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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의 플레이리스트
작가 : 땡글
작품등록일 : 2020.9.27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본능, 사랑.
누구에게든 어디서든 어떻게든 어떤 이유든 상관없이 우리는 사랑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작지만 커다란 우리 모두의 적지만 많은 사랑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솔직해서 아름답고 자연스러워서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렸으면 합니다.

 
안녕
작성일 : 20-09-27 20:46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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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영태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서울시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푸른 나무숲에 파란 하늘, 간간히 보이는 한옥집 지붕들. 옅은 바람에 나뭇잎들이 조금씩 살랑거리고 있었다. 보이는 아름다움과는 어울리지 않는 폭염의 현장이란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처음 와 보는 이 카페의 냉방 상태는 조금 전까지 느꼈던 엄청난 더위를 잊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는 창밖의 모든 풍경을 최대한 눈에 담으려 애썼다.

  “뭘 그렇게 넋을 놓고 봐요?”

  그의 노력이 도를 지나친 것인지 카페 밖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분명히 살피고 있었건만, 언제 들어왔는지 수연이 옆에 서 있었다.

  “어? 그........ 그냥....... 언제 왔어?”

  그는 커다란 덩치를 움찔거리며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한 일 분 전 쯤요.”

  몇 달 만에 본 그녀는 그대로 인 듯 무언가 낯설게 보였다. 우선 계절 때문이겠지만 심플한 검정 민소매 티셔츠에 하얀색 린넨 반바지, 늘 묶고 다녀서 몰랐는데 어깨에 닿는 찰랑거리는 단발머리가 예전의 모습을 한 번 더 떠올리게 만들었다. 영태는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잠시 바라보고 있었다.

  “그만 쳐다봐요. 땀범벅이에요.”

  그녀는 영태 앞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그러고는 이마 위쪽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냅킨으로 눌러 닦고 손부채질로 얼굴의 열을 식혔다.

  “마....... 많이 덥지? 아... 아이스커피?”

  영태는 말을 더듬었다.

  “들어오면서 주문했어요.”

  영태가 엉덩이를 들썩거리자 그녀는 얼른 대답했다. 그 때 그녀가 테이블위에 놓아 둔 진동 벨이 반짝이며 울렸다.

  “있어! 내가 갖다 줄게.”

  영태는 얼른 진동 벨을 집어 들고 일어났다.

 

  “전화........ 안 할 줄 알았는데.......”

 자신이 가져다 준 아이스커피를 입에 가져다 대는 수연을 보며 영태는 말했다.

  “왜요? 내가 한다고 했잖아.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수연의 말에 영태는 조금 당황했다.

  “글쎄....... 그냥 난 그게........ 끝일 거라 생각했어....... 자신이 없었나봐. 바보같이 그런 상황을 예상 못 한 건 아닌데, 그 다음은 미처 생각하지 못 했었어.”

  영태가 말했다.

  “난 생각했었는데....... 오빠가 나보다 못하네.”

  그녀의 대꾸에 영태는 조금 전보다 더 당황했다. 아무 말 하지 못하고 시선 둘 곳만 찾아댔다.

  “그래서, 내 연락을 아예 기다리지도 않은 거야? 칫....... 좀 실망이네요.”

  그녀가 말했다.

  “아....... 아니....... 꼭 그렇다 라기 보다는........”

  영태는 이제 대놓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오빠....... 제가 어색해요?”

  그녀의 물음에 영태의 눈빛은 흔들렸다.

  “변한 건 오빠네. 어쩌면....... 아니, 당연히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알지 못 할 일을 오빠는 겪었을 테니까. 나는, 그 동안 오빠만 생각했어요. 물론 보고 싶어서였지만.......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런 걸 생각하다가 점점 하게 된 생각이 뭔 줄 알아요?”

  그녀의 말에 영태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것 같았다.

  “오빠가, 어떤 일을 겪고 있을까를 생각했을 때 분명 내가 짐작할 수도 있는 일일 테고,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를 생각했을 때도 분명 난 그걸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도 궁금하고 걱정됐어요. 그러다가 그건 궁금증도 걱정도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걱정이라는 건 걱정일 뿐 아무 것도 될 수 없다는 것도 알았고........ 나나 오빠나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상황도, 또 그런 사람도 못 된다는 걸 알잖아요. 그렇게 보니까 다 욕심처럼 보였어요. 욕심에 눈이 멀었는데 뭘 볼 수 있겠어요. 덮어놓고 변명하고 싶어 하고 합리화하려고 하는 것 말고....... 난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시간만 보냈을 뿐이에요. 모든 게 다 내 능력 밖에 있었고 어차피 이 상황을 끝내 줄 수 있는 건 시간뿐이라는 걸, 그걸 아니까 괴롭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괴로워요. 이 괴로움이 언제 끝날지도 시간만이 알고 있겠죠? 오늘....... 이렇게 보게 된 게 오히려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요.”

  영태는 그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녀의 얘기를 듣고 나서 그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차례로 머릿속에 떠올렸다. 그리고 지금의 이 상황까지. 잠시 자신에 대한 원망과 실망감에 사로잡혔지만 강호와 혜정이가 했던 말들을 생각했다. 그리고 눈앞에서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수연을 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았다.

  수연은 영태의 생각이 끝날 때까지 말없이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그가 말했다.

  “행복해 지고 싶어서....... 뭐든, 그 단 하나의 이유로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틀려도 너무 많이 틀렸던 거야....... 그렇다고 답을 아는 것도 아니고....... 틀렸다는 것밖엔 모르겠어.”

  “뭐가 틀렸다는 거예요? 사람들이 그러던가요? 답이란 게....... 있기나 한 거고? 오빠가 보기에 누군가는 모범답안처럼 살고 있던가요? 나랑 헤어져 있으면서 깨달은 게 겨우....... 자신이 틀렸다는....... 그것뿐 이예요? 틀렸다는 걸 알면 적어도 답이 뭔지는 알아야 하는 거잖아!”

  수연은 영태의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수연의 다그치는 듯한 말투에 영태는 놀라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가만 보면 생각이 없는 건지, 많은 건지 모르겠어. 자신만 보거나, 남들만 보거나....... 둘 다 좀 보면 안 되나? 왜 눈이 두 개씩 달렸겠어? 잘 봐요! 거울 속에 비친 것만 보지 말고 맨 눈으로 보라고요. 그리고 자꾸 뭔가 판단하려 하지 좀 마요. 그냥 오빠랑 나는....... 그냥 누군가에겐 미친 년놈이었고, 누군가에겐 멍청이들이었을 뿐이지만 또 누군가에겐 사랑하는 사람들 아닌가요? 또 서로에겐 어땠고........ 그렇게 자책만 하지 말고 원래 아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해요. 그 때처럼!”

  다소 흥분된 투로 내뱉는 수연의 말에 영태는 마른 침을 꼴깍 삼켰다.

  “처음....... 봤을 때처럼. 그 때....... 그 때처럼요. 내가 반했었던 그 때 모습처럼.......”

  수연의 목소리는 흥분한 듯 들렸지만 다부지기도 했고 떨리기도 했다. 영태도 순간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던 순간을 떠올렸다. 지금껏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순간이었다는 것이 놀라웠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순간들이 분명히 그에게 존재했지만 현실에 가려졌다는 이유로 그는 현실에 자동적으로 끼워 맞춰지는 기억만 끄집어내었었다. 그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천천히 보았다. 어딘가로 사라졌던 기억들이 조각조각 나타나 그녀의 얼굴과 오버랩 됐다. 자신의 많은 걸 담고 있는 그녀의 그 젖은 눈동자를 그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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