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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feliz의 밤 01
작성일 : 20-09-29 20:49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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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목소리가 서늘하고 매섭게 말을 하고 있었다.

 

 “이게... 뭐야.”

 

 우경이 같은 부분을 다시 돌려 들었다.

 분명 예화의 목소리였다.

 앞뒤 부분까지 다시 들어본 우경이 미간을 구겼다.

 

 “아까 중얼거렸던 게 이런 말이었다고?”

 

 우경이 다시 녹음기를 틀었다.

 명백하게 분노와 살기가 담긴 음성이었다.

 

 “죽어도 싼... 녀? 이미 알고 있던 사이라는 건가?”

 

 다시 녹음기를 돌려 못들은 말이 있던 부분을 찾았다.

 또다시 서늘하고 매서운 목소리가 작게 속삭였다.

 

 (잘 죽었네.)

 

 이번에는 분노와 살기 대신 희열과 기쁨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것도 굉장히 서늘한.... 뭔가 복수를 성공하고 난 뒤의 그런 목소리.

 

 “잘 죽었어? 왜? 도대체 무슨 사이기에... 아니, 얼마나 깊은 사연이 있어야 잘 죽었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거지? 원한? 아니면... 무언가를 빼앗겨서?”

 

 예화가 했던 말을 떠올린 우경이 다시 녹음기를 돌렸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예쁘고 어린 애들이 자기 외모만 믿고 돈 벌려고 하는 그런 거. 남들한테 말하기는 꺼리지만 돈 많이 벌 수 있는 그런 일이요.)

 

 예화의 목소리에 우경이 기억을 더듬었다.

 지하에 불법으로 영업하는 곳이 있다던 예화의 말이 떠올랐다.

 

 “지...하?”

 

 우경이 의자에서 일어나 생각을 정리하듯 창문 앞을 서성였다.

 기억을 더듬어 얼마 전에 들렀던 지하 상점을 떠올렸다.

 

 “분명 지하에는 오래된 레코드와 책을 파는 곳이 있었어. 신예화라는 이 여자는 거기에 그게 있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은데... 장사한 지 3주가 됐다고 했고. 그럼 3주 동안 지하에 안 가봤다는 거잖아. 근데 그 건물에 산다고 하지 않았나?”

 

 우경이 발을 멈추고 창밖을 쳐다봤다.

 새벽이라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어둠 속에 가로등의 불빛만이 주변을 밝히고 있다.

 익숙한 듯 아무도 없는 풍경을 눈으로 훑으며 우경이 중얼거렷다.

 

 “거기 살고 장사를 하면서 지하에 안 가볼 수도 있는 걸까? 집에만 있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같은 건물인데.... 하....”

 

 우경이 다시 녹음기를 만지작거리다 휴대폰과 지갑을 챙겨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녹음기가 다시 켜지는지도 모른 채.

 우경이 집을 나서고 난 뒤 녹음기에서 예화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눈치가 빠른데... 저것도 치워야 하나?)

 

 서늘하고 섬뜩하지만 어딘지 즐거움이 섞여 있는 목소리로.

 

 

 #3. Feliz의 밤.

 

 늦은 시간이라서인지 불이 켜진 로비마저 어둡게 보인다.

 조심스러운 걸음이 염탐하러 가는 우경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로비 구석에 있는 비상구 문을 열었다.

 

 “불... 안 켜지는 거야?”

 

 휴대폰을 찾을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우경이 비상구 안으로 발을 들인다.

 

 “깜짝이야!”

 

 동작 감지형 등이 우경을 감지하고 불을 밝혔다.

 텅 빈 비상구 안에 우경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렸다.

 자신의 목소리에 놀란 우경이 입을 틀어막았다.

 

 위아래층 계단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굳이 확인하려 몸을 움직였다.

 암흑이 들어찬 것을 확인하고 나서 안도의 한숨을 뱉어내며 손을 내렸다.

 계단 가득 우경의 작은 발소리가 울렸다.

 

 “하... 이렇게 몰래 갈 필요가 있는 건가?”

 

 이제야 머릿속이 돌기 시작한 건지 우경이 자신의 상태를 점검했다.

 조심스러웠던 발걸음을 평범하게 바꾸었다.

 그러고 나자 우경은 이미 지하에 도착해 있었다.

 

 지하로 들어가는 비상구 문을 열었다.

 어째서인지 로비보다 더 어둡게 느껴졌다.

 원인을 찾으려는 것처럼 우경이 내부를 살폈다.

 

 “아... 상점이 닫은 시간이라 불을 절반만 켜둔 거구나.”

 

 천장의 등이 절반은 소등되어있었다.

 이해하듯 고개를 끄덕인 우경이 레코드 상점으로 시선을 돌렸다.

 

 상점 안의 전자식 시계가 ‘02:42’ 표시하고 있었다.

 시계의 붉은 등으로 레코드 상점 안을 미약하게 밝히고 있었다.

 

 “점포 정리를 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복도와 전자식 시계의 불빛에 의지해 본 내부는 예전 그대로였다.

 오히려 전에 왔던 것보다 레코드와 책이 늘어나 있다.

 

 “그럼 어디를 말한 거지?”

 

 우경이 레코드 상점을 지나 더 안으로 들어가는 복도에 시선을 맞췄다.

 기억을 더듬어 봤지만, 예전에도 저 뒤까지 가본 적은 없다.

 그냥 하얀 복도만 보였기에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았다.

 

 “음- 저기 무언가 있던가?”

 

 주변이 어두워서인지 우경은 생각을 일부러 입에서 뱉어냈다.

 목소리가 복도를 울려 더 스산한 것 같지만 그러지 않으면 어둠이 우경을 덮칠 것 같았다.

 레코드 상점의 유리 벽을 따라 우경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어쩐지 저쪽의 복도는 더 어두운 것 같은 느낌이다.

 레코드 상점의 유리 벽이 끝나는 지점에 구경이 멈춰서서 크게 숨을 뱉어냈다.

 우경의 시선이 복도의 벽을 따라 안쪽으로 향했다.

 

 눈에 띄는 것이 없다.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에 우경이 돌아가려 몸을 돌렸다.

 하지만 신경을 옅은 불빛을 느끼며 다시 복도 안쪽을 쳐다봤다.

 

 “안쪽에 뭐가 더 있는 건가?”

 

 우경의 목소리가 어두운 복도를 울렸다.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우경이 복도의 흰 벽을 손으로 짚으며 천천히 발을 움직였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불빛이 선명하게 보였다.

 

 우경이 발을 멈추고 천장을 쳐다봤다.

 아까와 다르게 천장의 등이 거의 꺼진 채였다.

 그중 유일하게 켜진 등 하나가 있었다.

 우경이 발견했던 불빛은 천장의 등이었다.

 허탈함에 우경이 한숨을 깊게 뱉어냈다.

 그제야 우경의 눈에 A4용지 크기의 작은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Feliz... 행복한...?”

 

 간판을 쳐다보던 우경이 뜻을 헤아리며 시선을 돌렸다.

 유리로 된 벽 가득 블라인드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리저리 살피다 조그만 틈을 찾아내 안을 확인했다.

 좁은 틈으로 선반 같은 것들이 보였지만 무엇을 올려두는 용도인지 알 수 없다.

 

 안을 더 보고 싶었지만 어두워 더는 볼 수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우경이 문 쪽으로 다가갔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이럴 때 딱 맞춰서 문이 열려있고 그러던데.”

 

 손잡이를 잡은 우경이 조심스럽게 힘을 줘서 내렸다.

 ‘딸깍’하는 작은 소음과 함께 손잡이가 내려가며 문틈이 벌어졌다.

 

 “진짜.... 열려?”

 

 벌어진 문틈을 보며 잠시 고민하던 우경이 조심스럽게 안을 들여다봤다.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다.

 

 조금 더 용기를 낸 우경이 문을 살짝 밀었다.

 ‘끼이익’하는 작은 마찰음과 함께 우경이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문이 열렸다.

 

 “실례합니다. 혹시 계세요...? 계시면 불 좀....”

 

 아무도 없음을 확인하면서 뱉는 물음이 아이러니했다.

 어두운 상점 안쪽에서 푸른 빛이 안개처럼 피어오르고 있다.

 우경이 휴대폰을 꺼내 플래시를 켰다.

 

 문 옆으로 유리 벽 가득 드리워진 블라인드가 보인다.

 블라인드에는 어딘가의 풍경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블라인드 옆쪽 벽에는 선반이 있다.

 밖에서 봤던 것이 저것인 듯 하다.

 

 “이게 다... 카메라야?”

 

 선반 위에는 10여 개가 넘는 카메라들이 전시된 것처럼 놓여있다.

 우경이 선반 가까이 다가갔다.

 

 카메라 앞으로 기종을 적은 작은 패널이 서 있다.

 정말 전시라도 하는 것처럼.

 플래시 불빛에 살짝 쌓인 먼지가 보인다.

 

 “여긴 뭐 하는 곳이지?”

 

 카메라를 담은 선반 외에 벽에는 아무것도 없다.

 몸을 돌려 반대편 벽을 쳐다봤다.

 벽 가득 사진 같은 것들이 붙어있었다.

 

 플래시를 비추자 정말 벽 가득 사진이었다.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전부 다른 사람의 것.

 하지만 배경만은 비슷해 보이는 사진들.

 

 우경의 사진이 출입문 맞은 편으로 향했다.

 푸른 불빛이 올라오는 벽.

 

 거기에는 벽에 붙은 사진들에 나오는 배경이 있다.

 커다란 블라인드와 쌓여 진 의자들.

 사진 속에 나오는 것들과 같았다.

 

 “스튜디오...”

 

 우경이 소품이 쌓여 진 벽으로 걸음을 옮겼다.

 저기서 나오는 푸른빛이 무엇인지 너무도 궁금했다.

 

 “비상구....? 여기 벽이잖아.”

 

 블라인드 끝쪽 구석 바닥에 비상구를 표시하는 푸른 등이 있다.

 어째서 저기 있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그런 곳에 있었다.

 

 “저 옆에 다른 출구라도 있는 건가?”

 

 안으로 들어가려던 우경의 발에 쌓아둔 의자가 걸려 작은 소음을 만들어냈다.

 저길 들어가려면 쌓인 의자들을 넘어가야 하지만 이 어둠에서는 힘들 것 같다.

 물론 넘어가고자 하면 가겠지만 소음을 만들지 않고 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는 것을 포기한 우경이 사진이 붙어있던 벽으로 발길을 돌렸다.

 

 벽면 한쪽 끝에는 작은 책상과 의자가 보였다.

 소품이 아니라 누군가 사용하는 흔적이 보이는 것들이었다.

 

 “가족사진에... 여권 사진. 여기 스튜디오가 있었구나.”

 

 모르고 있던 공간을 찾아낸 사소한 기쁨에 우경이 사진들을 훑었다.

 사진들을 따라 이동하는 우경의 발 끝에 아주 작은 책상이 보였다.

 자연스럽게 시선이 책상으로 옮겨졌다.

 

 “이것만 액자네.”

 

 책상 위에 있던 액자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어...? 신예화? 그리고.... 죽은 후드 티?”

 

 사진 속에는 무표정한 신예화와 활짝 웃고 있는 죽은 여자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그 둘의 뒤로 한 남자가 서 있었다.

 살짝 웃고는 있지만 어딘지 위압적인 분위기가 풍기는 남자.

 남자의 얼굴은 플래시 불빛에 반사되어 정확히 보이지 않는다.

 

 우경의 시선은 홀린 듯 신예화에게 고정되어있다.

 

 “가족... 사진처럼 찍었네.”

 

 두 명이 의자에 앉아있고 한 사람이 뒤에 서 있는 아주 고전적인 사진.

 가족이라 보기 힘든 사람들이 찍어서인지 굉장히 어색하다.

 

 액자를 든 채 그대로 사진을 찍었다.

 플래시 때문에 뒤에 선 남자의 얼굴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우경의 관심이 미치지 않아서인지 다시 사진을 찍지는 않았다.

 

 액자를 되돌려두고 옆의 것을 들었다.

 이번에는 죽은 여자와 다른 여자 하나가 찍힌 사진이었다.

 아까 본 사진에서 더 죽은 여자가 편하고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이 사람은 누구지?”

 

 우경이 다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빠르게 플래시 불빛을 손바닥으로 가렸다.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하며 유리 벽으로 걸었다.

 블라인드 틈으로 밖을 살폈지만 보이는 것은 없다.

 더 머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우경이 출입문으로 향한다.

 나가기 전 열린 문틈 사이로 밖을 살핀 뒤 상점을 나선다.

 

 무슨 정신으로 복도를 지나온 지도 모른 채 우경이 비상구로 들어왔다.

 

 “하아- 다시는 이러지 말아야지. 진짜 수명이 10년 치는 줄어든 거 같아.”

 

 지하 복도를 빠져나왔다는 안도감에 말을 뱉어낸 우경이 계단을 올라갔다.

 1층 로비 비상구 문을 열며 슬쩍 밖을 살피며 빠져나왔다.

 어쩐지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에서였다.

 

 로비를 서둘러 가로질러 빠져나가려는 우경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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