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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베칸의 제국
작가 : 핀투
작품등록일 : 2020.9.23

근 미래 지구가 식민지화 될 위기에 처하자 나타난 영웅들의 이야기.

 
제 5화
작성일 : 20-09-26 02:52     조회 : 220     추천 : 0     분량 : 5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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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치마들의 모습을 보고 작게 속삭였다.

 

 “자고 있는데요!”

 

 촉수가 서로를 칭칭 감고 있어서 마치 넝쿨을 두른 것 같이 보였다.

 들키지 않으려 조심스럽게 문을 닫았다.

 미로 같은 곳이라 아무리 출입구를 찾아다녀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오늘은 돌아가야 할 것 같아요!”

 “돌아가는 길은 알아요?”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다.

 간신히 찾은 계단을 오르고 나니 포육실의 문이 보였다.

 다시 들어온 포육실!

 밤새 탈출구를 찾다가 돌아오니 모두 지쳐버렸다.

 여지없이 앞치마들이 들어왔다.

 

 “뭐 하고 있어! 어서 일 시작하지않구!”

 “저걸 그냥! 오늘 끝장내버릴까?”

 “쉿! 조용히 해요!”

 

 여자들은 한 줄기 희망을 느꼈는지 모두 기분이 밝아졌다.

 언젠가는 탈출 해서 준을 만날 수 있을 것을 생각하니 진이도

 기분이 가벼워졌다.

 앞치마들이 다니는 동선을 알아야 나갈 방법이 생길것 같았다.

 다음날 밤 진이와 다른 몇 명이 그들의 뒤를 밟았다.

 앞치마들이 계단을 내려간 뒤 지난번에 발견하지 못했던 문을 통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봤다.

 다시 돌아온 선발대가 나머지를 모두 데리고 로드컴퍼니 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신선한 공기가 한가득 들어왔다.

 

 “아! 정말 좋다!”

 “이럴 시간 없어요! 다음은 어쩌죠?”

 “우리 집은 R-25 구역이에요”

 “난 헬리온시티에요!”

 

 여자들의 거주지는 각각 이지만 목표는 같았다.

 저 장벽을 넘어서 나가는 것이었다.

 모두가 로드시티로 이주한 것을 모르는 여자들은

 장벽이 있는 쪽으로 가고 있었다….

 

 변종들을 잡으러 다니느라 바쁜 서장이 경찰서로 들어왔다.

 

 “참 빨리도 오셨네요, 서장님! 수색대가 오늘 변종을

  한 놈 잡았어요!”

 

 변종이 크르릉 거리며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서장을 향해 몸을 들썩거렸다.

 베칸이 이끌던 무리 중의 하나였다.

 

 “그냥 사살하지 왜 끌고 온 거야!”

 “이놈이 잡힌 걸 알면 다른 놈이 가만히 있겠어요?

  낚싯밥으로 쓰면 더 잡을 수 있잖아요!”

 “베칸을 몰라서 그래? 그게 어디 쉬운 일이냔 말이야!”

 

 저녁이 되자 장벽 밖의 변종들이 울부짖으며 모여들기 시작했다.

 건장한 사람들은 모두 모여 장벽을 지켰다.

 장벽밖엔 베칸이 가장 앞에 나와 울부짖으며 사기를 높이고 있었다.

 장벽 안팎에서 베칸들과 경찰들의 대치 중이었다.

 

 “오합지졸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군!”

 “브이가 괴물을 만들어 인간을 전멸시킬 작정인가?

 저것들이 인간이야! 아니면 괴물이야!”

 “모두에게 위험이 된다면 없애는 게 상책입니다!”

 “어서 저것들 들어오지 못하게 무기나 지급하라고 해!”!

 “네!”

 

 장벽에 달라붙어 소리를 지르고 있는 변종들에게 공포탄을 쏘자 일시에 잠잠해졌다.

 멈춘 것 같더니 다시 시작되었다.

 이번에는 실탄을 쏟아부었다..

 

 “이것들 난리 블루스네.. 바주카포 준비해! 어떻게 되나 보자!

 “진짜요?”

 “그럼 진짜지! 가짜겠냐!”

 

 포탄을 쏘아대자 발악을 멈췄다.

 “하! 이거 효과 있네! 더 발사해 어서!”

 “네 서장님!”

 

 한바탕 소나기 붓듯 포탄이 날아들자 변종들이 한동안 정신을 못 차렸다.

 겨우 위기를 모면한 베칸이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많은 수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베칸이 신호를 보내자 모두 후퇴하기 시작했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이 난리야!”

 

 변종들은 서로 대화가 없었다.

 서로 통하는 수단은 오직 소리와 몸짓에 의지했다.

 크르릉 거리는 소리만이 있을 뿐 사람의 대화는 들을 수 없었다.

 무리 속에 섞여 있던 변종 하나가 못마땅한 듯이 으르렁거렸다.

 베칸이 공격을 포기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었다.

 이제 성체로 자란 변종들이 베칸에게 도전장을 던지기 시작했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

 베칸이 으르렁거리는 놈을 가까이 불러 목을 비틀어버렸다.

 그의 단죄에 변종들이 잠잠해졌다!

 그리고는 일시에 달려들어 놈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무리들은 불만이 누그러졌다.

 내일은 또 먹이를 찾아 사냥하러 나갈 것이다.

 

 며칠뒤

 철창에 갇혀있던 변종이 울부짖고 있었다.

 “먹이를 줘봐!”

 “뭘로 주지?”

 “편식은 안 하겠는데 뭐!”

 “너를 줄까?”

 “농담하지 말고 양계장에서 하나 잡아 와!”

 “그럼 생닭을 주라는 거야?”

 “시간 많으면 튀겨 주던지 맘대로 해!”

 “이런! 그걸 농담이라고 하는 거야?””

 

 투덜거리며 경위 중 하나가 양계장으로 가서 닭을 가져다 변종에게 던져 주었다.

 푸드덕거리는 닭을 해치우려다 말고 갑자기 동작을 멈췄다.

 “우우우우!”

 “이거 무슨 소리지? 다시 몰려온 거 아니야?”

 “문 닫아! 어서!”

 

 장벽이 세워져 있는 곳 중 농장이 있는 쪽에서 변종들이 하나둘씩 들어왔다.

 주위를 둘러보다가 코를 벌름거리더니 바로 경찰서로 향했다.

 경찰서의 창문을 돌로 부순 뒤 무더기로 들어왔다.

 막아보려 안간힘을 쓰던 경위의 목을 물어뜯었다.

 나머지 한 명도 이미 놈들의 손아귀에서 망가진 인형처럼 이리저리 흔들렸다.

 구석진 곳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번뜩이는 눈빛은

 다름 아닌 베칸이었다.

 경위가 갖고 있던 열쇠 꾸러미를 주어 들고는 철창의 문을 땄다.

 

 “크르르릉!”

 

 베칸이 소리를 내자 한 놈이 몸을 낮추고

 다른 한 놈이 철창에 있던 변종을 데리고 나왔다.

 그리곤 쏜살같이 담을 넘어 모두 장벽 밖으로 사라져 버렸다.

 

 “으악! 이게 뭐야! “

 

 경찰서가 엉망이 되어 있었다.

 먹다 만 닭이 죽어있는 경위 위에 있었다.

 지난번 공격이 실패한 것에 대한 보복을 한 셈이었다.

 로드시티로 이주하면서 경찰서만이 유일하게 치안을 담당하고 있었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민간인들만 있을 뿐이었다.

 언젠가는 이들 모두 로드컴퍼니의 저장실로 가거나 아니면 복제인간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R-25 구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넓고 인구도 많은 편이라 브이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사람들이 다음 공격을 대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장벽 아래를 돌아가며 구덩이를 팠다.

 식량을 지키는 것도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다.

 농장의 한구석에서 키워지는 닭이나 돼지는 이주민들의 비상식량이었다.

 함부로 손댔다가는 몰매가 아니라 더 한 것도 당할 수 있었다.

 농장의 한 귀퉁이에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서 무엇을 하는지 머리를 맞대고 있다.

 

 큼직한 가축을 다섯이 거의 다 해치우고 뼈가 바닥에 뒹굴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주위는 조용했다.

 

 아무것도 거칠 것 없다는 듯

 손쉽게 장벽을 타고 넘어 밖으로 나갔다.

 서서히 드러나는 야수들의 모습!

 다섯 모두 뛰는 듯 나는 듯 숲속을 달렸다.

 

 “농장에 있는 소를 잡아먹고는 달아났어요!”

 “흠! 이제 본색을 드러냈군! 성공적인 실험체라고 떠벌리던 브이도 이젠 어쩔 수 없을꺼야!”

 “서장님! 본색이 문제가 아니라 저놈들이 언제 공격해 올지 걱정입니다”

 “수색조는 뭐 하는 건지 또 연락해봐!

 수색조는 늑장을 부리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

 

 저희들 끼리 의논을 하는 같은 지역의 수색조들!

 

 “수색조가 아무런 답변이 없습니다. 어쩌죠?”

 

 전화기를 집어 든 서장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울렸다.

 “당신들 이렇게 늑장 부리면 돼? 여기 가축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니까!”

 

 서장의 득달같은 추궁이 통했는지 수색조가

 차량 한가득 무기를 실은 차가 경찰서에 도착했다.

 

 “인원도 지원할 수 있습니까?”

 “위에서 지시가 없습니다”

 “아니! 위아래 따지지 말고 니가해 임마!”

 “수색팀도 절차가 있는데 이렇게 급하게 하면 저희도 난감합니다!”

 “절차고 뭐고! 협력 안 하면 너도 죽어 저 변종들한테 !”

 -.... 그럼 작전 회의 시간에 의논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으이구! 회의만 하다 모두 끝내자 아주! 내가 아주 변종 불러다 줄까?

 수색 조원들이 돌아가고

 

 “경위! 가서 민간지원대 불러와! 빨리! 지금 출발한다”

 

 장벽 문이 열리고 차들이 출발했다.

 두꺼운 문이 닫히자 요새는 쥐새끼 한 마리 드나들 수 없었다.

 

 “모두 무기를 잘 조준 하고 신호하면 바로 쏜다!”

 “넷!”

 

 한참을 가도 조용한 R-25 구역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것들이 닭 잡아먹구 오리발이네! 다 어디로 숨은 거야!”

 “경감님! 저기 뭔가 보입니다!”

 십여 걸음 앞 도로에 무언가 있었다.

 

 “죽었나 본대요?”

 

 수색대 한 명이 차에서 내려 천천히 다가갔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사람은 죽은 것처럼 보였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발로 툭 차봤다.

 

 “죽었나?”

 

 다시 한번 발로 툭 차 봐도 역시 움직이지 않았다.

 

 “죽었어요!”

 

 소리를 쳤다.

 동시에 사방에서 우우! 거리며 변종들이 달려 나왔다.!

 수색대원이 차가 있는 쪽으로 마구 달려갔다. 여차하는 순간이면 까마귀밥이 될 순간이었다.

 

 “달려! 빨리 달려! 어서!”

 

 겨우 뻗은 손을 잡으려는 순간 뒤에서 달려오던 손아귀에 옷깃이 잡히고 말았다.

 멀어지는 수색대원들 말이 없었다.

 변종들이 우루루 달려들자 수색대원의 모습은 순식간에 온데간데없어져 버렸다.

 수색조가 총을 쏴댔다.

 여기저기 죽어 넘어지는 변종들!

 분노의 총알이 빗발치듯 변종들을 향해서 날아갔다.

 비명들이 울려 퍼졌다.

 죽어 가는 변종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베칸이 서장과 수색조를 노려보다 소리 높여 울부짖었다.

 

 한바탕 휩쓸고 간 폭풍처럼 베칸과 로드 시티의 전투로 변종들이 많이 죽었다.

 베칸의 공격에 대비하는 로드 시티는 전운이 감돌았다.

 동요하는 베칸과의 전투는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브이님! 베칸 포획을 언제까지 미루실 겁니까!”

 인간들이 동요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아!

 베칸으로 부터 얻을 것은 이미 다 얻었는데 굳이 포획해야 하나?

 “베칸의 공격이 더 심해지면 어찌하실 겁니까?”

 “음···.일단 지켜보자구!”

 .

 브이가 베칸을 죽이지 않고 포획한다는 조건으로 현상금을 걸었다.

 그냥 죽이지 않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처형하겠다는 것이다.

 베칸에게 걸린 현상금은 엄청났다.

 너도, 나도 포획에 나서며 로드 시티로 모여드는 킬러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그중 눈에 띄는 남자가 있었다.

 큰 키에 검고 긴 가죽 외투를 걸치고 챙 넓은 모자를 눌러쓴 사람이었다.

 등에 칼을 메고 허리춤에는 두 개의 총을 차고 가죽 부츠엔 박차가 달려 있었다.

 날렵한 말 한 마리까지 갖춘 완벽한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여기 묵을 만한 곳이 어디 있습니까!”

 남자의 묵직한 저음의 바리톤에 여자가 침을 꼴깍 소리 나도록 삼켰다.

 “아! 저기! 저쪽으로 쭉 돌아가면 저희집이 있는데 괜찮으시다면···”.

 “좋습니다”

 

 로드 시티의 집들은 다 그만그만했다.

 “어머! 벌써 손님을 잡았네!”

 “그럼! 내가 누구라고!”

 “아유! 나도 얼른 한몫 잡아야 할 텐데 어쩐다!”

 

 여자들의 너스레를 듣는 둥 마는 둥 남자가 2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가죽 부츠 발굽에서 나는 소리가 조용했던 집 안에 울려 퍼졌다.

 뚜걱! 뚜걱!

 계단을 따라 쭉 있는 나무 손잡이를 손으로 쓸어가며 2층 문 앞에 섰을 때

 여자가 말했다.

 

 “저기! 점심은 라면 인 데··”

 남자가 홱! 돌아보며

 “계란은 두 개 넣어주시오!”

 

 여자가 조그만 소리로 말했다.

 “드럽게 폼 잡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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