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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36. 생일선물
작성일 : 20-09-26 21:09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4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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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 생일선물

 

  토요일 저녁....

 

 “오늘 같은 날은 근사한 곳에서 둘만의 파티를 해야 하는데... 당신 생일을 어제 알게 돼서 선호와의 약속도 취소 못하고.. 지금이라도 취소하고 다른 데 갈까?”

 

 연신 투덜대는 강현을 보면서 지담은,

 

 “나, 생일날 이런 행사 와 본 적 없어... 평생 기억할 수 있는 일 이잖아... 이런 옷도 처음 입어 봐”

 

 선호가 보내 준 아이보리색 플레어 원피스가 하얀 피부의 그녀와 너무 잘 어울렸다.

 

 사실, 강현이 사주고 싶어서 그녀와 쇼핑을 하려고 했는데 선호가 선수 친 것이다.

 

 예쁘게 입고 오라는 말과 함께....

 

 자기 아내에게나 신경 쓸 일이지, 남의 여자를 왜 신경 쓰는지...

 

 선호의 의도를 모르는 강현은 은근 기분이 나빴다.

 

 입구에 들어서자 지담을 흘깃흘깃 쳐다보는 늑대들의 시선 때문에 강현은 영 못마땅한 얼굴이 되었다.

 

 “너... 내 옆에 꼭 붙어 있어... 알았지?”

 

 “.......”

 

 “왜 말이 없... 어? 어디 갔지?”

 

 강현은 그녀를 쳐다보는 곳곳의 시선들을 신경 쓰느라 그녀의 얼굴을 보지 않은 체 말을 했다.

 

 대답이 없자 옆을 쳐다보니 그녀가 없었다. 그녀를 찾기 위해 홀 안을 쭉 훑어보고는 이내 표정이 없어진 강현이었다.

 

 “저기... 혹시 배우 김 우진씨 아닌가요?”

 

 지담은 역시 대기업은 다른 걸 느꼈다. 이런 행사에 연예인이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네, 맞는데... 누구신지...?”

 

 “우와~저 완전 팬 이거든요... 실례가 안 된다면 사인 좀....”

 

 “아하~이렇게 미인이신 분이 팬이라니 제가 영광인데요”

 

 하고 사인을 선뜻 해주는 김우진이었다.

 

 역시 이 사람 팬 하길 잘했다. 말도 어쩜 이렇게 예쁘게 하는지...

 

 “당신 지금 여기서 뭐해?”

 

 강현은 눈인사를 우진에게 짧게 하고는 지담의 팔을 잡고 창가 쪽으로 데리고 갔다.

 

 “강현씨! 이거 봐! 김우진 사인이야~ 여기서 김우진 사인을 받게 될 줄 어떻게 알았겠어? 선호씨가 최고의 생일선물을 주네...”

 

 “남자 알레르기 있던 여자가 맞아? 그리고 그깟 종이 한 장이 뭐라고 이 난리야?”

 

 “김우진은 남자가 아니고 우상이지! 팬으로서 좋아하는 거라고... 그리고 그깟 종이 한장이라니... 이건 이제부터 내 보물이야!”

 

 지담은 그렇게 말하고는 사인받은 종이를 고이 접어 손가방에 넣었다.

 

 

 강현은 당장 찢어버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 밖으로 그 말이 나오지 않았다.

 

 “어서와요~지담씨! 와~오늘 정말 예쁘네요~”

 

 “고마워요, 선호씨... 덕분에 최고의 선물을 받았어요”

 

 지담은 진심으로 고마운 눈빛으로 선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 그게 무슨....”

 

 “오늘 서 지담 생일이야”

 

 “그래요? 몰랐네요~그럼 선물을 준비했어야 하는데....”

 

 “아니에요, 선물은 이 원피스로도 넘쳐요. 그리고 이것도요~ 최고의 선물이에요!”

 

 지담은 어린아이처럼 들뜬 목소리로 김우진 사인을 다시 꺼내어 선호에게 펼쳐 보였다.

 

 “하하하~ 이게 뭔가요?”

 

 선호는 종이를 펼쳐서 보여주는 지담이 귀여웠다.

 

 “뭐라니요~김우진 사인이죠. 저 이 사람 완전 팬이거든요. 그리고 실물까지 보다니 이런 영광이~”

 

 지담은 두 손을 깍지를 껴 기도하는 모습으로 해사한 미소로 말했다.

 

 “아~그렇군요... 자선 행사라 아마 연예인들도 많이 올 거예요”

 

 “정말요? 그럼 배우....”

 

 “그만하지!!”

 

 지담이 연예인 이름을 더 말하려고 하자 강현이 막았다.

 아주 무서운 얼굴로....

 

 그 덕에 지담은 입을 꾹 다물 수밖에 없었다.

 

 “큭큭큭... 자식~질투하냐? 지담씨 이 녀석 신경 쓰지 말고 지담씨 하고 싶은 대로 해요... 오늘 생일이잖아요”

 

 선호의 말에 금방 입이 벌어지는 지담이었다.

 

 “제수씨는?”

 

 질투심이 폭발할 것 같아 화제 전환을 하는 강현이었다.

 

 “아~지민이 때문에 좀 늦을 거야... 그 녀석 점점 떼가 늘었어... 오는 길에 마트를 보고는 장난감 사러 가야 된다고 떼를 써서 거기 들렸다가 올거야. 누굴 닮았는지...휴~”

 

 “고집 센 거 보니 딱 넌데?”

 

 “뭐? 네 고집에 비하면 난 양반이지... 그렇죠? 지담씨...”

 

 “아...뭐...”

 

 지담은 모르는 척하고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서지담, 날 똑바로 보고 말해야지... 뭐야~이건, 인정하는 분위긴데...”

 

 “하하하” “헤헤헤”

 

 선호와 지담이 동시에 웃었다.

 

 그리고 선호는 강현의 팔을 붙잡았다.

 

 “강현아... 나 좀 보자... 지담씨 이 녀석 잠깐만 빌릴게요”

 

 선호는 그렇게 말하고는 강현을 끌고 갔다.

 

 그때,

 

 “저기...”

 

 “네?”

 

 “강현이랑 같이 오신 분 맞죠? 아까 같이 있는 거 봤는데...”

 

 강현씨도 아니고... 강현이? 귀엽고 예쁘게 생긴 이 여자는 누군데 강현일 아는 걸까... 지담은 경계를 하면서도 강현을 찾는 듯 두리번거리는 그녀에게 대답을 해줬다.

 

 “네... 지금 친구랑 얘기하고 있어요... 금방 올 거예요”

 

 “아~네... 저...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뭐 하나 물어봐도 돼요?”

 

 -실례가 된다면 안 물어볼 건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물어볼 게 뭐 있다고?- 불편한 감정이 생겼지만 내색하지 않고,

 

 “.....네, 뭔데요?”

 

 지담은 약간의 망설임 끝에 대답했다.

 

 “강현이랑 무슨 사이에요?”

 

 역시 이유 없는 불편함은 없는 것이다. 지담은 미간을 찌푸렸다.

 

 “서로 모르는 사이에 사적인 질문은 사양할게요”

 

 지담은 처음보는 사람이 강현과 자신의 사이를 묻는 이 여자가 불쾌했다.

 

 “제가 실례를 했군요... 저는 하 은수라고 합니다, 강현이랑 선호 대학 친구 구요”

 

 “네~, 서지담 입니다. 강현씨랑 사귀고 있는 사이 구요”

 

 지담의 말에 이번에는 은수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걸 지담이 놓치지 않고 간파를 했다.

 

 “한국에 내가 없는 동안 강현의 취향이 초딩으로 바뀌었나?”

 

 은수는 지담을 스쳐 지나가면서 의도적으로 지담의 가슴을 보며 중얼거렸다. 아니 중얼거렸다기 보다 대놓고 말했다는 게 맞는 말일 것이다.

 

 사실 은수는 강현과 지담이 행사장 들어섰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보고 있었다. 지담이 연예인 사인 받는 것 까지... 초딩들이나 할 법한 짓을 한 것도 모자라 두 남자 사이에서 귀여운 척하는 꼴은 정말 못 봐줄 지경이었다. 그리고 몸매도 자신보다 나을 게 없었다.

 

 그래서 한 마디 툭 던졌는데,

 

 “강현씨가 옛날엔 늙다리가 취향이었나? 왜 이렇게 중얼중얼 거리는지, 내일 비라도 오나?”

 

 라고 받아치는 이 불여우는 보통이 아니라는 걸 은수는 금방 알 수가 있었다.

 

 마침 강현이 지담과 은수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

 

 “왜? 할 말이 뭔데?”

 

 강현은 선호가 무슨 말을 하려고 지담 앞에서는 못하는지, 영문을 모르는 표정으로 물었다.

 

 “너... 지담씨랑 어떻게 돼가고 있냐?”

 

 “아~그거 물어보려고? 사귀기로 했지!”

 

 강현은 뿌듯한 표정으로 선호에게 자신있게 말했다.

 

 “정말이야?”

 

 “응! 마음이 이제 열리기 시작했거든. 그 여자, 다시 상처받지 않게 내가 끝까지 옆에 있어 주려고”

 

 “아~ 자식, 진짜 잘됐네! 축하해 인마!”

 

 “고맙다”

 

 “사실 걱정했어... 네가 또 상처받을까 봐”

 

 “알아... 고맙다, 친구”

 

 그리고, 선호가 뜸을 들이더니, 강현에게 충격 발언을 했다.

 

 “근데..... 지난주에 하 은수 귀국했어. 그리고 여기 와 있어”

 

 “뭐? 누가 와 있다고?”

 

 “너, 이런 파티 싫어하는 거 아는데, 은수가 마지막으로 너한테 할 말 있다고 해서 부른 거야... 미안해 미리 말 못해서... ”

 

 “후~ 괜찮아. 어차피 어떤 식으로든 한 번은 만날 거라고 생각은 했었어...”

 

 “네가 잘 대처할 거라고 믿지만 지담씨가 걱정이야... 은수가 지담씨에게 무슨 짓 할까 봐... 은수는 연호랑 달라... 알지?”

 

 “알아... 걱정 하지마. 내가 내 여자 지켜야지”

 

 강현은 안다.... 아니 이제야 이성에 대해 좀 알 것 같다. 연호는 그냥 철부지지만 은수는 더 많은 걸 가지기 위해 사랑도 그 수단으로 쓰는 여자라는 걸.... 그리고 해외연수를 같이 떠난 그 남자가 그냥 직장 동료가 아닌 사주의 아들이라는 걸....그 사실을 은수가 떠나고 나서야 알았다.

 

 그래서 그 이후론 여자를 믿지 않았다. 자신의 조건을 보고 다가오는 것 같아서....

 

 그런데 지담은 달랐다. 강현이 오히려 다가갔음에도 불구하고 밀어내기만 했고, 자신의 집안, 의사라는 타이틀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선호와 얘기를 끝내고 지담을 찾으려고 강현은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어느 한 곳에 시선을 멈추었고, 이내 얼굴이 무섭게 변했다. 그 시선 끝에 지담과 은수가 마주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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