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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혼란이 휘몰아친다 03
작성일 : 20-09-29 20:51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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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블에 두었던 휴대폰을 우경이 다급한 손길로 집어 들었다.

 그대로 김이진에게 전화를 걸고 초조하게 소파 주변을 오간다.

 통화가 연결되고 우경이 초조하게 있었던 일들을 설명했다.

 

 [잠을 너무 못 잤어요. 꿈과 현실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네요.]

 “내가... 내가 이상해진 건가요?”

 [이상하지 않아요. 너무 피곤할 뿐이에요. 일단 오늘은 상담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가능하면 수면 패턴 분석도 함께. 이제는 전에 말했던 걸 해야 할 것 같아요.]

 “전에 말했던 거요?”

 [먹어보지 않았던 약들을 찾아내 테스트 해보는 거요.]

 “약은 몰라도 선생님을 한 번 뵐 때가 된 것 같기는 해요. 몇 시에 예약이 가능한지는 센터로 전화해 봐야 하는 거죠?”

 [따로 예약하지 말고 두 시쯤 오면 될 거예요. 제가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빼둔 시간이 있거든요. 센터에는 제가 말해 둘게요.]

 “아... 그냥 제가 센터에 전화해서 따로 예약을 잡겠습니다.”

 

 우경의 목소리에 미안함이 가득 담겼다.

 그 마음을 읽었지만 김이진의 대답은 단호했다.

 

 [개인적인 일은 내일 처리해도 되는 겁니다. 그것보다 우경씨의 상태가 더 걱정되는군요. 더는 미루면 안 돼요. 알겠죠? 두 시에 보는 거로 할게요.]

 “아... 네. 그럼 그렇게 할게요.”

 [주소는 문자로 보내둘게요.]

 “위치 알고 있어요.”

 [아뇨. 모를 거예요. 너무 병원에 안 오셔서. 좋은 환경으로 센터를 옮겼거든요. 3개월 전에.]

 “음- 그랬나요?”

 [네. 그랬어요. 분명 문자로 남겼거든요. 주소랑 약도를.]

 “받았던 것도 같네요.”

 [그럼 두 시에 보는 거로 알고 있을게요. 이번에는 꼭 와야 하는 거 아시죠? 이대로 둔다면 벽이 우경씨에게 말을 걸지도 몰라요.]

 

 차분하고 단호한 목소리에 우경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다시 심각해진 목소리로 물었다.

 

 “벽이... 말을 걸면 어떻게 되는 건데요?”

 [심각한 거죠. 벽을 시작으로 온갖 사물들이 우경씨에게 말을 걸기 시작할 텐데요. 시끄러워서 살 수가 없을 겁니다.]

 

 장난처럼 뱉어지는 대답에 우경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그렇군요. 시끄러운 걸 싫어하면 제대로 상담받으라는 거네요.”

 [네! 딱 그 말이죠. 그럼 기다릴게요.]

 “네. 두 시에 뵐게요.”

 

 전화를 끊고 상담까지 남은 시간을 가늠하기 위해 시간을 확인한다.

 8시 38분

 

 “아!!!! 신예화!!!!”

 

 갑자기 떠오른 신예화 덕분에 고민이 날아간 듯 우경이 뛰쳐나간다.

 한 손에는 점퍼와 휴대폰을 들고.

 

 승강기에 올라서야 점퍼를 걸치고 거울로 상태를 살핀다.

 자고 일어난 것을 알려주려는 듯 머리는 이리저리 뻗쳐있다.

 억지로 머리를 정리하는 사이 승강기가 1층에 도착했다.

 튀어 나가듯 로비를 가로질러 폴리스 라인 앞까지 간다.

 

 “헉- 허억-.”

 

 짧은 거리를 달렸음에도 받아지는 숨에 우경이 짜증을 내며 주변을 살폈다.

 붉은색의 무언가는 보이지도 않는다.

 

 “하... 연락처라도 받았어야 하는 건데.”

 

 속마음이 그대로 뱉어져 나왔다.

 아찔할 정도로 붉었던 예화를 떠올린 우경이 주변을 서성거린다.

 

 혹시나 한 마음에 우경의 발이 옆 건물로 다급하게 옮겨진다.

 승강기에서 내리자 바의 출입문이 보인다.

 내부의 불은 전부 꺼져있고 출입문에도 영업시간이 붙은 팻말이 걸려 있다.

 

 문을 닫은 건 알지만 우경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출입문에 바싹 다가섰다.

 안을 살피려는 듯 이리저리 움직이지만 보이는 건 없다.

 

 “이 시간에 여기 있으면 그게 더 이상한 거 아니냐. 하... 진짜.”

 

 발길을 돌리던 우경이 미련이 철철 넘치는 얼굴로 뒤를 흘깃거린다.

 여전히 닫힌 출입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아 결국, 승강기에 발을 들인다.

 

 아무 생각 없이 우경의 손이 지하 1층을 누른다.

 문이 열리자 어젯밤과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천장의 조명은 온전히 다 켜져 있어 어둡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책과 레코드를 팔던 가게가 아직 열지 않았음에도 내부가 전부 들여다보인다.

 여전히 폐업을 준비하는 느낌은 없는 곳이다.

 

 레코드 가게를 그대로 지나쳐 더 안쪽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들어와도 조그맣던 간판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없어...?”

 

 혼란스런 시선이 빠르게 주변을 훑었다.

 역시나 어제 봤던 feliz 라는 작은 간판은 없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스튜디오 입구를 찾았다.

 밝은 빛에서는 출입문이 작아 쉽게 지나치게 되는 구조였다.

 거기다 상가 유리 벽에는 하얀 천과 블라인드가 드리워진 탓에 눈에 띄지 않았다.

 

 출입문을 찾아낸 우경이 열어보려 시도했지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내부라도 확인하기 위해 안을 살피려 했지만, 블라인드 위에 하얀 천이 덧대어져 틈이 없다.

 어제 봤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 너무도 많았다.

 

 기억을 더듬을수록 혼란스러워지는 우경이 눈을 꿈 감았다.

 정신을 또렷하게 하려 깊게 심호흡까지 하고 관자놀이를 마사지했다.

 다시 눈을 뜨고 살폈다.

 

 “역시 달라. 그 새벽에 누군가 와서 바꿔뒀다는 건가? 간판을 떼고 블라인드와 출입문에 하얀 천을 덧대고. 문도 잠그고.”

 

 자신이 생각해도 터무니없는 일들이었다.

 누가, 무엇을 위해 그런 귀찮은 일을 하겠는가.

 

 “그럼 내 기억에 문제가 생긴 게 맞는 거겠네. 하... 진짜 상담이 필요한 것 같아.”

 

 체념한 듯 말을 뱉어낸 우경이 몸을 돌려 발을 옮겼다.

 상담도 상담이지만 혼란스러워 더는 이곳에 있을 수가 없다.

 쉬고 싶었다.

 

 -

 기운 빠진 얼굴로 승강기에서 내리는데 남자 하나와 여자 하나가 우경의 집 벨을 누르고 있었다.

 잠들기 전 입이 틀어막혔던 것을 떠올린 우경이 긴장하며 둘을 살폈다.

 

 “거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

 

 마른 체형의 남자와 오랜 기간 운동을 한 것 같은 여자의 시선이 우경에게 향했다.

 

 “이 집에 사시는 분인가요?”

 “네. 그런데요?”

 

 명백한 경계에 여자가 혀를 차며 안주머니에서 신분증을 꺼내 보였다.

 

 “조양시 형사계 이정이 형사입니다. 어제 일 때문에 좀 여쭙고 싶은 게 있어서요.”

 “아. 그러시군요. 그러면... 음- 안으로 들어가서 말씀하실래요? 여긴 좀...”

 

 신분증을 확인한 우경의 얼굴에 눈에 띄게 안도가 비춘다.

 그 얼굴을 형사 둘이 날카롭게 쳐다본다.

 

 “그러죠.”

 

 우경의 행동을 살피며 형사 둘이 집안으로 따라 들어간다.

 형사 둘을 긴 소파에 앉혀둔 우경이 옆에 있는 1인용 소파에 앉는다.

 습관적으로 시간을 확인한 우경이 ‘9시 12분’하고 중얼거린다.

 

 그 모습에 이정이 형사가 미간을 찌푸린다.

 나강인 형사는 밝게 들어오는 햇살을 따라 집 안을 살핀다.

 

 “어제 삶이 떨어진 건 아시죠?”

 “네. 압니다. 사이렌 소리에 잠이 깨서 내려갔었으니까요.”

 

 우경이 대답에 나강인 형사가 집안을 살피던 걸 멈추고 돌아봤다.

 

 “피해자분과 그러니까 이시연씨와 아는 사이입니까? 지구대 경찰 하나가 이상한 소리를 하던데요.”

 “그 여자 이름이 이시연입니까?”

 “이름도 몰랐다는 건가요?”

 “네 어제 처음 봤으니까요. 난 그저 신고를 했을 뿐입니다. 공원에서 피 웅덩이를 발견했다고.”

 “피?”

 

 나 형사가 인상을 구기며 되묻자 이 형사가 말을 잘라냈다.

 

 “신고하신 내용 말고 피해자를 아시느냐고 물은 겁니다.”

 “아는 사이는 아니라고 이미 말했는데요. 어제 공원에서 처음 봤습니다. 어두운 공원에서 울고 있기에 위험하니 들어가라고 하고 지나쳤습니다. 다시 공원에 가봤을 때는 그 여자 그러니까 이시연 대신 피 웅덩이가 있어서 신고했던 거고요.”

 

 이 형사가 우경이 하는 말을 수첩에 적자 나 형사가 의심 섞인 시선을 보냈다.

 

 “공원에는 왜 다시 간 겁니까?”

 “걱정돼서요. 계속 거기서 울고 있으면 경찰이라도 불러줘야 하는 건 아닌지 싶었거든요.”

 “울고 있는데 경찰은 왜 부르려 했던 겁니까?”

 “그 시간에 그러고 있으면 범죄에 노출되기 쉽잖아요. 그렇다고 생판 처음 보는 내가 뭘 어쩔 수는 없는 거니까. 경찰이 보호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주취자가 아니라도 위험에 노출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이유로 다시 가셨다는 겁니까? 보통 그런 상황까지 생각하지는 않을 텐데요?”

 

 자신에게 향하는 날카로운 의심에 우경이 미간을 구겼다.

 

 “직업이 직업이라 걱정을 했던 겁니다.”

 “직업이요?”

 “작가입니다. 스릴러나 범죄 물을 주로 쓰는. 이것저것 자료를 많이 받다 보니 걱정이나 경계가 과할 때가 있다는 말을 듣는 편입니다.”

 

 우경을 쳐다보던 나 형사의 얼굴에 의심이 짙어졌다.

 불쾌한 시선에 우경이 미간을 찌푸리자 이 형사가 물었다.

 

 “걱정이 심해서 옥상으로 데리고 가신 건 아니겠죠?”

 “CCTV 다 확인하고 오신 거면서 왜 쓸데없는 의심을 하는 겁니까?”

 

 우경이 불쾌함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이 형사를 노려봤다.

 나 형사 또한 의심을 숨기지 않고 우경의 시선을 막아내듯 고개를 들이밀었다.

 

 “지구대에서 들은 내용이 너무 황당해서 그러는 겁니다. 공원에서 몇 시간 전에 봤던 여자가 자신이 사는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릴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보십니까? 그것도 피해자가 사는 건물도 아닌데요.”

 “공원이 내가 사는 건물과 마주 보고 있다는 조건은 어디로 사라진 겁니까? 그 조건이 있다면 굉장히 확률이 높아질 것 같은데요. 그 여자, 아니 이시연이라고 했나요? 어쨌든 그 여자가 앉아있던 그 벤치에서 고개를 들면 보이는 게 내가 사는 이 건물입니다.”

 “벤치에서 건물이 보인다고 뛰어내리지는 않죠.”

 “하-. 내가 한 말 들은 거 맞습니까? 그 여자 공원에서 엄청나게 울고 있었습니다. 뭔가 개인적인 문제가 생겼으니까 거기서 그러고 있었던 거겠죠. 아무 일 없는 사람이 어두운 공원에 홀로 앉아 펑펑 울고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뭐. 그렇겠죠. 근데 새벽에 옥상은 왜 가보셨던 겁니까? 그게 선생님을 의심하게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는데요.”

 

 우경이 입을 꾹 다물고 형사들을 쳐다봤다.

 할 말을 고르듯 시선을 옮기다 이 형사에게서 머물렀다.

 

 “말했잖아요. 스릴러 쓴다고. 범죄현장을 가보는 것은 전에도 했던 일입니다. 내가 사는 건물에서 무언가 사건이 일어났다면 가보는 건 당연하겠죠. 가서 뭔가 들을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해서. 근데 아무도 없더군요. 그게 문제가 되는 겁니까?”

 “문제는 없죠. 하지만 선생님이 한 행동이 좀 이상해서요.”

 “근데 이상하군요. 제가 옥상에 간 건 어떻게 아신 겁니까? 옥상에 CCTV라도 있습니까?”

 “승강기 CCTV요. 옥상에서 내리시더군요.”

 

 이 형사의 대답에 우경의 얼굴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하! 옥상이 아니고 15층에서 내린 겁니다. 옥상은 15층에서 비상구를 통해 올라가야 하고요. 결론은 15층에 방문한 것만으로 의심했다는 거군요. 내 지인이 15층에 거주하면 어쩌려고 그런 의심을 하는 겁니까?”

 “지구대에서 들은 말 때문에 의심돼서 일부러 선생님 동선을 확인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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