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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의 플레이리스트
작가 : 땡글
작품등록일 : 2020.9.27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본능, 사랑.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어떻게든 어떤 이유든 상관없이 우리는 사랑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작지만 커다란 우리 모두의 적지만 많은 사랑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솔직해서 아름답고 자연스러워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렸으면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작성일 : 20-09-27 20:58     조회 : 298     추천 : 0     분량 : 7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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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복이가 외곽으로 이사를 간 탓에 자주는 아니어도 이젠 가끔 만날 수는 있었다. ‘버닝 러브’ 공연에 대한 이야기나, 은복이에게 이야기 해주고 싶을 만한 작은 일들까지, 난 그녀에게 전활 걸어 수다를 떨었고 그녀는 들어주는 입장이었다. 가끔 내가 말자 언니의 흉을 볼 때면 은복이는 받아주면서도 은근 말자 언니의 역성을 들기도 했다.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아서가 아니라, 달라도 너무 다른 예전의 은복이가 아닌 지금의 그녀가 어색했다. 예전의 그녀가 그립기도 했지만 마냥 나 혼자서 그리워하기엔 일 년 동안 지내 온 시간의 두께가 너무 두터웠다.

  여백을 남기지 않고 과감히 채워 나가니까 뭔가 실체가 나타나긴 하는구나....... 하는 작은 깨달음도 있었다.

 

  다음 앨범에 대한 기획을 마쳤다. 공연과 예정되어 있던 스케줄도 모두 소화했다. 일 년을 그렇게 보내고 잠시 작은 틈이 생겼다. 그 때, 무언가 공허한 것이 느껴졌던 것 같다. 오히려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고 무얼 해야 할지 모르고 있던 그 순간이 견디기가 더 힘들었다. 난 은복이에게 전화를 해서 휴가를 제안했고 그녀가 받아들였다. 그렇게 은복이를 만난 지 5년 만에 사적인 시간을 둘이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마음 가는대로 행동했고 다행히 은복이는 내 마음을 따라와 준 것이다.

 

  많은 변화를 겪은 ‘버닝 러브’이지만, 이건이는 오히려 그렇지 못한 것 같았다. 처음 그를 보았을 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의 웃음과 눈물을 난 모두 보았다. 변치 않을 것만 같았던 그의 눈빛은 다시 차갑게 식어 있다. 마치 처음 그를 만났을 때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듯, 또는 아무 것도 알고 싶지 않은 듯 그의 두 눈은 빛을 잃었고 몸은 더 말라 있었다.

  그의 그런 눈빛은 나를 잠시 다시 흔들기도 했다. 내가 처음 그에게 가슴 뛰었던 그 때처럼. 안아주고 싶었지만 이젠 그럴 수 없다. 그냥 지켜 볼 뿐이었고 난 그가 자신을 괴롭히는 그 어떤 상황을 빨리 벗어나기를, 그리고 내가 그런 그를 벗어나기를 바랐다.

  난 그 날 이후, 매일 집보다 더 오래 머물렀던 연습실을 벗어났고 은복이를 만나러 갔다. 세상 가장 편한 친구를 만나, 스물네 살에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경험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말자 언니는....... 나 따위가 걱정할 필요조차 없는 존재일 것이다. 무얼 하고 다니다 돌아오건 늘 같은 곳에서 마치 어제 만났던 사람처럼 내게 눈길조차 돌리지 않고, 공연 벽보 한 뭉치 던져 줄 테지. 돈을 양껏 벌어도 또 시장 통 백반 집에서 삼천 원짜리 백반을 먹게 하면서.

 

 

 

 

  생전 처음인 이곳이 편할 리는 없다. 그래도 난 최선을 다해 오래 있어보려 했다. 첫날은 인터넷에서 온갖 정보를 뒤적거리며, 가 볼 곳과 해볼 만한 일들을 알아보았다.

  호텔에서 나와 무작정 걷다가 낯선 건물들을 안팎에서 구경도 해 보고, 사람들이 적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브런치를 먹기도 했다. 비가 오면 맞거나 건물 안에서 잠시 피하다 보면 다시 개이곤 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두렵게도 느껴졌지만 작은 펍에서 몇 번 맥주로 목을 축이고 나면 다시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다.

  두 번째 호스텔이 있던 작은 동네의 펍을 찾았다. 처음 머물렀던 곳에 비해 조용하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대화가 매끄럽진 않았어도 펍의 주인은 내게 관심을 보이며 어디서 왔는지, 무얼 하는지, 왜 이곳에 왔는지 등에 대해 또박또박 천천히 물어봐 주었다. 난 간단히 대답하면서 그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펍 주인은, 우리나라에선 통할 것 같지 않은 시덥잖은 농담도 곧잘 하긴 했는데 친절해 보이는 아저씨였다. 맥주 맛은 씁쓸했다.

 

  반대편 바에서 손님들에게 맥주를 가져다주시던 주인아저씨가 내게 다가왔다. 그는 눈동자를 굴리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내 앞에서 머뭇거리더니 내게 물었다.

  “미안하지만, 저 쪽 손님들이 묻는데....... 친구가 혹시 필요하냐고........ 꼭 대답할 필욘 없어요.”

  나는 당황스러웠다. 일을 마치고 한 잔 하러온 동네 주민들로 보였다. 삼십대 초중반 정도로 보였지만 쉽게 나이를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주인아저씨의 물음에 내가 그 쪽을 쳐다보자, 그 두 남자들은 나를 향해 맥주잔을 들어 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난 주인아저씨에게 말했다.

  “제가 영어를 잘 못해요. 괜찮을까요?”

  주인아저씨는 왼쪽 눈썹을 치켜 올리며 반대편 손님들에게 내 말을 전했다. 그러자 두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론.”이라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곧 그들은 내가 있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고 거의 비운 내 잔을 가리키며 주인아저씨에게 한 잔을 더 주문했다.

  “재패니즈?”

  짙은 갈색머리에 턱수염이 조금 나 있는 남자가 내게 물었다. 난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했고, 흰 셔츠에 금발 곱슬머리가 인상적인 또 다른 남자가 말했다.

  “한국인? 오....... 내 아내가 한국인 친구를 가지고 있어. 꽤나 부지런하면서 수다스러운, 다정한 여자야....... 아, 왠지 친근한데?”

  두 남자는 의외로 상냥해 보였다. 내가 잘 알아듣도록 천천히, 쉬운 말들로 이야기해 주었다.

  “나는 잭, 이쪽은 이안. 네 이름은?”

  갈색머리에 턱수염 남자가 물었다.

  “이건.”

  난 대답했다.

  “이건? 이건....... 반가워. 아일랜드에 온 걸 환영해.”

  잭은 내게 악수를 청하며 말했다.

  “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까부터 보니까, 그냥 네가 이곳에 처음 온 것 같아 보여서.......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잭이 내민 손을 잡지 않고 바라보고 있는 내게 이안이 천천히 말했다.

  “나는 가구를 디자인하는 일을 하지. 주로 소파나 의자를........ 이 친구는 식품화하기 위해 식용 식물을 연구하는 일을 하고. 너는?”

  잭이 말했다. 그러자, 곧 이안이 말했다.

  “아! 내가 맞춰 볼까? 왠지 알 것 같은데........ 음악? 노래나 연주. 기타? 드럼? 아니면 바이올린이나.......”

  두 남자는 조용히 내 반응을 살폈다. 난 두 사람의 눈길에 당혹스러웠지만 곧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다.

  “기타....... 어떻게 알았어?”

  내가 물었다. 두 사람은 하이파이브를 하며 어린아이처럼 내 직업을 맞췄다는 것에 무척 기뻐했다.

  “그럼....... 여행 중?”

  잭의 질문에 난 또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곳에 오는 여행객들 중 많은 사람들이 그래. 음악여행이랄까? 이곳 출신의 뮤지션들이 많으니까. 과거나 현재나 그 정취들이 이곳에 남아있어. 하지만 무엇보다 네 얼굴에 쓰여 있어. ‘뮤지션’이라고.”

  이안이 말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해맑게 웃었다.

  “그래?”

  나도 그들과 함께 웃었다. 이 펍에 들어오길 잘 했다고 생각했다. 잭과 이안과의 대화가 즐거웠다. 두 사람은 서로 이야기를 하다가도 내게 끊임없이 질문해 주면서 대화를 주도해 나갔다. 처음엔 쓰디썼던 이곳의 맥주도 이젠 향긋하게 넘어갔다.

  “어디에 머무르고 있어?”

  잭이 내게 물었다.

  “바로 옆에 있는 호스텔.”

  난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키며 대답했다.

  “음....... 혹시, 주말까지 여기 있을 예정이면 우리랑 시내 구경 안 갈래? 거리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하는 곳도 있거든.”

  이안이 내게 제안했다.

  “음....... 좋아!”

  난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두 사람은 내 대답을 듣고 나서 서로의 스케줄을 맞추었다. 둘 만의 대화이었기에 말의 속도가 조금 빨라졌지만 쓴 맥주에 취해서인지 그들의 대화가 곧잘 귀에 들려왔다.

  “음....... 토요일 오후부턴 올리버와 베니랑 놀아주기로 했어.”

  이안에 말했다.

  “그럼 토요일 오전은 어때? 이건과 브런치 먹고, 시내 걷고, 버스킹도 보고....... 네 약속 시간에 헤어지는 걸로.”

  잭이 제안하자 이안은 바로 “좋아.” 라고 대답하고 내게 방금 정한 계획을 전해주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토요일 오전?”

  내가 선수를 쳤다.

  “오! 맞아. 토요일 오전. 이 펍 앞에서 만나자. 여기서부터 걸어가면 될 거야.”

  이안이 말했다. 우리는 이렇게 약속을 했다. 그러고 나니 왠지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결혼 했어?”

  내가 질문했다. 좀 전에 이안이 누군가와 놀아줘야 한다고 했던 말이 떠올라서였다. 두 사람은 내 질문에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잭이 말했다.

  “아직. 글쎄....... 지금은 그냥 같이 살고만 있어.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만족해.”

  잭은 반짝이는 눈빛으로 이안을 바라보며 말했고 이안은 그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 때, 난 내가 질문을 잘못했거나 그들이 잘못 알아들은 것임을 깨달았다.

  “아........ 아까 올리버, 베니.......는.......”

  내가 머뭇거렸다.

  “결혼은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이혼한 상태야. 주중엔 잭과 지내지만, 주말엔 아이들과 보내고 있어. 그들이 성인이 될 때까진 그러는 게 좋으니까.”

  이안이 말했다. 그러자 잭이 그의 손을 꼭 잡았고 두 사람은 곧 손깍지를 끼었다.

  “행복해?”

  예상치 못했던 그들의 관계에 잠시 당황했던 것인지, 아니면 부러웠던 것인지, 난 그들을 향해있던 시선을 아래로 떨구고는 물었다. 내 눈앞에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물론!” 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하는 그들의 모습이, 그 목소리와 어투가 몹시 아름답게 느껴졌다.

  펍을 나와, 잭과 이안과 헤어진 후 호스텔로 돌아왔다. 잠이 들기 전까지,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을 때까지 어젯밤 그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큰 한숨으로 생각을 환기했다. 시계를 보니, 이미 9시가 넘어 있었다. 난 씻고 나와 기타를 튜닝했다.

  10시를 5분정도 남기고 난 기타를 매고 방을 나섰다. 설레었다. 그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 그들과 함께 시내관광을 한다는 것과 거리 공연을 볼 수 있다는 것 모두가 내겐 설레는 일이었다.

  계단을 내려와 호스텔 건물 밖으로 나왔다. 하늘엔 구름이 빈틈없이 끼어 있었지만 공기는 나쁘지 않았다. 펍 앞엔 아무도 없었다. 잠깐 불안감이 느껴졌다. 곧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약 20미터 전방에서 두 남자가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잭은 검은 테 안경을, 이안은 선글라스를 쓴 모습이 어제와는 달랐다. 왠지 지난밤 보다 젊어 보이고 멋져 보였다. 두 사람은 서로 대화를 나누며 걸어오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손을 흔들었다. 나도 손을 흔들며 그들을 향해 걸어갔다.

  “안녕? 이건. 지난밤엔 잘 잤어?”

  잭이 무척이나 반가워하며 내게 인사했다.

  “물론.”

  난 대답했다.

  “자! 이제 갈까? 오늘은 우리가 너의 여행 가이드야! 하하하, 재밌겠는데?”

  이안이 신이 나서 말했다.

 

  우리 세 사람은 동네를 벗어나 계속 걸었다. 나를 가운데 두고, 두 사람은 걸으면서 내게 이곳저곳을 소개해 주었다.

  그라프톤 스트릿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로 거리에 활기가 느껴졌다. 날씨도 따라 주었다. 조금씩 파란 하늘이 구름사이에 나타나고 있었다. 잭과 이안은 자신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라며 작은 가게에 들어가 내게 브런치를 대접했다.

  식사를 하고 나오자, 아까보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오가고 있었다. 난전 장사를 하는 사람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악기를 들고 자리를 잡는 버스커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렇게 그림과 난전들을 구경하다 보면 뮤지션들이 버스킹을 하곤 하지. 공연도 관람하고....... 이건, 어때? 너도 한 번 해 보지 않을래?”

  이안이 갑작스럽게 제안을 했다.

  “오, 좋은 생각이야. 넌 기타를 가지고 있잖아. 여기서 네 음악을 한 번 소개해봐!”

  잭이 옆에서 부추겼다.

  “글쎄........ 내가 해도 되나?”

  난 머뭇거렸다.

  “물론이지! 우리가 호응해 줄게!”

  난 그들이 그냥 한 번 제안해 본 거라 생각했다. 정말로 실행에 옮길 줄은 몰랐다. 건너편에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한 뮤지션에게 두 사람은 다가갔다. 그들은 내겐 잘 들리지 않는 대화를 몇 분간 나눴다. 곧, 잭과 이안이 내게 돌아왔다.

  “좋아! 저 사람은 ‘휴’라는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인데, 우리가 너를 소개했어. 자신이 먼저 한 곡을 부르고 다음 순서를 너한테 넘겨주겠대. 그러면 네가 가서 공연하면 돼.”

  이안이 말했다.

  “정말? 아....... 정말 내가 해도 되는 거야?”

  “물론이지!”

  두 사람은 또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난 조금은 망설여졌지만 못 이기듯 기타를 꺼냈다. 그리고 우리는 ‘휴’의 노래를 감상했다. 인상적인 곡이었다. 반복적이고 단순하면서도 뭔가 암울한 가사를 담고 있는 듯 했다. 강한 아이리시 발음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잠시 긴장했던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휴’의 공연이었다.

  그의 공연이 끝나고 내가 멈칫거리자, ‘휴’는 매고 있던 기타를 정리하며 주변에 모여 있던 관객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다음은 한국에서 온 한 뮤지션이 노래해 주신다고 합니다. 이름이 뭐죠?”

  ‘휴’는 나를 보며 물었다.

  “어....... 이건.......”

  당황한 나는 대답했다. 그러자 곁에 있던 잭과 이안이 손가락 휘파람을 불고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관객들도 그들을 따라 하나둘 호응해 주었다. 얼핏 봐서 스무 명이 채 안 될 것 같은 관객들이었지만, 암만 둘러봐도 동양인은 나 하나뿐이었다. 그래서인지 무심히 지나가던 행인들도 내게 시선이 향하고 있었다. 난 긴장되었다. 천천히 앞으로 다가가 ‘휴’가 앉아있던 의자에 앉았다. 기타를 잡자 사람들은 내게 집중했다. 난 짧은 전주 뒤, 노래를 시작했다. 거리의 소음에 내 노랫소리가 묻힐 거라 생각했는데 나도 관객들도 이 작은 공연에 집중하자, 내 목소리는 생각보다 크게 울려 퍼졌다. 기분이 묘했다. 난 곧 노래에 빠져들었고 사람들도 그런 것 같았다. 그 모습이 신기하고 짜릿했다. ‘11월’의 느낌이 진하게 전해졌다. 그 어느 때보다도.

  난 눈을 감았다가 기타 솔로에서 잠시 눈을 떴다. 꿈을 꾸듯, 낯선 장소와 흰 피부에 파란 눈의 관객들이 슬로우 비디오로 눈앞에 펼쳐졌다. 잭과 이안이 진지한 표정으로 내 노래를 듣고 있었다. 난, 두 사람 사이에 낯익은 누군가가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검은 머리에 구릿빛 얼굴....... 눈에 띄는 단 한 사람의 동양인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11월’의 후렴을 이어가며 난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내 입가에 번지는 미소를 느꼈다. 기분이 좋아졌다. 가슴이 뛸 만큼. 다시 눈을 감아도 그의 모습은 그대로 내 앞에 있었다. 여전히 미소를 머금고 나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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