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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20 체인지
작가 : 맥쥬도둑
작품등록일 : 2020.9.24

남은 생의 20년을 주면 원하는 사람과 인생을 바꿔주는 악마이야기.

 
9화 오은지(마지막 회)
작성일 : 20-09-26 20:43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3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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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밝게 웃고 있는 유라의 모습은

 은지 본인마저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

 

 ''우와. 은지야

 너 진짜 살많이빠졌다.

 못알아보겠어!''

 

 ''오 오은지.

 실연이라도 당했냐?

 왜케 달라졌냐''

 

 ''마. 말도 안돼.

 니가 오은지라고?''

 

 ''거기 왜이렇게 소란스러워.

 늦게왔으면 빨리 자리에 앉아.

 그리고 얼른 팀들 짜서 제출해''

 

 교수님의 한마디에

 유라는 살짝 목례를 하고

 은지옆에 앉았다.

 

 은지는 너무놀라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유라만 쳐다본다.

 

 ''일단 조짜자.

 은지왔으니까

 네명씩 나누면 되겠네''

 

 ''나 은지랑 할래.

 은지가 똑똑하잖아''

 

 ''어? 나도나도.

 나도 은지팀에 넣어줘.

 그래도되지 은지야??''

 

 '이것들 뭐야..

 방금 전까지만해도

 나랑 한다고 난리칠땐 언제고..'

 

 ''난 상관없어.

 유라 너도 괜찮지?''

 

 갑자기 날라온 질문에

 은지는 당황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이렇게 낸다.

 어차피 우린 다 모여서 할거니까

 상관없잖아''

 

 아이들은 관심없다는 듯

 대충 고개를 끄덕였고

 수업이 끝난 뒤 일제히

 은지에게 몰려들었다.

 

 ''우와 은지야.

 너 진짜 대단하다. 살어떡게 뺐어?''

 

 ''그러게. 부럽다.

 살 많이 뺐는데도 하나도 안쳐졌다.

 피부좋은것봐. 윤기가 막 흐른다 흘러''

 

 ''은지도 살빼니까

 이쁘게 생겼다. 완전 여성스러워.''

 

 살짝 떨어진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둘러쌓여 웃고있는

 유라를 바라보고 있는 은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멍하니 유라를 보고있다.

 

 '말도안돼. 난 못했는데

 유라는 어떡게 한거지?

 도대체 어떡게 살을 뺀거야..'

 

 ''그냥 식단조절하구

 계속 운동했어.

 공원가서 걷고 뛰구''

 

 ''헬스장 다녔어?

 무슨 운동한거야?''

 

 ''아니아니 헬스장은 안다녔어.

 그냥 집에서 너투브보면서

 따라한게 다야''

 

 여기저기서 아이들은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냥 조금 부지런해졌을뿐인데

 내가 워낙 뚱뚱했잖아.

 그래서 잘 빠진것 같아''

 

 ''그래두..

 은지 진짜 대단하다.

 잘했어~~ 이쁘다 정말.

 그치 유라야?''

 

 ''어? 응...

 진짜 잘뺐다 은지야.

 축하해''

 

 ''고마워 유라야.

 너한테 제일 먼저 보여주고 싶었어''

 

 나한테? 왜지?

 

 은지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냥 기분탓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유라 너 요즘 살좀 붙은것 같다~''

 

 갑작스런 윤주의 한마디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기 시작한다.

 

 ''그치? 안그래도

 요즘 유라보니까 조금 달라진것같았는데

 살쪄서 그런거구나~~

 그래도 이뻐 유라야''

 

 뭐라고?

 

 은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화장실문을 걸어잠근뒤

 거울앞에 서서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어쩐지..

 요즘 옷이 조금씩 끼는 느낌이 들었어.

 친구들이 알 정도인데

 나는 왜 일찍 알아차리지 못한거야.

 왜! 안돼. 절대 살찌면 안된다고!'

 

 ''유라야 괜찮아?

 나 은지야. 문좀 열어봐''

 

 은지는 천천히 문을 열었다.

 문앞에 서있던 유라가

 화장실안으로 들어왔다.

 

 ''너 괜찮아? 뛰어나가길래

 걱정되서 따라나왔어..''

 

 ''괘..괜찮아.

 그나저나 은지 너 정말 대단하다.

 난..절대 못했을텐데..''

 

 은지의 말이 끝나자

 유라가 갑자기 은지의 손을 잡았다.

 

 ''은지야''

 

 ''응?

 아..아니.

 나 유라야. 너 왜그래''

 

 ''나..다 알고있어.

 내가 유라고 니가 은지라는거.''

 

 이건 또 무슨소리야.

 다 알고 있다니..

 

 ''무..무슨말이야 은지야.

 니가 왜 유라야..

 유라는 나잖아''

 

 ''우리 얘기 좀 할까?''

 

 유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화장실밖으로 나갔다.

 은지는 자신도 모르게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말도안돼

 유리가 어떡게 알고있지?

 나 어떡해..'

 

 은지의 눈에서

 눈물 한방울이 흘러내렸다.

 

 ---

 

 유라는 학교앞 카페로 향했고

 은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유라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카페에 도착한 둘은

 카운터앞에 섰다.

 

 ''은지 너는 모카프라푸치노 맞지?''

 

 은지는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커피주문을 마치고

 마주보며 나란히 앉은 두사람..

 

 서로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은지는 유라가 어떡게 알고있는지.

 뭐라고 사과를 해야할지

 도저히 어떤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미안해 은지야.

 많이 놀랐지?''

 

 먼저 사과를 한건

 유라였다.

 

 눈물이 가득고인 눈으로

 은지가 유라를 바라봤다.

 

 ''미안해 유라야..

 내가 괜한 욕심을 내서.

 니인생을 망쳤어..

 흑흑..정말 미안해''

 

 사과의 말이 나오기 시작하자

 은지는 눈물을 펑펑 흘렸다.

 

 ''니가 너무 부러웠어.

 너처럼 예쁘고 날씬해지고 싶었어.

 하지만 난 의지도 약하고..

 흑흑..정말 미안해.

 니 인생을 훔쳐서 정말..''

 

 은지의 고해성사에

 유라가 은지의 손을 꼬옥 잡았다.

 

 ''내가 할말을 왜 니가 하고있어.

 미안해 은지야

 내가 니인생을 뺏았어.''

 

 눈물 가득한 눈으로 유라를 바라보자

 유라 역시 눈물을 흘리며

 흐느끼고 있었다.

 

 ''그게 무슨...''

 

 ''한달 전 쯤이었던 것 같아.

 난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와

 가정사때문에 자살하려고 했었어.

 그런데 갑자기 어떤 남자가

 내앞에 나타났어''

 

 은지는 유라가 꺼낸 말을 듣고

 입을 다물수 없었다.

 

 ''그 남자가 그러더라.

 날 도와주겠다고.

 그러면서 내가 살고싶은 사람으로

 살게 해준다고 그랬어''

 

 그 남자라면...

 나한테 왔던 그 악마를 말하는건가..

 

 그 남자가

 유라한테도 왔단 말이야?

 

 도대체 뭐가 어떡게 된거야 이게..

 

 ''난 항상 니가 부러웠어.

 넌 똑똑하고 긍정적이고 밝았거든.

 그에 반해 난 일부러 그렇게 보이려고

 항상 노력했었어.

 난 보이는게 다였으니까.

 그 보이는 모습마저 변해버리고 달라지면

 모두다 떠나버릴것만 같았어.''

 

 처음보는 유라의 모습이었다.

 한번도 본적 없는

 유라의 속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이어트약은 점점 더 독해지고

 어느순간부터 내성이 생겨서

 효과도 없어지더라.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할수가 없었어.

 내 주변엔 진심으로 날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었거든.

 엄마아빠는 그저 내가 이용 목적이었으니까..''

 

 ''유라야...''

 

 ''니가 부러웠어.

 너로 살고

 싶었어.

 넌 너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엄마가 있잖아.''

 

 엄마..

 그래.. 엄마를 잊고 있었다.

 

 살가운 성격이 아니어서

 항상 표현은 좀 과격하고 무뚝뚝했지만

 말없이 모든걸 챙겨주고

 걱정해준..우리엄마..

 

 은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여태껏 가장 소중한게 무엇인지를

 잊고 살았었다.

 

 ''정말 미안해..은지야.

 너한테 너무 미안해서

 이렇게라도 해야될것 같았어.

 니 기억이 남아있을줄 알았다면..

 그런 바보같은 선택을 하지말걸..''

 

 말도안되는 일이 벌어졌다.

 은지가 그토록 원했던 유라로서의

 삶이

 은지의 선택이 아니라 유라의 선택이었다는게..

 

 ''정말 미안해.

 니가 어떤 선택을 하든

 니 의견에 따를께.

 꺼지라고 하면 영원히 니 앞에서

 사라질께..정말..너한테 미안해..

 생각정리되면 연락줘..''

 

 유라는 끝까지 미안하단 말을

 은지에게 남기고 커피숍을 나섰다.

 혼자 멍하니 앉아있는 은지.

 

 '그럼 악마는 나랑 거래한게 아니었단 말이잖아.

 원래 기억을 살려두는건가?

 내 생명은? 난 어떡게 되는거지?'

 

 ''생각이 많은 표정이군.''

 

 어느덧 은지 옆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남자.

 

 ''유라에게 먼저 간거군요.

 나한테 오기전에''

 

 남자는 대답없이 커피 한모금을

 마신다.

 

 은지도 잠시 말을 아끼며

 다 녹아버린 커피한모금을 마셨다.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을 부러워하지.

 그것밖에 볼수 없으니까.''

 

 남자가 은지를 바라본다.

 

 ''하지만 넌 바라는데로 됐으니

 좋은거 아닌가?''

 

 ''제 기억이 남아있는 바람에

 유라가 힘들어졌어요.

 원래 이런건가요?''

 

 ''아니지.

 몸이 바뀐사람의 기억을 지워야

 일처리가 쉽거든''

 

 ''근데 왜 제 기억은

 그대로 둔거죠?''

 

 남자가 씨익 웃는다.

 

 ''글쎄..

 해답은 쉽게 얻어지는게 아니야.

 정 궁금하면 알아보던가?

 그럼 난 이만 가봐야겠군.

 날 찾는 사람이 많아서 말이야''

 

 ''제 생명도 줄어든건가요?''

 

 ''궁금한게 참 많은 아가씨군그래.''

 

 남자는 마지막 쪽지 하나를 남기고

 사라졌다.

 

 은지의 표정이

 아주 천천히 밝아진다.

 

 ''다음에 다시 만나면

 이번에 못받아간 생명까지

 다 받아갈테니

 둘다 날 다신 찾지말길''

 
작가의 말
 

 은지 이야기가 끝났습니다.

 불편하셨다면 죄송해요 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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