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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수학자
작가 : 김선을
작품등록일 : 2020.9.9

수학의 세계 7대 난제 중 하나를 밝혀낸 한국의 교수.
전 세계적인 쾌거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사건이 된다.
그리고 그 교수의 수제자가 알수없는 수수께끼를 남긴 채 의문의 시체로 발견된다.
과연 수학의 난제를 푼 수학자는 누구인가?

 
죽엽청주
작성일 : 20-09-26 16:19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35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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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엽청주가 나오고 박민용 교수는 그에게 한 잔 따라주었다. 따라주기가 무섭게 정신없이 한 잔 들이킨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있었다.

 “캬아 진짜 쥑이네. 으하.”

 “...”

 박민용 교수는 그런 그를 보며 자신의 잔을 채우고는 다시 그의 잔을 채워주었다.

 “햐아. 근디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될지 모르겄네요.”

 그 거지는 눈치를 보며 또다시 술을 마셨다. 그리고 이번에는 박민용 교수도 술을 한 잔 마셨다.

 “어차피 혼자 마시는 것보다 둘이 마시는 게 낫죠. 그보다 아까 하던 말이나 계속 하시죠.”

 “예? 뭐 뭐요?”

 “왜 저에게 계속 아는 척 하시는지 말입니다.”

 그 거지는 제법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아 그기요? 흐흐흐 교수님께서 들으면 웃기겠지만 지가요. 수학에 쪼매 관심이 있십니더. 그래서 잡지나 신문에서 교수님 이래 보고 아 그래도 그래 구걸을 해도 이런 높은신 분한테 해야 안 되긋나. 그래 생각했십니더.”

 박민용 교수는 실소가 터졌다.

 “하하하하 그랬었군요. 그랬어요. 하하.”

 카이스트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잠시 유학 생활을 했던 그에게 예전에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아는 체를 하는 거지를 보자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던 것이다. 사실 카이스트에서도 그렇고 미국에서도 수학이나 물리학에서는 자신을 따라오는 사람은 겨우 손에 꼽을 정도였다.

 어쨌든 즐거웠다. 기분 전환이 되는 것 같았다. 요즘 도전한 수학 7대 난제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었는데, 뭔가 자신의 위치를 느끼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많이 드세요. 그리고 술은 한 병 더 시키죠.”

 “아이 예 예. 억수로 고맙십니데. 근디요. 지난번에 도서관에서 잠깐 본 건데. 다항식들로만 이루어진 방정식의 해 집합 있지 않습니까? 그 저기 그 뭐시기냐? 그.”

 박민용 교수는 술을 한 잔 마시고 깐풍기를 집어 먹으며 대답했다.

 “Algebraic variety."

 “예? 뭐요? 알제리? 버버리?”

 “한국말로 뭐더라? 대수다양체요.”

 박민용 교수가 골똘히 생각하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거지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거기서 그 때 교수님이 환 달린 공간의 개념을 사용해서 정리를 한 부분이...”

 박민용 교수가 손을 들어 그가 말하는 것을 막았다.

 “잠깐 잠깐만요. 잠시만. 뭐라고요?”

 박민용 교수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그는 그 거지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박민용 교수는 술이 확 깨는 느낌이었다.

 “그러니까 대수다양체가 부분적으로는 아핀 대수다양체와 환 달린 공간으로 되어 있다고 봤을 때...”

 그 거지의 이야기가 길어졌다. 그리고 그 얘기를 듣고 있는 박민용 교수의 얼굴에서 처음의 그 미소가 사라지고 있었다. 그는 어렵고 복잡한 현대 수학 용어는 잘 알지 못했다.

 그 거지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시간이 흘렀다. 그 거지는 가끔씩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생각을 정리하면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였다. 하지만 박민용 교수는 반은 듣고, 반은 흘러 넘기고 있었다. 수학적 호기심이 뛰어나 어떤 기사나 글을 볼 때 조금이라도 수학적인 내용이 있으면 반드시 집중하여 자신만의 지식으로 만들고 넘어가야만 했다. 원래 자신의 성격이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그 거지의 말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삐’하는 소리 때문이었다. 눈앞의 시야도 흐려지고 얼굴은 차가운 물을 뿌린 듯 추웠다. 머리가 지끈거리고 매우 무거워졌다.

 “이제 그만. 그만.”

 박민용 교수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박민용 교수의 말을 듣지 못한 거지는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여기서 이 복소수 알지예? 그 그지같은 복소수 때문에 거서 쪼매만 손을 보면 좀 더 명확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예. 그러니까 거기서...”

 “그만 하시라고요. 그만.”

 박민용 교수가 소리를 질렀다.

 “...”

 “무슨 말을 하시는 거예요? 전혀 앞뒤가 맞지도 않고, 그 정도 내용은 대학생이면 누구나 아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냥 술이나 드시다 가세요.”

 박민용 교수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화가 났는지 몰랐다. 그냥 소리를 지르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조금 전까지 느꼈던 즐거운 기분은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이 거지에 대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보기도 싫고, 욕을 하며 때려주고 싶은 기분이었다.

 ‘뭐지? 내가 왜? 왜?’

 박민용 교수는 자신도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그가 시끄럽게 떠드는 게 싫었던 것일까?

 “교.. 교수님 지가 좀 말이 많았지예? 흐흐 죄. 죄송합니데이.”

 그 거지는 자신의 눈치를 보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리고 그런 그를 바라보는 박민용 교수는 자신의 돈과 지위에 눌린 그 거지를 보자 더욱 약이 오르고 화가 났다.

 “그러니까요. 여기는 공공식당이고, 오늘 나는 술 마시러 왔을 뿐인데 왜 그렇게 시끄럽게 떠드는 겁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거지 생활을 하는 거요? 압니까? 터진 입이라고 함부로 떠들면 안 된다고요. 여긴 당신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아시겠냐고요?”

 “아? 예. 예.”

 거지는 완전히 기가 죽어 고개를 숙인 채 음식을 먹지도 못하고 있었다.

 박민용 교수는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언제나 지성인으로서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사람이라고 자부하던 자신이 그 거지를 막 대하는 자신을 보았다.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술에 취하는 듯 머리가 어지러웠다.

 복잡한 감정이 마구 자신의 마음속으로 흘러넘쳐 들어오는 것 같았다.

 분노, 욕망, 좌절, 허탈... 등등 어마어마한 감정의 홍수였다. 박민용 교수는 태어나는 처음 느껴보는 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떨려왔다. 그리고 갑자기 온 몸을 벌벌 떨기 시작했다.

 ‘내가 왜 이러지? 내가 왜?’

 그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닌데 취한 것 같았다. 그는 계산을 하고선 정신없이 도로로 걸어갔다.

 “아니 교수님. 많이 취했심니꺼? 아따 이거 지가 부축이라도 해 줄끼예. 냄시난다고 뭐라 하지 마이소.”

 그 거지는 한 걸음 뒤에서 박민용 교수를 지켜보다가 그를 부축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왔다.

 “됐소. 됐어요. 그만 놔두시오.”

 마침 빨간색 표시등을 한 택시가 보였다.

 “택시. 택시.”

 그는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아탔다.

 부우웅

 택시는 그를 태우곤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거지가 서서 쳐다보는 게 보였다.

 “어디로 모실까예?”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박민용 교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온천장 SK View로 가주세요."

 그는 목적지를 말하곤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 거지는 보이지 않았다.

 한 가지는 확실했다. 그 거지는 자신만의 언어와 생각으로 수학의 정리를 완벽히 이해를 하고 있었다.

 

 “저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 가난한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부유한 백인 교수에게 이용만 당하고, 연구 자료를 모두 빼앗겼죠. 오로지 실력으로 당당하게 그들을, 그러니까 자신들만의 벽을 쌓고 더듬더듬 영어를 구사하던 나를 비웃고 놀리던 그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하였소. 그리고 서서히 그들의 세계를 나만의 방식으로 부수고 눌러왔었죠. 내가 한국에 돌아온 건 미국에서도 완전히 인정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소. 한국에서 내가 할 일은 이제 한국에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굳이 말도 통하지 않는 미국에서 고생하면서 배우지 않도록 내가 가르치는 일이었소.”

 박민용 교수는 격앙되어 두서없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민서희가 홍차를 들이키자 그 모습을 본 박민용 교수는 홍차를 같이 한 잔 마시고,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다.

 “흠흠 내가 약간 흥분했구만. 어쨌든 그 때 그렇게 손재영을 처음 만났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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