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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20 체인지
작가 : 맥쥬도둑
작품등록일 : 2020.9.24

남은 생의 20년을 주면 원하는 사람과 인생을 바꿔주는 악마이야기.

 
8화 오은지(3)
작성일 : 20-09-26 20:42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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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지는 잠시나마 마음이

 열릴뻔 했다는 생각에

 깊은 자책감에 빠진다.

 

 아는 사람은 물론이고

 모르는 사람들의

 입방아에도 오르내리는

 자신의 처지가

 나아지지 않을것 같아

 겁이났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지,

 그 언제가 지나면

 상처받는 일이 없어질지,

 

 절대 그럴수 없다는 걸

 본인이 제일 잘 알고있다.

 

 '이렇게 살 바에야

 그냥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사는게 너무 힘들어.

 유라는 좋겠다.

 내가 유라라면..얼마나 좋을까'

 

 ''그 친구가 된다면

 과연 진짜 행복해질것 같나?''

 

 ''꺄아아악.

 누..누구세요. 어떻게 들어왔어요!!''

 

 은지는 벌떡 일어나

 구석에 몸을 붙였다.

 

 ''나는 지니~

 소원을 들어주러왔지.

 아. 이게 아닌가?''

 

 ''무..무슨 소릴 하시는거에요.

 뭐에요. 귀신이에요?''

 

 ''방금 친구처럼

 되고 싶다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내가 왔지''

 

 ''방금이라면...

 제가 유라가 되고싶다고 했다는..그말?''

 

 ''그렇지.

 너무 간절해 보이길래

 내가 들어주고 싶어서 온거야.

 어때?좋지?''

 

 은지는 살짝 손가락으로 볼을 꼬집었다.

 꿈이아니다.

 생생히 아픔이 느껴졌다.

 

 ''진짜에요?

 정말 제가 유라가 될수있다구요?''

 

 남자는 빙긋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뭘 드리면 되는거에요?

 맞죠?''

 

 ''역시 요즘 젊은 사람들은

 센스가 좋아.''

 

 은지의 표정이

 비장해졌다.

 

 ''유라가 될수 있다면

  뭐든 다 드릴수 있어요''

 

 ''워워. 진정하라구.

 그러다 내가 목숨까지 뺏어가면

 어쩌려고 그래''

 

 ''악마는 항상 인간이

 납득할 정도의 거래를 하더라구요''

 

 크.

 

 남자는 박수를 치며

 크게 웃는다.

 

 ''많이도 필요없어.

 남은 생의 20년만 주면돼''

 

 ''드릴께요''

 

 ''역시 시원시원하구만.

 그럼 한시라도 빨리 바꾸도록 하지.

 후회해도 소용없는거 알려나?''

 

 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까지 남자가 만났던

 그 어떤 사람들과는 다르게

 너무나 간절해보였다.

 

 ''자. 눈을 감지.

 부디 좋은 인생이 되길 바란다''

 

 은지는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후

 

 ''아저씨 눈떠도 되요?''

 

 ''넌 갑자기 무슨 소릴하니?

 아저씨라니''

 

 은지가 깜짝놀라

 눈을 떴다.

 예전에 유라네 집에 놀러왔을때

 한번 뵌적있는

 유라의 엄마였다.

 

 ''일부러 대답안하는거야?

 아직도 약먹고 있냐고 묻잖아''

 

 상냥하고 친절하던

 예전 기억의 유라엄마의 모습이

 전혀 아니었다.

 

 너무나도 낯설고

 알수없는 공포마저 느껴졌다.

 

 ''죄송해요.

 너무 피곤해서..''

 

 ''피곤? 지금 피곤이라는 말이 나와?''

 

 아. 내가 뭔가 잘못 대답했구나.

 은지는 어찌할줄 몰라

 안절부절하며 식은땀을 흘렸다.

 

 ''그래. 오늘은 그냥 넘어갈께.

 대신 한번만 더 그런소리가 들리면

 그땐 엄마도 가만히 있지 않을거야''

 

 도저히 무슨 뜻인지 알수없지만

 일단은 고개를 끄덕였다.

 

 유라엄마가 방을 나서고

 은지는 천천히 일어나

 거울앞에 섰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 구석구석을 만져가며

 눈물을 흘린다.

 

 항상 보던 뚱뚱하고

 못생긴 은지는

 정말 사라졌다.

 

 대신 항상 부러워하고

 동경하던 유라가 서있다.

 

 ''진짜였어.

 꿈이아니야.

 정말 내가 유라가 됐어.

 어떡해. 내가 진짜 유라가 됐어''

 

 은지는 너무 기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제 욕먹을일도.

 손가락질 당할일도

 없겠지?

 진짜 평범하게 살수있는거지?'

 

 ''뭐하니.

 학교가야지.

 얼른 준비하고 나와''

 

 은지는 빨개진 눈에 맺힌

 눈물을 닦고선

 방에 딸려있는 화장실로 들어간다.

 

 잠시후

 샤워를 마치고 나와

 머리를 탈탈털며

 옷장을 열다가 너무놀라

 몸의 모든 동작이 멈춰버렸다.

 

 단 한번도 시도 해 본적이 없던.

 아니 아예 입어볼 엄두조차

 못냈던 작은 원피스들과 치마들이

 나를 입어주세요~~라며

 은지를 바라보고 있는것이다.

 

 '나 어떡해.

 진짜 행복해서 미쳐버릴것 같아'

 

 은지는 이것저것 다 꺼내서

 옷들은 입어보았다.

 그 어떤것들을 입어도

 모두다 몸에 딱 맞고

 예뻤다.

 

 그중에서 가장 화려한 옷을 입고

 머리를 말린후 화장을 했다.

 

 '진짜 예쁘다.

 말도 안되게 예뻐'

 

 은지는 옷에 맞는 가방을

 챙겨들고 거실로 나간다.

 

 은지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오늘따라 왜이렇게

 화려하게 입고 나왔어

 눈에 띄지 말라고 했잖아''

 

 ''아..그냥 예쁜게 입고 싶어서...''

 

 ''그렇게 조심하라고

 단속을 했는데도 너는 참..''

 

 이상했다.

 평소의 유라는 엄청 밝은 모습만 보였는데

 집에서는 뭔가 쎄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제발 조용히 좀 살자.

 응? 부탁할께''

 

 ''네..''

 

 ''그래. 갔다와.

 어제처럼 늦는 일은 자주 없었으면 한다''

 

 이상하다..

 내가 알던 유라 엄마의 모습이 아냐.

 설마 다 같이 있을땐 자상한척 하며

 몰래 유라를 괴롭혀온 것일까?

 왜? 뭐때문에?

 

 은지는 학교를 향하는 내내

 머리가 터지도록 생각을 했다.

 

 어쩌면 가장 부러웠던게

 다정하게만 보였던 유라와

 유라엄마였을지도 모르는데

 그게 아니었단걸 알게되자

 머릿속에 혼란이 온것이다.

 

 '유라야. 대체

 밝은 모습뒤에 뭐를 숨겨온거니..'

 

 ''유라야~~~''

 

 기사아저씨가 학교앞에 차를 세우자

 내리기도 전에 같은 과 친구들이

 유라를 불렀다.

 

 은지의 가슴이

 콩닥거리기 시작한다.

 

 '잘해야돼. 평소 유라처럼

 밝게. 상냥하게.

 그래 할수있어. 오은지

 넌 이제 진짜 유라가 된거야'

 

 차문을 열고 내리며

 방긋 웃는 은지.

 친구들이 다가오며

 손을 흔든다.

 

 ''오 유라.

 오늘따라 더 빛이 나는데~

 눈부시다 진짜''

 

 예쁜여자만 보면 환장하는

 윤석의 능청스러운 말한마디에

 은지는 최대한 예쁘게 웃는다.

 

 ''정말? 고마워 윤석아.

 너도 멋져''

 

 '헐 내입에서 이런 닭살멘트가

 나올줄이야.

 은지였으면 꿈도 못 꾸겠지'

 

 ''역시 유라는 예쁜데 말도 예쁘게 하고.

 크..오은지 같은 애들이 좀 배워야되는데.

 아..맞다 걔는 말걸어줄 남자가 없지? 큭큭''

 

 은지의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굳어지는 걸 느꼈다.

 

 그동안 나랑 유라의 투샷을 보며

 얼마나 많은 뒷담화를 했을까.

 굳이 보지않고 듣지 않아도

 다 알것같았다.

 

 ''근데 은지는?''

 

 ''그러게. 연락도 안되던데.

 유라 니가 연락해봐''

 

 ''내..내가?''

 

 ''안어울리게 니들 둘이 젤 친하잖아.''

 

 ''아..알겠어.

 내가 연락해볼께.

 니들끼리 먼저 들어가~''

 

 은지는 아이들을 먼저 들여보낸다.

 그리고 휴대폰을 꺼내든 뒤

 한참 멍하니 서 있는다.

 

 '만약 우리가 바뀐걸 알고있으면

 어쩌지?

 그럼 난 어떡게 해야되는걸까.'

 

 ''유라야~~~''

 

 어..이목소리는..

 은지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이..이럴수가..

 

 ''은지야..너..''

 

 어느덧 은지의 앞에 다가온

 자신의 모습을 한 유라는

 뭔가 묘하게 달라져 있었다.

 

 뛰어온 듯 살짝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환하게 웃는 유라.

 분명 자신의 모습이 맞지만

 아니었다.

 

 ''은지야 어떡게 된거야?''

 

 ''내가 좀 변했지?

 어느순간 정신차리고보니까

 살도 많이 쪄있고

 관리가 너무안되있더라구.

 그래서 이제부터 다이어트 할거야

 유라 니가 많이 도와줘!''

 

 ''어? 아..응..

 그래. 그럴께''

 

 '분명 오래 못갈거야.

 그럼. 당연하지.

 이러다 말겠지'

 

 은지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유라를 데리고 학교안으로

 들어간다.

 

 넌 절대 해내지 못할거라는

 굳은 의심을 안은 채..

 

 ---

 

 평화로운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는 은지.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즐겁기만하다.

 

 죽도록 다니기 싫던 학교가

 이렇게나 즐겁고 재밌을수가 없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일주일이 넘도록 유라가 학교에

 나오지 않아

 걱정이 좀 되긴 하지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그저 지금을 즐기는걸로

 은지는 행복했으니까.

 

 그로부터 몇일 후.

 

 대강당에 모여 전공수업을 듣고있는 은지.

 

 ''다음시간에는 조별발표를 할거에요.

 지금 세네명씩 조를 짜서 제출하도록하고

 과제내용은 조교한테 나눠줄테니

 가서 받도록 하고. 중간시험 대신으로 하는거니까

 준비 잘해오도록!''

 

 ''아..왜 세네명이야. 우리 어쩌지?''

 

 ''우리가 일곱이니까 반으로

 나눠야겠다. 그치?''

 

 ''힝 나 유라랑 같이 하고싶은데~~''

 

 ''나두 나두''

 

 서로 은지의 팔짱을 끼며

 같이 하고싶다고 징징거리자

 은지는 기분이 좋아졌다.

 

 ''얘들아~~~''

 

 ''어? 은지다''

 

 ''헐..대박.

 진짜 은지라구?''

 

 은지는 유라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뒷문앞에 서서

 환하게 웃고있는 유라.

 아니 은지의 모습이

 너무나도 달라져있었다.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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