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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붉은 대문
작가 : 웨인킹
작품등록일 : 2020.8.31

뒤늦게 꿈틀거리는 살인충동을 발견한 남자와 남모를 비밀을 간직한 여자가 만난다.
그들에게 불어닥치는 고통의 소용돌이. 그 끝을 알수없는 불행의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가?
상황을 바꾸어보려는 정민의 노력앞에 끔찍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

 
16화. 여자의 변신(3)
작성일 : 20-09-29 01:35     조회 : 293     추천 : 0     분량 : 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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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실 함 원장은 미옥의 화장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다. 보조 한 명도 함 원장의 주문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미옥 씨, 이제 눈 떠도 돼요.”

 

  “아우, 선생님. 제가 너무 떨려서. 화장 다 끝나거든 그때 눈 뜰게요.”

 

  “어머 미옥 씨! 소녀네. 소녀야. 이제 열 여덞살 먹은 소녀!”

 

  미용실 함 원장과 보조는 미옥이 무안할 정도로 큰소리로 웃었다.

 

  지난주, 미옥은 대진과의 결혼식 때 신부 화장을 해준 함 원장을 찾았다. 오래간만에 미용실을 방문한 그녀를 함 원장이 반기면서 말했다.

 

  “어머, 미옥 씨. 왜 이렇게 얼굴이 안됐어?”

 

  “제가 좀 몸이 아팠어요. 중병 걸린 건 아니고 우울증 비슷한 게 왔었나봐요. 이젠 괜찮아졌어요.”

 

  “어머. 그랬구나. 나아졌다니 다행이네!”

 

  “원장님. 다른 건 아니고 제가 다음 주에 결혼기념일이에요. 남편하고 많이 안 좋았는데, 이번을 계기로 분위기도 전환하고, 맘 잡아서 새로 시작하고 싶어요!”

 

  미옥은 간절한 눈빛을 함 원장에게 전달하려 애썼다.

 

  미용실 함 원장은 무슨 의미인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었다.

 

  “원래, 본바탕이 좋으셔서, 이렇게 꾸미시면 완전 미인이신데, 너무 관리 안 하신 거 아니에요?”

 

  화장 보조 직원이 감탄하듯이 말했다

 

  “그러게요, 미옥 씨, 오늘은 결혼식 때보다도 훨씬 좋은데요?”

 

  함 원장도 한 몫 거들었다.

 

  “정말 그런가요?”

 

  미옥은 여전히 눈을 감은 채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자 이제 마무리합니다. 자! 미옥 씨 이제 끝났어요. 눈 뜨셔도 돼요.”

 

  그녀는 살며시 감은 눈을 떴다.

 

 거울에 반사된 조명에 눈이 부셨다. 그리고 조명 밑에 한 여자.

 

  거울에는 자신이라고 믿기 어려운, 아름다운 모습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어머, 선생님.......”

 

  미옥은 말을 잇지 못했다.

 

  미옥은 자꾸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어머, 미옥 씨 지금 울면 안 돼?”

 

  원장은 황급히, 미옥에게 티슈를 건네줬다.

 

  “그래요. 미옥 씨. 너무 예쁘다. 이제 결혼기념일이 아니라 식장에 한 번 더 가도 되겠어요!”

 

  함 원장의 농담에 미용실 안에서는 까르르 웃음이 터져 나왔다.

 

 

  서둘러 집에 도착한 미옥은 조심스럽게 옷을 벗고는 얼마 전 백화점에서 사 온 브래지어와 속옷으로 갈아입었다.

 

  새 브래지어와 속옷은 사람의 체형까지 바꿔주는 신상품이었다.

 

  거울 앞에 선 여자는 이전에 볼품없고 창백해 보이는 여자가 아니었다. 누구보다 당당하고 관능적인 모습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아름다운 여자였다. 미옥은 새빨간 립스틱을 덧바르고는 거울 속에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모든 준비는 완벽해야만 했다.

 

  미옥이 거울 앞에서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 나왔어.” 대진이었다.

 

  놀란 미옥이 안방 문을 잠그려는 순간 대진이 문을 확 열고 들어섰다.

 

  그녀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대진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우와! 당신 오늘 장난이 아닌데?"

 

  대진이 감탄하며 말했다.

 

  미옥은 수줍은 듯 뒷걸음쳤지만, 대진은 그녀를 당기고는 와락 끌어안았다. 그리고 거칠게 그녀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미옥은 속삭이듯이 말했다. “여보 그렇게 하지 말고.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하지만 대진의 귀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대진의 뜨거운 입김이 느껴질 때마다 미옥은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진저리가 나는 것을 느꼈다. 그녀는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참자. 조금만 더 참자.

 

  마침내 뜨거워질 대로 뜨거워진 두 남녀는 침대 위로 그대로 쓰러졌다.

 

 

  6시 대진과 미옥은 외출준비를 하고 나왔다.

 

  선물 준비를 따로 못한 대진은 호텔 레스토랑으로 미옥을 데려왔다.

 

  “내가 오늘 선물을 못 준비해서 미안해. 당신도 알다시피 까맣게 잊고 있었더라고,”

 

  “괜찮아요. 사실 우리가 그런 거 챙기던 부부도 아니었고.”

 

  “하하하 그건 그래!”

 

  미옥은 래어로 구워 나온 스테이크를 잘랐다.

 대진에게 미소를 지으며, 입에 넣은 스테이크를 잘근잘근 씹었다.

 

  대진은 아무것도 모르는 듯 실실거리고 웃으며 서툴게 스테이크를 조각내고 있었다. 그런 그를 보면서, 미옥은 찬찬히 그녀의 은밀한 계획을 되새기고 있었다.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었다. 그들이 누구보다도 다정한 잉꼬부부라는 사실을.

 

  미옥은 와인잔을 들었다. 빨간 와인이 그녀의 붉은 입술을 적셨다.

 

  “여보 우리 여름인데 어디 좀 다녀올까요? 한동안 여름휴가 한번 안 갔는데 놀러 한 번 가는 게 어때요?”

 

  “오우. 그거 좋은 생각이다. 어디 시원한 데 피서 좀 갔다 옵시다.”

 

  “참. 익준 씨 내년에 결혼한다면서요?. 그 커플들하고 같이 가면 재미있을 것 같은데. 당신 생각은 어때요?”

 

  “그것도 좋지! 익준이도 놀러 다니는 것 좋아하는 친구야! 그런데, 익준이네 커플하고 같이 가면 애들은?”

 

  “이번에는 익준 씨네 커플하고 다녀오고, 애들하고는 따로 시간 내서 가는 게 어때요? 정민이는 이제 뭐 어른이니까 동생 잘 돌봐줄 거고, 아니면 당신 동생 불러도 되잖아?”

 

  “서연이를? 아. 그럴까?”

 

  “당신 여동생 우리 애들 좋아하잖아요. 놀러 오고 싶어도 아마 나 때문에 불편해서 못 오는 것 같던데.”

 

  미옥은 의도된 퉁명스러움을 내비쳤다.

 

  “에이 그런 게 어딨어!”

 

  대진에게는 여동생이 있었다. 어린 시절 친엄마가 아빠의 폭력에 견디다 못해, 집을 나갔을 때 데리고 나간 동생 서연이.

 

  대진은 엄마와는 연을 끊고 살았지만, 간간이 동생 서연과는 연락하고 살았다. 결혼 후에도 아이를 못 가진 서연은 정민에게 늘 따뜻하고 고마운 고모였다.

 

  미옥과의 재혼 이후에는 연락이 뜸해진 서연이. 대진은 문득 서연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겸사겸사, 내가 서연이에게 연락을 한 번 해볼게!”

 

  “그래요 여보 얼굴 한번 보자고 해 봐요.”

 

  “그건 그렇고 어디로 놀러 가면 좋을까.?”

 

  “그거는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근데 익준 씨네 커플은 가자고 하면 갈까요?”

 

  “그럼 그 친구 놀러 가는 거 좋아해. 부부동반 가자고 하면 좋아할 거야!”

 

  “아무튼, 같이 한번 놀러 가는 거로 합시다. 좋은 데로 당신이 잘 알아보고.”

 

  “그래요 여보” 미옥이 다정하게 대답했다.

 

 

  정민은 영재네 방 베란다에서, 영재 어머니가 타주신 레모네이드를 마시고 있었다. 베란다는 그들의 아지트가 되어 가고 있었다.

 

  “그랬었구나! 그때 어린 나이에 아주 힘들었겠네. 나로선 상상도 못 하겠다.”

 

  정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어머니는 어디다 모신 거야? 산소에?

 아니면 납골당에?”

 

  영재의 뜻밖의 질문에 정민은 갑자기 가슴 한편이 쓰려오는 것을 느꼈다.

 

  정민이 중학교 3학년 때 요양원에 계시는 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이 왔다. 후에야 안 일이지만, 외손주 정민이가 한번 보고 싶다는 할아버지의 간절한 요청은 대진에 의해서 성사될 수 없었다.

 

  그 후로 한 달 뒤, 이번에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울부짖던 정민을 본 대진은 그제야, 정민의 제주도행을 허락했다.

 

  정민은 홀로 비행기에 탔다.

 

  결국, 엄마, 외할머니에 이어, 외할아버지까지 함께 계시게 된 제주 외곽의 외딴 납골당.

 

  그곳에서 불던 서늘한 바람 냄새를 정민은 잊을 수 가 없었다.

 

  12월의 차가운 납골당 바닥에 서글프게 울던

 열여섯 살, 사내아이의 인생은 결코 공평한 것이 아니었다.

 

  엄마의 장례식날, 그리고 할아버지의 장례식날, 정민은 그렇게 두 번 엄마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하마터면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정민은 입술을 꽉 깨물면서, 영재를 보며 말한다.

 

  “어. 우리 엄마는 제주도 납골당에 계셔. 바다가 보이는 멋진 곳에 계시지.”

 

  정민의 말에 심각해진 영재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한다.

 

  “미안하다. 정민아 내가 괜한 소리 한 거면.”

 

  영재의 위로에 정민은 갑자기 킥킥거리며 웃었다.

 

  “야 인마, 우울하게 위로나 받자고 한 소리 아니야. 그렇게 심각하게 굴 필요 없어. 그냥 친구니까 이야기해 준 것뿐이야.”

 

  “아 그래? 뭐 그렇다고 그런 소리 듣고 웃을 수는 없잖아? 안 그래?”

 

  “하긴 네 말이 맞는다. 하하하.”

 

  “정혜는 요즘 어때?”

 

  “정혜도 많이 좋아졌어! 새엄마가 변하니까 아빠도 변하고 정혜도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는 것 같기는 한데......”

 

  “한데, 뭐 그럼 다 잘 된 거 아니야?”

 

  “그냥 모르겠어. 우선은 다 잘된 것 같은데 이상하게 뭔가 좀 꺼림칙해. 문제는 그게 뭔지 모르겠다는 거야!”

 

  “네가 너무 신경을 많이 써서 신경과민 된 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 너도 내년에 군대 가야 하는데 맨날 가족 걱정만 하지 말고 좀 재밌게 지내? 우리 집에 와서 게임도 좀 하고?”

 

  영재의 잔소리가 게임 이야기로 바뀌고 있었다.

 

  “야 이거 얼마나 재밌는지 아냐? 너도 이거 해보면, 아마 당분간은 다른 고민 다 잊고 게임 생각만 날것이다. 한번 해봐. 맨날 게임 하기 싫다고 그러지 말고.”

 

  정민은 영재가 손에 든 게임 타이틀을 보며, 말했다.

 

  “네 말이 맞는다. 나도 어디다 집중을 좀 하는 게 맞겠다. 그럼 나도 한 번 해볼까?”

 

  영재의 성화에 처음으로 게임기 컨트롤러를 만져본 정민은, 조작법이 서툴러서 한참을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제법 작동이 익숙해지자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영재 어머니가 문을 여셨다.

 

  “정민아 저녁 시간 다 돼가는데 저녁 먹고 갈래?”

 

  “죄송합니다. 시간이 이렇게 된 것도 몰랐네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내일 고모가 오신다고 해서, 집에 가서 좀 도울 일이 있어서요.”

 

  황급히 일어선 정민은 영재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대문 밖을 나왔다. 문밖까지 정민을 따라 나온 영재가 말했다.

 

  “방학 중에는 언제든 와서 게임을 해도 되니까. 편하게 연락해. 그리고 태호도 불러서 우리도 나중에 물놀이나 한번 가자고.”

 

  “그래. 그러자, 고맙다 영재야! 잘 쉬고!”

 

 

  집으로 가는 길.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여름 노을빛.

  코끝을 자극하는 여름 풀냄새와 풀벌레 소리가, 엄마와 함께 걷던 그 길로 정민을 안내했다.

 

  엄마와 함께 집으로 가는 길.

  풀벌레 소리와 엄마가 미는 손수레 소리의 절묘한 화음.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는 이렇게 정민이랑 함께 가니까 너무 든든하고 좋아. 그렇긴 한데, 맨날 이렇게 오면 안 돼.

 여기 차도 많이 다니고, 알았지?”

 

  “그럼 엄마도 버스 타고 집에 와요. 이렇게 저녁에 혼자 오면 심심하잖아?”

 

  “알았어요. 엄마가 이제부터 버스 타고 집에 갈 테니까 정민이는 집에서 숙제하면서 엄마 기다려야 해. 알았지?”

 

  “헤헤헤. 알았어요. 엄마!”

 

  그 뒤로, 엄마는 다시는 버스를 탈 수 없었다.

 

  정민은 엄마가 보고 싶었다.

  엄마를 만나러 가야 했다.

  제주도, 그 서늘한 바람이 불던 납골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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