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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또 한량입니다만
작가 : 로와
작품등록일 : 2020.9.23

조선시대 망나니 왕족, 대한민국 아이돌에 도전하다!

"무엇을 선택하든 역사는 바뀌게 될거요"

미스터리한 인물의 미스터리한 말.
조선시대 망나니 왕족이라 불리는 이설의 선택이 조선이든 대한민국이든 역사를 바꿀 것이다.
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03
작성일 : 20-09-28 18:42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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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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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의 집 대문에 걸린 초롱불이 사흘 밤낮동안 빛을 내고 있었다. 김씨의 여동생이 그 사흘 밤낮동안 곡을 했고, 그 옆에서 설은 묵묵히 자리를 지켜냈다. 궁에서 보낸 위로품이 도착하였지만 설의 관심은 오로지 호성대군에게만 있었다. 김씨의 부고를 알렸지만 호성대군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해준이 조문을 오고, 어린 은혜가 어미의 손을 잡고 멀뚱한 얼굴로 조문을 오고, 은소와 아이들이 대문 앞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안을 살피다 돌아갈때까지도 호성대군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흘이 지나고 김씨를 선산에 묻으면서도 설은 울지 않았다. 꾹꾹 눌러담는 눈물만큼 감정도 눌러담고 있는 설이었다.

 

 김씨가 남긴 유품을 정리하던 설은 며칠 전 김씨가 누워있던 그 자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그렇게 텅 비어버린 집을 한번 휭 둘러본 후 설은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

 

 그 사흘동안 연신 술을 퍼 마시고 있던 호성대군에게 길성이 찾아왔다.

 

 길성) 대군마님.

 호성대군) 왜 그러느냐.

 길성) 부부인마님의 상이 다 치러졌다 하옵니다.

 

 길성의 보고에 호성대군은 귀찮은 듯 나가라며 손을 휘휘 저어보였다. 길성은 그대로 기방에서 물러났다.

 

 호성대군) 갈 때까지 날 이리 괴롭히는 건가….

 

 기분이 상한 호성대군이 술잔을 내던지자 주위에 있던 기생들이 흠칫 놀라며 그의 눈치만 살폈다. 그런 상황에도 호성대군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것 저것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다시 폭주하는 호성대군이었다.

 

 -

 

 천인 마을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해준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해 보였다.

 

 은소) 스승님.. 있잖아요.

 해준) 그래 궁금한 것이 있는 것이냐?

 은소) 그게 아니라요..

 

 아주 작은 소리로 해준의 눈치만 보며 은소가 말을 아꼈다. 난감한 아이의 표정에 해준은 은소가 무얼 물어보려는지 단박에 알아챘다.

 

 해준) 설이 그 친구가 걱정이 되느냐?

 

 해준의 물음에 은소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은소에게 아주 작은 소리로 해준이 속삭였다.

 

 해준) 걱정 말아라. 금방 올 것이다. 지금은.. 음.. 마음이 조금 다쳐서 웃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거든. 조금 지나면 금방 웃으면서 올 것이니 걱정 말거라. 알겠지?

 

 은소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한 말이었지만 해준은 설이 지금의 괴로움을 이겨내길 누구보다 바라고 있었다. 김씨의 장례식 이후 아무도, 심지어 자기 자신도 만나지 않으려 하는 설이 조금은 섭섭하고 괴씸하기까지 했던 해준이었다. 하지만 언젠가 해준 자신의 마음이 다쳐 세상과 단절하려 했을 때 설이 묵묵히 기다려준 것이 떠올라 자신도 설처럼 기다리기로 했다. 물론 오늘이 그 기다림의 마지막날이었다. 오늘 이후로도 자신을 보지 않으면 막무가내로 찾아가기로 마음을 먹은 해준이었다.

 

 -

 

 설의 시간만 멈춘 듯 여전히 설은 방안에만 있었다. 그의 표정은 감정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그런 모습이었다. 그러던 그가 어느 어스름한 새벽, 아주 간단한 차림을 하고 집을 나섰다.

 

 설을 발길 닿는대로 길이 나있는대로 무작정 걸어갔다. 번잡한 시장, 빼곡한 집들을 지나 어느새 설은 한적한 시골길을 지나고 있었다. 터덜터덜 걷던 설은 저 멀리서 날아오는 작은 나비에 눈길을 뺐겼다. 나비는 이내 바위 옆에 핀 작은 꽃 위에 내려 앉았다. 설은 나비를 따라 바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설) 제일 예쁜 꽃에 앉으면 어떡하느냐. 이 예쁜 것을 너 혼자만 보겠다는 것이냐.

 

 꽃 위에 한참을 앉아 있는 나비를 보며 설은 나지막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지난 날 은소의 모습이 떠올랐다. 예쁜 얼굴로 “가까이서 보는 게 더 예쁘고 즐겁습니다”하며 웃던 은소. 그 모습이 떠오른 설은 피식 웃어버렸다.

 

 설) 그래 가까이서 보는 게 더 예쁘구나.

 

 설이 고갤 살짝 숙이자 나비는 서둘러 날아가버렸다. 나비가 가는 쪽을 눈길로 따라가던 설은 마을 어귀에서 넘어진 어린 아이를 일으켜 주는 한 여인에게 눈길이 멈춰버렸다. 넘어진 아이를 바라보는 그 여인의 눈빛, 무언가 말하는 입가, 아이를 걱정하는 듯한 손길이 아주 느리게 보였다.

 

 -

 

 연화) 괜찮니? 다치진 않았어?

 아이) 예 괜찮습니다. 그것보다.. 아가씨의 치마저고리가 더러워져서..

 

 자기 때문에 치마 한 쪽이 더러워진 것이 마음에 걸린 것인지 아이는 고개도 들지 못하고 있었다. 옆에 서 있는 박행수의 눈치도 괜히 살피는 듯 했다.

 

 연화) 괜찮다. 옷은 빨면 되지. 너무 염려말고 부지런히 가거라. 어머니가 기다리시겠다.

 

 연화의 부드러운 말에 아이는 연신 인사를 건네고는 저만치 멀어져갔다. 연화는 아이가 골목 끝까지 가는 것을 확인한 후 발길을 옮겼다.

 

 -

 

 연화와 박행수가 발길을 옮기자 뭐에 홀린 듯 설은 그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그 둘을 따라 걷던 설은 어느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설) 월… 연각.,?

 

 연화와 박행수가 들어간 곳엔 ‘월연각’이라는 간판이 크게 걸려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연화가 월연각 안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연화를 따라 한 걸음 옮기던 설의 앞으로 기생 하나가 얼굴을 휙 들이밀었다.

 

 기생) 어머~~ 못보던 오라버시네~~

 

 기생은 훤한 설의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눈을 깜빡였다.

 

 설) 그.. 나는….

 

 말을 얼버무리며 그저 저멀리 사라지는 연화의 뒷모습을 보는 설에게 기생은 조금 실망한 듯 말했다.

 

 기생) 아~ 저 언니는 좀 바쁘시구~~

 

 기생의 말에 모르겠다는 표정을 진심으로 짓는 설에게 기생은 어이없는 듯 되물었다.

 

 기생) 아니. 보천에 가면 월연각으로 가란 말도 모르고 오신거예요?

 설) 뭐?

 기생) 보천에 가면 월연각으로 가라. 그리고 그곳의 가장 일품을 맛보아라. 이런 말도 못 들어보셨나구요.

 

 기생의 말에 설은 그저 고개만 끄덕일 뿐이었다.

 

 기생) 어디서 오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일품 때문에 저 언니가 바쁘시답니다. 저 언니가 바로 그 일품이니까요.

 

 기생의 말에 설은 사례가 들린 듯 켁켁 거렸다.

 

 설) 난.. 그런 게 아닐세. 그.. 지나가던 … 그.. 사람인데..

 

 설의 아무 말에 기생은 그저 빤히 설을 보고만 있었다.

 

 설) 날이 저물 것 같아… 아니.. 그 곧 비가 온다 하여…

 

 설이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지만 하늘은 그저 햇볕 쨍쨍한, 점심이 막 지난 깨끗한 하늘이었다. 횡설수설 하는 설을 보던 기생은 풉하고 웃어버렸다.

 

 기생) 뭐라 안 했습니다. 저기 저 행수께 쉬어갈 방이 있는지 여쭈시지요,

 

 기생은 다시 되돌아 나오는 박행수를 가리키더니 이내 들어온 어느 양반집 도령들에게 가버렸다.

 

 -

 

 새로 맞는 아침이 되고 설은 간만에 푹 잔 듯 얼굴색이 좋아보였다. 슬쩍 방 문을 열고 보니 저 앞에 연화가 뒤뜰로 가는 게 보였다. 설은 옷을 대충 갖춰 입고 연화를 따라갔다. 한적한 뒤뜰 한 가운데 앉아 무언가에게 먹을 것을 주고 있는 연화가 있었다. 조금 다가가니 작은 강아지 두 마리가 연화가 주는 밥을 먹고 있었다.

 

 연화) 궁금하시면 와서 보시지요.

 

 웃는 얼굴을 살짝 돌려 말하는 연화의 모습에 끌리는 듯 다가가는 설이었다.

 

 설) 기르는 아이들이오?

 연화) 아니요. 어미를 잃은 듯 하여 지난번부터 밥을 주고 있었어요.

 

 그저 해맑기만 한 아이들이 귀여운 듯 설은 손을 뻗었다.

 

 연화) 그리 갑자기 손을 내미시면 물립니다.

 

 연화의 말에 설은 황급히 손을 회수했다.

 

 설) 무섭지 않소?

 연화) 아직 어린 아이들인걸요

 설) 불쌍해서 밥을 챙겨주는 것이오?

 연화) 음.. 그렇기도 하고.. 이 아이들은 제 미소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니까요

 

 자신의 대답에 빤히 보기만 하는 설에게 연화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연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 미소에 무언가를 바라지요. 하지만 이 아이들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설) 밥…을 바라지 않겠소?

 

 설의 엉뚱한 말에 연화는 잠시 웃음이 났다.

 

 연화)예. 밥은 바랄지 몰라도 그 이상 저에게 바라는 게 없지 않습니까? 그거면 되었지요.

 

 연화의 말을 설은 당장 이해할 수 없었다. 애교를 부리는 강아지를 어루만지는 연화를 바라마 볼 뿐이었다. 연화는 강아지들을 두어 번 더 어루만지더니 설을 향해 돌아섰다.

 

 연화) 그래서 도련님의 이름은 무엇이랍니까?

 

 -

 

 연화) 그래서.. 한량이란 말이지요?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정자에 앉아 있는 설에게 연화는 장난끼 어린 표정을 하고 물었다.

 

 설) 한량… 이라기보다..

 연화) 딱히 하시는 것도 없는데.. 집안은 누구보다 풍족하시고, 하고 싶은 거 다 하시고 사시는데 한량이 아니시라니요.

 설) 그.. 왕족이란 것이 나랏일을 막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잖소.

 연화) 그렇지요.

 설) 왕족이란 체면에 먹칠만 하지 않으면 되니..

 연화) 그것이 가장 힘든일 아닙니까

 

 연화의 말에 설은 그저 연화를 볼 뿐이었다.

 

 연화) 세상엔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이가 참 드물지요. 내가 어떤 일을 하여도 내가 원래 생각한대로 받아들여주는 이가 참 없지요?

 설) 무슨 뜻이냐..?

 연화) 딱 오해받기 쉬운 위치시라는 말입니다.

 설) 오..해?

 연화) 좋은 일을 하여도 무언가 꿍꿍이가 있을거다. 혹여 나쁜 일에 휘말리면 왕족이라는 작자가 어찌 저러나…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도 저도 못하는 것이지요.

 

 연화의 말에 설은 피식 웃어버렸다. 자신의 감정을 이리도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도 느꼈다.

 

 설) 어찌 그리 잘 아느냐.

 연화) 사람을 많이 만나면 굳이 겪지 않아도 알게 되는 그런 게 있습니다.

 

 똑부러진 말투의 연화를 보니 기특하면서도 귀엽기도 한 설이었다.

 

 연화) 도련님은 뭐가 제일 하고 싶으십니까?

 설) 응?

 연화) 왕족이 아니시라면 말입니다. 남의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자리라면 어떤 걸 제일 하고 싶으신지 여쭌겁니다.

 

 연화의 말에 설은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은 생각해 본적도 없고 생각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던 설이었다.

 

 설) 글쎄다.. 생각해보지 않아서 말이다.

 연화) 그럼 여기 머무시는 동안 한 번 생각해보시고 해보시지요.

 

 싱긋 웃으면 이야기 하는 연화의 모습에 설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심장이 덜컹거려 당황했을 뿐.

 

 -

 

 그 날 이후 설의 모습이 조금 달라졌다. 설은 뒤뜰의 꽃을 가꾸는 연화의 모습을 그렸다. 춤을 추는 연화의 모습도 그리다 어깨춤도 두어번 춰 보았다.

 

 가야금을 정비하고 있는 기생의 옆에 앉아 유심히 줄을 세며 가야금을 관찰도 했다. 그 모습에 연화는 설에게 가야금 뜯는 법을 알려주었지만 설이 제대로 다 알아들었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설은 연화의 얼굴만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 가야금을 뜯는 연화의 연주를 듣다 무언가 생각난 듯 슥슥 써내려가기도 했다.

 

 남자들은 출입을 하지 않는 주방의 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음식을 만드는 하인들을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어 걸리적 거리기도 했다.

 

 뒤뜰의 강아지들에게 밥도 챙겨주며 놀아주기도 하다가 그 모습을 보며 자수를 놓고 있는 연화에게 다가가 자수 놓는 법을 유심히 보기도 했다.

 

 

 

 
작가의 말
 

 preview of 4th story

 

 "그래서.. 한량이란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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