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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아이돌과 함께 떠나는 연필마법사의 비밀 - 두려움의 달
작가 : 명하
작품등록일 : 2020.9.5

앗! 최고의 아이돌 그룹 윈터스가 내 방에!

우연히 7각 연필을 줍게 된 초등학교 5학년 지혜,

그녀는 윈터스의 사라진 멤버 2명을 구해오라는 엄청난 미션에 휘말려 버린다.

과연 '평범한' 그녀가 이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보이그룹 아이돌과 함께 하는 지혜의 행복한 모험기,

<연필마법사의 비밀> 그 첫 모험을 소개합니다! ^^

 
24화. 미움의 수정밭 (4) 위기일발 H
작성일 : 20-09-28 13:18     조회 : 277     추천 : 0     분량 : 5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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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그스름한 얼굴, 땀에 젖은 머리, 눈을 감은 채 깊은 꿈에 빠진 듯한 표정, 그 뒤를 따라 마치 무대 배경이라도 된 듯 이제는 온통 붉은색에서 하얀색으로 점차 색이 바래져가는 플라스크의 벽.

 

 H가 완벽히 주변과 하나가 되어 절대 잊지 못할 명연주를 들려주고 있었다. 저런 모습일까. 서혜원 선생이 처음 발견했을 때도 저런 모습으로 연주하고 있었을까.

 

 H의 뒤로 윈터스가 떨어져 서 있었다. 거미줄에 묶여 있던 것이 힘들었는지 아직은 몸을 다 펴지 못하고 있었다. 케이 또한 기타를 메고 약간 찌푸린 얼굴로 H를 보고 있었다. 다행히 모두 무사해 보였다. 그제야 조금 안심되었다.

 

 ‘내 두려움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 이렇게 윈터스와 함께 하지 않고 내가 어떻게 혼자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까.’

 

 쿠릉. 지혜의 발밑이 꿈틀 움직였다. 응? 이건 뭐지? 쿠르릉. 또 다시 움직였다. 뭐야, 이거? 혹시 벌레?

 

 “으아악! 벌레! 벌레야! 벌레!!!”

 

 벌레는 딱 질색이었다. 지혜가 비명을 지르며 펄쩍펄쩍 주변을 뛰었다. 그 소리였다. H의 피아노 연주를 멈추게 한 것은.

 

 윈터스는 물론이고 함께 연주에 빠져 있던 요정들까지 모두 잠에서 깨어났다. 뚝 그친 피아노 소리 이후 정적이 찾아왔다. 요정들이 눈을 반짝 뜨며 그들을 노려보았다.

 

 큰일이었다. 자신이 모두를 깨웠다. 당황해 고개를 돌리다 H와 눈이 마주쳤다.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듯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는 듯한 표정이었다.

 

 캬아아아아아악!!!!!

 

 잠에서 깨어난 요정들이 일제히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빨을 드러내며 막 공격하려던 피아노 주변으로 다시 몰려들었다. 그들의 목표는 단 하나였다. H, 또 피아노. 그 둘만이 그들의 일차 대상이었다.

 

 쿠르릉. 쿠르르릉.

 

 때맞춰 땅이 크게 흔들렸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크게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마구 흔들린 것이다.

 

 “아아앗!!!”

 

 모두 깜짝 놀라 자리에서 넘어졌다. 화니와 준하 또한 옆으로 나동그라졌다.

 

 “모두 나무줄기를 잡아!!”

 

 케이가 외치는 소리가 아득히 들려왔다. 우르르. 사방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거대한 움직임. 뭐야. 이거. 이제 지진까지 오는 거야?

 

 잠시 후 지진이 가라앉았다. 모두 매달려 있던 곳에서 고개를 들었다. 다행히 이번 움직임으로 H가 정신을 차린 것 같았다. 그가 고개를 돌려 주변을 보았다. 이제 정신이 확실히 든 것 같았다.

 

 쾅! 캬아아아악! 퍼덕!!!

 

 요정들이 H의 피아노와 H에게 달려들었다. 슈우욱. 그들은 몸을 커다랗게 부풀렸다. 안 그래도 흉측했던 놈들이 이제 끔찍한 검은 풍선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저것이었다. 저것이 본모습이었다.

 

 쾅! 피아노 건반을 다시 두들기자 피아노가 파삭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H에게도 달려가 몸을 부딪쳤다. 그 바람에 H가 퍼덕 하고는 옆으로 쓰러졌다.

 

 콰콰콰쾅!!! 푸드드득!! 슈우우우욱!!!!

 

 또 다시 땅이 크게 흔들렸다. 이번에는 단지 흔들린 게 아니었다. 땅에서 커다란 나무가 자라난 것이다!

 

 모두 놀라 바라보는 사이 나무가 순식간에 천정까지 닿을 정도로 커졌다. 동화 <잭과 콩나무에 나오는 콩나무가 이런 모습일까. 그 생각이 들 정도로 나무는 순식간에 자라났고 또 매우 컸다.

 

 “음악의 나무에요! 음악을 들으면 자라나 하늘을 뒤덮는다는 그 나무! 지금 피아노 소리에 깨어난 거예요. 모두 나무에 타요. 어서 도망가야 해요!!!”

 

 뚜띠가 옆에서 소리쳤다.

 

 콰쾅!!! 푸드득!! 펑 퍼펑!!!

 

 요란한 소리와 함께 천정이 부서져 내렸다. 이어 쫘아악 커다란 소리와 함께 천정이 쩍 갈라져 내렸다.

 

 구멍이다! 나무가 천정에 커다란 구멍을 뚫은 것이었다. 적어도 두 명은 동시에 빠져날 수 있을 정도로 커다란 구멍이 열린 것이었다.

 

 벽 바깥의 햇살이 촤아아 벽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오후였다. 지금 숲은 한창 햇살이 아름다운 오후 시간이었던 것이다.

 

 쾅! 콰쾅!!!

 

 피아노가 산산조각 나는 소리가 들렸다. 요정들이 피아노를 박살낸 것이었다. H가 간신히 그들을 피해 옆으로 구르는 것이 보였다. 그들도 다급해졌다. 모두 빠져나갈 것 같으니 이제 마구 부수고 드는 것이었다.

 

 얼른 나가야 했다. 우선 나가서 방법을 마련해야 했다. 우선은 그래야만 했다. 그게 사는 방법이었다.

 

 “빨리 나가요! 어서요! 요정들이 막기 전에 어서 빨리!!”

 

 뚜띠가 거듭 외쳤다. 지혜와 윈터스가 모두 나무를 향해 달려들었다. 유일한 탈출구다. 마치 커다란 길처럼 자라나서 이 길만 따라가면 천정 탈출구까지 쉽게 달아날 수 있을 것이었다. 모두 나무를 빨리 오르기 시작했다.

 

 나무는 커다랗게 자라나 있었지만 타고 오르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언제 미움의 요정들이 다시 덮칠지 몰랐다. 일행은 앞만 보고 뚜띠를 따라 거대한 나무줄기를 뛰어 올라갔다.

 

 H 옆에 서 있던 요정들이 지혜 일행을 따라 얼른 나무에 올라탔다. 샤사삭. 그들의 발이 나무를 오르는 소리가 뒤에서 매섭게 들렸다.

 

 한참 달려가던 지혜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맨 앞에는 뚜띠, 그 뒤에는 화니와 준하, 그 다음 지혜가 있었다. 케이는 방향이 달라서 저쪽 둥치에서 힘겹게 나무줄기를 타오르고 있었다. 곧 만날 것 같았다.

 

 H가 없다. 피아노를 치며 요정들을 멈추게 했던 H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혹시 하며 고개를 돌려 아래를 바라보았다.

 

 있었다. 아직도 피아노가 산산조각 난 그곳에 서 있었다. 여전히 주변을 살펴보면서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아까 정신이 들어 보이는 건 가짜였다. 그냥 주변 소리에 놀라 반응했던 것뿐이었다.

 

 “오빠가 아래 있어! 아직도 H 오빠가 안 올라와!”

 

 지혜가 앞을 보고 소리쳤다.

 

 “뭐? 누가?”

 

 모두 발걸음을 멈췄다. 아래 H를 보았다. 그때 커다란 요정, 조그만 두건을 쓴 흉측한 요정이 H 머리위로 살금살금 다가들었다. 서서히, 마치 거미줄에 걸린 먹이를 바라보듯 입맛을 다시며 걸어가고 있었다.

 

 “오빠 조심해!”

 

 지혜가 있는 힘껏 소리쳤다. 요정이 지혜의 목소리를 들은 듯 화들짝 놀라 그녀를 보았다. H 또한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케이도 마찬가지였다. 한참 다른 쪽에서 올라오고 있던 그는 친구가 위험에 처한 걸 알았다. 힐끗 나무 위를 보았다. 모두들 출구까지 무난할 것 같았다.

 

 “모두 그대로 달려! 여기는 내가 맡을게! 따라오지 마!”

 

 케이가 몸을 돌려서는 홱 하고 나무에서 뛰어내렸다. 등에는 아저씨가 준 커다란 기타가 매어져 있었다.

 

 캬아아아아아악!!!!!

 

 요정이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재빨리 H를 겨누고 달려들었다. 말릴 틈도 없었다. 날카로운 앞발이 H의 머리를 겨누고 달려들었다. 그대로 H를 찌를 것 같았다.

 

 “꺼져! 이 괴물아!!!”

 

 케이가 어깨 위의 기타를 풀어서 있는 힘껏 요정을 향해 던졌다. 요정이 그 기타를 보았다. 그럼에도 망설이지 않았다. 앞발이 잔뜩 긴장해서는 H를 향해 매섭게 떨어져 내렸다.

 

 퍼어어억!!! 촤아아아악!!!!

 

 요정이 다리를 번쩍 들어 올린 것과 케이의 기타가 날아든 것은 거의 동시였다. 미세하게 요정이 더 빨랐다. 요정의 앞발이 그대로 H의 뒷덜미를 파고들었다.

 

 아아아아악!!!

 

 H가 비명소리와 함께 축 늘어져 버렸다. 케이의 기타 또한 시간을 놓치지 않았다.

 

 카아아아악!!!

 

 요정이 정통으로 기타에 맞고서는 산산조각 부서져 버렸다. 펑, 요정이 터지면서 주변에 요정의 더러운 즙이 날아들었다. 순간 지혜는 아무 생각 없이 몸을 돌려 H에게 달려갔다. 앞서 가던 화니와 준하 또한 나무줄기를 잡고서 재빨리 H에게 달려갔다.

 

 오직 뚜띠만 계속 천정을 향해 달려갔다. 위에 해야 할 게 있는 것처럼, H를 보고서도 잽싸게 위를 향해 달려 나갔던

 것이었다.

 

 “괜찮아?”

 

 케이가 가장 먼저 H의 옆에 도착했다. 그가 바닥에 떨어진 기타를 주워들었다.

 

 캬아아악. 다른 요정들이 순식간에 주변에 몰려들었다. 샤사삭. 그들의 다리가 풀숲을 스치는 소리가 주변을 요란하게 울렸다.

 

 “어떡해. 오빠 얼굴이 완전히 하얘졌어.”

 “모두 H를 안고 달아나.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 죽고 말아. 얼른!”

 

 H는 얼굴이 새하얘진 채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케이가 그 앞을 가로막으며 얼른 기타를 주워서는 앞으로 둘러맸다.

 

 요정들이 천천히 케이를 향해 다가왔다. 앞서 다른 요정이 터져나가는 걸 보았기 때문이었다.

 

 징지이 징~~~! 징지지지징!!!!

 

 케이의 강렬한 기타음이 숲을 뒤흔들었다. 요정들이 주춤 멈추었다. 지혜와 화니, 준하를 따라가던 요정들도 모두 발걸음을 멈추고는 다시 케이에게 몸을 돌렸다.

 

 캬아아아아악!!!!

 

 요정들이 케이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며 울부짖었다. 곧 모두 케이만을 향해 달려들었다. H의 연주가 모두를 멈추게 한다면, 케이는 모두를 자신에게 몰리게 하는 힘이 있었다. 요정들 모두가 오직 케이만 노리고 달려들게 하는 것이었다.

 

 “모두 달아나! H 데리고! 얼른! 빨리!!”

 

 케이는 알고 있었다. 함께 탈출할 수 없다는 걸. 누군가는 뒤에 남아 이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걸.

 

 그게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두 어린 동생들이다. 친구 H는 쓰러졌다. 모두가 탈출할 수 없다면 그가 싸워야 했다. H가 서 있다고 해도 마찬가지 판단을 했을 것이었다.

 

 화니와 준하가 H를 양쪽에서 잡고는 주춤 발을 옮겼다. 그들도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망설이다가는 모두 갇히고 말지 몰랐다. 어서 탈출한 뒤 다시 구하러 와야 했다.

 

 지혜의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갈 수 있을지, 케이는 무사할지 저절로 눈물이 나왔다.

 

 좡좡좌아아앙~! 좌좌좌장~~~!!!

 

 퍼퍼퍽. 케이의 기타가 불을 뿜었다. 말 그대로 기타 앞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달려들던 요정들이 당황해서 불을 피해 여기저기 몸을 피했다.

 

 케이가 나무를 등지고서는 달려드는 그들에게 불벼락을 내렸다. 커헉. 캬아아아악. 불에 데고 쓰러지면서도 요정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워낙 수가 많았다. 케이 혼자로서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상태.

 

 케이는 위를 올려다보았다. 화니와 준하가 H를 안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쟤들이 나갈 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버티자. 케이, 넌 할 수 있다. 화이팅!

 

 쿠르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벽까지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혜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수정벽이 움츠러들고 있었다. 모두 도망가기 전에 입구를 막고 몰살시키려는 것이었다.

 

 그 서슬에 나무도 이리저리 흔들렸다. 화니와 준하가 이를 악물고 H를 안고는 달려 올라가고 있었다. 그 위로 천정 구멍이 좁아져 가고 있었다. 벽이 줄어들면서 구멍도 좁아져 갔던 것이다.

 

 아래를 보았다. 여전히 케이 혼자 요정들과 싸우고 있었다. 요란한 기타음과 불이 뿜어져 나왔지만 점점 그도 지쳐가고 있었다. 슥. 스윽. 그의 발이 하나둘 서서히 뒷걸음질 쳤다. 밀리고 있는 것이었다.

 

 천정의 구멍은 이제 거의 메워져 가고 있었다. 뚜띠는 나갔을까. 이제 끝난 건가. 정말 끝난 건가. 이대로 달의 뒷면에서 모두? 뚜띠 하나만 빼고 완전히?

 

 아니. 지혜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의 눈이 무섭게 빛났다. 그녀도 알 수 없는 힘이 안에서 용솟음치고 있었다.

 

 ’무슨 소리야. 아직 시작도 안했어. 이대로는 안 끝나. 내가 그렇게 두지 않아. 두려움은 내가 만드는 거야. 이번에는 절대! 절대로 너희 생각대로는 되지 않아! 절대!‘

 

 “지혜야!”

 

 위에서 준하가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지혜는 입을 앙다물었다. 턱. 나무에서 땅으로 힘차게 뛰어내렸다. 옆에 떨어진 막대기를 주워들었다. 요정들이 부순 H의 피아노 파편이었다.

 

 요정 몇 마리가 서서히 다가오는 그녀를 보았다. 다른 놈들도 이내 캬아아아악 하고는 그녀를 향해 끔찍한 소리를 질렀다.

 

 “지혜야, 안 돼! 얼른 가!”

 

 케이가 여전히 혼자 싸우면서 지혜에게 가라고 소리 질렀다. 지혜는 발을 떼었다.

 

 ‘가지 않아. 울지 않아. 이제는 뒤에 서 있지 않아! 두려움은 내가 빠져나가는 거야. 난 지지 않아!’

 

 지혜의 발이 요란하게 땅을 구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고함을 지르면서 요정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케이가 온힘을 다해 기타의 불을 요정들에게 퍼붓고 있었다.

 

 콰르르르. 벽이 숨 막힐 정도로 좁혀져 들어왔다. 캬아아악. 요정들이 그녀를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괴성을 질렀다.

 

 야아아아아아아아!!!! 간다! 내가 간다! 모두 각오해!!!! 난 쓰러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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