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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붓을 들 것이다.
작가 : 번트엄버
작품등록일 : 2020.9.29

평범했던 주인공이 한여자를 만나 화가를 꿈꾸며 겪는 인생 스토리 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 입니다.

 
62화. 영업이란?
작성일 : 20-09-29 16:21     조회 : 290     추천 : 2     분량 : 5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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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 영업이란?

 

  얼마 전 부터 언론에서 남양유업이 갑 질을 한다는 보도가 세상을 시끄럽게 했다. 영업소에서 신청을 하지 않은 물건들을 담당자가 마음대로 밀어 내면서 폭언과 협박을 한 내용의 영상이 전파를 타고 방송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 그것이었다.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관행처럼 이루어지던 일들 이었는데 참다 못한 영업소 소장이 폭로해 버리면서 사회적인 쟁점이 됐다. 그로인해 남양제품을 불매하는 운동까지 벌어지기 시작했다. 반사 이익으로 우리의 매출은 상대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매출의 신장은 바로 영역 확장으로 이어졌다. 다른 지역의 매일 영업소를 인수하면서 직원도 하나 새로 뽑았다. 새로 뽑은 직원은 나보다 다섯 살이 어린 친구였는데 애가 셋이었다. 원래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수산회 도매업을 했었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태이후 매출이 급격하게 줄면서 폐업을 하며 직업을 바꾸게 된 것이었다.

  새로 입사한 직원은 첫 달 한 달은 나와 동승하며 일을 배웠다. 영업일을 해봤던 친구라 반죽이 좋아 곧잘 일에 적응 했다. 새로운 직원이 오면서 지역을 다시 나눠서 일을 해야 했다. 당시 시흥은 입주를 하는 세대들이 많아서 새로운 시장이 조성되고 있었다. 신천동 일대에 입주가 많아 대형 마트들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기 시작하고 있었다. 대형마트는 일이 많아 새로 온 직원이 신천동 일대를 맡고 타 지역은 내가 맡기로 그렇게 영역을 정하게 됐다.

  새로운 거래처들 중에는 대형 마트가 많았다. 대형 마트중에는 대기업에서 하는 마트들도 있었다. 아직 유 제품 기업에 모든 물류에 들어가지 않아 우리 제품을 필요로 했지만 시간이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아무리 막으려해도 대기업의 골목 상권 진출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대형 마트가 많으면 아무래도 매출은 늘지만 마진률이 좋지 않아서 관리를 못하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 도 있다. 그래서 각별하게 관리를 해야 했다.

 

  그 무렵, 매일에서도 두유를 출시하면서 어마어마한 물량을 밀어내고 있었다.

  오랜 시간 두유시장을 점유해온 업체의 시장을 뺏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가격으로 후려치는 수밖에 없다. 대형 매장뿐만 아니라 작은 슈퍼까지 거의 반 가격으로 행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소비지들은 싼 거를 좋아했다. 그렇게 두유까지 잘 팔리게 되고 나는 한 시름을 덜수 있었다.

  새로운 영업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까다로운 마트가 하나 생겼다. 새로운 마트에 입점을 하면 사장님이 직접 와서 단가와 수량 정도를 점장 또는 팀장과 상의를 하고 물건을 세팅을 하는데 이곳 같은 경우는 처음부터 텃세를 너무 심하게 부리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마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원래 마트를 하던 사람들이 아니고 마트 사장이 돈을 빌린 대부업체 사람들이었다. 돈을 갚지 못하자 마트사장을 고소해서 감방에 보내고 본인들이 직접 마트를 운영하는 것이었다.

  조폭이나 다름없는 사람들이다 보니 갑을 관계에서 갑 질을 하며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었다. 사장님한테 회식을 할 때 들은 얘기인데 룸 싸롱 접대까지 요구 했다고 했다. 사장님은 수틀리면 물건 빼고 거래 끊을 테니까 나더러 기죽지 말라고 하셨다.

  며칠 후 이 문제의 마트에서 두유를 확인하며 수량 체크를 하고 있었다. 그때 정 식품 사장님이 내 옆에 와서 말을 걸었다.

  “ 요즘 매일 때문에 힘들어 죽겠어.”

  혀를 차시며 말을 걸어 오시는데 오며 가며 얼굴만 본 분이었다.

  “ 무슨 말씀이세요? 매일 때문에 힘들어 죽겠다는 말이?”

  대체로 마트에서는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물건들을 같은 공간에 진열을 한다. 우리 두유 제품 옆으로 다른 업체 두유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 가격을 그렇게 깎아서 팔면 우리 제품은 뭐가 돼? 그리고 가격도 어느 정도 여야지 비현실적인 가격이잖아.”

  정 식품 제품보다 만원이나 싸게 제품을 팔고 있으니 정 식품 제품을 완전히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닌 이상 사람들은 우리 제품을 사게 되어 가격 경쟁에서 밀린 정 식품 사장님은 매출에 치명타를 입으신 것이다.

  “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 본사에서 제품을 밀어 내면서 싸게 라도 팔라고 하는데 배겨 낼 수가 없어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했다. 우리가 살려면 타사 제품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무조건 우리 제품을 팔아야 했다.

  “ 사장님도 본사에 건의 하세요. 매일 때문에 제품 안 나가니 싸게 달라고.”

  솔직한 진심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치킨 게임이 되겠지만 내가 해줄수 있는 말이라고는 그 정도였다. 무한 경쟁 시대에 내가 살아 남으려면 더하면 더했지 예전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된다.

  “ 우리 본사는 그렇게 안 줄걸. 매일이 적당히 좀 해줘.”

  아까보다는 목소리의 힘이 좀 빠지신 정 식품 사장님이다. 이 분과는 불행하게도 동선이 거의 같았다. 그렇다 보니 참다 참다 말씀하신 것 같았다. 나는 당시 큰 마트에는 선물세트 제품을 깔고 작은 슈퍼에는 1리터짜리 두유를 천원에 팔수 있게 깔고 있었다.

  “ 우리도 계속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사장님도 본사에 항의 하세요. 마트 전단에 실려야 물건이 나가잖아요. 행사는 하셔야 해요.”

  침울해 하는 정 식품 사장님을 뒤로하고 물건을 챙기러 나왔다. 내 차 뒤쪽으로 정 식품 사장님의 차가 주차되어 있었다. 제품을 잔득 실려 있는 차를 보았다. 괜스레 미안해졌다. 반품으로 나온 쾌변을 사장님 운전석 앞쪽에 놔드렸다.

  ‘ 사장님 죽이려고 이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 저희도 살아야 해서 이렇게 하는 거 에요.’

  그렇게 나는 속으로 대뇌었다.

  그 무렵, 빙그레 사장님은 유치장에 있었다. 공격적으로 마트 영업을 하는 도중에 문제가 하나 발생 했다. 3 개월째 대금을 받지 못한 마트가 문제였다. 빙그레 사장님은 그저 돈을 받기 위해 상대 마트 사장을 놀라게 하려고 술에 취한체로 마트에 불을 지르겠다며 협박을 해서 돈을 받아내려는 계획을 실천에 옮겼는데 불행하게도 실제로 불이 난 것이었다. 본인도 놀라 본인이 직접 119에 신고를 했고 112가 도착해서 현행범으로 체포가 됐다. 단순히 겁을 주려고 했기 때문에 경유를 준비 했다고 했다. 경유에 불이 붙을지 몰랐다고 해명을 했다고 했는데 재판은 불가피 해 보였다.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던 빙그레 사장님은 수세에 몰리게 되었다.

 

  그날 일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중 주현이가 작업실에 있다며 작업실로 와달라며 연락이 왔다. 장인어른 간병을 시작하며 작업실을 자주 가지 못했고 갈 일도 없었다. 의아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작업실에 도착을 했는데 주현이는 뭔 구상을 하는지 골몰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 오는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 나 왔어. 주현아. 뭐해?”

  책상에 앉아 종이에 뭔가를 그리고 있는 것 같은 주현이에게 다가갔다.

  “ 왔구나. 주민아. 고민할 문제가 생겼어.”

  표정을 보니 그렇게 심각한 고민은 아닌 것 같아 보였다.

  “ 무슨 고민인데 그래? 말해봐.”

  책상 앞에 앉아 턱을 괴고 종이를 하염없이 쳐다 보고 있는 주현이었다.

  “ 전에 그 미술관 대표님에게 연락이 왔는데 골프 그림을 대작으로 부탁을 하셨어.”

  무슨 말인가 싶었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때때로 주현이 에게 골프 그림을 부탁을 해 왔었다. 대체로 10호 정도만 원했던 분이 대작을 의뢰 했다는 것 이었다.

  “ 골프 그림이면 그냥 하면 되잖아. 근데 뭐가 고민이야?”

  평소에는 별로 고민 없이 작품에 들어가곤 하던 모습을 봐왔던지라 의아했다.

  “ 대작이 한 두 점이 아니야. 그래서 고민이 되는 거야. 아빠도 아파서 걱정인데. 내가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 맞을까?”

  돈도 돈이고 작품도 작품이지만 부모님을 먼저 걱정하는 주현이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표님은 뭔가 큰 그림을 그리시는 거 같았다. 주현이에게 그림을 부탁하는 사이즈가 엄청났다. 같은 시리즈를 부탁했는데 100호 라면 두 점을 이어서 그려달라는 것이었고 50호 라면 4점을 이어서 그려 달라는 것 이었다. 작품 가격은 500 만원을 준다고 하셨다. 작품은 되는 대로 갔다주면 돈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솔깃할 수 밖 에 없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주현이는 그것을 걱정하는 것이었다.

  “ 내가 최대한으로 도와 줄 테니까 해보자. 주현아.”

  그림을 그리는 일에 동력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다시 동력을 선사할 만한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장인어른 간병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고민을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이번 일도 우리 인생에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의 설득에 주현이의 고민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장인어른을 치료하는 의사는 방서선 치료와 항암치료를 번갈아 가면서 진행했다. 장인어른은 구토를 너무 많이 하셔서 피골이 상접해 갔다. 그러다가 다시 황달이 오고 좋아지기를 반복 하셨다. 그렇게 항암 2차까지 진행을 했는데 돌아오는 소견은 예상보다 안 좋았다. 멀쩡한 사람도 그렇게 방사선에 피폭이 되면 건강이 안 좋아 질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의 일정이었다.

  나는 시간이 날 때 마다 작업실에 들러서 주현이 그림 작업을 도왔다. 주현이가 있을 때는 옆에서 뭐라도 그림을 그렸고 없을 때는 왁구를 짜거나 젯소를 바르는 일 등을 했다. 그렇게 바쁘게 몇 달을 보냈다.

  장인어른의 상태는 좋아지기는커녕 점점 안 좋아져 갔다. 입 퇴원을 반복해야 했다. 입원실이 부족한 병원은 2주를 넘게 입원하지 못하게 했다.

  집에 와서는 간호사들이 일주일에 세 차례 정도 집으로 방문하는 의료 서비스를 해주었다. 그러나 상태가 안 좋아진 장인어른은 번번이 구급차 신세를 져야 했다. 나는 간병에 지쳐가는 주현이와 장모님을 그대로 방치해 둘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일을 그만 두기로 결심 했다. 이러다가 소중한 사람들을 다 잃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엄습했기 때문이다. 생활비야 의뢰받은 그림만 완성하면 될 일이었다. 그래도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일을 그만 두겠다는 선언은 사장님을 놀라게 했다. 상황 정황을 설명하니 그도 나를 안 놔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아이들도 많이 커서 육아도 이제 많이 쉬워진 상황이라 사장님도 이제는 일에 매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새로 온 직원도 이제는 6개월이 넘어 제 몫을 해내고 있었다. 내가 나가면 내 구역을 사장님이 다시 맡아서 하면 될 일이었다.

  그 사이 문제가 있던 마트들은 정리에 들어갔다. 수금이 전혀 안 되거나 갑 질을 일삼는 마트들을 정리해 나가면서 둘이서 할 수 있는 정도로 규모를 줄여 나갔다.

  그렇게 나의 우유일은 기억의 저 편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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