게 되는 건가요?”

 “네. 그렇게 되는 거예요.”

 “음-.”

 

 우경이 상담실 내부를 살폈다.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상담실은 생각했던 것보다 넓었다.

 

 창문 앞에는 책상이 있고 그 대각선 앞으로 편해 보이는 1인용 소파가 있다.

 소파 앞에는 작은 테이블이 있고 남은 공간에는 책장과 화분, 그림 같은 것들이 있다.

 커다란 책상에는 모니터와 차트, 커다란 노트와 녹음기가 올려져 있다.

 

 “잠깐 구경하고 있을래요? 차 한잔 가져올게요. 아! 겉옷은 벗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아. 네. 그럴게요.”

 

 김이진이 나가고 우경의 시선이 녹음기에 머물렀다.

 그러다 점퍼 주머니에 있는 녹음기를 꺼내 들었다.

 

 “음... 녹음을 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선생님도 녹음 하실 거고. 음- 이번 작품 자료로 필요할 것도 같고. 어디 배포하지만 않으면 괜찮다고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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