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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붓을 들 것이다.
작가 : 번트엄버
작품등록일 : 2020.9.29

평범했던 주인공이 한여자를 만나 화가를 꿈꾸며 겪는 인생 스토리 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 입니다.

 
40화. 반갑다. 은식아.
작성일 : 20-09-29 15:17     조회 : 292     추천 : 2     분량 : 5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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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 반갑다. 은식아.

 

  알바와 학교를 병행하다 보니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모르게 시간이 흘러 갔다. 같이 일하던 안일이는 내년에 4학년이라 취업을 준비 한다며 알바를 그만 두었다. 그 사이 은식이가 군대를 전역해서 연락이 됐었다. 녀석은 3학년 1학기 복학을 앞두고 있었는데 같이 알바하기 딱 이었다. 전역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내가 먼저 연락을 취했다.

  “은식아. 전역 축하한다.”

  “ 고마워요. 형.”

  “ 이제 전역 했으니까 알바 자리 알아봐야 하지 않아?”

  “ 학원 같은 곳을 다닐 생각이었는데. 학원비 벌면 좋죠.”

  은식이는 가구디자인을 전공했는데 캐디며 일러스트를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어차피 학교에 가면 배우겠지만 예습을 먼저 하고 싶다고 했다. 후배들보다 못하는 것이 싫다는 것이었다.

  “ 그러면 이번 주말에 산본역으로 와.”

  안일이가 알바를 구하고 나가지 않아 며칠째 영규씨가 와서 일을 돕고 있는데 잘됐다 싶었다. 실은 은식이를 쓸 참에 다른 알바를 구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은식이는 알바에 적응을 잘했다. 군대에서 취사병을 했다는 녀석은 옆 가판대에서 우동을 파시는 아주머니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식성도 좋아 매점에서 파는 음식을 출출하다며 곧잘 먹었는데 그중에서도 토스트를 좋아했다. 사모님이 조금 늦게 나오시면 우리가 토스트를 몇 개 만들어 놓게 되는 경우가 종종 생겼는데 그것도 계속하다 보니 실력이 늘어 맛이며 노릇하게 익은 색깔이며 사모님 것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호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스트에 설탕을 뿌리는 것을 좋아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토마토케첩만 뿌리고 먹는 것을 좋아했는데 생각보다 나처럼 먹는 사람은 드물었다.

  “은식아. 토스트 때깔이 너무 좋은데.”

  오늘도 여지없이 사모님이 늦으시는 관계로 내가 토스트를 굽고 있다.

  “ 형. 저 아침 먹고 와서 배 별로 안 고파요.”

  “ 그래? 아쉽네. 빵 색깔 죽이는데.”

  “ 그래요? 어디 한 번 봐 봐요.”

  “ 그래도 막 구웠을 때 먹어야 진리야.”

  “ 진짜 잘 구웠네요. 하나만 먹을까?”

  “ 밥 먹었다며 살쪄 먹지 마.”

  군대 가기 전에 100키로가 넘던 녀석은 80킬로 중반 정도로 살이 많이 빠져있었다.

  “ 아니에요. 형. 저 먹고 싶어졌어요.”

  “ 그래. 정 그렇다면.”

  토스트를 먹을 때 같이 먹는 음료는 사람들은 저마다 기호가 다른데 우유랑 먹는 사람도 있고 탄산음료랑 먹는 사람도 있다. 은식이는 토스트를 먹을 때 꼭 바나나 우유와 함께 먹는데 그 조합이 은식이게는 맞는가 보다. 나는 느끼한 맛을 잡아주는 사이다와 주로 먹는다. 각자의 기호지만 나 같은 경우는 토스트의 고소하면서 느끼한 맛을 톡 쏘면서 산뜻한 맛을 내주는 사이다가 제격이었다.

  “ 은식이. 또 토스트 먹고 있구나. 오늘도 주민이형한테 당한거야?”

  어느새 사모님이 와서 말씀 하신다.

  “ 아니에요. 오늘은 제가 먹고 싶어서 먹는 거 에요.”

  “ 은식이 토스트 먹고 있으니까 형이 다녀올게.”

  사장님께서 장을 보고 오신 것을 우리가 받으러 나오기를 기다리고 계실 것이다.

  “ 주민아. 오늘은 안 오셨어. 안 나가도 돼.”

  “ 어쩐 일 이세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제 술을 많이 드셔서 아직 못 일어 나셨다는 것이었다.

  “ 물건 오늘 필요한 것 일층 마트에서 조달해야지. 뭐.”

  “ 친하신 분 보궐선거에서 당선 되셨다고 하시더니 기분 내셨나보네요.”

  “ 그런가 봐. 술을 원래 자제 하면서 잘 마시는데. 어제는 기분이 많이 좋았나보지 뭐.”

  어렸을 때부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가와 사장님은 친분이 두텁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친형제 같이 친한 사이인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과 둘도 없는 사이라고 했다. 그런 그가 국회의원 재 보궐선거에 나와 당선이 된 것이다. 선거 캠프에 들어가셔서 일을 많이 봐주신 것으로 알고 있었다. 본인이 된 것은 아니지만 친한 사이이다 보니 기쁨을 함께 나누었을 것이다.

 

  지하 작업실의 문제는 역시 곰팡이었다. 사는 우리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곰팡이 냄새를 지적했다. 부쩍 주현이가 기침을 많이 한다는 것을 느낄 무렵, 우리는 이사를 결심했다. 집 주인도 벽지에 생긴 곰팡이를 확인하고 별 말없이 보증금을 내주었다. 주현이 어머니께서 계를 해서 타신 돈이랑 주현이 동생이 모자란 돈을 보태주어 우리는 좁지만 3층에 위치한 낡은 빌라를 전세로 얻을 수 있었다. 매번 도움을 주시는 주현네 가족에게 늘 고마울 따름이었다.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어 보람이라도 느낄 수 있게 좋은 성적을 내어 보여 드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현재 보답해 드릴 수 있는 것은 그것 밖에 없었다.

  이사는 사다리를 쓸 수 없는 상황 이었다. 친구며 후배들이 많이 도와주어 다행히 순조롭게 할 수 있었다. 날이 많이 추워지기 전에 이사를 해서 너무 다행이었다. 고생한 친구들과 후배 녀석들에게는 배터지게 밥과 술을 사주는 것으로 일당을 대신했다.

  이사한 집은 외관은 낡았지만 인테리어는 깨끗하게 되어 있었다. 집 주인은 고등학교 교사였는데 부동산을 하는 언니의 조언으로 집을 장만한 것이었다. 재개발 지역이었기 때문에 집값은 일 년 새 일억이나 올랐다고 했다.

  이사 온 동네는 바로 옆 동네였는데 동네가 오래되서 그런지 새벽에 종을 치며 두부를 파는 상인이 있었다. 도시에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나는 마냥 신기했다.

 

  얼마 전에 남양의 할아버지께서 나에게 부탁을 할 것이 있다며 한 번 와 달라고 전화가 왔었다. 다름 아닌 영정 때 쓸 그림으로 그려 달라는 것이었다. 내키지는 않았지만 딱 잘라 거절하지 못했다. 내가 살면서 얼마나 영정그림을 그리게 될지는 모르지만 누구에게라도 받을 수 있는 부탁이었기 때문이다.

  수동 사진기를 잘 다루지 못하던 나는 주현이가 예전에 구비해둔 FM2라는 필름 카메라에 필름을 넣어서 월요일에 엄마와 주현이와 함께 할아버지네 방문하기로 약속을 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만나는 할아버지가 사시는 시골풍경은 나의 작품세계에 영향을 많이 미친 편인데 이번에도 할아버지, 할머니를 찍고 남은 필름으로 풍경을 사진에 담아 작품을 해볼 생각이었다.

  약속한 날이 되었다. 사진기를 챙겨 들고 길을 나선다. 날은 좋았다. 오늘 만날 풍경들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부풀었다.

  가만히 생각을 해봤다. 그림으로 그려야할 사진이 잘 나오려면 빛의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입체감이 있게 나오려면 강한 빛에서 사진을 찍어야 되겠다는 결론을 나 나름대로 내렸다. 그래서 도착을 하자마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밭 한 가운데로 모시고 갔다. 그리고 얼굴에서 목으로 떨어지는 그림자가 정확하게 45도 각도를 이루는 빛 방향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예전에 소묘를 할 때도 이러한 빛 방향이 가장 중요했기 때문에 적용해 본 것이다. 그리고 남은 필름은 풍경을 담는데 할애했다. 그러던 중 주현이 뒷 모습이 앵글에 들어왔다. 긴 생머리가 바람에 하늘거리며 날리는 뒷 모습 뒤로 낡은 벽이 뿌옇게 보였다. 이거다 싶어 연신 셔터를 눌렀다. 왠지 사진이 좋게 나올 것 같았다.

  엄마가 얼마 전에 고초를 겪으면서 할아버지에게도 돈을 빌린 모양이었다. 엄마 나름의 고마움의 표현이었는지 모르겠다 싶었다. 나의 초상화 선물이.

  예전에 선생님 화실에 있을 때, 근처 수퍼 사장님이 선생님께 초상화를 부탁한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초상화를 그릴 때는 본래 크기의 사진을 라이트 박스에 올려놓고 실크 천에 형태를 잡고 그림을 그린다. 형태를 한 땀 한 땀 따가면서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형태가 틀릴 일이 원래 있을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사장님은 자신의 엄마와 닮지 않았다면서 돈을 주기를 꺼려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런 모습을 지켜본 나는 속으로 다짐을 했었다. 누가 부탁을 해도 초상화는 절대 그려주지 않겠노라고.

  그런 내가 초상화를 그려주는 것은 할아버지께 작은 선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탁을 수락하게 된 것이었다. 우리 부모님이 힘에 부친 일이 생길 때 마다 매번 도움을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고마웠기 때문이다.

  기다렸던 사진은 나왔는데 생각한 것보다 콘트라스트가 너무 세게 나와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안구가 보이지 않았다. 다시 사진을 찍어야 될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그려보기로 했다. 주현이의 뒷 모습을 찍은 사진은 생각보다 생동감 있게 나와 작품하기에 적당했다.

  공모전에 그림을 내려고 준비하던 나는 경륜장 일이 없는 날에는 작업에 매진을 했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전시를 준비해서 소품을 그릴 왁구도 많이 짜 놨다. 경륜장 일을 하며 조금 여유가 생긴 나는 재료를 사 모으기 시작했다. 돈이 있을 때 준비를 해놔야지 나중에 여유가 없을 때 재료를 사려면 손이 벌벌 떨리기 때문이다.

  주현이 뒷 모습을 그린 그림을 꼬박 한 달이 걸려서야 완성이 됐다. 묵직하면서 리듬감 있게 흩날리는 머리카락 표현이 오랜 시간을 잡 아먹었는데 오늘 다 그렸다 싶었다가 다시 보면 또 그리게 되고 또 그리기를 반복해야 했다. 그리고 세계평화 미술대전이라는 공모전에 내서 입선을 할 수 있었다.

  초상화 그림은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일은 아니었다. 모노톤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흰 머리카락 표현은 송곳으로 화면을 긁어서 표현하였는데 느낌이 잘 살았다. 보이지 않던 안구의 느낌은 연하게 표현하여 그려 주었다. 이제 마르기만 하면 그림을 가져다 드리면 되겠다 싶었다.

  학기는 어느새 끝나 기나긴 겨울 방학이 시작 되었다.

  경륜은 실내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한 겨울 즉 혹한기 기간에 3주에서 4주 정도 쉰다고 한다. 나 역시 무 보수로 쉬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2주에 한 번씩 페이를 받을 만큼 하루 벌어 하루 쓰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뭐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우연히 만난 친척 형한테 지나가는 말로 일자리를 부탁했었는데 형이 중국집에서 설거지 하는 일이 있는데 해보겠냐고 연락이 왔다. 나는 찬밥 더운밥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에 바로 수락을 하고 면접을 봤다.

 

  기본적으로 하는 일이 주방일이었고 주방에는 사장님인 주방장과 부주방장이 모든 조리 업무를 담당하고 내가 할 일은 설거지와 재료를 다듬는 일 정도였다. 배달원이 다섯 명이나 되는 배달 전문 중국집이었는데 크기는 크지 않았지만 벌어들이는 수입은 예상보다 큰 곳이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사장님은 5성급 호텔 주방장 출신으로 하는 요리마다 맛이 일품이었다.

  내가 일을 해야 하는 현장은 아무래도 주방이다 보니 바닥은 늘 물에 젖어 있는 곳이었다. 사장님은 장화를 내어 준다고 하셨지만 내발에 맞는 장화는 없었다. 건설 현장에서 신고 일을 했던 안전화를 신어야만 했다. 물에 바닥이 늘 젖어있는 환경이기 때문에 그나마 방수기능이 있는 신발은 안전화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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