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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feliz의 밤 03
작성일 : 20-09-29 20:50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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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 창밖으로 고개를 살짝 내밀어 밖을 살폈다.

 누가 들어올 방법 같은 건 없어 보이는 매끈한 벽만이 보였다.

 

 “7층을 아무것도 잡지 않고 기어 올라올 수 있으면 대단한 거겠지.”

 

 괜한 소리를 뱉어내고 창을 닫았다.

 생각을 더듬듯 얼굴이 심각해진다.

 

 “창을 열어둔 기억이 없는데....”

 

 몸을 돌려 방을 나서려는데 행거에 걸린 옷들 사이로 붉은색이 보인다.

 홀린 듯 우경이 옷들 사이에서 붉은색을 꺼내든다.

 

 “나한테 이런 게 있었나? 아....”

 

 우경이 기억하나를 떠올렸다.

 

 햇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아 가장자리로 걷던 때였다.

 어디선가 붉은색이 보여 고개를 돌렸는데 누군가 손에 붉은 천을 쥐여줬었다.

 붉은 천을 쥐여주는 손이 창백하고 손톱이 검붉었다.

 

 떠오른 기억에 우경이 당황했다.

 

 “어....? 손이...”

 

 우경이 붉은 천을 내려다봤다.

 

 “이걸 받아서 버리지 않았었나? 이게 왜 아직도 여기 있는 거지? 나 진짜 치매 오는 건가?”

 

 기억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에 우경이 미간을 좁히며 붉은 천을 꾹 움켜잡았다.

 

 “이거 어쩐지 신예화 같아.”

 

 움켜잡았던 천을 얌전히 장식장 위에 올려둔 우경이 습관처럼 불을 끄고 드레스 룸을 나선다.

 그대로 책상 앞에 앉아 모니터를 보던 우경이 눈을 감았다.

 

 “처음에 소리가 두 번 나지 않았나?”

 

 기억을 더듬었다.

 역시 두 번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우경의 눈이 번쩍 뜨였다.

 그리고는 바로 체념한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드레스 룸. 창문이 망가지기라도 한 건가? 근데 망가졌다고 문이 열리는 것도 좀 이상하잖아. 안에서 바람이 분 것도 아니고.... 꼭 누군가가 아!”

 

 그제야 침입자라는 생각이 든 우경이 다급하게 들려 드레스 룸 문을 열었다.

 드레스 룸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우경이 조심스럽게 안을 살펴본다.

 아까와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창문도 제대로 닫혀있는 것을 보며 천천히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장 앞에 도착할 때까지 변한 것은 어떤 것도 없다.

 무심코 우경이 장을 내려다봤다.

 

 “없어졌어?”

 

 우경의 표정이 심각하게 변했다.

 좀 전 분명히 올려뒀던 붉은 천이 사라졌다.

 올려두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옷들 사이를 뒤졌다.

 붉은 천을 찾아내지 못했다.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아무도 없다.

 우경이 다시 장식장 위를 확인하는데 갑작스러운 졸음이 몰려왔다.

 졸음을 이기지 못한 우경의 눈이 나른하게 풀렸다.

 

 “졸....려.....”

 

 나른하게 늘어진 목소리를 끝으로 우경의 눈이 반쯤 감겼다.

 간신히 뜨고 있는 눈으로 발을 움직였다.

 몽유병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천천히 느리고 나른하게.

 의식이 멀어진 듯 늘어진 팔과 간신히 조금 떠진 눈으로 드레스 룸을 나선다.

 

 -

 책상 위에 팔을 올려 그 위에 우경이 머리를 괴고 잠들어있다.

 손끝에 키보드 자판이 아나 눌린 듯 모니터에는 자음이 가득하다.

 자고 있던 우경이 누가 깨우기라도 한 것처럼 번쩍 고개를 들었다.

 자연스럽게 눈이 벽에 붙은 시간을 확인한다.

 

 “으-. 5시.... 45분? 도대체 언제 잠이 든 거지?”

 

 잠기운을 떨쳐내려는 듯 머리를 털어낸 우경이 모니터를 발견하고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의미 없는 자음들을 정리하고 의자를 돌려 커다란 창 밖을 쳐다본다.

 

 “그러니까 음- 드레스 룸에서 붉은색을.... 어?”

 

 놀란 우경이 창밖을 유심히 쳐다봤다.

 

 “붉은.....색?”

 

 창밖, 공원 입구에 붉은색이 흔들리고 있다.

 마치 사람이 원피스를 입고 있는 것처럼.

 

 “신....예화?”

 

 멀어서 누군지 알 수 없다.

 우경이 홀린 것처럼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날... 보고 있어?”

 

 시선이 마주친 느낌에 섬뜩한 우경이 한 걸음 물러났다.

 하지만 곧 다시 창 앞으로 다가가 얼굴을 바짝 붙였다.

 

 “진짜 날 보고 있는 거야?”

 

 우경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빠르게 현관문을 박차고 나섰다.

 승강기를 탈 생각도 하지 못한 채 우경이 비상구 문을 열었다.

 천장의 불이 켜지며 창문이 보였다.

 층과 층 사이에 있는 창문은 높이가 높아 계단을 올라가면서 봐야 밖이 보일 정도였다.

 

 계단을 내려가며 밖에서 붉은색을 한 번 더 확인한 우경이 빠르게 계단을 달려 내려갔다.

 중간에 멈춰 창밖을 보려 했지만, 높이가 사람 머리 위에 있어서 불가능했다.

 그저 계단을 달리듯 내려가며 붉은색을 확인할 뿐이었다.

 3층쯤으로 내려갔을 때 사람의 형체가 더 확실하게 보였다.

 계단 중간에서 발을 멈춘 우경이 중얼거렸다.

 

 “왜 저기 있는 거지?”

 

 붉은색이 어딘가로 움직이는 느낌이 들어 발길을 재촉했다.

 계단을 달려 내려가는 우경의 숨이 차올랐다.

 텅 빈 로비 가득 우경의 발소리와 숨소리가 울렸다.

 

 로비를 빠져나왔지만, 우경의 눈에 예화가 보이지 않았다.

 공원 입구까지 도착한 우경이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어렴풋이 걷히기 시작한 어둠 사이로 공원 입구가 보였다.

 스산한 느낌이지만 안을 살폈다.

 안에도 예화나 붉은 원피스가 보이지 않았다.

 

 “정말 잠을 못 자서 환각이라도 보는 건가?”

 

 허탈해진 우경이 몸을 돌렸다.

 무심결에 눈길이 달려내려 온 비상계단 쪽으로 향했다.

 

 우경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3층 비상계단의 불이 켜졌다.

 

 “어?”

 

 창문의 위치 때문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구분이 되지 않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4층 비상계단의 불이 켜지며 3층 불이 꺼졌다.

 불길한 느낌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는데 5층 비상계단의 불이 켜졌다.

 

 “뭐지?”

 

 누군가 계단을 통해 올라가고 있는 것처럼 비상계단의 불이 꺼지고 켜지기를 반복했다.

 6층 불이 켜지자 섬뜩한 한기가 우경의 몸을 휘감았다.

 

 “설마... 날 여기로 유인한 건가?”

 

 7층 불이 켜졌다.

 우경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하고 턱을 문질렀다.

 괜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건물 쪽으로 한 발을 내디뎠지만, 곧 되돌렸다.

 7층 비상계단에 불이 꺼졌는데 8층의 불이 켜지지 않는다.

 불안한 생각이 밀려와 우경의 인상이 구겨졌다.

 불안과 초조를 담고 있느니 확인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우경이 달렸다.

 

 승강기 앞에 선 우경의 손이 빠르게 버튼을 연타한다.

 4층에 있던 승강기가 더디게 내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초조하다.

 텅 빈 승강기에 탄 우경이 7층과 닫힘 버튼을 차례로 눌렀다.

 움직이는 승강기 바닥을 발끝으로 툭툭 내리친다.

 

 “마주치면 어떻게 해야 하지? 그냥 다른 층에서 내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 스산하고 낮은 안내 음이 ‘7층’을 알려왔다.

 문이 열리고 우경이 밖을 살피며 고민했다.

 그 사이 승강기 문이 다시 닫혔다.

 생각을 정리한 우경이 깊게 심호흡하며 열림 버튼을 눌렀다.

 

 “그래. 일단 가보고. 이상하면 그때 신고하면 되지.”

 

 마음을 진정시키듯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우경이 승강기에서 내렸다.

 등 뒤로 승강기를 흘깃 쳐다보고 내부를 살폈다.

 마주 보는 현관문과 정면의 비상구 문 외에 다른 것은 보이지 않는다.

 우경을 감지하며 켜졌던 등이 움직임이 없자 꺼졌다.

 

 놀란 우경이 몸을 움직여 다시 불을 밝혔다.

 우경이 조심스럽게 비상구 쪽으로 발을 옮기려다 멈췄다.

 비상구 문과 우경의 집 문 사이 돌돌 말린 종이가 붉은 리본에 묶여있었다.

 

 우경이 조심스럽게 종이를 집어 들고 주변을 살폈다.

 느껴지는 인기척이나 시선은 없었다.

 비상구 안을 확인할까 고민하다 손에 들린 종이를 보며 그대로 집으로 들어왔다.

 

 -

 소파에 앉은 우경의 얼굴이 굉장히 복잡하다.

 들고 들어온 종이를 한참 쳐다보다 홀린 것처럼 붉은 리본에 손을 뻗었다.

 어쩐지 붉은 리본이 예화를 떠올리게 했다.

 

 공원 입구에서 바람에 흩날리던 붉은 원피스 자락을 떠올렸던 우경이 고개를 털어냈다.

 우경의 손 가득 구겨진 붉은 리본이 있었다.

 생각을 털어낸 것처럼 리본을 치우고 종이를 폈다.

 피로 쓴 것처럼 조금 어두운 검붉은 색의 글씨가 보인다.

 

 “what did you see?”

 

 제대로 된 필기구로 쓴 것이 아니라 붓에 붉은 피를 묻혀 쓸 것처럼 보였다.

 

 “뭘... 봤냐고? 내가 뭘 봤다는 건가?”

 

 우경이 테이블 위에 종이를 펼쳐놨다.

 그러자 어디선가 자신을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 어두운 집안을 훑었지만 보이는 건 없다.

 익숙한 집안 풍경 외에 다른 이의 흔적은 없어 보였다.

 

 테이블 한쪽에 널브러진 붉은 리본을 쳐다보다 우경이 몸을 일으켰다.

 집안을 살피듯 천천히 둘러보며 거실 창으로 향했다.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지? 공원으로 들어가 버린 건가?”

 

 어디로 갔는지 가늠해보듯 공원을 살피던 우경이 이내 고개를 저었다.

 어쩌면 정말 자신이 잘못 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는 창밖을 쳐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두꺼운 커튼을 거실 창에 쳤다.

 

 “잠을 못 자서 환각이라도 보는 거겠지. 이젠 정말 자야 할 거 같네.”

 

 유일하게 켜진 스탠드 조명에 의지해 우경이 소파 앞으로 갔다.

 검붉은 글씨를 한 번 더 읽어 내리고는 그대로 붉은 리본과 함께 쓰레기통에 처박았다.

 이 또한 잠을 못 자서 예민한 거로 생각하며.

 

 -

 침대에 눕기 전 스탠드 조명을 최대한 어둡게 조절했다.

 어차피 깊이 자지 못했기에 신경 쓰지 않던 것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잠자리에 들어야 할 것 같은 위기감 같은 게 들었다.

 

 더 어두워진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바로 뒤척이며 편한 자세를 찾으려 노력했지만 실패했다.

 생각이 복잡해서인지 얼굴에는 내내 인상을 쓰고 있다.

 결국, 포기하고 협탁을 더듬어 휴대폰을 찾아 가져왔다.

 

 제대로 눈도 뜨지 않은 채 습관처럼 전화를 걸었다.

 걱정이 가득 담긴 김이진의 자상한 목소리가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왔다.

 

 [좀 잤어요?]

 

 움직이기 싫어하는 팔을 억지로 끌어다 눈가에 올린 우경이 깊게 한숨을 뱉어냈다.

 

 “하... 잠깐 잠들었던 것 같은데 그리 길지는 않았어요.”

 [잠깐 잤다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네요. 얼마나 잤는데요?]

 “음- 한 시간? 아니, 30분 쯤인가...?”

 [잠들었다 왜 깨어났어요?]

 “모르겠어요. 그냥 눈이 떠지고 창밖을 봤는데... 붉은색이. 확인하러 갔는데 아무것도 없었어요. 돌아왔더니 누가 메모를 남겼더군요. 뭘... 봤냐면서.”

 

 우경의 목소리가 잠들기 직전인 것처럼 두서없이 말을 뱉어냈다.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나간 건가요? 혹시 가수면 상태라 착각을 한 건 아니고요?]

 “밖에 나갈 때의 감각이 선명했어요. 나가서 봤던 것도 몽롱하거나 하지 않고 정확했고요. 밖에 나갔던 건 확실해요. 근데....”

 [근데?]

 

 침착한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우경에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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