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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수학의 세계 7대 난제 중 하나를 밝혀낸 한국의 교수.
전 세계적인 쾌거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사건이 된다.
그리고 그 교수의 수제자가 알수없는 수수께끼를 남긴 채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수학의 난제를 푼 수학자는 누구인가?

 
마무리
작성일 : 20-09-26 16:23     조회 : 311     추천 : 0     분량 : 4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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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용 교수는 다시 서재로 돌아와 칠판과 자신이 정리한 논문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칠판 앞에 서서 한참을 들여다보던 박민용 교수의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떠올랐다. 이제 되었다. 그동안 여러 수학자들을 미치광이로 만들었던 수학 난제가 자신의 앞에서 서서히 맨 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어떤 여체보다 아름다운 공식이 그의 앞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 박민용 교수는 희열이 느껴졌다.

 팔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다.

 이제 필요 없었다.

 솔직히 다른 난제들을 해결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박민용 교수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남은 정리를 시작했다. 솔직히 이제 거의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자신이 오류를 찾고, 정리만 하면 되었다. 물리학적으로 접근을 하여 해결할 방안은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자신이 오류를 찾지 못한다면 수학적으로는 오류가 없는 것이 확실했다. 그리고 손재영이 정말 기발한 방식으로 간단명료하게 정리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증명 할 것은 별로 없었다. 단지 이해가 필요할 뿐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덜컥

 “교수님.”

 최기영이었다.

 이마에 땀을 흘리는 것으로 것을 보아 황급히 달려온 것이 틀림없었다.

 “지금 손재영씨가 어디 잠깐 나간다고 하는데, 교수님께서 허락하신 게 맞나요?”

 “뭐?”박민용 교수는 최기영의 말을 듣자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나갔다.

 거실에는 비교적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은 손재영이 가방을 들고 서 있었다.

 “어딜 가려는 겐가?”

 박민용 교수가 놀란 눈으로 손재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차피 정리도 다 됐고, 쪼매 열 좀 식히고 올라카는데 그것도 안됩니꺼? 그라고 교수님은 지가 부탁한 거 아직도 안 들어줬는데? 그거는 언제 알리줄껍니꺼?”

 손재영이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털면서 물었다. 박민용 교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아 그.. 그러니까 내가 일단은 심부름센터에 의뢰는 해. 했소. 조금만 기다리시오.”

 “그라문 쪼매 함 더 기달리 볼랍니더. 좋은 소식 좀 부탁합니데이. 참 그라고 가정부 아줌마가 신발을 버리는 바람에 없어서 그라는데 요고 구두 신고 가보겠십니데이.”

 손재영은 거칠 것 없는 동작으로 가방을 들고 당당하게 박민용 교수의 구두를 신었다. 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박민용 교수는 그를 잡을 명분도 없었고, 최기영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몰라 멍한 표정으로 박민용 교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다.

 손재영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의 방에는 그가 가지고 온 짐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심지어 그가 몰래 정리를 하던 낡은 종이꾸러미도 사라지고 없었다.

 

 “교수님. 정말 나갔어요? 연락도 안 왔나요? 진짜 나간 게 맞나요?”

 “...”

 손재영의 방에 서 있는 박민용 교수에게 어느새 따라온 최기영이 물었다. 그러나 박민용 교수는 잠자코 최기영을 바라보기만 했다. 하지만 최기영은 그와 달랐다. 매우 들떠있었다. 박민용도 최기영이 뭘 기대하는지 알고 있었다.

 “저 교수님, 그러면 이번 논문에서 제 이름을.”

 “알고 있네. 걱정하지 말게.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최기영의 눈이 빛났다. 입 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손으로 땀을 닦으며 웃는 모습이 야비하게 느껴졌다.

 “그럼 교수님만 믿고 가겠습니다. 학교에서 뵙겠습니다.”

 “...”

 박민용 교수는 아무 말 없이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 최기영은 문을 열고 나가면서 약간 불안했지만 박민용 교수를 믿었다.

 달칵

 최기영이 문을 닫고 나갔다. 박민용 교수는 노트북 화면을 다시 봤다. 논문 표지에 있던 최기영의 이름을 한 자씩 지웠다. 그리고 정영진 자연대학장 이름을 써넣기 시작했다. 저장 버튼을 누른 후 그는 노트북을 덮었다.

 

 민서희는 박민용 교수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그리고 안경식은 자신의 수첩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손재영이라는 사람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건가요?”

 안경식이 고개를 들고 박민용 교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던 박민용 교수는 정신을 차리고 대답하였다.

 “그렇소. 보지 못했소. 그리고 솔직히 다시 연락이 올 줄 알았소이다. 나에게 얻을 게 있었거든.”

 민서희가 다가앉으며 물었다.

 “그게 뭐죠?”

 “그와 같이 생활하면서 몇 가지 과거를 알게 되었소이다. 그리고 그가 여자를 찾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고요. 물론 나를 도와주는 대신 내가 그 여자를 찾아주기로 했소이다.”

 안경식이 다시 수첩에 뭔가를 적었다.

 “그게 누구죠?”

 “...”

 박민용 교수는 아무 말 없이 민서희를 바라보았다.

 “?”

 민서희는 박민용 교수가 너무 자신을 빤히 바라보자, 얼굴이 빨개지며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민서희는 고개를 돌려 안경식을 바라보았다. 안경식도 어깨를 으쓱하며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 교수님?”

 민서희가 다시 박민용 교수를 바라보며, 박민용 교수의 이름을 부르자 그는 여전히 민서희를 바라보며 물었다.

 “정말 모른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군. 허허허 그 여자는 바로 그의 딸이오. 서울에 사는 민씨 집으로 입양 갔다는 사실밖에 모릅니다. 그리고 솔직히 당신이 기자회견에서 나에게 질문 했을 때 깜짝 놀랐었소. 혹시 그녀인가 하고 말입니다.”

 민서희는 자신을 대하는 박민용 교수의 태도가 이해되었다.

 “그렇다면 교수님은 그녀를 찾았나요?"

 “아니오. 연락도 되지 않는 손재영을 위해 찾을 이유도 없고, 너무 옛날이라 찾을 방법도 없었소.”

 민서희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박민용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면 저를 왜 위협한 거죠? 내가 손재영을 알고 있다고 하니까 나를 협박하려 한 건가요?”

 안경식은 그런 민서희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녀는 떨고 있었다. 하지만 박민용 교수가 그런 일을 사주했다는 증거는 없었다.

 “서희씨 그거는.”

 안경식이 말하려고 하는 순간 박민용 교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손재영이라는 사람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나와 최기영 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정영진 자연대학장이 그 존재를 조금 눈치 챈 정도밖에 없어요. 하지만 나는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당신을 협박할 만큼 그 정도 간 큰 사람은 아닙니다. 최기영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나도 이렇게 용기를 냈으니까요. 장발장의 고해라고나 할까? 저도 이제 여기서 마무리 지을 겁니다. 은퇴를 생각하고 있어요. 더 이상 수학이니, 물리니 뭐니 하는 걸로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아요.”

 박민용 교수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책장으로 갔다.

 “여러 수학자들이 미쳐버리고, 폐인이 되었어요. 몇몇 정리나 가설을 증명하려고 말이오. 하지만 손재영, 최기영을 보면서 깨달았어요. 천재는 정해져 있어요. 노력으로 안 되는 것도 있단 말입니다. 세상은 잔인하고, 냉정합니다. 이제 저도 깨달았어요. 그리고 제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었고요. 이제 여기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저는 은퇴할 겁니다. 제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던지 말던지 마음대로 하시오. 이제 쉬고 싶습니다. 가족들을 만날 거요.”

 “...”

 민서희는 눈빛이 서서히 부드러워졌다. 박민용 교수의 말은 진실임에 틀림없었다. 안경식이 민서희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그만 나가시죠. 얘기는 다 녹음해뒀어요.”

 “...”

 민서희는 그런 안경식을 무시하고 박민용 교수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교수님.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 드릴게요. 혹시 손재영씨가 어디 계신지 짐작 가는데도 없나요? 그 사람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이 없나요?”

 “...”

 박민용 교수는 한참 아무 말이 없었다. 그리고 그가 뒤를 돌아보았다.

 “최기영이 손재영을 많이 질투했었죠. 그리고 최기영은 몰래 그의 뒤를 많이 캐고 다녔습니다. 아마도 최기영은 손재영이 어디 갈지 알고 있을지도 모르죠. 최기영의 마지막 행적을 찾아다니면 알 수 있을 겁니다.”

 안경식과 민서희가 서로 마주 보았다. 손재영이 사라지고 나서 최기영이 죽기 전까지의 행적을 추적하면 되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안경식이 일어서며 인사를 했다. 그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가방에 넣고 둘러매었다. 민서희도 가방을 매고 나가려다 문득 무서운 생각이 들어, 뒤를 돌아서며 한 마디 하였다.

 “가족들은 어디 계시죠?”

 “흐흐흐 설마 제가 죽기라도 할까봐 겁이 나시나요?”

 “아. 아닙니다. 알겠습니다. 그만 가 볼게요. 고마웠습니다.”

 민서희는 인사를 하며 최진철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휴대폰을 꺼냈다.

 쾅

 문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박민용 교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천천히 칠판위의 공식들을 칠판지우개로 지우기 시작했다.

 책상 위에 어지럽게 놓인 우편물을 한쪽으로 민 그는 자신의 자리에 앉아 머리를 감싸 쥐었다.

 그는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신의 책상위에 있는 종이꾸러미들을 모두 방 밖으로 내다놓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시간되면 이거 다 치워주세요.”

 쾅

 박민용 교수의 방문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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