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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빌딩 숲 속의 늑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9.9

기계들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인간. 그리고 그 기계에 맞서 싸우는 야생의 원주민들. 야성vs길들여진 타성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열 여덟 번째 해방-이렇게 악마가 사라지고
작성일 : 20-09-27 11:11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4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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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잠시 후. 빛이 걷히는 순간! 늑대와 독수리 토템이 한데 섞인 형상의 거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 어깨에는 독수리 머리. 오른쪽 어깨에는 늑대 머리 형상의 보호대가 붙어있었고. 늑대 토템의 등과 꽁지뼈 근처. 그리고 발끝이 독수리의 날개와 발로 변했다.

 

  그리고 가슴팍에는 독수리 날개를 단 늑대 형상의 그림이 새겨졌고, 팔과 다리는 늑대 털이 곤두선 것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솟구쳤다.

 

  머리 양옆에는 독수리의 깃털이 돋아나 바람에 휘날렸고, 늑대 머리 같은 투구는 더욱 날카롭고 예리한 모양으로 변했다. 레오폴드 궁 앞의 개미처럼 보였던 크기 역시, 몇십 배로 부풀어 올라 레오폴드 요새의 허리 아래까지 올 정도로 커졌다.

 

  “이게 모두 자유를 갈망하는 이들의 염원이 담긴 혼의 결정체인가? 온몸이 터질 것 같은 기운이 들어오고 있어!”

 

  “이젠 돌덩어리랑 금속 찌끄래기끼리 합성하는 거냐!! 대체 언제까지 날 방해하는 거냐고 다들!! 왜 사방이 내 적밖에 없는데?!”

 

  네스트라는 레오폴드 요새를 조작해, 두 토템이 있던 곳을 향해 거대한 드릴을 내뻗었다. 하지만 드릴은 주황빛의 불똥만 사방으로 튀겼고, 점점 짧아지다가 모터 부분까지 전부 다 갈려 나가고 나서야 멈춰버렸다.

 

  “적을 만들 생각만 하고 그대로 행동하니까, 네년 주변에 아무도 없는 거지. 네년의 그 지저분한 증오도 이제 끝장내주겠다!”

 

  성난 늑대가 한마디 내뱉으면서 주먹을 내뻗자, 등에 날개가 달리고 머리에 황소 뿔이 붙은 늑대의 기운이 크고 넓게 펼쳐지면서 팔 하나를 통째로 집어삼켰다.

 

  동시에 기운이 본체를 쭉 타고 올라가, 거대 요새의 머리 부분을 절반 이상 쇳가루로 갈아버렸다.

 

  “넌 살아있어선 안 돼! 네 사정이야 어찌 되었건 간에, 그딴 마음을 먹은 이상은 넌 그저 마귀일 뿐이라고!”

 

  이에 네스트라는 분노와 광기에 눈이 뒤집혔는지, 몸 곳곳에 강화 유리 파편과 요새 잔해가 꽂힌 상태에서도. 조종간 안에 있는 큼직한 붉은색 버튼을 꽉 눌렀다.

 

  “하하 하하하하 하하하하! 그냥 다 죽어 버리라고! 모두가 다 적이면 전부 죽여버리고, 내 뜻에 따를 놈들을 새로 만들면 그만이란 말이야!! 날 괴롭힌 놈들은 전부 다 내가 죽는 날까지 두고두고 고통받아야만 한다고!!”

 

  그녀가 버튼을 누르자 요새 곳곳의 해치가 열리면서 황사 같은 모래 먼지가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네스트라가 살포한 안개는 생명체만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부식시키고 갉아먹기 시작했다.

 

  “이건?! 그때 우리 늑대 일족을 전멸시킨 독가스?!”

 

  “하하 하하하. 어차피 이 레오폴드 궁 안에 안드로이드 생산시설도 있고, 다시 복제해서 살려낼 인간들의 유전자도 있다고. 전부 다 지우고 내가 원하는 인간과 안드로이드들만 만들어서 내가 새로운 세상의 신이 될 거란 말이야!”

 

  그 모습에 인간은 물론 안드로이드들마저 고개를 내저으며 야유를 퍼부었다. 이제 레오폴드와 네스트라의 실체가 다 드러난 이상. 그들의 지배에 무릎 꿇고 고개 숙일 이들은 없었다.

 

  그녀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부식성 나노머신을 뿌렸을 것이다.

 

  “네년은 그저 악의 그 자체나 다름없다!”

 

  성난 늑대와 큰부리 독수리는 자신의 토템이 갉아 먹혀, 나노머신 입자가 안까지 들어오는데도 끝까지 이를 악물고 달려들었다.

 

  “왜?! 왜 어째서!! 어째서 너희들은 마지막까지 주먹을 휘두르는 거냔 말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힘이 합쳐진 토템이 주먹 한 발을 날리고 어깨로 들이받거나 발길질을 할 때마다, 레오폴드궁의 몸체가 박살 나고 큼직한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다.

 

  당연한 말이지만 레오폴드 궁 안의 시설들도 산산조각 났고, 그 잔해들이 네스트라의 몸 위로 떨어지거나 그녀의 사이보그 보디를 찌르고 두들겨댔다.

 

  그러나 네스트라는 물리적으로 레오폴드 궁이 박살 나면서도, 거대한 합체 토템마저 부식되는 걸 보고 광소를 터트렸다.

 

  “하하. 하하하. 이 레오폴드 성이 망가지기 전에 너희들이 먼저 끝장나겠군! 내가 그 나노머신을 만들 때, 이런 사태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냐? 난 레오폴드 같은 멍청이가 아니?!”

 

  그러나 네스트라는 말을 채 끝맺지도 못했다. 거대 토템의 박살 난 부위마다 하나씩 하나씩 워커의 정크 부품들이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거대 토템은 뱀 꼬리가 추가로 붙었고, 뒤통수 부분에 전갈 꼬리 모양의 머리카락이 돋아났다. 또한 두 팔이 전갈의 집게처럼 크고 단단해졌다. 그리고 가슴팍에 황소 머리가 생겨났으며, 머리에도 기다란 뿔이 돋아났다.

 

  그리고 붉은 전갈과 앉은 황소의 모습이 아주 잠깐 겹쳐졌다.

 

  “영혼이 없는 놈들도 위험하지만, 제일 위험한 건 너처럼 뒤틀린 영혼을 가진 존재다!”

 

  마지막으로 뱀의 머리가 두 발 부분에 돋아나면서, 여러 부족의 혼이 한데 실린 토템은 거의 레오폴드 궁의 가슴팍까지 와도 될 정도로 거대해졌다.

 

  거대 토템은 전갈의 집게 같은 두 손으로 레오폴드 궁의 장갑판을 죄다 뜯어내 버렸다. 그러나 레오폴드 궁은 옆에 서 있던 건물을 뽑아, 거인 토템의 머리통을 내리찍어버렸다.

 

  하지만 거인 토템은 빠르게 뛰어올라, 자기 몸의 두 배 넓이는 될 것 같은 건물을 큰 뿔이 돋아난 머리로 들이받아 부숴 버렸다.

 

  이에 네스트라는 레오폴드 궁 안에 장착된 미사일을 마구잡이로 쏴 날렸다. 하지만 거인 토템의 눈에서 붉은빛이 번득이더니, 사막에서 독수리를 피해 기어 다니는 사이드와인더 뱀처럼 움직이며 미사일의 폭우를 절묘하게 빗겨나갔다.

 

  그리고 미사일 하나를 발판삼아 도약한 다음, 개구리를 낚아채는 뱀처럼 빠르게 뻗어 나갔다.

 

  거인 토템의 발끝에 뱀머리 형상의 기운이 맺히면서 레오폴드 궁과 충돌했고, 레오폴드 궁이 부식되면서 큰 구멍이 뚫려버렸다. 하지만 거인 토템 역시 나노머신에 삼켜지는 걸 견디지 못하고 서서히 부스러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난 늑대와 큰 부리 독수리는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토템에서 빠져나와, 네스트라의 앞까지 달려갔다. 그녀는 레오폴드가 사용하던 트랩을 다 작동시켰고, 수많은 드론 무리가 두 사람에게 달라붙었지만 둘은 그것들을 빈 깡통 밟듯 가볍게 으깨버리며 네스트라의 앞까지 바짝 접근했다.

 

  네스트라는 상처 입은 두 수인이 자기 앞에 서 있는 걸 보며, 두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놀란 표정을 지었다. 뒤이어 그녀는 드론 부대의 잔해가 장마철의 폭우처럼 쏟아지는 걸 보고, 자리에 주저앉으며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뭣 때문에 내가 이런 꼴을 당해야만 하는 거냐고!!”

 

  성난 늑대가 바로 그녀의 목을 붙잡아 올렸다.

 

  “그동안 네가 저지른 걸 보고서도 정신 못 차리는 거냐?”

 

  뒤이어 큰 부리 독수리가 그녀의 배에 한 방 크게 먹였다.

 

  “네가 불행했다고 그 불행을 세계 곳곳에 뿌린다고 만족할 것 같냐? 너 같은 인간은 없는 불행도 만들어서 남들에게 마구잡이로 집어 던질 괴물이니까!”

 

  큰 부리 독수리의 주먹이 복부에 꽂히자 인공 창자와 위장이 연한 생고무처럼 뭉개지면서 잘게 으깨져 버렸다. 네스트라는 고통을 느낄 수도 없었지만, 자신의 육체가 박살 난다는 공포만큼은 확실히 몸에 새겨지고 있었다.

 

  “그만! 그만두라고! 나, 나는 앞으로 저 어리석은 지성체들을 다스려야 한단 말이다! 내가 이끌지 않으면 저들은 동족끼리도 피를 피로 씻어버릴 거란 말이야!!”

 

  “그러면 그동안 네년과 레오폴드가 흘린 피부터 닦아라 괴물 년!”

 

  “그렇게 남의 피로 쌓아 올릴 거면 너도 피를 흘릴 각오를 해라 이 미친년!!”

 

  그렇게 성난 늑대와 큰부리 독수리는 동시에 소리치며 같은 타이밍에 다리를 뻗어, 네스트라의 몸뚱이를 한 대 더 때렸다. 둘은 주먹과 발길질로 그녀의 살과 머리카락. 그리고 뼈와 내장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성난 늑대와 큰 부리 독수리의 주먹과 발. 손톱과 발톱이 지나갈 때마다, 그녀의 육체는 종이 인형처럼 뜯겨나갔다.

 

  “이 세상에서 먼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라!”

 

  “네년의 영혼까지 싹 쓸어 없애버리겠어!”

 

  두 사람이 동시에 외치며, 앙상하게 살이 거의 다 발라진 네스트라의 몸을 향해 주먹을 깊게 꽂았다. 그러자 독수리와 늑대. 그리고 황소와 전갈. 뱀의 기운이 빠르게 내뻗으며, 그녀의 몸을 깨끗하게 풍화시켜 버렸다.

 

  마지막으로 둘은 다리를 높게 들어 올렸다가 내리찍어, 요새의 조종간을 두 동강 내버렸고. 그러자 서서히 나노머신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다.

 

  “이제 다 끝났나?”

 

  성난 늑대가 한마디 던진 그때. 레오폴드 궁이 잠깐 들썩였다. 두 사람은 잔뜩 긴장하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다시 레오폴드 궁이 주저앉아버렸고, 두 사람은 긴장의 끈이 풀려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뒤이어 둘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큰 소리로 웃어댔다.

 

  “쫄았냐?”

 

  “그러는 너야말로 지린 건 아니겠지?”

 

  그렇게 둘은 농담을 한마디씩 주고받다가, 무너진 레오폴드 궁의 천장으로 빛이 스며들어오는 걸 지켜봤다. 이미 오래전부터 날이 밝았겠지만, 나노머신의 안개 때문에 그게 드러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둘은 간지럽게 쏟아져 들어오는 따듯한 햇살에 몇 번이고 눈을 깜박거렸다.

 

  “뭐 정말 다 끝났겠지. 일단은 피곤해 죽겠어.”

 

  “큰일을 치렀으니까. 일단은 좀 쉬자고.”

 

  그렇게 두 사람은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그들은 안드로이드와 도시 주민들에게는 자유와 해방. 비스티어리 캐년의 원주민들에게는 큰 위협을 벗어날 길을 열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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