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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혼란이 휘몰아친다 04
작성일 : 20-09-29 20:55     조회 : 266     추천 : 0     분량 : 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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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놓고 의심하고 있다는 말을 들은 우경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의심해서 물었고 대답을 들었지만 내 말을 그대로 믿을 생각은 없다. 그겁니까?”

 “형사는 의심해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의심해야 범인도 잡죠.”

 “그럼 나도 하나만 묻죠. CCTV 확인했으면 내가 15층에 갔다가 돌아오는 것도 본 겁니까?”

 “네 봤습니다. 뭔가 보면 안 되는 것이라도 있었나요?”

 

 답해줄 마음이 들지 않는 질문이라 우경은 무시하고 묻고 싶은 것을 뱉어냈다.

 

 “내가 승강기에서 내린 뒤, 다른 사람이 7층이나 내 집에 들어왔나요?”

 “아뇨. 7층에서 내린 사람은 선생님 한 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7층에 방문한 사람은 없더군요.”

 

 답을 들은 우경이 눈에 띄게 혼란스러워했다.

 이 형사가 우경의 상태를 살피며 기민하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승강기에서 내리는데 집 문이 열려있었습니다. 내가 열어놓고 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들어왔죠. 근데 들어오자마자 무언가에 입이 틀어막혔고 이후로는 기억이 없습니다. 눈을 떴을 때는 침대에 있었고요.”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나 외상은 없었습니까?”

 “네.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고도 못 하고 있었던 겁니다.”

 

 우경의 상태를 살피던 나 형사가 인상을 찌푸리며 이 형사를 쳐다본다.

 

 “지구대 경찰이 했던 말이 사실인가 본데?”

 “그러게요.”

 

 둘이 무언가를 말하는데 썩 좋지 않은 기분이 우경을 스쳤다.

 

 “뭐가 말입니까?”

 “잠을 잘 못 주무신다고. 혹시 몽유병 이런 건 없나요? 정신과 치료를 받으시거나 복용하는 약은 없습니까?”

 “잠을 못 잔다고 장난신고를 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죽이거나 하지도 않고요.”

 “죽이는 건 모르겠지만 현실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하더군요. 제대로 못 잔 건 얼마나 됐습니까?”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집어내는 이 형사의 말에 우경이 인상을 찌푸렸다.

 

 “내 말을 믿지 않겠다는 거군요. 그럼, 여기는 왜 온 겁니까?”

 “피해자와 아는 사이라고 생각돼서요. 그것만으로도 용의 선상에 오르는 게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럼 헛걸음하셨네요. 피해자와 아는 사이는 아니니까요.”

 “다행이죠. 혐의가 사라진 거니까요. 시간 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기계적인 대답을 하고 형사 둘이 소파를 벗어났다.

 돌아가는 것도 확인하지 않은 우경의 발길이 거실 창으로 향한다.

 맞은편 공원이 창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우경이 천천히 공원 산책로를 따라 훑는다.

 

 문득 예화 같은 사람이 보였다.

 어제처럼 붉은 원피스는 아니었지만 검붉은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여자였다.

 아니, 예화였다.

 예화는 무언가를 찾는 것처럼 공원 입구를 서성였다.

 홀린 듯 우경이 집을 나섰다.

 

 -

 나 형사와 이 형사가 로비를 나와 건물을 한 번 올려다봤다.

 옥상과 7층을 번갈아 보던 시선을 거두고 차에 올랐다.

 

 “나 형사님 생각에는 어때요? 이상하지 않아요?”

 “일단 누구를 죽였을 거 같지는 않은데. 뭔가 아는 건 있는 눈치야.”

 

 길게 하품을 뱉어낸 나 형사가 심드렁하게 답을 뱉었다.

 

 “그러니까 말이에요. 분명히 뭔가 숨기는 것 같은데...”

 “그게 뭐든 간에 일단 좀 가자. 넌 젊어서 하루 안 자도 괜찮을지 모르지만 난 아니거든? 난 이렇게 안 자면 죽어. 늙었잖아. 자고 나와서 다시 생각해보자. 좀! 가자!”

 “평소에는 나보다 체력도 좋으시면서. 졸리면 꼬 이러시더라.”

 “어. 그래. 그러니까 가자. 투덜거리는 것도 좋고 다 좋으니까 일단 좀 가자. 출발!”

 

 이 형사가 나 형사와 건물을 한 번 더 살피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킨다.

 출발하는 차 뒤로 우경이 달리듯 건물을 나온다.

 갑자기 움직이는 차를 잠시 쳐다보지만 이내 홀린 듯 공원 입구로 시선을 돌린다.

 발은 이미 공원 입구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공원 입구에는 이미 아무도 없다.

 당황한 우경이 주변을 살피고 공원 안쪽으로 한 발을 내디뎠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붉은색이 움직이는 게 보인다.

 

 “예화씨!”

 

 다급한 우경의 외침에도 붉은색은 공원 안으로 사라졌다.

 우경이 다급하게 붉은색을 따라 공원 안으로 들어갔다.

 

 아침이라 불이 꺼진 가로등과 벤치가 보였다.

 어제 이시연이 울고 있던 바로 그 벤치였다.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에 붉은색이 보이지만 우경의 시선은 벤치에 머물렀다.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구경이 벤치에 다가간다.

 

 “아무것도 없잖아.”

 

 어제 피 웅덩이가 있던 곳은 아무것도 없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처럼 다른 곳과 같은 색과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 우경을 홀리려는 것처럼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붉은색이 흔들린다.

 

 붉은색을 발견한 우경이 홀린 듯 발을 움직인다.

 벤치를 벗어나 오른쪽 길로 발을 들이곤 바닥을 쳐다본다.

 미처 지우지 못한 핏자국이 있던 곳 또한 아무것도 없다.

 다른 곳과 다르지 않은 모양과 색을 하고 있다.

 

 우경이 고개를 들어 붉은색을 찾으려 주변을 살핀다.

 나무와 가로등 외에는 보이는 게 없다.

 실망한 우경이 공원을 나와 주변을 살폈다.

 

 오전 시간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사람들 사이에서 붉은색을 찾으려 우경의 시선이 빠르게 움직였다.

 유혹하듯 움직이던 붉은색은 찾을 수 없다.

 허탈함에 우경이 발을 돌려 돌아간다.

 

 -

 승강기에서 내리는 우경의 눈앞에 잘 닫혀있는 현관문이 보인다.

 무심결에 시선이 바닥으로 향했다.

 어제 붉은 리본을 묶은 종이가 있던 그곳에 또 같은 것이 있다.

 

 “또....?”

 

 종이를 집어 든 우경이 주위를 살피고 집으로 들어간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시간을 확인한다.

 10시 4분.

 

 거침없이 소파로 휴대폰을 던지고 종이를 든 채 책상 앞으로 걸어간다.

 책상 뒤 창문으로 보이는 공원에 눈길을 한 번 주더니 그대로 손을 쳐다본다.

 고민하듯 머뭇거리던 손이 이내 붉은 리본을 풀어낸다.

 펼쳐진 종에 써진 붉은 글자를 우경이 의아해하며 따라 읽는다.

 

 “look at the window...?”

 

 종이에 적힌 붉은 글씨를 따라 우경의 시선이 창문을 쳐다본다.

 매일 보이는 공원 외에 다른 것은 없다.

 

 “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다시 창문을 흘깃 보고 시선을 돌리는데 무언가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반사적으로 고개가 창문을 향해 돌아가고 우경의 눈이 튀어나올 듯 크게 뜨인다.

 

 위쪽에서 사람이 떨어지고 있다.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것처럼 떨어지는 사람이 느리게 창문을 지나친다.

 우경의 시선이 떨어지는 사람의 얼굴에 못 박혔다.

 눈이.... 마주친다.

 

 “으악!!!!!!”

 

 놀란 우경이 넘어지듯 버둥거리며 뒤로 물러나려 한다.

 발이 제대로 된 바닥을 밟지 못해 뒤로 넘어지며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힌다.

 엄청난 통증이 머리를 강타하며 정신이 끊어진다.

 

 -

 우경의 눈이 번쩍 뜨였다.

 깨지는 것 같은 통증에 절로 손이 머리를 감싼다.

 기절하기 전의 일이 떠올라 우경이 힘겹게 몸을 움직인다.

 기다시피 창문으로 가 아래쪽을 확인한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구급차와 경찰차가 보인다.

 

 “진짜... 떨어진 거야? 아! 종이!”

 

 통증을 무시하며 우경이 주변을 살핀다.

 종이와 붉은 리본이 없다.

 넘어지면 다른 곳에 날아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거실을 샅샅이 뒤진다.

 

 “없어? 어떻게? 이게 말이 돼?”

 

 그때 창밖에서 시선이 느껴진다.

 빠르게 고개를 돌려 창밖을 살핀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도로로 향한다.

 폴리스라인과 조금 떨어진 곳에 예화같은 사람이 보인다.

 

 “웃.... 어.?”

 

 보일 리 없음에도 예화가 웃고 있다고 느낀 우경이 다급하게 움직인다.

 집을 나와 로비를 지날 때까지 예화가 미소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건물 입구, 어제와 같은 곳에 다시 사람들이 몰려있다.

 

 폴리스라인을 새로 친 건지 아닌지 구분할 수도 없을 정도로 같은 자리다.

 데자뷔처럼 같은 풍경에 우경이 눈을 깜박인다.

 폴리스라인 밖에 몰린 사람들.

 그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

 

 폴리스라인 안쪽에서는 경찰과 구급대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흰 천을 덮은 사람이 빠르게 들것에 실려 이송된다.

 다른 점이라고는 태양이 떠 있다는 것뿐.

 

 같지만 다른 상황을 살피던 우경의 시선이 공원 입구로 향한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은 예화가 거기 서 있다.

 우경이 여러 번 발견했던 붉은색이 있던 그 자리에.

 

 검은 셔츠에 붉은 바지를 입은 예화가 우경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워낸다.

 우경이 주변 사람들을 피해 예화에게 간다.

 지나치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핀다.

 

 좀 전까지 예화가 웃고 있었지만, 모두의 관심은 폴리스라인 안에 있다.

 그 이상함을 집어낸 사람은 우경뿐이었다.

 

 “예화씨.”

 

 우경이 애써 반가운 척을 하며 예화를 불렀다.

 무감각하게 예화가 우경을 쳐다볼 뿐 답을 하지는 않는다.

 

 “오전에 약속 못 지켜서 미안해요. 저 때문에 시간을 빼앗긴 건 아닌지 걱정했습니다.”

 “괜찮아요. 저도 그냥 산책 삼아 나와 봤던 거라서요.”

 “그래도 죄송한 마음이 사라지지는 않네요.”

 

 우경이 최대한 미안한 얼굴을 하고 예화를 쳐다봤다.

 관심 없이 우경의 말에 답을 하던 예화가 홀리려는 듯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미안하면 점심도 괜찮아요. 대신 맛있는 거로.”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저는 정말 감사하죠. 그럼 12시 40분쯤 다시 뵐 수 있을까요? 여기. 이 자리에서. 이 상태로는 좀 미안해서요.”

 

 우경이 만들어낸 호감을 보이며 자신의 상태를 살핀다.

 시선을 따라 우경을 쳐다본 예화가 붉은색이 피어오르는 것 같은 웃음을 머금는다.

 

 “그래요. 그럼 전 먼저 가볼게요.”

 

 예화가 몸을 돌려 공원 쪽으로 한 발을 내디딘다.

 다급한 우경이 예화의 팔을 잡았다.

 

 “아! 잠시만요.”

 

 돌아보는 예화의 시선이 불쾌함을 가득 담고 있다.

 시선은 우경의 얼굴을 보다가 그대로 자신을 잡은 손으로 내려간다.

 

 “왜요?”

 

 놀라 우경이 잡고 있던 예화의 팔을 놓는다.

 

 “아.. 미안해요. 급한 마음에 손이 먼저 움직였나 봅니다.”

 “괜찮아요. 그래서 왜요?”

 

 여전히 불쾌함을 담은 시선이 우경을 채근하듯 쳐다 본다.

 우경이 주변을 살피듯 시선을 움직였다 다시 예화를 쳐다본다.

 

 “혹시 새벽에도... 그러니까 5시에서 6시 사이에도 여기 계시지 않았나요?”

 “그 시간에요? 잤을 거 같은데... 보통 그 시간에 잠들거든요.”

 

 예화가 준비 해뒀던 것처럼 태연한 얼굴을 만들어내고 답을 뱉었다.

 우경은 예화의 표정을 살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제가 착각했나 봅니다. 어제 새벽에도 예화씨가 여기서 웃고 있었거든요.”

 

 말을 멈춘 우경이 곁눈질로 폴리스라인 안쪽을 쳐다본다.

 예화의 시선이 우경을 따라 폴리스 라인 안쪽으로 향하다 그대로 멈춘다.

 다시 우경을 쳐다보며 무언가를 가늠하듯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우경이 다시 시선을 돌려 예화를 쳐다보고는 말을 이었다.

 

 “좀 전처럼.”

 “내가 웃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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