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빌딩 숲 속의 늑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9.9

기계들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인간. 그리고 그 기계에 맞서 싸우는 야생의 원주민들. 야성vs길들여진 타성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열 네 번째 해방-영혼의 강에서 산 자들을 위해 물을 흘려보내다
작성일 : 20-09-27 11:03     조회 : 294     추천 : 0     분량 : 415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게 다시금 잠시 쉬면서 각자의 워커를 정비하고, 성난 늑대도 흩어진 기운을 갈무리하기 위해 자세를 취하고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그때 갑작스럽게 바닥이 요동치면서 길쭉하고 날카로운 창 같은 드릴이 마구잡이로 튀어나왔다.

 

  “이런 젠장!!”

 

  성난 늑대의 토템은 큰 부리 독수리가 성난 늑대의 몸을 잡아끌어서 피할 수 있었고, 송토낙스의 워커는 헬기로 변형해서 높이 떠올랐다. 하지만 드릴 하나가 날카로운 끝을 앞으로 더 길게 뻗어, 성난 늑대의 토템을 꿰뚫었고. 드릴 끝이 성난 늑대의 복부를 깊게 찔렀다.

 

  “성난 늑대?! 괜찮아?”

 

  큰 부리 독수리가 성난 늑대의 상처 자리를 보며 물어보자, 성난 늑대는 아무 일도 없다는 투로 고개를 끄덕이며 씩 웃어 보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피를 토하고, 온몸이 뒤틀리면서 심한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동시에 성난 늑대의 토템이 바닥에 엎어지면서 특유의 색과 광채를 잃고, 돌과 나무. 흙을 뒤섞은 색으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마가 낀 건가?! 갈무리 도중에 멋대로 움직이고 또 내상까지 입고 말았어!!”

 

  심지어 앉은 황소의 워커 역시, 바닥에서 솟구치는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 앉은 황소의 워커는 복부에 큼직한 구멍이 뚫려, 자칫 잘못하면 상반신이 그대로 무너져 내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하 하하하하! 쉴 때 기습하는 게 정말 즐겁지. 잠깐의 안식을 망가트릴 때마다 짜릿하다니까!!”

 

  뒤이어 흉부에 큼직한 드릴이 달렸고 양 어깨에 굴삭기 손이 붙은 대형 워커가 튀어나왔다. 워커의 투명 유리창 조종석 안에는 앉은 황소만큼 거대한 안드로이드가 탑승하고 있었다.

 

  “하하 하하하. 나는 레오폴드 황제의 근위기사 칼 하겐베크! 너희 반역자들이 레오폴드 황제 폐하에게 접근할 수 있을 줄 알았냐?”

 

  하지만 앉은 황소는 바로 드릴 워커의 조종사 칼 하겐베크를 향해 한마디 던졌다.

 

  “하겐베크 너 같은 녀석도 출세한 걸 보니 역시 레오폴드 녀석도 보잘것없는 놈인 모양이군. 재활용 쓰레기 수거용 안드로이드가 황제의 근위기사라니 말이야.”

 

  앉은 황소가 비웃음 가득한 투로 도발하자, 칼 하겐베크는 크게 화를 내며 앉은 황소만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렇지 않아도 큰 대미지를 입은 앉은 황소의 워커는 제대로 반격도 하지 못한 채 얻어맞기만 했다.

 

  “네, 네놈 자식!! 나는 쓰레기 수거용 안드로이드가 아니란 말이다! 나는 레오폴드 황제의 근위기사라고!”

 

  송토낙스가 앉은 황소를 지원하기 위해 변형해서 뛰어들려 했지만, 앉은 황소는 손바닥을 드러내 보이며 그가 다가오지 못하게 막았다. 뒤이어 그는 얻어맞아서 부품이 사방으로 튀는 와중에도 검은색 금속케이스 하나를 본체 안에서 꺼냈다.

 

  “송토낙스 받아!”

 

  앉은 황소는 송토낙스에게 워커 손바닥 크기의 블랙박스를 던져줬다. 송토낙스는 그게 무엇인지 바로 알아차리고 황급히 놀라 그에게 음성 통신을 보냈다.

 

  “먼저 가서 기다리겠다는 건가?! 너무 이르지 않은가?”

 

  “이르기는 무슨! 이 정도로 큰 타격을 받고서 살아남아도 너희들의 발목만 잡을 거라고. 이미 다 맹세한 거 아냐? 발목을 잡기 전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끌고 영혼의 강으로 뛰어들겠다고? 붉은 전갈도 그 맹세를 실천한 거잖아. 여기서 전부 다 쓰러지기라도 하면 붉은 전갈이 영혼의 강에서 한탄하겠다!”

 

  앉은 황소가 그렇게 말하자, 송토낙스는 조용히 촬영용 블랙박스를 본체 안에 수납했다.

 

  “자네의 뜻은 받아서 마지막 순간까지 저 둘과 함께 하겠네.”

 

  송토낙스의 한마디에 성난 늑대는 바로 상황을 알아차리고 크게 외쳤다.

 

  “이건 대체 뭐하자는 거야 앉은 황소?!”

 

  하지만 가뜩이나 기력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화까지 낸 탓에, 성난 늑대는 다시 한번 바닥에 피를 토하고 말았다. 워커가 반파된 앉은 황소는 성난 늑대가 내뱉는 분노 서린 말을 뒤로하고, 송토낙스에게 자기 할 말만 했다.

 

  “그리고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말이야. 역시 네가 끝까지 남아야지. 성난 늑대를 맡아 기른 게 누구야? 송토낙스 너 아냐? 제자의 성공을 지켜보는 것도 네 역할이야. 송토낙스.”

 

  송토낙스는 아무 반응도 없었고, 앉은 황소는 안드로이드 육체마저 직접 타격을 받는 와중에. 두 팔을 뻗어서 날아오는 드릴을 붙잡았다.

 

  “네가 마지막까지 남아서 성난 늑대 녀석이 레오폴드 녀석에게 크게 한 방 먹이는 모습을 봐야 하는 게 아니냔 말이지.”

 

  그 모습에 큰 부리 독수리마저 울부짖으며 큰소리로 따졌다.

 

  “또 희생인가요?! 다들 대체 목숨이 아깝지도 않냐고요?!”

 

  “그게 혼이라는 것이다! 육체가 쓰러져도 내 혼은 너희들과 함께 할 테니, 너희들은 아무 걱정 말고 앞으로 뛰어가라고!”

 

  앉은 황소가 큰 부리 독수리에게 한마디 했다. 그 직후 드릴 하나를 부러트린 뒤, 자칭 근위기사 칼 하겐베크가 탑승한 워커의 흉부에 깊게 꽂아 넣었다.

 

  “내게 영혼이 있다면 너희들을 계속 따라가겠지. 그러니 날 믿고 얼른 가! 가라고!!”

 

  송토낙스는 성난 늑대와 큰 부리 독수리가 함께 타고 있는 토템을 잡아끌었다.

 

  “가자. 레오폴드 녀석이 눈치챈 이상, 더 시간을 끌 수 없다.”

 

  그러면서도 송토낙스는 마지막까지 앉은 황소가 있는 곳에 카메라 렌즈를 향하고 있었다.

 

  “앉은 황소. 내 모든 기능이…. 아니 내가 죽는 그 날까지 널 잊지 않겠다.”

 

  앉은 황소는 송토낙스의 등을 두들기며 성난 늑대 일행을 밀어냈다. 송토낙스 역시 카메라 렌즈를 돌린 뒤, 성난 늑대의 토템을 붙잡고 레오폴드 황제 알현실 쪽으로 끌고 갔다.

 

  성난 늑대가 뿌리치고 달려가려 했으나, 큰 부리 독수리는 두 사람의 뜻을 알아듣고. 바로 성난 늑대를 억지로 잡아끌었다.

 

  “가 어서 가!”

 

  결국 큰 부리 독수리와 송토낙스는 성난 늑대의 토템을 억지로 붙잡고 통로 안쪽으로 질주했다. 잠시 후 무지막지한 폭발과 함께, 앉은 황소가 탑승한 워커의 헤드 파츠가 성난 늑대 일행 앞으로 떨어졌다.

 

 

  성난 늑대는 앉은 황소의 워커 잔해를 주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투구처럼 토템의 머리에 씌워놓았다. 성난 늑대의 안대로 가려진 오른쪽 눈에 뭔가 꽉 들어차는 고통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큰 부리 독수리 역시 가슴속 어딘가 뚫리는 것 같은 감각을 느꼈다. 동시에 성난 늑대처럼 들끓는 기운이 몸 밖으로 솟구치는 걸 느꼈다.

 

  “이, 이건?!”

 

  큰 부리 독수리는 갑작스럽게 과거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노예 시절일 때 자신을 감싸주고 몰래 도와주던 같은 노예 처지의 젊은 남녀. 수용소에서 끝끝내 지켜주지 못했던 어느 어린아이. 그리고 그 기억 중에는, 밀려 들어오는 불길을 몸으로 직접 받아내던 독수리 수인족의 남자와 여자의 모습이 있었다.

 

  ‘왜 이게 내 기억 속에 있는 거지?’

 

  ‘눈을 떠라 큰 부리 독수리. 너는 태어나서부터 길러진 인간이 아니다.’

 

  ‘네 정체성을 깨달아라. 큰 부리 독수리. 네 힘은 늑대와는 다르게 감정에서 온다.’

 

  “내 힘은 강한 감정에서 온다고?!”

 

  그녀의 머릿속에 젊은 남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동시에 그녀의 등에 날개가 돋아나며 발과 손 부분이 독수리의 발처럼 변해갔다. 성난 늑대가 다 놀라기도 전에, 그녀는 하늘로 높이 떠오르면서 성난 늑대의 토템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주변으로 독수리 수인 환영이 각자 워커의 잔해들을 들고 와, 그녀의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잠시 후 성난 늑대와 비슷하게 독수리 수인 형상의 거대한 토템이 완성되었다. 큰 부리 독수리가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자, 독수리 수인 모양의 토템이 그녀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했다.

 

  “역시 그랬던 것이군.”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던 송토낙스와 다르게, 성난 늑대는 몇 번이나 그녀의 기로 치료를 받았으면서도 아직 다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

 

  “정말로 독수리 부족의 여자였던 거냐?!”

 

  하지만 그녀의 독수리 수인 토템을 다시 한번 보자, 그녀 역시 비스티어리 캐년의 원주민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너도 나와 같았구나. 큰 부리 독수리.”

 

  마지막으로 앉은 황소와 붉은 전갈의 환영이 큰 부리 독수리의 토템에 깃들었다. 그 모습을 본 성난 늑대는 주먹을 꽉 쥐면서 워커 무리가 득실거릴 눈앞의 통로를 쳐다봤다.

 

  “내가 반드시 레오폴드 놈을 박살 내겠다. 그러니 우리와 함께해라 앉은 황소. 그리고 붉은 전갈.”

 

  그의 오른쪽 눈에서 피눈물이 흘러내리고, 엄청난 고통이 머리를 쪼갤 것처럼 깊게 파고들었지만. 성난 늑대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묵묵한 태도를 보였다. 또 큰 부리 독수리 역시 극심한 두통에도 이를 악물고 앞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9 열 아홉 번째 해방-언젠가 영혼의 강에서 다… 2020 / 9 / 27 288 0 2337   
18 열 여덟 번째 해방-이렇게 악마가 사라지고 2020 / 9 / 27 283 0 4497   
17 열 일곱 번째 해방-결국 피의 흐름이 쌓여가… 2020 / 9 / 27 281 0 4628   
16 열 여섯 번째 해방-독재자의 실체는 늘 보잘… 2020 / 9 / 27 285 0 4844   
15 열 다섯 번째 해방-영혼이 있다고 다 올바른 … 2020 / 9 / 27 292 0 3132   
14 열 네 번째 해방-영혼의 강에서 산 자들을 위… 2020 / 9 / 27 295 0 4156   
13 열 세 번째 해방-야생의 힘은 쉽게 씻겨 내려… 2020 / 9 / 27 290 0 2953   
12 열 두 번째 해방-힘은 고뇌와 고난 속에서 나… 2020 / 9 / 27 311 0 3489   
11 열 한 번째 해방-하나 둘씩 영혼의 강으로 2020 / 9 / 27 309 0 6211   
10 열 번째 해방-모두 돌격!! 2020 / 9 / 24 275 0 3756   
9 아홉 번째 해방-성장을 위해서는 고통이라는 … 2020 / 9 / 24 289 0 2928   
8 여덟 번째 해방-이름을 부여받는 건 영혼을 … 2020 / 9 / 24 305 0 2401   
7 일곱 번째 해방-혼이 없는 살덩어리 기계와 … 2020 / 9 / 18 300 0 3665   
6 여섯 번째 해방-안드로이드는 야생의 꿈을 꾸… 2020 / 9 / 15 295 0 5207   
5 다섯 번째 해방-행복은 극히 소수에게만 2020 / 9 / 15 309 0 4055   
4 네 번째 해방-야생 짐승은 당장 본능을 깨닫… 2020 / 9 / 14 312 0 5317   
3 세 번째 해방-사람들은 이미 가축처럼 길들여… 2020 / 9 / 14 298 0 2990   
2 두 번째 해방-분노한 원주민의 투쟁 2020 / 9 / 12 293 0 3053   
1 첫 번째 해방-소녀는 늑대의 꿈을 꾸는가 2020 / 9 / 11 490 0 280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헤비 메탈 포 버
ATRS03
황야의 권법가
ATRS03
의리 없는 기사
ATRS03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