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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라이즈 스타 업
작가 : AT0M1K4
작품등록일 : 2020.8.22

짧지만 강렬했던 한국 락의 두번째 전성기를 맞이한 20xx년.
한국 락을 대표하던 밴드 다수의 불법도박 적발로 인해 락을 향한 여론의 증오와 의심은 하늘을 찌르고 락은 아주 빠른 속도로 몰락해가고 있었다.

점점 락음악이 범죄 처럼 취급받는 사회가 되자 이미지 관리를 위해 마포 예일 종합학교는 학교의 학생 인디밴드인 [카탈리스트]에 소속된 네명, 유한별, 강브리타나, 구혜진, 김유나, 네명에게 입학식 날에 해체 전 그녀들의 마지막 공연을 진행 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공연은 실패로 돌아가고 밴드는 불화와 함께 해체되었다.
그 이후로 유한별은 끊임없이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절망 뿐이었다.

자신의 유일한 꿈이었던 '최고의 락스타가 되기'를 포기를 하기 일보 직전, 유한별은 자신의 삼촌 '유은환'의 진심 가득 담긴 조언을 듣고 본격적인 '작은 혁명'을 계획하고 행동에 옮기기 시작한다.

자신의 잃어버린 멤버들,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기 위해 다시 그녀의 레스폴 기타를 향해 손을 뻗는다.

"과거를 향해 손을 뻗어서, 미래를 바라볼 거야."

 
챕터 3 - 그저 웃지요 - 에피소드 1
작성일 : 20-09-29 20:40     조회 : 274     추천 : 0     분량 : 6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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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7시.

 한별의 집에서는 신나는 음악 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한별의 방에서 한별과 소민이가 각자의 악기를 들고 행복하게 웃으며 연주를 하고 있었다.

 밝고, 가볍고, 신나는 음색이 한별의 방안을 형형색색의 색으로 칠한다.

 

 그렇게 연주를 하다가 얼마 후 하이라이트와 함께 연주를 끝낸다.

 

 "후와, 이런것도 참 오랜만이네. 다른 사람과 함께 연주하는 거 말이야..."

 한별이는 자신의 레스폴 기타를 침대에 기대어놓고 숨을 고르면서 이마에 맺힌 땀을 닦는다.

 

 "왠지 오늘은 많이 신나신 것 같네요."

 베이스를 오랜만에 연주하니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눈가에 해맑은 웃음을 띠는 소민이.

 

 "그럼, 맨날 혼자서 연주하다가 옆에 함께 누군가가 같이 연주해주니깐..."

 

 "외로운 사람들끼리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아요."

 

 "그럼...그럼."-

 서로 미소를 짓고 음료수를 마시며 바라본다.

 그렇게 있다가...서로의 마음에 아직도 공허한 느낌이 남아있음을 스스로 깨닫는다.

 

 "...그나저나, 좀 연주할 때 허전하진 않아?"

 그런 한별의 말에 소민이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예에, 그 허전한 거라면..."

 

 "드럼이지."

 "드럼이죠."

 

 드럼의 소리는 언제나 밴드의 모든 멤버를 위한 '토지'였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씨앗을 심을 토지가 필요하다.

 

 드럼은 어떤 타이밍에 어떤 연주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어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다.

 그런데, 한별이와 소민이는 그런 가슴에 울리는 드럼소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허전하고 타이밍 맞추기에 조금 허술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핸드폰으로 드럼을 틀어놓고 하더라도 뭔가 가슴이 울리는 느낌이 없으니깐..."

 

 "네에, 그쵸..."

 

 그렇게 조금 어색한 침묵이 계속되다가 한별은 고개를 들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 다음으로 재영입할 애는..."

 

 "유나 씨요...?"

 

 "응, 유나."

 한별이가 그렇게 말하자 유나는 조금 걱정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한별이는 재빠르게 눈치를 채고 의문을 가졌다.

 

 "무슨 일이야? 유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어?"

 

 "아, 다름이 아니라..."

 소민은 그렇게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하다가 핸드폰을 천천히 꺼내 메신저를 켰다.

 

 "음...?"

 

 

 [오랜만이에요 유나 선배]

 

 [오]

 

 [잘 지냇니?]

 

 [네, 최근에 기타 연주 연습도 하고 있어요.]

 

 [다행이다]

 

 [선배는 요즘 뭐 하고 지내시나요?]

 

 [나?]

 

 [나 농구부에서 열심히 활동하지]

 

 [며칠 후에 NBA 해외 드래프터가 우리 학교로 찾아온대!]

 

 [만약 여기에 합격하면 나 해외 진출하는 거야!]

 

 한별은 그런 문자들을 보고 처음엔 유나의 어긋난 문법을 보고 웃음을 참고 있었다.

 하지만 읽어내려갈수록 자신의 눈을 향한 의심은 증가했다.

 제일 눈에 띄었던 키워드는 '해외 진출'이었다.

 

 "며칠 후에 해외로 진출하실 것 같다고 하시길래..."

 

 "...아, 이런 젠장..."

 

 "만약 설득해서 재영입시키고 싶으시다면...원래 계획보단 더 빠르게 하셔야 할 것 같아요."

 한별은 그렇게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아래층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어, 아빠가 벌써 온 건가...?"

 

 "네?"

 

 "아, 악기 빨리 숨겨! 침대 밑에다가 숨겨두라고!"

 

 "네?!"

 

 그렇게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한별이의 아빠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가 보이는 복도의 불을 켜고 천천히 한별이의 방을 노크한다.

 

 "들어와요!"

 문 안쪽에서 한별이의 목소리가 노크에 반응해 들려온다.

 한별의 아빠는 그렇게 문을 열고 확인해본다.

 

 한별이와 소민이는 방에 있는 텔레비전을 뚫어지라 쳐다보며 서로 컨트롤러를 각각 하나씩 들고 있었다.

 

 "아빠 왔다, 뭐 하고 있었니?"

 

 "우리 게임하고 있었어요!"

 

 "또 연주하면서 옆집에 소음공해 신고 들어온 건 아니지?"

 

 "아,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소민이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 눈을 이리저리 불안하게 돌리고 있는다.

 그런 그녀를 눈치챈 아빠는 수상한지 주변을 뒤져본다.

 

 "아, 아빠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숙녀의 방을 그렇게 뒤져보시다니..."

 그런 말에도 아빠는 멈추지 않고 침대 아래쪽을 살펴본다.

 결국, 두 개의 기타를 발견하고 두 개의 기타를 꺼내온다.

 

 "이 기타는 처음 보는 건데...혹시 네 친구거니?"

 

 "아, 아빠...!"

 한별 아빠는 그렇게 눈을 감고 한숨을 쉬다가 한별이를 진지한 표정으로 내려다본다.

 

 "한별아."

 

 "....네."

 

 "아빠는 우리 한별이가 성공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낮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

 

 "하지만, 락은 성공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아니란다. 사회에 나가게 되면 사회에 공헌해야지 이런 나쁜 짓을 꿈으로 삼으면 안 돼."

 한별은 고개를 푹 숙이고 인상을 찡그린 채로 침묵한다.

 

 "난 한별이가 행복하길 바라서 이런 길로 가지 않도록 권장 하는 거야, 잘 알았지...?"

 한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아빠는 그렇게 안심했는지 고개를 같이 끄덕이고 한별이의 기타를 가지고 방 바깥으로 나간다.

 

 "너무 밤늦게까지 놀지 말고 빨리 자라~."

 다시 한별 아빠는 밝은 목소리로 웃으면서 문을 닫는다.

 

 "...에라이 씨발, 내 기타가..."

 한별은 가슴에서 들끓는 화를 조용히 욕설로 내뱉었다.

 소민이는 그런 한별이가 걱정되어서 등을 약하게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아니야, 지금은 기타에 집중할 때가 아니지. 유나를 설득해야 돼."

 

 "네, 그러면...내일부터 시작할까요?"

 

 "좋아, 그러면...내일 만날 수 있는지 물어보자고."

 

 .

 .

 .

 

 다음날, 토요일 6시.

 

 아까 내 동생은 주말인데 아침 일찍 일어난 내 모습을 보고 상당히 놀란 표정을 지었지.

 

 '헹, 나도 주말에 일찍 일어날 수는 있다고! 지금까지는 내 힘의 10%만 쓴 거라고!'

 라면서 미친 듯이 자뻑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 보일까 봐 참았다.

 

 어쨌든, 내가 이른 아침부터 걸음을 옮긴 이유는 유나와 대화하기 위해서였다.

 유나는 곧 해외 드래프터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싶어 아침 일찍부터 일어난 모양이다.

 

 내가 알기로는 농구부가 주말 연습을 시작하는 때가 대략 8시쯤이었는데.

 모두가 모이는 시간 전에도 열심히 연습하려는 그녀는 정말 존경할만했다.

 

 "굉장히 열심이구나, 유나."

 분명 이게 그녀의 꿈인가싶을정도였다.

 

 하지만, 시도는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밴드를 시작할 때, 유나는 언제나 드러머가 꿈이라고 했다.

 

 '지금 꿈이 바뀌었던들, 적어도 시도만큼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조금 쌀쌀하지만 신선한 아침공기를 만끽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학교 정문에 도착했다.

 아침에 사람이 한 명도 없는 학교와 그 주변 거리의 휑한 모습을 보니 감흥이 상당히 색달랐다.

 조금은 외롭고 허전했지만, 적어도 정문 앞에서 짜증 나게 삐약삐약거리며 곧 죽을 병아리를 싸게 파는 장수 놈을 볼 일은 없었다.

 

 난 이 색다른 분위기를 뒤로하고 강당 쪽으로 향했다.

 

 "아, 오셨어요?"

 미리 나와서 강당 입구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던 소민이와 마주쳤다.

 핑크색으로 귀엽게 색칠되어있는 무선 헤드폰을 귀에서 떼고 자기 목에 걸었다.

 

 "미리 와 있었구나, 그나저나 그 헤드폰은..."

 

 "아, 이거요? 어제 집으로 걸어가다가 이 귀여운 무선 헤드폰이 눈에 띄길래 남은 용돈으로 샀죠!"

 그녀는 헤드폰에 대해 언급을 해주어 기쁘다는 듯 순수한 미소를 지었다.

 

 "게다가, 전 이제 다시 밴드를 할 거니까…. 이왕이면 이어폰이 아니라 좋은 음악용 헤드폰을 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훗, 마치 새 학년이 시작될 때마다 교재용 태블릿 가방을 바꾸는 거랑 비슷하네."

 

 "비슷하죠!"

 그렇게 나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바라보다가 문이 열려있는 강당 안에서 삑삑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매끄러운 바닥과 딱딱한 농구화의 바닥이 마찰을 일으키며 내는 소리였다.

 

 그뿐만이 아니다.

 퉁퉁거리면서 농구공이 바닥에 튀어 오르며 나는 소리도 들려왔다.

 

 "..."

 조금 긴장됐지만 딱히 꾸물적대면서 시간을 끌 생각은 없었다.

 나는 발걸음을 옮겨 강당 안으로 향했다.

 

 강당 안으로 발을 들이니 저 멀리에 있는 농구 골대에서 공을 튀기며 현란히 움직이는 유나가 보였다.

 주변엔 아무도 없었으며 유나 혼자서 연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나는 그곳에 잠깐 서서 그녀가 땀을 잔뜩 흘리며 이리저리 뛰는 것을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

 열중하다가 중간에 누군가에 의해 집중이 끊겨버리면 짜증이 난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

 

 물론, 유나라면 그저 웃겠지만.

 

 유나는 쉴 새 없이 연습을 하다가 공을 골대의 백보드에 맞추고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어, 한별아! 소민아! 언제 왔었어?"

 

 "방금 들어왔지, 연습 방해하면 안 될 거 같아서 가만히 있었지만."

 

 "에이이, 안 그래도 되는데!"

 

 "혹시 모르니깐 그랬지, 뭐..."

 반갑게 웃음을 지으며 강당 무대 쪽에 걸터앉는 유나를 보고 나는 은은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소민이도 그렇게 걸어가는 나를 보고 쪼르르 따라왔다.

 

 "이렇게 둘이 함께 있는 걸 보는 건 오랜만이네, 밴드 해산 이후로 처음이지?"

 

 "네, 네..."

 

 "뭐, 대충 말하자면 그렇지."

 우리 둘은 천천히 유나의 옆에 같이 앉았다.

 

 "오늘따라 뭔가에 열중해 있는 거 같네, 무슨 일 있었어?"

 물론, 나는 이런 질문은 형식상 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미 그녀가 며칠 후에 NBA 드래프트를 위해 연습을 더 하고 있다는 것은 들었다.

 

 "아..."

 그녀가 잠깐 머뭇거리다가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 그래? 난 평소랑 다르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지!"

 거짓말.

 그녀는 이미 숨길 수 없는 것을 숨기고 있었다.

 

 이미 유나는 소민이의 메신저를 통해서 NBA 드래프트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나는 소민이에게 소식을 전달받았지.

 

 만약 네가 아무 말도 없이 외국으로 사라진다면 난 가슴이 아플 텐데 너는 왜 숨기려는 거냐고.

 

 "혹시, NBA 드래프트 때문에 열심히 연습하는 거야?"

 

 "그, 그걸 네가 어떻게...?"

 유나는 그렇게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뜨고 날 바라보았다.

 소민을 향해 잠깐 시선을 돌렸다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얘한테 들었구나."

 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나를 바라보았다.

 

 "뭐, 내가 나중에 너한테 말해주려 했는데. 한 발짝 늦었나 봐."

 언제나 해맑은 웃음으로 가득 찼던 그녀는 그저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그녀가 이 정도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일은 흔하지 않았다.

 언제나 해맑게 웃으며 분위기를 살리는 그런 픽션 속 개그 캐릭터 같은 아이였으니까.

 

 멍청한 짓은 혼자 다 하면서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는 그녀였다.

 남들을 웃기기만 하면 됐다는 식으로 행동하는 그녀였기에 지금과 같은 어두운 미소를 짓는 그녀는 익숙하지 않았다.

 

 "어쨌든, 다음 주 수요일에 NBA에서 보낸 드래프터가 온대."

 

 "..."

 

 "거기서 내가 뽑히게 된다면 NBA 선수가 되어 해외에서 큰돈을 벌게 되겠지."

 그렇게 나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 앞만 바라보면서 말을 하다가 아쉬운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물론, 뽑히게 된다면...너랑 브리타나는 볼 수 없겠지."

 해외로 나가는 거니까, 당연했다.

 

 아무리 SNS로 대화를 한다 한들 직접 만나고 이야기하면서 노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질까?

 VR 기술이 발전해서 가상공간에서 진짜처럼 만나서 논다고 해도 그건 이미 선수 생활을 하면서 연락이 거의 두절됐을 먼 미래의 이야기일 테다.

 

 "저기, 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부탁이 하나 있어."

 나는 마지막으로 남은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말을 꺼냈다.

 

 "헤헷, 무슨 드라마에서 되게 짠한 장면의 주인공처럼 이야기하냐?"

 

 "나 지금 진지해."

 

 "어, 으...응..."

 

 "..."

 내 마음속에서는 상당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었다.

 

 유나의 운동신경은 내가 본 사람 중에서 제일 뛰어났으며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상당한 실력이 필요했다.

 그녀는 운동선수로써 상당히 적절했다.

 

 아니,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태어났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녀의 창창해 보이는 앞길을 막으면서까지 난 유나를 밴드로 들여오고 싶은 걸까?

 만약 그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면 나는 예전처럼 이기적인 쓰레기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나는 지금 스스로 고치고자 맹세했던 내 이기적인 모습을 반복하려고 하고 있었다.

 

 "말해봐, 무슨 부탁인데 그래?"

 유나는 그렇게 나를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다.

 

 나는 계속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소민이쪽으로 살짝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소민이는 마음을 졸이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유나가 없다면 우린 믿을 수 있는 드러머를 잃을 것이 뻔했다.

 아마추어다운 실력이지만 그녀의 에너지는 우리 밴드에 필수적인 인물이었다.

 

 '미안해, 아무리 내가 이기적이어도 이번만큼은 용서해줘.'

 나는 나 스스로 미리 용서를 구했다.

 

 "유나, 드래프트 되기 전에 우리 밴드로 다시 들어와 우리와 남는 선택지에 대해서도 생각해줬으면 해."

 

 "...어?"

 

 "우리, 밴드를 재결성하려고 하고 있었거든. 그러다 보니 드러머가...아니, 에너지 덩어리 유나가 필요해졌어."

 

 "그, 그치만..."

 

 "이런 거친 세상에서 난 믿을 사람이 너밖에 없어."

 유나는 그렇게 나를 바라보다가 앓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밴드부를 처음 만들 때, 우리의 꿈은 하나였어. 기억나?"

 유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나를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최고의 밴드를 만들자."

 "최고의 밴드를 만들자."

 그렇게 한입 모아서 말했다.

 유나는 그게 조금 웃겼는지 쿡쿡하고 조그맣게 웃는다.

 

 "..."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웃음은 사그라든다.

 

 "괜찮아, 한별아. 다른 드러머를 찾을 수 있을 거야, 세상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각박하지는..."

 

 "그럴 리가 없어, 락을 향한 적대감은 상상을 초월해. 그리고, 학교에서는 '밴드부는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부원 모집 금지'라고 공고를 내렸단 말이야."

 

 "그러면...내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드러머라는 거야?"

 나는 그렇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유나는 나의 반응을 보고 고개를 살짝 숙이고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벌써 시간은 8시가 되었고 천천히 농구부 멤버들이 강당 안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야, 김유나! 친구랑 잡담은 그만하고 연습하자!"

 

 "아, 예!"

 그렇게 유나는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 쪽으로 향하려 했다.

 

 나는 재빠르게 그녀의 팔을 한 손으로 잡고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제발, 한 번만 생각해줬으면 좋겠어."

 유나는 그런 나의 부탁에 어두운 표정을 보이다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나는 그렇게 유나의 팔을 놓아주고 농구부 멤버들 사이로 가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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