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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수학의 세계 7대 난제 중 하나를 밝혀낸 한국의 교수.
전 세계적인 쾌거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사건이 된다.
그리고 그 교수의 수제자가 알수없는 수수께끼를 남긴 채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수학의 난제를 푼 수학자는 누구인가?

 
재회
작성일 : 20-09-26 16:20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2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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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그는 며칠 동안 그 거지를 만났던 같은 시간에 대학교 후문을 배회하였다. 하지만 그 거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날도 박민용 교수는 후문 근처를 배회하고 있었다.

 저 멀리 낯익은 모습이 보였다.

 바로 그 거지였다.

 PC방 앞에 버려진 종이 박스를 수거하고 있었다. 노끈으로 묶고 있는 모습으로 보아 고물상에 팔 모양이었다.

 “이봐요.”

 박민용 교수가 그의 뒤로 걸어가 말했다. 그 거지는 뒤를 돌아보았다.

 “아이고 교수님 안녕하이소?”

 “아. 예.”

 “여는 또 우짠 일입니꺼?”

 그 거지는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로 박민용 교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 저 그냥 지나가는 길에 보여서요.”

 “아 그라예 알겠심니더.”

 거지는 박스를 묶는 일이 급했던지 대충 인사를 하곤 다시 등을 돌려 자신의 일에 열중하였다. 오히려 속이 타는 것은 박민용 교수였다.

 “거기서 그러지 말고 저랑 저녁이나 하시죠?”

 거지가 뒤를 돌아보았다. 박민용 교수는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초조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거지의 표정엔 당황스러움이 묻어있었다.

 “지야 고맙지만, 교수님께서 와 지같은 놈이랑 저녁을?”

 박민용 교수는 입술을 뜯으며 말했다.

 “몇 가지 물어볼 것도 있고, 밥도 같이 먹을 사람도 없어서요. 이것도 인연인데, 제 방으로 같이 가시죠. 그딴 박스는 냅두고요.”

 거지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요새 요 앞에 치킨 냄새가 쥑이던데, 그거 시키줄랍니꺼?”

 “예 그러시죠.”

 그 거지의 표정이 썩 밝진 않았다. 하지만 배가 고파서인지 박민용 교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박민용 교수의 방으로 나란히 들어왔다. 박민용 교수가 문을 잠그고 와서 자리에 앉자마자 질문을 시작했다.

 “리만 가설 맞죠? 지난번에 중국집에서 나한테 얘기했던 거요? 여러 가지 정리를 마구 섞어서 얘기했지만, 어렴풋이 알 수 있었어요. 맞죠? 리만 가설.”

 거지는 뚱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

 “...”

 “글씨요. 리만 가설 내는 모리는데.”

 박민용 교수는 화가 났다. 지금까지 카이스트와 해외 유수의 대학을 다닐 때도 거의 매번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던 그였다. 그런 그가 지금 자존심을 접고 물어보았는데도 이 망할 녀석은 천연덕스럽게 모르겠다는 말을 하고 있었다.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요?”

 “...”

 “...”

 “아닌디. 교수님 지는요. 중핵교밖에 안 나왔심니더. 고등핵교도 댕기다가 때려치았고요. 그란디 지가 리만이니 그런 거 어찌 압니꺼? 잡지에 적은 글 보고, 수학 독학한 거로 지 혼자 좀 생각해 본 거 끼적거린 거 밖에 없심니더.”

 “뭐요?”

 그 거지는 의뭉스럽다는 표정으로 박민용 교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라지요. 지는 뭐 잘 모립니더. 지가 뭐 알겠심니꺼. 그냥 이것저것 보고 껄떡거린거 밖에 없심니더.”

 “...”

 “죄송합니더. 뭐 어디가서 함부로 지껄이지는 않겠심니더.”

 거지는 심각해진 박민용 교수의 눈치를 보며 처진 목소리로 말했다. 박민용 교수의 눈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박민용 교수는 자신의 얼굴이 붉게 물드는 것을 느꼈다.

 질투?

 내가?

 지금껏 국내 아니 해외 그 어느 곳에서도 천재라 불린 내가?

 박민용 교수는 천천히 일어나 책상에 손을 올려놓았다.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박민용 교수는 손이 조금씩 떨리기 시작했다.

 라마누잔.

 인도의 천재 수학자.

 그가 떠올랐다.

 하디 교수를 만나기 전까지 일개 시골뜨기에 불과한 그는 수학의 천재였다. 정식 수학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의 생각만으로 여러 수학의 정리와 법칙을 발견한 유일한 인간이었다.

 그런데 어쩌면 라마누잔과 같은 천재일지도 모를 사람이 자신의 앞에 앉아 있을 수도 있었다. 그것도 거지꼴을 하고 말이다.

 솔직히 인류 60억 인구 중에서 이런 천재가 나올 확률은 있다. 그러나 아마존 밀림에서 태어날 수도 있고, 시베리아 벌목공의 아들로 태어날 수도 있다.

 그 어마어마한 확률로 태어난 사람이 하필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것이다. 아니 하필이 아니라 기적적으로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것이었다.

 박민용 교수의 눈이 빛났다.

 자신이 정리하고 있는 논문이 있었다. 지금껏 인류를 괴롭혀온 세계 7대 수학 난제였다.

 양-밀스 이론과 질량간극 가설(Yang-Mills and Mass Gap).

 하지만 자신도 수많은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한계에 부딪히고 말았다. 최근엔 자괴감과 우울증까지 올 것 같은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의 한계인가?

 나도 보통의 인간인 것인가?

 나는 어떠한 업적도 하나 제대로 남기지도 못하고 사라지고 말 것인가?

 별의별 생각이 그를 사로잡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한 거지가 수학 7대 난제 중의 하나인 리만 가설에 대한 기본적인 이념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젊은 사람이 아닌 4~50대로 보이는 중년의 거지가 말이다.

 “당신 이름이 뭐요?”

 “지요?”

 “...”

 박민용 교수가 몸을 돌려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 거지는 주저하고 있었다. 이번엔 박민용 교수가 그 거지의 바로 앞에 앉았다. 몸을 앞으로 내밀어 그 거지 방향으로 가까이 다가앉았다.

 그 거지가 일어났다. 그의 표정은 매우 어두웠다.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주저하던 그가 입을 천천히 열었다. 눈이 붉게 물든 박민용 교수가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손재영.”

 입가에 미소가 번진 박민용 교수의 눈이 붉어졌다.

 “그럼 앞으로 내가 모든 걸 다 지원해 줄테니 나를 도와줄 수 있겠소?”

 “...”

 박민용 교수는 초조해졌다. 손재영의 입만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요?”

 다시 한 번 박민용 교수는 손재영의 대답을 채근하였다.

 “좋심니더. 근디요. 딱 한 가지 내 부탁만 좀 들어주이소.”

 박민용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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