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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아이돌의 신부
작가 : 어진
작품등록일 : 2020.9.27

내 인생의 전부였던 아이돌 '연 봄'. 꽃샘추위로 힘들어하던 나에게 봄 햇살 같이 웃어주던 연봄이 어느 날 결혼소식을 밝혔다. 연봄의 신부와 나의 얽힌 이야기.

 
4장, 꽃샘추위가 시작되었다
작성일 : 20-09-28 14:15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4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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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아,'

  '이거 너야?'

 

  일요일 아침. 연봄과 우주랑 벚꽃구경을 가자는 약속을 잡아 한창 준비중인 그런 시간이었다. 나는 갑자기 연락이 온 친구의 메세지를 보았다. 친구는 사진 한 장과 함께 이게 나인지 물었다. 나는 사진을 보고 온 행동이 멈추었다. 뇌가 정지되는 그런 사진이었다.

 

  '前 포티나인, 연봄 이혼 후 만나는 새 사람?'

 

  자극적인 기사 제목과 함께 올라온 사진은 나랑 연봄이 같이 집에 가고 있는 그 사진이었다. 이럴수가, 말도 안돼... 나는 내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뭐, 일반인이니까 상관 없지만 전 그룹의 이름까지 걸고 기사가 쓰여진 장본인인 연봄은 얼마나 타격이 클 까 싶었다.

 

  '아니, 나랑 닮은 사람이야.'

 

  확신에 찬 듯한 말이었다. 항상 확신이 없어서 '~같아' 로 말을 끝내던 나였는데, 애매한 답변을 하면 더 의심스러워 보일 것 같았다. 그렇지만 메세지를 보내고 나니까 이게 더 의심스럽다. 왜 그랬지, 나는 한번 더 자책하기 시작했다.

  사진 속 저 트렌치코트와, 애매한 장발의 머리카락은 누가보아도 손가을임이 틀림없었지만, 여기서 맞다고 하면 당황스러워 질 인물은 내가 아닌 연봄이다. 연봄이 제일 힘들어할 것 이다.

 

  미안해요, 더 이상 못 놀러 갈 것 같아. 오늘 약속도 못 나갈 것 같아요. 손을 덜덜 떨며 메세지 하나를 보냈다. 미안, 연봄. 이게 연봄을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만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그렇게 짧다고도 하지 못한다. 나와 연봄은 늘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헤어져야만 했으니까. 그것이 이렇게 큰 지금까지도 진행중인지는 몰랐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평생 모르고만 싶다. 나와 연봄. 애초에 우리는 만나면 안 될 사이였다. 나는 다 된 화장에 눈물을 뚝 뚝 흘렸다. 이제 연봄을 못 보게 되어서도, 내가 기자들한테 찍혀서도 아니다. 그냥..., 항상 이렇게 끝나는게 너무 짜증이 났을 뿐이었다.

  우리는 매번 똑같았다. 이름도, 성격도, 상황도. 그리고 이렇게 끝나는 이 마음도.

 

  나는 예전처럼 연봄을 지우려고 노력할 것이다. 안 그러면 살 수 없을 것만 같다. 매일을 울고 지내는 것 보다, 마음 속에 연봄을 담아두는 것이 더 힘들다. 연봄의 대한 기억을 파헤치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 조그마한 성냥이 어느새 불이 붙어 모두를 태울정도로 불길이 커져갔는데, 그 불씨를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까. 지금 내 상황이 딱 성냥 한 개비다. 어떻게든 끄려고 노력하겠지만, 절대 꺼지지 않는 불씨. 연봄을 향한 내 마음이다.

 

  화장을 지우고 침대에 누웠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아무것도 보기 싫은 마음에 그냥 잠만 잤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에 도망갈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인 것 같았다. 분명 아침에 잤는데 일어나 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지금 몇시야...,"

 

  머리를 긁적이며 핸드폰을 켰다. 많은 메세지들과 전화가 와있길래 언론에 노출된 나를 알아본 친구들일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전부 연봄이었다. 연봄은 나를 붙잡는 메세지를 몇십개나 보냈다.

 

  '미안해 가을아. 나 때문에 너까지 찍히고..., 더 이상 못 놀러와도 연락은 꾸준히 하고 지내면 안 될까? 물론 싫으면 안 해도 돼. 나 미워하지 말아주라.'

 

  미워하지 말아달라는 그 한마디가 너무 슬프다.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다. 연봄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그 말을 한 날. 나는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다. 연봄에게 친구는 나 밖에 없는 것인가? 아니, 내가 친구이긴 한 것인가?

  연봄이 포티나인을 탈퇴했을 때, 나도 자연스럽게 더 이상의 포티나인에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연봄의 결혼 기사가 뜬 그 날, 연봄은 마음 아플 정도로 욕을 정말 많이 먹었었다. 연봄의 팬인 내가 보아도 연봄은 욕 먹을짓을 하긴 했다. 컴백이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 팀을 나갔으니 말이다. 그 이유도 다름 아닌 결혼... 아마도 멤버들에게 많은 미움을 받았겠지.

  더 이상의 팬도, 친구도, 가족도 없이 홀로 살아가는 연봄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긴 했다. 나까지 떠나가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어떻게 붙잡던 연봄이었는데. 이제는 연봄이 나를 붙잡는 모습이 조금 놀랍기도,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나는 이런 연봄의 손을 뿌리칠 수 없었다.

 

  '오빠가 싫은 건 아녜요. 그저 당황스러움에 그랬어요. 행운으로 시작된 인연인데 저도 여기서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아요. 우주도 많이 보고 싶고요. '

 

  행운으로 시작된 인연... 맞는 말인가 궁금했다. 애초에 이렇게 시작된 게 행운은 맞나? 이것이 악연인게 아닐까? 연봄은 내가 보낸 메세지에도 답장이 없었다. 읽었다는 표시만이 나를 반길 뿐, 별다른 메세지는 없었다. 나는 핸드폰을 끄고 다시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만나고 싶어했던 인물과 만나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 일인것인가. 나는 이 세상을 원망했다.

 

 

 .

 .

 .

 .

 

 

  나와 연봄에 관련된 기사가 뜬 지 거의 2주일이 지났다. 언론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듯 잠잠해졌으며, 포티나인도 장수하는 보이그룹으로 승승장구 하고있었다. 나와 연봄도 다시 연락을 이어나갔다. 매번 연락을 먼저 하는 건 연봄이었다. 우주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도 보여주고, 자신의 셀카도 보내며 이런저런 쓸데없는 말들을 늘여놓았다. 본인이 오늘 무엇을 먹었으며, 우주는 오늘 무엇을 했고, 유치원에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는 말들을 정말 많이 보냈다. 마치 주말부부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여보세요,"

  "..."

  "여보세요,"

 

  전화를 받았음에도 한 동안 대답이 없어 장난전화 인가 싶었다. 안 그래도 바쁜데 장난전화라니, 기분이 확 나빠져서 전화를 끊으려던 순간, 수화기 속 너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가을씨, 맞죠?"

  "누구세요?"

  "...우주 엄마예요,"

 

  우주 엄마라는 그 말 한마디에 나는 핸드폰을 떨어트릴뻔 했다. 무슨 말 부터 하지? 내가 우주 등하원을 도와주는 걸 알게 되었나? 아니면 그 언론을 보고 화가 나서? 머릿속은 이미 가지각색의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었다. 저 사람이 할 말은 딱 두가지 중에 하나이다. 상냥하게 우주를 잘 돌봐달라는 말과, 아니면 내 남편에게서 떨어져. 같은 말이겠지,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본 탓인가 상상이 점점 눈 앞에 그려지고 있는 것만 같다.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이번주 토요일에 만날 수 있을까요?"

  "...제 번호, 어떻게 아셨어요?"

  "그거 알려드릴게요. 토요일에 가을씨네 회사 근처에서 만나요."

  "제 번호는 어떻게 알았냐고요. 이름이랑 회사도요."

  "그거 알려드릴테니, 꼭 와주세요. 그때 다시 연락 드릴게요."

 

  뚝-. 전화가 끊겼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한 기분이다. 가면 나에게 물을 뿌리는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연봄에게 말할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우주 키우는것도 힘든데, 괜히 더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약속된 토요일, 예쁘게 꾸미고 갈까 생각 하다가 저번에 본 그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그 쌍커풀 진한 눈과 예쁜 콧망울...,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얼굴이다. 꾸며서 지는 것 보다, 차라리 그냥 수수하게 하고 가는 게 낫다고 생각을 해, 굳이 진하게 화장 하지 않고 집을 나왔다.

  그 여자에게서 카페 주소가 적힌 메세지 하나가 달랑 왔다. 나는 그 카페로 향했다. 정말, 우리 회사 근처에 있는 카페였다. 이거 범죄 아니야? 만약 좋은 말을 안하면 고소부터 할 테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저 아름다운 자태, 분명 연봄의 전처일것이다. 나는 무거운 다리를 애써 움직인 채 뚜벅뚜벅, 그녀에게로 향했다.

 

  "가을씨, 좀 늦었네요."

  "아니요, 정각에 맞춰 왔습니다."

 

  나는 핸드폰을 켜서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만나기로 한 시간은 12시. 나는 딱 알맞게 12시에 도착했다. 그녀는 시간을 보고 표정이 굳어지더니 이내 미소를 되찾았다. 여자라면 알 수 있다. 저 가식적인 미소. 분명 좋은 말을 하러 오진 않았을 것이다.

 

  "연봄이 당신같은 사람도 만나나봐요,"

 

  그녀는 피식, 나를 보고 비웃었다. 기분이 나빠졌지만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기분 나쁜 티를 내면 내가 지는 것이다.

 

  "제 연락처랑 이름, 회사. 다 어떻게 알아내신거에요,"

  "아니 뭐, 아는 방법이 다 있죠."

  "그래요? 그럼 제 번호 삭제해 주시고, 다시는 연락하지 말아주세요."

  "아니, 왜요? 그 쪽이 제 아들이랑 만나고 다니는데 제가 어떻게 연락을 안 해요? 연봄은 이미 저 차단해서 우주가 어떻게 크고 있는 지도 모르는데."

 

  내가 우주랑 만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구나. 이것까지는 어느정도 예상을 한 상태였다. 연봄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우주랑 만나야 하니까. 그리고 내 번호까지 알아낸 사람인데, 못 알아내는것도 없을 것만 같다.

 

  "봄이 어디가 그렇게 좋아요?"

  "전 남편에 되게 미련이 많으신가봐요. 근데 이거 어쩌죠, 그 쪽이 미련을 가져도 봄이 오빠는 저를 더 좋아하는데."

 

  그녀의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나를 노려보는 저 눈빛에서 내가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똑바로 그녀의 눈을 쳐다보았다. 점점 내려가는 입꼬리에서 주름이 보인다. 예쁠 것 만 같았는데 본 얼굴은 꾸며진 모습과는 달랐다.

 

  "저는 이만 갈게요. 우주 잘 크고 있으니까 걱정 하지 마세요."

  "...가을씨가 무슨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주 엄마는 나예요. 가을씨가 아니라,"

  "낳기만 한다고 해서 다 엄마는 아니죠. 법적으로 우주는 아빠 하나만 가지고 있어요."

 

  이제 그만 미련 버리세요.

  연봄의 신부와 나의 1차전은 나의 승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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