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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레드타일
작가 : Chadik
작품등록일 : 2016.9.10

다른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해킹하는 것만이 유일한 낙인 '최소향'은 우연히 특별할 것 없는 SNS 계정을 뒤져보다 일반적인 사람들과는 판이하게 다른 개인정보를 해킹하게 된다. 대규모로 조작된 개인정보들과 그 조작된 정보에 연관된 사람들 그리고 자신에게 접근하는 의문의 남자.
하지만 김소향은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인터넷 속의 남겨진 단서들을 찾아나서게 된다.

 
목요일
작성일 : 16-10-26 07:26     조회 : 400     추천 : 0     분량 : 5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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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요일]

 영미와 저녁을 먹으며 간단히 술 한잔을 하고 집에 들어오자 시계가 9시를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저녁을 같이 먹는 내내 바람난 남자친구의 SNS를 계정을 꼭 가져다 달라고 날 괴롭힌 덕분에 두통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일단 가방을 제 자리에 걸어두고 여느 때와 같이 간단히 샤워를 마친 뒤 Pc앞 자리에 앉았다.

 종규씨의 소개팅 상대인 최유람의 하루 동안의 모든 행적이 시간 별대로 정리되어 모니터 한쪽 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이런 거 필요 없다. 아침까지만 해도 심란한 기분에 어찌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오늘 부로 종규씨도 최유람이라는 이 여자도 모두 정리할 것이다. 모니터에 떠 있는 최유람의 정보를 한쪽으로 치워두고 일단 영미의 남자친구 계정을 검색했다.

 SNS 계정은 ‘슈퍼 레인저 885’이고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로 마블의 히어로 영화들을 종류별대로 올려둔 양반이다. 좋아하는 책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라고 적어뒀는데 이걸 읽어 본적이나 있는지 의심스럽다. 일단 난 그의 SNS 기록을 쭉 긁어 비밀번호 검색 알고리즘 프로그램에 집어 넣었다. 잠시 후 30여개의 비밀번호가 리스트로 출력되었고 그의 SNS 계정의 비밀번호가 ‘아이언맨123’이라는 걸 알아내는데 1분도 걸리지 않았다.

 예상대로 그의 SNS 계정은 서브 계정을 가지고 있었고 바람난 여자와 주고받은 민망한 메시지와 사진들이 그대로 자신들의 비밀 피트에 나뒹굴고 있었다. 이런걸 영미에게 보여줄 수는 없으니 일단 그나마 수위가 낮은 게시물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난잡한 메시지들 사이에서 그나마 수위가 낮은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날 짜증나게 하고 있었다.

 내 모니터 속의 이 난잡한 남자는 영미에게 항상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영미를 굉장히 사랑하고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려 노력하는 남자였다. 직업이 학원강사이기에 옷차림에도 신경을 쓰는 편이라 겉으로 보기에는 과도하게 포장된 사람이라는 것이 내 인상이다. 하지만 한 꺼풀 뒤집어 보면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이고 여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변태 같은 자식이라는 것이 현실이고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여자들은 안 그러냐고 묻는다면 별로 다를 게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다들 미쳐있거든.”

 화가 나고 분노해야 할 이런 일들이 오히려 내게 안정감을 준다. 물론 작업 자체야 짜증이 나지만 중요한 건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 생각한다.

 기계적으로 영미에게 건네줄 메시지 5개 정도를 내 서버에 백업한 뒤에 이번에는 바람난 이 변태여자의 SNS를 뒤지기 시작했다. 좋아하는 가수는 백지영에 좋아하는 영화는 노팅힐이다. 취향은 그다지 나쁘지 않지만 노팅힐이란 영화는 지고 지순한 사랑에 대한 영화인데 정작 본인은 결혼할 여자가 있는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중이시다.

 난 이 짜증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오분도 걸리지 않아 그녀의 비밀번호가 ‘사랑영원히1004’라는 걸 알아내고는 그녀의 계정 안으로 들어갔다. 잠시 그녀의 계정을 뒤져보는 사이 그녀가 영미 남자친구 이외에도 다른 남자가 있다는 걸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알아냈다. 정말 ‘사랑과 전쟁’이 따로 없다. ‘재미있고 웃기다’기보다는 진저리가 난다.

 친구의 남자친구와 바람난 여자도 이미 양다리 중 이시라는 뻔한 상황에 난 잠시 자리를 떠나 과자와 탄산수를 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팝콘을 가져와라. 로빈!”

 혼자 중얼거리며 자리에 다시 앉은 뒤 이번에는 여자의 바람 상대를 뒤지기 시작했다.

 이 남자 역시 생긴 건 멀쩡하게 생겼다. 이름은 조민식 나이는 34살에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세련된 도시남자였다. 포마드로 단정하게 넘긴 8:2 투블럭 가르마에 옷차림은 클래식한 캐주얼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였다. 직업은 ‘스마일 증권사’의 주식중개인이고 자차로 가지고 있는 BMW7시리즈를 애지중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주지는 일산의 호수공원 근처의 신우 아파트이며 직접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휴일에는 마운틴 자전거를 탄다. 영리하고 능력 있으며 야외활동까지 좋아하는 제대로 된 남자로 보인다. 일단 등록된 게시물들을 보면 두 사람이 만난 지는 이제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것 같고 남자는 여자에게 다른 남자가 있는지는 모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남자 쪽의 정보 역시 뒤져보지 않으면 진짜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다. 혀를 한번 차고 남자의 신상정보를 비밀번호 검색 알고리즘 프로그램에 있는 대로 때려 넣은 후에 프로그램에 선정해준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런데 쉽게 찾을 수가 없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15번째까지 입력했지만 계속 비밀번호 오류 메시지만 출력된다. 왠지 요즘 계속 이런 일이 벌어진다는 느낌이 들 때 종규씨의 소개팅 여자 최유람의 예쁘장한 얼굴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 여자도 계정 비밀번호도 알고리즘 프로그램으로 비밀번호를 찾는데 애를 먹었었다.

 비밀번호 알고리즘에 입력할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지만, 일단 필요한 만큼 입력한 뒤에는 반드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그런데 일주일 사이에 벌써 두 명이나 비밀번호를 알아내지 못하다니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머리끝에서 계속 맴돌았다. 난 잠시 그 남자가 올린 게시물을 다시 한번 뒤져보기 시작했다. 방금 알고리즘 프로그램에 입력하기 위해 그의 게시물을 살펴봤지만 그다지 특별한 것이 없다. 눈에 띄는 것도 없고….. 그러고 보니 최유람 그 여자도 그랬다. 특별히 취미거리나 관심 있어하는 이슈에 대해서 그 특징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이 남자도 그렇다. 다양한 정보와 소식들이 그냥 SNS 메시지 리스트에 차례대로 정렬되어 있을 뿐이었다. 고양이 동영상과 검사장 뇌물수수사건에 대한 뉴스속보 링크 그리고 퇴근시간 전에 올린 가식적인 수기들……잠깐.

 뭔가 잘못됐다. 순간적으로 데쟈뷰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곧 그게 데쟈뷰가 아니는 것을 알아챘다. 구석에 밀어두었던 최유람의 로그를 불러와 며칠 동안 확보한 전 최유람의 SNS 계정에 올린 게시물들을 찾아 열었다.

 오전 10시 유투브 고양이 동영상, 오후 2시 검사장 뇌물수수사건, 그리고 5시에 하루의 경험을 담은 개인적인 수기까지 이 남자의 게시물과 똑같았다. 게시물이 올라온 시간에서 등록된 코맨트까지 글자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다. 순간 등줄기로 소름이 내 몸을 긁고 지나갔다.

 “이것들 뭐야?” 난 다른 게시물들도 뒤지기 시작했다. 약간 시간의 차이나 소소하게 문장 규격이 다를 때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의 게시물들이 내용은 동일했다. 서로 아는 사이인가 하는 생각에 두 사람의 SNS 신상명세를 뒤져봤지만 전혀 교차점이 없다. 남자는 서울이 고향이고 여자는 포항이 고향이다. 현재 거주지도 일산과 양재로 완전히 반대쪽이다 회사가 같은가 하지만 남자는 마포에서 일하고 여자는 강남에서 일한다. 취미도 남자는 야외활동이지만 여자는 책과 뮤지컬과 영화 이외에 다른 활동은 하지 않는 것 같다. 두 사람 사이에 교차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똑같은 내용의 똑같은 게시물은 같은 시간에 올릴 수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난 여자의 비밀번호를 다시 확인해 봤다. 그녀의 비밀번호는 ‘PTS7785GH’다. 아무런 의미도 없는 숫자와 문자의 나열로써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했다. 일단 모든 사람은 자신의 계정과 패스워드에는 의미를 담기 마련이다. 그것을 아무도 가질 수 없는 자신만의 것이며 온라인 상에서 자신을 규정하는 일종의 ‘아이덴티티’ 같은 것이다. 초딩 같은 녀석들은 그런 고차원적인 개념조차 가지지 못하지만 어쨌던 저속한 명칭의 계정과 비밀번호도 그 사람의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일종의 신호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여자는 그런 게 없다. 그리고 이 남자도 이 여자와 같다면 자신의 계정의 비밀번호에 아무런 의미도 두지 않을 것이다.

 난 잠시 모니터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여기서 더 뭔가를 파보아도 될지를 심각하게 고민했다. 이 조민식이라는 남자 그리고 최유람이라는 여자, 두 사람이 어떤 관계이고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알아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알아봐도 괜찮을까’ 였다. 애초에 나라는 여자는 걱정거리를 만드는 여자이니 과민반응 하는 것일 수 있고, 알아봤더니 별거 아니더라고 끝날 수도 있는 일이다.

 더 이상 뭔가 알아내는 것이 두려워지기 시작했고 ‘더 알아내봤자 내가 뭘 할 수 있느냐’ 도 생각해 보고 있었다. 하지만 마음은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었고 몇 백 번이나 해온 일이기에 자신도 있었다.

 “그냥 관계만 증명하자고”

 난 조민식이 최유람과 연관된 단서까지만 찾아내고 멈추자고 몇 번 되 내이 뒤에 패스워드 알고리즘 프로그램에 최유람의 비밀번호인 PTS7785GH를 최우선 사항 옵션에 입력해 보았다. 곧 검은 바탕의 모니터화면에 회색의 암호패턴 문자열이 가득 채워졌다. 그중 하나만이 기존과의 패턴과는 다른 비밀번호를 하나 생성해 던졌다. ‘PTM7785GI’이었다. 세 번째 문자 S가 M으로 바뀐 것뿐이다.

 이 비밀번호 알고리즘 프로그램은 중국의 ‘다크 아미’라고 알려진 그룹에서 만들어 세계각국의 해커들이 2년간 알고리즘 패턴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온 프로그램으로 시스템 규격상 최소 20개에서 최대 150개를 넘지 않는 선에서 생성해 낸다. 지금도 최소 리스트인 20개의 비밀번호를 내 앞에 출력했는데 가장 상단에 출력된 ‘PTM7785GI’ 이외에 아래의 19개는 일반적인 비밀번호 배열이었다. 쉽게 설명해 알고리즘 프로그램에서는 ‘PTM7785GI’라는 비밀번호를 하나만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잠깐이기는 하지만 불안하고 불안하고 불안한 마음이 다시 깊은 곳에서 스멀스멀 올라온다. 일반적인 일이 아니기에 지금 이 상황을 이해해보려 하지만 어떻게 접근해서 이해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는다. 이 남자와 여자에 관련된 모든 것은 지금까지의 내 경험에서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난 잠시 비밀번호를 정말 입력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곧 익숙하게 자판을 두드려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예상대로 로그인이 완료되고 조민식의 SNS 계정 안으로 들어갔다. 이젠 이 두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 여자와 마찬가지로 계정 내에 어떠한 비밀 메시지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며 그의 기록들을 뒤졌고, 예상대로 건질만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이 남았다. 조민식의 메일 링크로 이동하여 방금 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의 메일주소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그의 메일로 로그인 한 뒤 그의 메일 보관함을 열어 보낸 편지 리스트를 위에서부터 쭉 읽어 내려갔다. 그리고 하나의 메일 앞에서 멈추었다. ‘케일론 9595’ 여자의 메일에서도 발견했던 목적불명의 발송메일 주소와 일치한다. 게다 보낸 시간까지 여자와 같은 두 달 전 새벽 3시 48분이다.

 자 조민식과 최유람이 서로 연관되었다는 물증을 찾았다. ‘그럼 이제 멈출까?’ 평소의 나라면 이제 여기서 멈추었을 것이다. 분명 더 파고들 여지는 있었지만 내 규칙상 여기서 무조건 멈추어야 한다. 하지만 멈추고 싶지도 않았고 그럴생각도 들지 않았다. 약간의 긴장감에 기분이 고조되어 있었고 호기심을 떠나 이제는 재미까지 느끼고 있었다.

 난 네트워크 통신사의 고객관리서버에 접속한 뒤 IP를 칠레에 마련해 놓은 IP 주소로 우회시킨 뒤 본격적인 해킹작업을 시작했다. 크게 문제만 없다면 8시간 내에 네트워크 송출서버에 들어갈 수 있을 거고 그 뒤에는 이 남자의 핸드폰을 실시간으로 해킹할 수 있게 된다. 문제라면 현재 서비스 중인 네트워크를 물리적으로 공격해야 하는 작업이라 증거가 남는 범죄행위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걸리면 방송통신법 위반 징역 3년에서 벌금 5000만원짜리 범죄자가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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