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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붓을 들 것이다.
작가 : 번트엄버
작품등록일 : 2020.9.29

평범했던 주인공이 한여자를 만나 화가를 꿈꾸며 겪는 인생 스토리 입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대한민국에서 화가로 살아남기 위한 생존기 입니다.

 
38화. 또 다시. 작품을 하라.
작성일 : 20-09-29 15:13     조회 : 310     추천 : 2     분량 : 1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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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8. 또 다시. 작품을 하라.

 

  대중이 좋아하는 스타를 소재로 삼지만 얼굴은 그리지 않는다. 하지만 워낙 유명세를 타는 스타인지라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보면 누구인지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보여 지는 환영이 가지고 있는 힘이다. 스타의 몸은 오랜 시간 광고를 통해 노출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무의식 속에도 자리 잡고 있다. 스타는 연예인일 뿐, 우리 일상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상품을 소개하고 알리는 또 다른 형태의 상품인 것이다.

  우리는 광고를 통해 상품을 소비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생산된 과장된 정보를 통해 과대 포장된 상품을 소비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지점이 이 작품의 설명하는 기초가 될 것이다.

  방학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주현이는 매일 같이 동생 일을 도와주려 출근을 했고 나는 작업실에 남아 작업에 들어갔다.

  학교에서 공수해온 100호짜리 왁구에 천을 씌웠다. 오랜만에 큰 작품을 할 마음을 먹으니 가슴이 설레었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 만큼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시행착오를 거치겠지만 그림을 그리며 실수하는 것 역시 실력이 좋아지는 길에 찾아오는 당연한 과정일 게다. 실수를 해보면서 나의 길을 찾아 갈 것이다.

  일단, 첫날은 젯소를 바르는 일에 매진을 했다. 물의 비율을 줄여가며 하루 종일 젯소를 발랐다. 종전까지는 젯소를 아끼려는 마음과 조급한 마음이 더해져 젯소 작업을 등한시 했었다. 하지만 젯소를 적게 바른 만큼 물감이 많이 들어가는 결과가 나왔고 초반 작업이 후반으로 갈수록 얼마 만큼 중요한지 또한 알게 되었다. 이것 또한 경험을 통해 얻어낸 결론이다.

  바르고 말리기를 반복하며 20 여 차례 젯소를 바르니 화면의 캔버스결이 한층 부드러워졌다. 물감이 잘 발라질수 있도록 가는 샌드페이퍼로 화면을 고르게 문질러 주었다. 젯소를 바르며 달라붙은 먼지와 찌꺼기 같은 것들을 제거 한다. 혹시 가루 형태로 붙어있을 젯소 가루를 젖은 수건으로 한 번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닦아낸다. 그리고 보고 그릴 자료와 캔버스의 비율을 맞게 자로 재서 사진에는 가는 펜으로 캔버스에 4H연필로 그리드를 긋는다. 디테일한 형태를 잡기 위한 방법이다. 예전처럼 눈대중으로 형태를 잡게 되면 형태를 중간 중간에 계속 수정을 하는 불편과 그 결과 고르지 못한 물감 층이 생기고 면도 고르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처음에 조금은 수고스럽더라도 정확한 형태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더욱 더 시간을 잘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드를 꼼꼼하게 긋고 나서 스케치에 들어가야 하는데 시간을 보니 저녁시간이 다 되어갔다. 그러고 보니 점심 식시도 거르고 작업에 매진하고 있었다. 갑자기 엄청나게 배가 고파왔다. 뭐라도 입에 넣어야 했다.

  여름에는 비빔국수가 딱 이다 싶었다.

  물을 끓인다. 먹을 만큼의 소면을 꺼내놓고 열무김치와 고추장, 식초, 설탕, 참기름을 꺼내어 비빔국수 양념장을 만든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 우리 부모님은 방앗간을 했다고 했다. 방앗간을 하셨다 보니 부모님의 국수 사랑은 남 달랐다. 나 역시 부모님과 같이 살던 시절 국수 참 많이도 먹었다. 지금 혼자 차려 먹으려고 하는 비빔국수 역시 엄마가 많이 해주신 메뉴인데 오늘처럼 더운 여름이 되면 식사가 되었던 간식이 되었던지 간에 참 많이도 해주셨다. 엄마가 해주는 정도의 맛은 아니지만 무슨 맛이었는지를 상기하며 양념을 만든다.

  면이 익으면 찬물에 잘 헹구어야 한다. 얼음물에 헹구면 면이 더 쫄깃해 진다고 알고는 있지만 몇 개 없는 얼음이 이런 곳에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물 끼를 빼고 넓은 그릇에 담는다.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양념장을 잘 비벼서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두르면 열무 비빔국수가 완성이 된다. 군침이 돈다.

  배가 고팠는지 국수 한 그릇을 게눈 감추듯이 해치웠다.

  세상 부러울 것이 없는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그리고 싶은 그림을 미친 듯이 그리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 먹으니 세상에 그 누구도 부러울 것이 없다.

  배가 부르니 커피에 담배 생각이 간절해졌다. 커피를 타서 나가보니 날이 비가 내리려는지 꾸물꾸물했다.

  ‘주현이가 우산을 가지고 나갔나?’

  아침에 하는 말을 들었을 때 오늘 무슨 촬영을 간다고 했던 것 같은데 정신이 딴대 팔려 기억이 잘 나질 않았다. 주현이에게 전화를 해봐야겠다.

  “ 어. 주현아. 비올 거 같은데 우산 가지고 나갔어?”

 “ 아니. 안가지고 나왔는데. 안 그래도 비올 거 같아서 촬영이 빨리 끝날 거 같아.”

  “ 밖에서 촬영을 하는가 보네?”

  “ 어 여기 안산이야. 한양대학교.”

  “ 가까운 데로 갔구나. 이따가 끝나면 전화해. 내가 마중 나갈게.”

  “ 그래 전화할게. 근데. 여기서 누구 만났는데 이따가 말해줄게.”

  장마전선이 다시 올라 오려는 건지 한 동안 좋던 날씨는 흐려졌다. 아마도 오늘 내일 중으로 비가 올 거 같았다.

  다시 작업실로 들어와 스케치를 한다. 역시 단단한 연필로 스케치를 하니까 약간은 지워지기도 하고 흑연가루도 날리지가 않는다. 그리고 아마 색깔 페인팅으로 들어가도 4B연필보다 번지지도 않을 것이다. 이것도 시행착오를 하며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림을 완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인식하고 터득하게 되는데 작업의 양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더 많은 경험이 나를 떠 받들어 줄 것이다.

  창밖을 보니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해도 넘어가서 이제 어둠이 깔렸다. 다시 주현이에게 전화를 건다.

  “ 주현아. 촬영 아직 안 끝났어?”

  “ 어. 촬영은 이미 끝났지. 전철타고 가는 길이야. 다음 역에 내려.”

  “ 비 오는데 우산 안 가지고 갔잖아.”

  그녀의 동생이 가까운 곳에서 우산을 두 개 사서 나눠 쓰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하긴 생각을 해보니 촬영장에서 전철역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고 굳이 비를 맞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 그래도 마중 나가게 전화 미리해주지.”

  “ 그림 열심히 한다고 했잖아. 방해하지 말아야지.”

  “ 그래도 비도오고 해서 계속 걱정하고 있었는데.”

  “ 나는 괜찮아. 그나저나 배가 많이 고픈데. 저녁 때 맛있는 거 먹자.”

  “ 그럼 산본 시장 가야겠다. 만나서 같이 장 보자.”

  산본 시장은 안양 중앙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아기자기하게 사먹을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3000원짜리 탕수육도 일품이었고 5000원 정도면 치킨이며 피자까지 완성된 음식들을 사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 있었다.

  족발을 잘하는 유명한 집도 있었는데 타 지역에서까지 와서 줄서서 먹을 만큼의 맛 집이었다. 다른 것보다 시장과 인접하게 살면 좋은 것이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싼 값에 살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만큼은 평소보다 더 돈을 아껴 써야 하는데 오늘은 첫 날이고 하니까 기분을 조금 내야겠다.

  한 정거장 밖에 남지 않았다는 주현이와 만나기에는 시장 입구가 적당했다. 오늘은 비도 오고 하니까 얼큰한 국물에 삼겹살 구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느꼈다.

  “ 먼저 와있었네.”

  빨리 나온다고 열심히 준비해서 나왔는데 주현이가 먼저 와있었다.

  “ 어. 생각보다 한양대학교역이 가깝네. 아침에 갈 때는 그렇게 가까운지 몰랐는데.”

  “ 비 오니까 따뜻한 국물이 좋겠지?”

  “ 그냥 나는 배가 너무 고플 뿐이야. 뭐든 좋아.”

  “ 일단 시장 안으로 들어가 보자. 뭐가 세일을 하는지 봐야 결정이 날 것 같은데.”

  비가 오는데도 사장 안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나온 주부부터 시작해서 다정해 보이는 신혼부부. 노년의 부부와 부모님 심부름을 나온 까까머리 중학생까지. 전 세대들이 저 마다의 목적을 위해 모여 들고 있었다.

  시장 뒤쪽으로는 많이 낙후되어 있는 지역이 있는데 재개발이 확정이 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래서 인지 동네는 낡아서 쓰러져가는 건물들이 많았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다들 밝아 보였다. 당시는 여기 저기 재개발에 선정이 됐다고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었는데 제대로 개발이 된 곳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장을 한 바퀴 돈다. 한 바퀴 정도 돌다 보면 오늘 저녁은 무엇을 차려 먹어야 할지 결정이 난다. 오늘 정육에서 삼겹살 3근에 만원 행사를 하고 있었고 두부 집 두부는 지금 막 나와서 따뜻한 김이 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눈에 띄는 김이 하나 있었다. 성경김이라는 김이 계속해서 시장에서 눈에 띄는데 가격도 착하고 한 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머릿속으로 메뉴가 정해졌다. 된장찌개에 삼겹살이다. 그리고 성경 김을 오늘은 한 번 먹어봐야겠다. 서둘러 정해진 메뉴로 장을 보고 작업실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작업실에 도착을 했다. 젖은 우산을 밖에 펴놓고 안으로 들어왔다.

 

  자 이제 요리를 해보자.

  나 나름대로의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는 법이 있다면 그때그때 나름의 육수를 써야한다는 것이다. 국물 맛을 무거우면서 깊은 맛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면 소고기를 넣으면 되는데 양지머리와 사태 정도가 적당하다. 가볍고 시원한 맛을 선호한다면 바지락이나 모시조개 같은 어패류를 넣으면 적당하다. 흙 냄새의 거부감이 없다면 다슬기도 좋은 재료다.

  별 다른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끓이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된장과 쌈장을 일대일로 넣는 것이다. 쌈장 안에 들어있는 적당한 감미료 탓에 따로 조미료를 넣을 필요가 없다. 애호박과 감자 그리고 양파까지 쓸어놓고 한소끔 끓인 다음 불을 끄기 5분 정도 전에 어슷하게 썰은 대파와 고추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던 두부도 적당히 썰어 넣으면 완성이다.

  식탁에선 버너에 주현이가 삼겹살을 굽고 있다. 고소한 냄새가 주방까지 넘어온다.

  성경 김도 봉지를 터서 적당량 꺼내보는데 참기름 향이 남다르다. 주현이가 조미 김을 좋아하는데 맛이 좋은 김을 만나기가 이만 저만 해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직접 기름을 발라가며 재워 먹으면 좋은데 역시 시간을 내는 일이 쉽지 않다.

  장수 막걸리 한 병과 조우하며 맞이하는 저녁상이 오늘 따라 푸짐하다. 상을 다 차리고 밥을 먹는데 주현이가 말을 했다.

  “나 오늘 촬영장에서 세종이 봤다.”

  아까 누구를 만났다고 했던 것 같았는데 그게 세종이었구나.

  “ 그래? 신기하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세종이를 만났다고?”

  “ 조명일 한다고 했잖아. 장비가 크고 무거워 보이던데.”

  “ 나도 말만 들었지. 잘은 몰라.”

  그 무렵, 세종이는 옥탑 방에서 상가 2층에 위치한 집으로 이사를 했다는 말은 들은 상태였다.

  홍선이가 전역을 하고 세종이가 하는 일을 같이 하면서 한 동안은 작업실도 같이 쓰고 있었다. 홍선이의 부모님이 작업실을 전세로 얻어주어 쓰고 있던 작업실을 홍선이가 정리를 하면서 세종이도 새로운 작업실이 필요해진 것이었다. 옥탑에서 사는 동안에는 생활은 옥탑에서 작업은 작업실에서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래서 돈이 필요해서 일을 많이 한다는 소문만 듣고 자주 못 보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 그래서 만나서 인사를 했지. 주선이도 인사하니까 좋아하더라.”

  사실 주선이는 세종이를 본적은 없다. 주현이의 말만 들었을 텐데 언니 친구라고 하니까 아마도 인사를 먼저 한 모양이었다.

  “ 세상 참 좁다. 그치.”

  “ 그러게. 거기서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네.”

  군대에서 전역을 했을 때 우리들의 인생이 앞으로 어떠한 방향을 가지고 흘러갈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지금의 나도 세종이도 충재도 철이도. 과거에 미술학원 강사를 하면서 다 비슷한 꿈을 꾸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각자가 품은 꿈이 달랐던 만큼 걸어가는 길도 달라지고 있었다.

 

  다음날이 되었다. 어김없이 주현이는 동생 일을 도와준다며 직장인 같이 출근을 했다. 나도 규칙적인 작업환경을 위해 주변 사람들과의 연락을 삼갔다. 열심히 작업에 임하기 위해서였다. 담배를 피우는 것도 반으로 줄였다. 돈을 적게 쓰기 위해서였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제한된 시간 안에 무조건 성과를 내야하는 순간이었다.

  작은 크기의 그리드 안에 있는 형태들을 잡아 나간다. 선적인 형태들은 선을 이어나가며 형태를 잡고 그림자가 있는 형태들은 그림자의 형태를 잡으려 약하게 연필선을 깔아주며 형태를 잡는다. 어차피 어두운 곳이기 때문에 연필선으로 톤 처리를 해도 상관이 없다. 그러면서 색감이 들어가기 전에 미리 대상을 어느 정도 파악하는 것이다. 이렇게 그림을 그려나가면 관찰을 많이 하고 들어가기 때문에 묘사 할 때 조금 더 수월해진다.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는 결국 평면위에 입체와 공간을 표현하는 일이기 때문에 되도록 많이 관찰을 해야 한다. 관찰하고 파악한 만큼 그려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워낙 좋은 카메라에 최고급 렌즈와 조명 장비까지 동원된 것이기에 그릴 것이 넘쳐 흘렀다. 청바지의 결부터 하늘거리는 머리카락. 어느 것 하나 흐릿하게 나오지 않은 선명한 사진이었다. 싸구려 카메라로 조명과 앵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찍은 내 사진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계속 좋은 작업을 하려면 카메라와 렌즈의 구입이 시급한 듯 보였다. 돈이 생기면 그런 것들부터 장만해야겠다는 생각은 늘 머릿속에 있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그림 삼매경에 빠져 있었는데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안 받을까 했지만 혹시나 하고 받아 보니 충재였다.

  “ 주민아. 이게 얼마만이냐?”

  그러고 보니 충재랑은 몇 년이 된 것 같았다.

  “ 그러게. 연락을 안 하고 지낸 게 너무 오래됐네. 먼저 연락해줘서 고맙다.”

  “ 요즘 어떻게 지내냐? 얼굴 한 번 보자.”

  충재의 목소리는 상기되어 있었다.

  “ 뭐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냐?”

  “ 아니 다름이 아니라 나 여자 친구 생겼거든. 너 보여주려고.”

  “ 그래? 축하해줄만한 일이네.”

  “ 너 작업실차려서 독립했다는 말은 들었는데. 안양으로 가면 되냐?”

  “ 아니. 지금은 금정역 가까운 곳으로 이사 왔어.”

  “ 지금 작업실인거지? 오늘 가도 되냐?”

  그러고 보니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너무나 당연히 주현이가 일을 나가서 주말인지 모르고 있었다.

  “ 그럼. 금정역에서 내리면 전화해.”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었는데 나는 작업을 하느라 밥을 먹지 못하고 있었다.

  “ 너희 밥은 먹고 오는 거야?”

  “ 뭐. 대충 먹었다.”

  충재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같이 밥을 먹자는 뜻이다. 어제 많이 사 놓은 삼겹살이 남아 있었고 찌개도 있었다. 밥이 많이 있지 않았지만 탄수화물은 그냥 떡을 조금 구워 먹으면 되고 상추와 깻잎 정도만 사가지고 오면 될 일이었다. 물론, 오랜만에 만나는데 술이 빠질 수는 없겠다.

  충재는 수원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수원에서 출발하면 30분 정도면 도착을 한다고 했다. 갑자기 나는 마음이 바빠졌다. 일단, 시장도 갔다 와야 하고 상도 봐놔야 하는 상황이었다. 작업을 하느라 어질러진 작업공간도 정리를 해야 했다.

 

  시장에 가서 야채를 사서 씻고 상을 다 차리고 있을 무렵, 충재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 주민아. 나 도착해서 내렸는데 어디로 가면 되냐?”

  “ 그래. 일단 2번 출구로 나와서 큰 길 따라서 올라와. 나도 지금 나갈게.”

  “ 설명만 잘해주면 나는 잘 찾아 갈수 있어. 나는 세종이가 아니거든.”

  세종이는 정말로 심한 길치다.

  “ 나도 이 동네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서 잘 설명이 안 된다. 그냥 일단 올라와.”

  전화 통화를 마치고 나도 급하게 나갔다. 큰 길을 따라 역전 쪽으로 올라가는데 멀리서 충재가 보인다. 충재 옆에 있는 충재 여자 친구는 멀리서 봐도 어려 보인다. 단발머리에 마른 몸이 충재와 닮아 보였다.

  “ 야. 여기야. 여기!”

  멀리서 내 몸짓이 보였는지 녀석의 발걸음이 빨라진다.

  “ 주민아. 이게 얼마만이냐?”

  충재가 나를 반긴다.

  “ 그러게. 같은 수원 바닥에 있어도 만나지지가 않네. 여자 친구 소개도 해줘야지.”

  “ 아 맞다. 인사해. 여기는 내 베스트 친구 주민이. 그리고 여기는 내 여자 친구 유리.”

  “ 반가워요. 유주민이라고 해요.”

  “ 안녕하세요. 말씀 많이 들었어요. 유리라고 해요.”

  우리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발길을 재촉해서 작업실로 자리를 옮겼다. 술을 마시기에는 이른 시간이었지만 허기와 어색함을 달래기에는 술 만 한 것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효민이 말고는 친구 여자 친구를 만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 자. 들어 와. 충재는 작업실 자체가 처음이지?”

  “ 그러게. 너 일한다고 거의 시간도 못 냈었잖아.”

  “ 그러고 보니 내가 그랬었구나.”

  “ 그래. 너 연락도 잘 안됐었어.”

  그랬다. 설비 일을 하는 동안에는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가 없었다.

  “ 학교도 복학했다며?”

  “ 어. 제적된다고 해서 겁먹고 복학했는데 벌써 1년이다.”

  “ 그게 어디냐? 나는 괜히 자퇴해가지고 재입학 같은 것은 안 된대. 그때 조금 더 신중했어야 했는데.”

  오랜만에 만나니 할 이야기가 많았다. 삼겹살이 익어갈수록 우리의 대화도 익어가고 있었다.

  “ 그럼 사제지간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거네.”

  “ 그런 셈이지. 벌써 100일이다. 야.”

  수원대학교 동양화과를 다니는 유리는 충재의 제자였다. 현역으로 입학을 한 다음 고백을 했고 사귀게 된 것이 벌써 100일이나 되었다는 것이다. 충재의 표정에서 그녀를 많이 사랑하는 것이 느껴졌다. 오랜 시간 혼자 외롭게 지낸 녀석에게 참 좋은 일이다 싶었다. 안양에서 출,퇴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자취방을 얻게 된 일도 유리를 사귀게 되면서 결심을 했을 것이다. 그 마음을 나도 잘 안다. 데이트를 하다가 헤어지기 싫어지다 보면 그리고 더 오래 있고 싶다 보면 물리적인 거리를 줄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 충재는 나와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시고 나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 이제 어디 사는지 알았으니까 종종 보자.”

  “ 그래. 방학이라 나는 작업실에만 있을 거니까 다음번에 주현이 있을 때 놀러와.”

  “ 그래. 그래야겠다. 주현씨 에게 안부 전해주고.”

  “ 그래. 잘 가고 유리씨도 잘 가요. 다음번에 만나면 말 편하게 말 놓을 게요.”

  “ 또 보자. 주민아.”

  “ 잘 먹고 가요. 안녕히 계세요.”

  인사를 하며 자리에서 일어 나는데 큰 길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멀어지는 녀석들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어떻게나 사이가 좋은지 뒷 모습만 보고 있는데도 고스란히 그 감정들이 느껴졌다.

  작업실로 돌아와 먹은 것들을 정리 했다. 삼겹살은 먹을 때는 좋은데 뒷 정리가 손이 많이 간다. 고기를 구울 때 기름이 사방으로 튀기 때문에 바닥에 튄 기름까지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 한다. 설거지를 다 마치고 바닥 정리를 마칠 즈음에 주현이가 돌아왔다.

  “ 충재하고 충재 여자 친구가 왔다 갔어.”

  “ 그랬구나. 집에 먹을 것이 있었나? 잘 대접해 줬어?”

  “ 어. 어제 산 삼겹살하고 찌개는 양을 늘려서 해 줬지.”

  “ 아, 그래? 그거라도 있어서 다행이었네.”

  “ 너도 배고프지? 뒷 정리 하느라고 밥을 못해놨네.”

  “ 오늘은 그냥 오 마이 치킨이나 먹을까?”

  오 마이 치킨이라고 우리가 이쪽으로 이사 왔을 때부터 있던 치킨집인데 한 마리에 가격이 무려 5000원이다. 가격도 착하고 맛도 착하다 보니 줄을 서서 먹어야 하는 치킨이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나에게 은혜로운 치킨 되시겠다.

  그 길로 나가 줄을 서서 치킨을 주문하고 나오기를 기다린다. 줄이 아무리 길어도 분업화가 잘 되어 치킨을 튀기다 보니 금방 내 차례가 돌아온다.

  끓는점이 높은 쇼트닝을 쓰는 것 같은데 높은 온도에서 튀겨지다 보니 튀김옷의 바삭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트랜스 지방을 먹는다는 죄책감 따위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오 마이 치킨은 가슴살과 날개가 붙어 있는 조각이 두 개 다리와 허벅지 살이 붙어 있는 조각이 두개 총 네 조각이다.

  한 마리는 둘이 먹기에 양이 적당하다.

  주현이는 날개를 좋아해서 날개를 두 개다 먹게 하고 다리 까지 하나 먹는데 그 정도면 다 먹었다고 하며 손을 대지 않는다. 나는 군대 있을 때부터 꾸준하게 근력 운동을 해오며 닭 가슴살을 즐겨 먹어왔다. 그러다 보니 가슴살을 주로 먹는데 이 점에서도 우리는 죽이 잘 맞는다. 즐겨 먹는 부위기 다르다 보니 닭 한 마리를 같이 즐겨 먹기에 좋았다.

  늦은 시간에 기름진 치킨을 먹었으니 운동을 해야겠다. 밖에 나가 산책을 한 시간 정도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 주현이가 오늘 겪은 일을 이야기 하고 나도 오늘 충재와 유리가 다녀간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녀와 산책을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면 마치 마음속에 일기를 쓴 듯 한 기분이 든다.

 

  다음날이 되었다. 어김없이 주현이는 출근을 했다. 촬영이 있으면 촬영장을 따라 가서 코디며 메니저의 역할을 하고 일이 없는 날에는 연기 연습이나 프로필 사진을 찍은 것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닌다고 했다. 어떤 일인지 짐작이 잘 가진 않았지만 하루하루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들이 보기 좋았다.

  나도 하루하루를 꽉 차게 보내야했다. 오늘 중으로 스케치를 마칠 참이었는데 그림을 그리면서 하나 깨달을 것이 있었다. 왼손잡이인 나는 오른쪽 상단부터 왼쪽 하단으로 내려오면서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된 것이다. 살짝 살짝씩 그림에 닿는 손 바닥이 그림과 선을 뭉갤 수 있기 때문인데 그림을 그리면서 화면에 손을 대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어깨가 너무 아프기도 하거니와 자세한 묘사를 하려면 손바닥내지는 손가락을 대는 것이 불가피 하다.

 

  방향과 절차에 맞게 스케치를 하며 대상의 작은 형태들 까지 이해한다. 작은 부분까지 관찰 및 파악이 되어야 어떠한 절차로 색을 올릴 것인가? 라는 계획이 나온다. 물감들은 색마다 성질들이 다르기 때문에 나름 계산적으로 색을 올려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100호다 보니 스케치를 하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보내기에는 충분했다. 스케치를 다하고 멀리서 감상을 하며 머릿속으로 어떻게 채색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을 때 갑자기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

  “ 누구세요?”

  “ 나야. 엄마야. 주민아.”

  “ 엄마야? 어쩐 일이야.”

  요즘 들어 부쩍 엄마는 출,퇴근 하는 길에 종종 들르신다. 집과 작업실의 거리가 가까워지다 보니까 생긴 일인데 분식집에서 일을 하시던 엄마는 오며 가며 김밥을 주고 가신다.

  마치 제소자에게 사식을 넣어 주듯이 김밥을 주고 가는 일이 점점 잦아 졌다.

  “ 김밥 주고 가려고 왔지. 그림은 잘 되가?”

  “ 어.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 얼마 만에 주어진 시간인데.”

  “ 여기서 지내는 건 불편하진 않고?”

  “ 전에 쓰던 곳에 비하면 훨씬 좋은 거 같아. 지하다 보니까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고.”

  “ 주민아. 지하는 그래도 곰팡이가 많이 생기니까 각별하게 신경 써야 돼. 알았지?”

  “ 그래?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직까지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사계절을 다 겪어봐야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예전 빌라에 살 때 딸려있던 지하실에서 메케한 냄새가 났었는데 그 냄새가 곰팡이 냄새였나 보다 싶었다. 어렴풋한 기억이 났다.

  사식을 넣어주듯이 엄마는 김밥을 주고 가셨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울 때여서 먹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고마웠다.

  예상 보다 남아 있는 돈은 정처 없이 빠르게 사라져 갔다. 월세를 내고 휴대폰 사용료를 내고 나니 쥐고 있는 돈은 만 몇 천 원 정도가 다였다.

  그렇게 나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혀 꼼짝없이 그림만 그려야 하는 신세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런 나의 상황을 잘 이용하기로 했다. 그것은 바로 하루에 8시간 그림 그리기를 실천하는 것이다. 마치 다른 노동자들처럼 하루에 주어진 노동 시간을 엄수 하는 것이었다.

  가진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으니 정신 만큼은 누구보다 흐트러짐이 없었다. 수도승이 도에 정진 하듯이 나는 그림에 빠져들었다. 눈을 뜰 때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그림 앞에서 그림을 그렸다.

 

  2주 정도 그림만 그리다 보니 100호에 두 차례나 물감으로 덮을 수가 있었다.

  이제 세 번째 올리면서부터는 세부적인 묘사들이 조금씩 가능해진다. 어둠속에 있는 형태들이나 색깔 자체가 어두운 곳은 깊이 감을 낼 수 있고 밝은 곳의 형태들도 양감이나 공간감에서 나오는 형태들도 묘사가 가능해진다. 이제 그림이 조금씩 올라 올 수 있는 타이밍이 된 것이다. 부분적으로 그림을 그려 나가면서 완성도를 맞춰야하기 때문에 하루하루 그릴 부분들을 정해놓고 반드시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 그림을 그리다가 중간에 멈추거나 정리 하지 않으면 그전 상태와 다름이 없어진다. 지금부터 그림이 정리되는 순간까지가 가장 중요한 순간이다.

  하이퍼리얼리즘 수준의 그림의 완성도가 나오려면 명료하게 보이는 형태에서는 과감하게 콘트라스트를 줘야하고 부드럽게 톤이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그라데이션을 잘 표현해 줘야한다. 그리기 전부터 어느 정도를 표현 할지 고민이었다. 어느 정도 물감 층이 생기지 않은 부분은 묘사를 하고 싶어도 물감이 먹지를 않는다. 밝은 부분일수록 그 정도가 심한데 더 두껍게 물감을 올려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묘사를 할 수 있게 된다.

  묘사와 톤을 정확하게하기 위해서 밝은 톤부터 중간 톤 어느 정도 어두운 톤까지 색을 칠하고 큰 붓으로 물감이 절 섞일 수 있도록 화면 안에서 물감을 섞어준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잘 안 섞이는 성질의 물감이 있다면 징크 화이트를 어느 정도 섞어 다른 물감들과 절 섞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다소 채도가 떨어지지만 나중에 다시 색을 올려 채도를 알맞게 올려주는 된다. 그것보다 화면 안에서 톤이 잘 섞이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한 채도나 형태는 나중의 문제이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슬슬 작품을 정리하는 마음이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

  디테일한 묘사를 위해서는 그림을 그리는 왼손바닥이 화면에 닿은 상태에서 어깨에 힘을 빼고 그림을 그려야 한다. 손에 닿은 화면은 이미 완전히 말라 있어야 한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오른쪽 맨 위쪽부터 그림을 정리하면서 밑으로 대각선으로 내려오면서 그림을 그려야 수월하게 그릴수가 있다.

  그날 그릴 수 있는 만큼을 정해놓고 다 그리고 나면 붓을 놓아야 한다. 욕심이 나서 더 그리려고 하다보면 시간에 쫓겨 제대로 정리를 하지 못하는 일이 이미 부지기수였기 때문에 경험을 통해 붓을 놓는 시점은 체득되어 있었다.

 

  퇴근하는 주현이의 손에 반가운 것이 들려있었다. 그것은 바로 내가 피우는 담배 두 보루였다. 실은 담배살 돈이 없어서 담배를 어제 오늘 피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알고 사가지고 온 것이다. 사실 담배를 피우지 못해 금단현상으로 고생을 좀 하고 있었는데 고마울 따름이었다.

  “ 나 주려고 사온거야?”

  “ 그럼. 담배 다 떨어진 거 같던데.”

  “ 이틀 됐어. 좀 힘들었는데.”

  “ 그림 그리면서 계속 함께 피우던 담밴데 얼마나 허전 했겠어.”

  “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사달라고는 못 하겠더라.”

  “ 그런 거 같아서 많이 사왔으니까 편하게 피우면서 그려.”

  ‘나의 입장을 얼마나 생각했으면 담배 냄새를 싫어하는 주현이가 이렇게 담배를 사왔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현이가 일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내가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렸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그림을 그린 것도 사실이다. 그녀를 놀라게 하고 그녀에게 칭찬을 받기 위해 열심히 그림을 그린 것 또한 사실이었다. 나의 그림을 처음으로 봐주는 첫 관객이며 또한 나를 독려해주는 동료이기도 한 그녀가 내 옆에 있어줘서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초심을 잃지 않고 한 달 열흘 동안 열심히 그림만 그렸다. 내년에 졸업전시를 할 그림을 완성한 것이었다. 하루 8시간 꼬박 그림을 그리면서 인내심도 많이 생겼다. 예전에 국전에 입선을 한 그림을 그릴 때에는 친구들과 술을 한 잔하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작업실에만 근신하며 작품에만 매진했다. 끼니를 너무 대충 때우는 경향이 있어서 몸은 조금 상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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