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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색에 홀리다
작가 : m현림
작품등록일 : 2020.7.31

심각한 불면증에 시달리는 도우경. 어느 날부터인가 붉은 색에 홀려들기 시작했다. 어느 것이 현실이고 어느 것이 환상인지 경계가 모호해졋다. 아름답고 아찔한 붉은 색에.... 홀린다....

 
붉은색에 홀린다 02
작성일 : 20-09-29 20:48     조회 : 275     추천 : 0     분량 : 5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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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보다 훨씬 호전적이며 밝은 성격의 예화에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것보다 늦은 시간에 음-. 감사합니다. 피곤하실 텐데. 시간도 내주시고.”

 “괜찮아요. 바를 하고 있어서 늦은 시간엔 익숙한 편이거든요. 이 건물 7층에 있는... 아! 맞다. 잠시만요!”

 

 예화가 다급하게 테이블 위의 휴대폰을 챙겨 카페 후문으로 나갔다.

 카페 후문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예화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벽에 등을 기대고 카페 후문을 쳐다보지만, 내부만 보일 뿐 우경이 보이지는 않았다.

 

 통화가 연결되고 여태 밝아 보이던 예화의 얼굴에 차분하고 따뜻한 미소가 지어졌다.

 

 “선생님 말씀하고 같아요. 눈치도 빠른 편인데 날카롭기까지 하네요. 근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어리숙해 보이는데요?”

 

 전화기 너머로 마음에 드는 말을 들었는지 예화의 얼굴 가득 미소가 지어졌다.

 

 “응. 응. 알았어요.”

 

 예화의 눈이 스르륵 감겼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너무도 감미로워 따뜻한 봄날의 햇살 같은 미소를 머금은 채.

 한참을 듣고만 있던 예화의 눈이 뜨였다.

 좀 전보다 더 기분이 좋아진 눈빛이었다.

 

 “네. 그렇게 할게요.”

 

 대답과 함께 전화가 끊겼는지 예화가 휴대폰을 잠시 쳐다보고 있다.

 얼마 뒤 휴대폰 액정이 완전히 검게 변하고 나서야 예화가 움직였다.

 텅 빈 로비에 자신의 구두 소리만 들리는 것이 신기한 것처럼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이 로비를 울리는 소리가 스산하게 들릴 정도로 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야 카페 후문에 도착한 예화가 안을 살폈다.

 인조 대나무에 가려져 우경의 머리 끝부분만 살짝 보인다.

 

 “흐음~ 얌전히 잘 기다리고 있네.”

 

 고양이가 갸르릉 거리는 것처럼 예화가 미소지었다.

 

 “그래도 조심하라고 하셨으니까~ 말 잘 들어야지.”

 

 기분 좋은 듯 옅은 미소를 흘린 예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우경의 말버릇을 따라 하듯 길게 목소리를 뱉어내고 검은 액정을 쳐다봤다.

 거기 누군가의 얼굴이 보이는 것처럼 애틋하게 검붉은 손톱 끝으로 훑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드디어 카페 후문이 열리고 우경에게 알리려는 것처럼 예화가 굽소리를 크게 낸다.

 

 -

 홀로 남은 우경이 벽에 등을 기댄 채 예화가 앉았던 자리를 살폈다.

 가방 외에는 특별한 게 없다.

 그때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다.

 후문의 유리를 통해 보이는 로비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경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머뭇거렸다.

 

 “들키면 굉장히 기분 나빠할 것 같은데...”

 

 주머니의 소형 녹음기를 꺼낸 우경이 인상까지 찌푸리며 고민했다.

 

 “그래도... 아까 옥상에 있었던 거 같으니까... 불법도 아니고.”

 

 자신을 설득하듯 일부러 입 밖으로 변명을 꺼낸 우경이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인다.

 테이블 주변을 살피고 소형 녹음기를 설치할 공간을 찾았다.

 기다란 인조 대나무들 끝에 지푸라기 같은 것으로 만들어진 끈이 둘러져있다.

 인조 대나무들을 살짝 벌리고 그사이에 소형 녹음기를 놓았다.

 

 “안 보이네.”

 

 작은 녹음기가 인조 대나무들 사이에 완벽하게 감춰줬다.

 다시 녹음기를 꺼냈다.

 

 “혹시 모르는 거니까.”

 

 음량을 최대로 설정하고 다시 인조 대나무들 사이로 숨겼다.

 이리저리 몸을 마지막 점검을 마친 우경이 다시 자리에 앉는다.

 

 “괜찮겠지. 별다른 게 녹음되지 않으면 더 좋은 거고.”

 

 우경이 자세를 바로 고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페 후문이 열렸다.

 커다란 하이힐 소리가 바닥을 울리며 천천히 우경쪽으로 다가왔다.

 하이힐 소리를 따라 우경의 얼굴이 천천히 돌아갔다.

 이윽고 예화가 우경의 시선 안으로 들어오며 붉은색이 일렁였다.

 

 예화가 가진 붉은색을 홀린 듯 우경이 쳐다봤다.

 예화는 우경의 표정을 관찰하며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여전히 붉은색에 홀린 표정을 한 우경을 위해 예화가 움직였다.

 

 창백한 손이 뻗어져 우경 앞의 테이블을 검붉은 손톱이 톡톡 두드렸다.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우경이 멋쩍게 웃는다.

 

 “아. 오셨네요.”

 “기다리셨죠? 미안해요. 바 얘기를 하니까 전화해줘야 하는 일이 생각나서요.”

 “바에요?”

 “네. 어제 왔던 손님이 차 키를 두고 가셨다는 전화를 받았거든요. 그걸 찾아봐 달라고 전달해줘야 해서요.”

 “아-. 근데 그 바 주인은 언제 바뀌었나요? 저도 거기 자주 가는데요.”

 

 우경이 의심스런 시선으로 예화를 쳐다봤다.

 예화는 태연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3주 정도 전에요.”

 “그래요? 어제 갔었는데. 그때 사장님은 남자분이셨는데요?”

 

 간 적 없지만, 일부러 예화를 떠보기 위해 우경이 물었다.

 

 “아~ 우리 사촌 오빠를 봤나 보네요. 제가 다른 일도 하고 있어서 바에는 잘 안 가거든요. 믿을 수 있는 사이라 동업하는 중이고요.”

 “그렇군요. 그래서 남자분이 있으셨던 거네요.”

 “우리 오빠가 가게에 굉장히 공을 들이는 편이라고 하던데요? 그래 보이던가요?”

 “네. 그래 보이긴 했습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다른 일은 어떤 걸 하고 있는지 물어도 되나요?”

 

 우경이 다이어리를 펼쳐 뭔가를 적었다.

 움직이는 펜 끝을 쳐다보던 예화가 우경의 시선이 자신에게 닿자 고개를 끄덕였다.

 

 “번역 일해요. 덕분에 거의 집에만 있죠. 너무 집에만 있다고 친척 오빠가 동업하자고 했던 거예요. 바라도 하면 기분 전환 삼아 한 번씩 집에서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 한 거죠.”

 “그래서 오빠 분의 생각은 맞았나요?”

 

 예화가 살짝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뇨. 별로 안 맞은 거 같아요. 오늘도 절 밖으로 나오게 만든 건 사이렌 소리였거든요.”

 

 우경이 예화의 붉은 색들을 눈으로 훑었다.

 순간 옥상에서 흔들리던 붉은색이 떠올랐다.

 

 “역시 사이렌 소리는 사람을 나오게 만들죠?”

 “안 나던 소리가 나니까 놀라서. 저도 모르게 나와 있더라고요.”

 

 우경의 눈이 다시 예화의 붉은색과 가방을 살폈다.

 집에서 나오는 사람이 곱게 화장하고 원피스 챙겨입고 가방까지 챙겼다.

 자신의 모습과 반대인 예화의 모습에 얼굴이 굳는다.

 

 “혹시 어제도 바에 가셨었나요? 바에서 본 것 같아서.”

 

 가방에 시선을 집중한 채 우경이 물었다.

 우경이 열심히 살펴보던 옷, 가방과는 다른 질문에 예화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우경의 시선이 자신에게 돌아오기 전에 예화가 표정을 숨겼다.

 

 “아뇨.”

 

 예화의 얼굴이 살짝 미소까지 머금고 우경에게 눈을 마주한 채 말을 이었다.

 

 “어제는 안 갔어요. 일이 좀 밀려서.”

 “근데 왜 번역 일을 한다고 하시지 않고 바를 한다고 하셨나요?”

 

 무례할 수도 있는 질문이지만 예화는 그저 미소를 머금은 채 답을 해줬다.

 

 “번역 일을 하다 보면 낮과 밤이 자연스럽게 바뀌더라고요.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근데 그 말을 하면 사람들이 너무 안쓰럽게만 보잖아요. 그런 시선이 불편해서요. 바를 한다고 하면 그런 시선은 없거든요.”

 “아... 그렇군요. 그 시선에는 저도 익숙한 편입니다. 일하느라 늦게까지 깨어있다고 하면 다들 그런 눈으로 보더군요. 근데... 어제 정말 바에는 안 가셨던 겁니까?”

 

 예화가 우경을 보고 눈을 휘며 웃었다.

 

 “안 갔다고 이미 말했는데요. 정말 절 닮은 사람이 있었나보네요?”

 “아…. 그것보다는 어제 바에 분실물을 두고 갔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해서요. 아닌가요?”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예화의 검붉은 손톱이 테이블 위를 쓸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린다.

 

 “작가라 그런지 기억력이 좋으시네요. 근데 전 전화를 받은 것뿐이에요. 어제 바에 왔던 손님이 지인의 친구거든요.”

 

 예화가 우경을 쳐다보며 홀리려는 것처럼 눈을 천천히 깜빡였다.

 그리고는 검붉은 손톱 끝으로 나른하게 테이블 위를 쓸며 말을 이었다.

 

 “그쪽 친구를 통해 연락을 해와서요. 사이렌 소리 때문에 나온 김에 확인하러 가볼까 했던 건데... 여기 이러고 앉아있네요?”

 

 홀리려던 시선을 거두며 빛이 날 것처럼 환하게 웃었다.

 예화의 의도대로 우경이 살짝 나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제가 시간을 뺏은 게 되는군요. 죄송해서 어떻게 하죠?”

 “맛있는 커피 사주신다면서요.”

 

 예화의 말에 우경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 그리고 보니 아직도 주문을 안 했군요. 뭐 드시겠습니까?”

 “저기 저거...?”

 

 예화의 검붉은 손톱이 우경의 등 뒤를 가리켰다.

 우경이 예화의 손끝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예화의 표정이 변한다.

 섬뜩하고 매서운 눈길이 우경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훑었다.

 우경이 고개가 다시 돌아오는 사이 표정이 숨겨진다.

 

 “저거 말고 다른 것도 드실래요?”

 “아뇨. 저거면 충분할 거 같아요.”

 

 예화의 미소에 우경이 빠르게 테이블을 벗어난다.

 계산대 앞에서 주문을 마친 우경이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한다.

 00시 17분.

 이미 자정이 넘은 시간에 우경이 고개를 돌려 어둠이 내려앉은 밖을 확인한다.

 

 “음료 준비되면 알려드릴게요.”

 

 우경이 진동벨을 받고 몸을 돌려 예화를 살핀다.

 

 “집에서 나온 사람 같지는 않은데... 옥상에서.... 음-.”

 

 우경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예화에게로 걸어갔다.

 

 -

 등 뒤로 우경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예화가 휴대폰을 들었다.

 검게 죽은 액정이 거울처럼 많은 것을 비춰냈다.

 예화가 휴대폰을 살짝 기울여 이동하고 있는 우경을 살폈다.

 우경의 고개가 갸웃거리며 돌아오는 것까지 확인한 예화가 휴대폰을 테이블 위로 돌려놓는다.

 그사이 우경이 자연스럽게 자리로 돌아와 앉는다.

 예화가 기다렸다는 듯 또다시 우경을 보며 웃는다.

 

 “근처에 사시나 봅니다 사이렌 소리에 나오셨다는 걸 보면.”

 

 우경의 물음에 예화가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이 건물에 살아요. 그래서 바도 이 건물로 정했는 걸요?”

 

 우경이 좀 전에 조심스럽게 살피던 것과 달리 대놓고 예화의 붉은 원피스와 가방을 쳐다봤다.

 

 “집에서는 보통 편한 옷을 입고 있지 않나요?”

 

 알려주려는 것처럼 우경의 시선이 자신의 옷으로 향했다.

 예화가 우경의 시선을 잡으려는 것처럼 손뼉을 ‘짝!’하고 마주쳤다.

 

 “아! 이거요? 그냥 기분 같은 거예요. 전 매일 집에만 있으니까 이런 옷들을 입을 기회가 잘 없잖아요.”

 “네?”

 “밖에 안 나가니까 예쁜 옷을 입을 기회가 좀처럼 없잖아요. 그래서 그냥 집에서 예쁘기로 했어요. 원래 예쁜 건 자기만족을 위한 거라잖아요. 그래서 저도 제가 만족하게 예쁘기로 했죠.”

 

 마음에 드는 질문을 들은 것처럼 예화의 눈이 반짝였다.

 그 시선이 부담스러워 우경이 시선을 피해 다이어리에 끄적였다.

 방금 자신이 했던 말을 대충 끼적이며 메모하는 모습을 예화가 유심히 쳐다본다.

 턱까지 괴며 흥미롭다는 듯.

 

 “그렇군요. 참고 해야겠습니다.”

 

 검붉은 손톱으로 자신의 볼을 톡톡 두드리던 예화가 우경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드라마 작가라고 하셨잖아요. 어떤 장르를 쓰시는 거예요? 사극? 로맨스?”

 

 우경이 다이어리에서 시선을 떼고 자신 쪽으로 기울인 예화의 눈치를 살핀다.

 

 “스릴러, 범죄. 하하하하.”

 

 미안함과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우경이 어색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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