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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붉은색에 홀린다 03
작성일 : 20-09-29 20:48     조회 : 283     추천 : 0     분량 : 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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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망한 예화가 우경에게 기울였던 몸을 바로 하고 불만을 표했다.

 

 “근데 왜 절 취재해요? 나 범죄자 상이에요?”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우경을 도와주려는 것처럼 테이블 위의 진동벨이 울렸다.

 

 “일단 이것부터 가지고 와서 알려드릴게요.”

 

 도망치듯 우경이 자리를 벗어났다.

 예화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인상을 찌푸렸다.

 

 “눈치가 빠른데...? 저것도 치워야 하나?”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지만 들린 건지 우경이 살짝 돌아봤다가 다시 음료를 받으러 간다.

 계산대에서 음료를 챙기며 우경이 곁눈질로 예화를 주의 깊게 쳐다본다.

 별다른 행동은 하지 않고 휴대폰만 만지작거린다.

 우경이 되짚듯 미간을 좁힌다.

 

 “저 분. 여기 자주 오시나요?”

 

 작고 조심스런 목소리로 우경이 점원에게 물었다.

 점원은 고개를 밖으로 빼 예화의 뒤통수를 살핀다.

 

 “죄송한데 얼굴이 안 보여서 모르겠어요.”

 “아까 들어왔을 때도 못 봤어요?”

 “네. 못 봤는데요?”

 “그랬군요. 감사합니다.”

 

 우경이 작은 목소리로 물어서인지 점원도 속삭이듯 답을 해줬다.

 덕분에 이상할 수 있던 상황을 모면한 우경이 고개 숙여 인사하고 테이블로 향했다.

 알 수 없는 의심이 우경의 얼굴에 가득 들어찼다.

 하지만 그 의심은 예화의 옆을 지나치며 깔끔하게 감췄다.

 

 우경이 테이블에 음료가 담긴 쟁반을 내려놓고 나서야 예화가 고개를 들었다.

 여태 휴대폰을 하고 있었다는 듯 당연하게 테이블 위로 돌려놓으며.

 예화의 행동을 관찰하며 우경이 음료의 위치를 옮긴다.

 자신의 앞에는 아메리카노를 예화의 앞에는 체리 색 음료를.

 예화의 주변에 붉은색 하나가 더 생겨났다.

 

 “미안해요. 점 전에 무슨 말씀을 하신 거 같은데 못 들었거든요. 뭐라고 하셨죠?”

 “아-. 혼잣말이었어요. 나 진짜 범죄자처럼 생긴 건가 해서요.”

 

 침울해지는 예화의 표정에 우경이 손을 저어 보였다.

 

 “아닙니다. 이번 작품에 굉장히 매력적인 살인범이 나와요. 근데 그 살인범이 범죄자처럼 생기면 절대 안 되거든요. 누가 봐도 살인범이 아닌데 살인을 하는 그런 사람이 범인이죠. 근데 그 쪽분이....”

 “예화에요. 신예화. 그쪽이 아니고.”

 “아! 예화씨. 이름도 아름다우십니다. 음-. 그러니까 예화씨는 누가 봐도 범죄자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분이시잖아요. 그 이미지가 딱 맞아서 부탁드린 겁니다.”

 

 매력적이라는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예화가 홀리듯 미소 짓는다.

 

 “제가 그런 말을 많이 듣는 편이기는 한데... 사람을 끌어당기는 뭔가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예화가 검붉은 손톱으로 테이블을 훑더니 나른하게 턱을 괴고 우경을 쳐다봤다.

 눈까지 예쁘게 고이 접어 웃음을 매단 채.

 

 “그쪽은 이름이 뭐예요? 계속 그쪽이라고 불러요? 난 이름 알려줬는데.”

 “아! 도우경입니다. 변명하느라 소개가 늦었습니다.”

 

 턱을 괸 채 예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우경의 시선이 홀리기라도 한 것처럼 예화의 검붉은 입술로 향했다.

 

 “괜찮아요. 굉장히 기분 좋은 변명이라서요. 그래서 그 살인범은 왜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건데요?”

 

 우경이 고민하듯 미간을 좁히고 눈을 감았다.

 

 “저도 여러 가지 이유를 구상 중입니다. 학창시절의 분노 아니면 단순한 흥미, 것도 아니면 누군가를 위한 일이 될 수도 있겠죠. 많은 것들을 검토하는 중입니다.”

 “그런 이유가 있을 수도 있는 거겠네요.”

 “네?”

 “아뇨.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이유 말이에요. 이유 같은 게 있을 수도 있다는 게 굉장히 신기하잖아요.”

 

 여러 사람들에게 들었던 것과 너무도 다른 답변에 우경의 얼굴이 경계로 굳어졌다.

 

 “보통... 사람이 죽었다고 하면 이유부터 궁금해하지 않나요? 대부분은 이유를 말하니까요. 근데 이유가... 없을 수도 있는 건가요?”

 

 예화의 얼굴에 전과 다른 순박한 미소가 지어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그냥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그냥?”

 “이유가 있으면....”

 

 말끝을 흐리면서 이유 모를 섬뜩함이 우경을 스쳤다.

 예화의 시선이 우경의 목덜미를 훑으며 말을 이었다.

 

 “죽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요. 이유라는 게 있다면 다른 방법으로도 해결할 수 있잖아요. 사과를 받는다던가, 벌을 준다던가. 굳이 죽이지 않아도 되잖아요. 죽일 이유가 될 정도라면 얼마나 분노를 해야 하는 걸까... 싶어서요.”

 

 예화의 말이 끝나고 한참을 우경이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리고는 최대한 평온한 얼굴을 만들어낸다.

 

 “그렇군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네요. 역시 부탁드리길 잘한 것 같아요.”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근데 우경씨는 사이렌 소리를 듣고 궁금해서 나온 게 아니네요?”

 

 예화가 검붉은 손끝으로 붉은 체리 색 음료 잔을 둥그렇게 훑었다.

 

 “네?”

 “다들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나왔는데 우경씨는 취재할 사람을 찾았잖아요. 그러려고 나오셨던 거 아니에요?”

 “아닙니다. 사이렌 소리에 무슨 일인지 나왔다가 예화씨를 발견한 거예요.”

 “음-. 그랬구나.”

 

 예화가 고개를 대로변 쪽으로 돌렸다.

 물론 인조 대나무에 막혀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그쪽에 녹음기가 있어 우경이 당황해야했다.

 

 “전 자세히 못 봐서 그러는데 그 사람 왜 자살한 거래요?”

 “자살이랍니까?”

 

 우경의 시선이 의심을 담자 짧은 순간 예화의 미간이 구겨졌다.

 하지만 그마저도 우경이 알아차리기 전에 감춰져버렸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대부분 자살 아니에요? TV에서는 높은 곳에서 떨어진 사람들 거의 다 자살이라고 나오던데요.”

 “아닙니다. 그런 건 경찰이 조사를 해보고 판단해야 하는 거예요.”

 “아-. 그런 거구나.”

 

 예화가 흥미 없다는 태도로 고개를 끄덕이는 데 전화벨이 울린다.

 우경이 볼까 예화가 빠르게 휴대폰을 낚아채듯 잡는다.

 

 “어머. 미안해요. 잠시만.”

 

 예화가 우경을 두고 빠르게 카페 밖으로 나간다.

 남겨진 우경이 예화가 나간 방향을 바라보며 좀 전에 했던 말들을 중얼거린다.

 

 “사람은 그냥... 죽이는 거라고?”

 

 어느새 날카롭게 변한 시선이 예화가 앉았던 자리에 머무른다.

 

 -

 카페 후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까지 온 예화가 전화를 받는다.

 밝아 보이던 모습과 다르게 따뜻한 표정을 하고 있다.

 

 “응. 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고개를 끄덕이더니 목소리를 애절하게 늘어트린다.

 

 “그래서... 언제 봐요? 우린.”

 

 휴대폰 너머로 만족한 대답을 들은 듯 예화의 얼굴에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이내 통화가 끝났는지 서운한 표정을 하고 휴대폰을 내려다본다.

 

 액정이 검게 물들자 예화의 표정이 서서히 바뀐다.

 따뜻하고 온화한 표정에서 밝은 얼굴로.

 껍데기를 뒤집어쓰듯 빠르고 어색함 없이 변해버렸다.

 

 -

 예화가 다시 우경의 맞은편에 앉으며 눈을 반짝였다.

 아까와 다르게 호기심을 전혀 숨기지 않은 채.

 

 “근데 그 여자 말이에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경은 반응이 없었다.

 검붉은 손톱이 우경 앞쪽의 테이블을 톡톡 두드렸다.

 관심이 깊다는 것을 나타내듯 우경 쪽으로 몸을 기울인 채.

 

 “아. 미안해요. 생각이 깊었나 봅니다.”

 “뭐-. 그럴 수도 있죠.”

 “좀 전에 무슨 말을 하셨었죠?”

 “여자요. 그 여자.”

 “누구요?”

 “아까 죽은 여자.”

 

 죽은 사람을 말한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밝은 목소리에 우경의 얼굴이 굳어졌다.

 

 “아는 분이셨습니까?”

 

 우경에게 기울였던 몸을 바로 한 예화가 손을 빠르게 자신의 앞으로 끌고 간다.

 

 ‘심리적 방어 자세.’

 

 우경의 머릿속에 관심 있게 들었던 심리에 대한 것이 스쳤다.

 

 ‘죽은 여자의 얘기를 하는데 자신을 방어한다고?’

 

 우경의 시선이 날카롭게 예화를 살폈다.

 하지만 어색하거나 긴장한 분위기가 없어 우경은 의아해졌다.

 

 “아뇨. 아는 사이는 아니에요. 근데 어딘지 익숙한 얼굴이라서요.”

 너무도 태연하게 뱉어지는 대답에 우경의 머릿속이 엉켜 들었다.

 

 “저도 그렇기는 하던데요. 이 동네 사람인가 보네요. 그래서 익숙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잖아요. 그것보다 그 여자는 어떤 사람일 것 같아요?”

 

 다분히 의도적인 질문에 예화의 얼굴에 가득 담겼던 호기심이 지워졌다.

 

 “저야 모르죠. 아!”

 

 작게 손뼉을 치며 예화가 무언가 떠올린 듯 말을 이었다.

 

 “이 건물 지하에 자주 가는 것 같았어요.”

 

 우경의 손가락이 지하를 가리키자 예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 건물. 여기 지하요?”

 “네. 여기 지하.”

 “거기 뭐가 있나요?”

 

 예화의 장단에 맞춰주려 우경이 흥미 있는 척했다.

 다시 우경 쪽으로 몸을 기울인 예화가 비밀 예기라도 하는 것처럼 목소리를 줄였다.

 

 “비어 있다고 듣기는 했어요. 바 계약할 때. 근데 이상한 건 비어 있는 곳에서 질 나쁜 장사를 하는 것 같다는 거예요.”

 “질 나쁜 장사요?”

 

 장단을 맞추려 우경도 살짝 목소리를 줄였다.

 관심을 알려주려 예화에게 몸까지 기울이며.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예쁘고 어린 애들이 자기 외모만 믿고 돈 벌려고 하는 그런 거. 남들한테 말하기는 꺼리지만 돈 많이 벌 수 있는 그런 일이요.”

 “예쁘고 어린 애들? 말하기 꺼려지고 돈 많이 버는 그런 게 뭔데요?”

 

 답답하다는 듯 살짝 찌푸려진 예화의 미간이 어딘지 섬뜩하게 보인다.

 우경도 그걸 느낀 것처럼 기울었던 몸을 뒤로 물렸다.

 

 “그런 장르 쓰신다면 모르면 어떡해요. 그 있잖아요. 불법 영업하는 곳. 그 여자가 반반한 얼굴만 믿고 여기저기 꼬리치고 다니니까 누군가 죽인 거겠죠. 무언가를 빼앗긴 사람이.”

 “예화씨는 빼앗길 게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음- 그런 것들을 잘 아시나 보네요?”

 “영화나 책을 번역하다 보면 이상한 일들이 많이 있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아-. 그렇군요.”

 

 가볍게 긍정을 하며 우경이 예화의 표정을 살폈다.

 예화는 우경의 시선을 마주하다 붉은색에 홀린 것처럼 음료를 한 모금 머금는다.

 그리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그대로 내려 둔다.

 상상했던 맛과 다른 듯 음료를 살짝 노려보는 것도 잊지 않고.

 

 우경이 음료에 집중하고 있는 예화에게 집중하며 질문을 던졌다.

 

 “죽은 여자는 누군가에게 죽임을 당한 거겠죠?”

 

 예화의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가 바로 미소로 바뀌었다.

 마치 우경의 시선을 느끼며 즐기고 있는 것처럼.

 

 “모르죠. 아까 경찰이 조사를 끝내기 전까지는 모르는 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말을 하며 자연스럽게 바깥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예화의 입술이 움직였다.

 뭔가를 말하는 것 같았지만 듣지 못하게 하려는 것처럼 아주 작게.

 

 “네?”

 “경찰이 조사하기 전에 모르는 거라고 말씀하셨었다고요.”

 “아뇨. 그 말 뒤에 뭐라고 하셨던 거 같은데 못 들어서요.”

 

 일부러 우경과 시선을 마주한 예화가 살짝 웃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검지 끝으로 자신의 살짝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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