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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트웬티 트윈즈
작가 : Terry
작품등록일 : 2020.9.27

화제의 신입생, 만인의 연인, 경영학과 아이돌 좋은 타이틀은 모두 가진 은재. 그런 은재를 짝사랑하지만 말 한 번 걸지 못하는 하은에게 은재의 쌍둥이 형이 데뷔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기왕 맘 놓고 좋아할거면 동기보다는 아이돌이 낫잖아?

 
꿩 대신 닭?
작성일 : 20-09-27 22:49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5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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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은아, 너 어제 무슨 일 있었어?"

  "너 얼굴이 왜 이래?"

 

 

  강의실에 엎어진 하은을 일으켜 앉힌 정한과 채리가 하은의 얼굴을 보고 놀라서 물었다. 학교까지는 어떻게 온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죽어가는 하은에 정한이 붙잡았던 하은의 어깨를 놓았다. 다시 풀썩 책상에 엎드린 하은이 손가락 네 개를 펴보였다.

 

 

  "어제 네 시에 잤어?"

 

 

  여전히 엎드린 채로 고개를 끄덕이는 머리에 채리가 하은의 볼에 차가운 캔음료를 가져다 댔다. 볼에 닿는 차가운 온도에 깜짝 놀라 일어난 하은의 얼굴을 붙잡고 눈두덩이에 캔음료를 대주었다.

 

 

  "잠 좀 깨. 왜 이렇게 늦게 잤어?"

  "웅... 고마워..."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응.. 그냥..."

 

 

  답지 않게 말꼬리를 흐리는 하은에 걱정스럽다는 눈동자 네 개가 꽂혔다. 하은은 민망한지 마른세수를 하며 웅얼거렸다.

 

 

  "... 보다가"

  "응?"

  "최은규 보다가..."

  "뭐?"

 

 

  정한과 채리가 멍한 얼굴로 하은을 바라보자 별 거 아니랬잖아.. 하며 말을 덧붙인다. 채리와 정한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 이내 크게 웃어 보였다. 배까지 잡고 웃어대는 둘에 하은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부끄러운 지 귀가 새빨개졌다. 은재 때문에 힘들어하는 하은에게 그의 쌍둥이 형 은규가 데뷔를 하니 한 번 찾아보라 한 게 일주일 전이었다. 당장이라도 찾아볼 것처럼 이름을 알아가더니 그다음 날 와서는 꽤 결연한 표정을 지어 보였던 하은이었다.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아."

  "뭐가?"

  "최은규 말이야... 난 최은재 얼굴이 좋은 게 아니라 최은재가 좋은 거야. 진짜로."

 

 

  하루 종일 그걸 고민했던 건지 왜인지 뿌듯해 보이는 하은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지.. 하고 넘긴 둘이었다. 그게 고작 6일 전이었다. 어떤 바람이 들어 갑자기 최은규를 찾아본 건지 알 길이 없었지만 채리와 정한은 그런 하은이 못내 귀여웠다. 하필 첫사랑이 짝사랑이라 골골대는 애가 안쓰러웠지만 제 자식 보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하은이 너무 힘들어하는 건 보기 싫어 차라리 최은재는 빨리 잊고 다른 사랑을 찾길 바랬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으라지만 하은에게 그건 불가능해 보이고 다른 몰두할 걸 찾아주면 어떨까 하여 넌지시 흘린 말이 최은규에 대한 얘기였다. 덕질만큼 현생을 잊기 좋은 건 없다는 판단이었다. 물론 덕질 대상이 최은재랑 똑같이 생긴 최은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 얼굴이 아니면 하은이 눈길도 안 줄 것 같아 건넨 말이었는데 이렇게 뒤늦게라도 반응해 오는 하은이었다.

 

 

  "근데 소속사가 이상해. 이틀 뒤에 데뷘데 프로모션도 제대로 안 해줘. 어쩐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데더니 이상해 진짜... 그리고 이틀 뒤에 데뷔 쇼케이스를 한다는데 나도 가고 싶어. 근데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평소 말이 빠르지 않은 하은이 쉬지도 않고 말을 뱉어냈다. 중고등학생 시절 친구들이 아이돌에 미쳐 살 때 하은은 사진과 카메라에 미쳐 살았다. 종국에는 삼 년 내내 경영학과를 지망하다 갑자기 사진학과에 가겠다는 하은에 선생님들이 쉬는 시간마다 하은을 불러 설득해댔던 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하은의 부모님은 하고 싶은 거 하는 김에 기왕이면 좋은 장비로 하라며 하은에게 좋은 카메라를 선물해주곤 하셨다. 그래서 하은은 친구들이 흔히 말하는 '오프'를 뛸 때 자주 끌려다니곤 했다.

 

 

  "저기 파란 머리 보이지? 쟤 찍는 거야. 알겠지?"

 

 

  그럼 하은은 그냥 이름도 모르는 애들을 찍고는 했다. 물론 하은도 친구들과 오프 뛰는 걸 좋아했다. 사람을 찍을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았고 조명이나 무대 장비의 영향을 받는 사진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하은에겐 좋은 기회였다. 전엔 멋모르고 카메라 들고 셔터를 눌러대다가 씨큐에게 끌려나갔던 적도 있었지만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전문 홈마 못지않은 사진을 찍어냈다.

 

 

  물론 그건 친구들을 따라다닐 때의 얘기였다. 쇼케가 뭐야? 공방 가려면 돈 내? 여기선 씨큐가 안 잡아? 오프 뛸 때마다 물음표 살인마에 빙의하여 물어보는 하은에 친구들도 처음엔 친절히 대답해줬지만 매 번 물어오는 하은에 친구들도 그냥 대충 대답하고 말았다. 당시에는 궁금해서 물어봐도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금방 잊은 거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랐다. 덕질의 a부터 z까지 전부 알아야 했다. 어제 급하게 같이 오프 뛰던 친구 제아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아직 답이 오지 않아 시무룩한 상태의 하은이었다.

 

 

  채리는 아이돌보다는 배우를 좋아했고 정한은 두루두루 좋아했지만 그렇게 진심은 아니었다. 정작 하은이 진짜 덕질을 시작하려 하니 도움이 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 와중에 하은은 고등학교 친구에게 답장이 왔다며 수업 끝나고 만나기로 했다고 해맑게 웃어 보였다. 그러다가도 묘하게 겹치는 수업이 많은 은재가 강의실에 들어오는 걸 보면 입꼬리가 슬슬 내려갔다. 하은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걸 지켜보던 채리와 정한은 그저 최은규가 하루빨리 데뷔하기를 바랐다.

 

 

  그렇게 강의가 끝나자마자 제아를 만나러 간 하은은 수요일 공강을 잡은 과거의 자신을 칭찬하며 제아의 덕질 속성 강의를 들었다.

 

 

  "일단 트위터를 깔아."

  "이름은 뭐해?"

  "네가 하고 싶은 거. 홈 운영할 거면 좀 간지 나는 걸로 해."

  "홈이 뭔데?"

  "너 사진 찍으러 갈 거 아냐? 사진 올리는 계정 이름 뭐 하고 싶은데?"

  "... 실버 애쉬?"

  "뭐 마음대로. 뭔 뜻인데?"

 

 

  은재. 입 안에 맴도는 이름을 억지로 삼키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래서 누구 좋아하는 건데?"

  "내가 말 안 했어? 최은규. 피치업 멤버."

  "뭐야. 나도 피치업으로 갈아탔는데? 야 스케줄 같이 뛰면 되겠네!"

 

 

  그렇게 이틀 뒤에 쇼케이스 같이 가기로 약속하고 제아와 헤어진 하은은 집에 돌아와 옷도 갈아입지 않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유튜브에 들어가 어제 하루 종일 본 20초짜리 최은규 영상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채리와 정한이 자신을 걱정하여 은규에 대해 얘기를 꺼낸 걸 하은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최은재 때문에 최은규를 좋아하는 건 최은규에게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는데 우연히 본 동기의 인스타그램에서 웃고 있는 최은재를 보니 서러울 것도 없는데 괜히 서러워져 홧김에 찾아본 영상이었다. 최은재랑 똑 닮았지만 어딘가 더 순해 보이는 얼굴인 갈색 머리의 최은규를 보다가 흑발의 최은재가 떠올라 휴대폰을 덮은 것도 여러 번이었다. 그래도 사람 마음이 웃긴 게 최은재가 아니란 걸 알지만 이렇게도 그 잘난 얼굴이 보고 싶어 수십 번 돌려 봤다. 왜인지 동기가 올린 사진 속 최은재와 달리 영상 속 최은규는 자신을 보고 웃어주는 기분이 들어 하은은 홀린 듯 데뷔 전이라 얼마 되지도 않는 최은규의 사진과 영상을 새벽 내내 보고 또 본 하은이었다.

 

 

  "최은재는 양 쪽에 보조개가 있는데 얜 한쪽만 있네..."

 

 

  혼자 중얼거리다가도 결국 최은재로 흘러가는 제 의식의 흐름에 결국 하은이 휴대폰 전원을 꺼버렸다.

 

 

 

  대망의 데뷔 쇼케이스 날. 하은은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어젯밤 오랜만에 꺼낸 카메라를 다시 닦았다. 하와이에 갔을 때 몇 달 내내 옆에 끼고 살았는데 개강한 이후로 꺼낸 게 어제 처음이란 걸 깨닫고 괜히 씁쓸해진 하은이었다. 최은재가 뭐라고 그렇게 좋아하던 사진을 잊고 살았나 싶었다. 몇 시간 뒤에 이 카메라에 최은재와 똑같이 생긴 사람이 찍힐 걸 생각하니 기분이 이상해질 무렵 휴대폰 화면에 트위터 알림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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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치업

 @pitch_up

 

 

 [#은규] 팬 여러분 ! 오늘 쇼케이스 오시나요? 드디어 데뷔를 한다니 너무 떨려요ㅠㅠㅠㅠ 우리 팬분들도 빨리 만나 뵙고 싶어요!! 이따 만나요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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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케이스 몇 시간 전이라고 트위터에 찾아온 은규에 언제 우울했냐는 듯 하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사진도 없이 올라온 짧은 글이 사랑스러워 몇 번을 읽어 본 하은은 아직은 은재 생각이 많이 나지만 생각보다 빨리 정한과 채리가 원했던 결과가 이뤄질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쇼케이스 장에 가기 전 아무도 모르지만 괜히 양심에 찔려 계정 이름을 바꿀까 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

 

 

  제아는 전에 꽤 연차 있는 그룹을 팠는데 거기 막내가 어느 날 문신을 하고 나타나 앞으로 하고 싶은 거 조금씩 할 거라고 했단다. 제아는 그때는 그러려니 했는데 얼마 안 있어 그게 제 애인과 한 커플문신인 게 밝혀져 꽤 욕을 먹었었다.

 

 

  "누가 연애하는 걸로 뭐래? 문신이 문제래? 그건 그냥 팬 기만인 거지."

 

 

  제아는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그냥 은규 보는 게 신난 하은을 붙잡고 하소연을 했다.

 

 

  "신인이 최고야. 쇼케이스 전에 떨린다고 트위터 오는 것 봐. 얼마나 귀엽고 산뜻하냐."

 

 

  하은은 그저 은규가 귀엽고 산뜻하다는 거에 동의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제아는 그런 하은이 새롭고 웃길 뿐이었다. 전에는 사진 찍는 게 좋아 같이 지하철에 오르던 하은이 먼저 덕질 좀 알려달라고 연락이 왔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데뷔 전 프로모션도 잘 안 돼서 케이팝 좀 안다는 사람들만 아는 신인이었는데 그런 거 일절 모르던 하은이 어떻게 피치업을 아는 건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홈 이름을 정할 때 살짝 굳어진 하은의 표정이 생각나 굳이 묻지는 않았다. 실버 애쉬. silver ash. 실버는 은이고 애쉬는 재. 은재? 그게 뭔데. 혼자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제아는 이내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뒤늦게 쇼케이스에 가고 싶다 한 하은이었기에 제아가 하은의 표를 양도받는 걸 지켜보다가 제 손에 들어온 티켓을 설렌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입장 대기 줄에 서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화면에 뜬 단톡 방 알림에 푸스스- 웃었다.

 

 

  -하으니 공연장이야? 재밌게 보구! 생중계해준다길래 우리도 대기 타는 중ㅎㅎㅎ

  -야, 최은규 잘생겼다. 실물 후기 알려주삼.

 

 

  하트 모양 이모티콘을 보내다가 입장한다는 스탭 말에 폰을 가방에 넣었다. 스탠딩도 꽤 몇 번 뛰어 보고 펜스도 잡아 본 하은이었지만 전과는 다른 떨림에 심호흡하였다.

 

 

  "손 떨려서 잘 못 찍으면 어떡하지?"

  "괜찮아. 넌 못 찍어도 남들보다 나아."

 

 

  제아와 시답지 않은 얘기를 하다 보니 조명이 꺼지고 전광판에 카운트 다운 화면이 떴다.

 

 60, 59,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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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

 1

 

 

  피치업의 데뷔 쇼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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