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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작은 화면 속의 아이돌
작가 : 레마
작품등록일 : 2020.8.18

어릴 때부터, 자신이 춤추는 것을 남에게 보여주기 좋아하는 '하늘'.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도 춤을 추지만, 주변 또래가 추는 춤은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것을 '자신이 춤의 재능이 없다.'라고 생각하고 절망에 빠져있을 때, 하늘은 인터넷 크리에이터, Noeym(노윰)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녀를 동경하여 인터넷 투고를 준비하는데...

 
01 - 나만의 색을 찾아서. -4
작성일 : 20-09-26 02:37     조회 : 257     추천 : 0     분량 : 7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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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하늘은 주말 내내 동영상을 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냈다.

  아빠의 조언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어느 정도 감이 잡혔기에, 추고 싶은 영상에 대해 검색한 것들을 따라 췄다.

  노력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는 기분이었다.

  지금까지 하늘에게 춤이란, 따라 추다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몸에 익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달랐다. 지금껏 보지 못해 느끼지 못했지만, 동영상에서 같은 춤을 추는 데도 추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랐다.

  하늘은 과연 지금까지 자신의 춤이 어떻게 보였을까 생각했다.

  나름 방에 전신 거울이 있었지만, 춤을 추면서 하늘의 머리도 움직이기에 감상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최소한 부실에 있는, 벽을 꽉 채우는 거울 정도가 있어야 했다고 느꼈다.

  하늘이 마이원에 친 검색어는 셀 수 없이 많았다.

  일단 아이돌의 안무부터 시작해서, 귀여운 춤, 아름다운 춤.

  심지어 발레 관련 영상도 보면서 느낌을 찾았다.

  “...으악. 발가락 아파 보여.”

  진작에 포기했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하늘에게 인터넷이란, 모르는 정보를 찾아보는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기껏해야 요리나, 화장품 등 검색할 때만 사용했다.

  그런 하늘에게 마이원은 지식의 바다와도 같았다.

  그렇게 여러 영상을 보면서, 하늘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조금씩 좁혀가고 있었다.

  “하나, 둘, 셋, 냥냥!”

  하늘의 몸이 오른쪽을 향한다.

  “둘, 둘, 셋, 냥냥!”

  그와 똑같이 이번에는 왼쪽으로 향한다.

  하늘의 체력이 아무리 좋아도, 하루 종일 전신을 움직이며 춤을 추는 것은 무리였다.

  그래서 쉬는 시간을 가질 겸, 하늘은 검색하다가 찾은 귀여운 동영상을 감상했다.

  율동 같은 안무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노래에 같은 안무를 하는 사람들이 모두 하늘보다도 더 나이가 있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

  그것을 또 댓글로 사람들은 귀엽다고 해준다.

  하늘도 귀엽다고 느꼈기에 그 율동을 따라 해 보았다.

  고양이 같은 안무, 게다가 따라 하기도 쉬워서 몸에 익히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하늘에게 부족한 것은 따라 하는 게 아니다.

  그 율동을 하면서 정말 남에게 동영상의 댓글처럼 칭찬을 받을 수 있는가.

  그래서, 하늘은 동영상을 틀자마자 곧바로 전신 거울의 앞으로 갔다.

  “하나, 둘, 셋, 냥냥! 둘, 둘, 셋, 냥냥! 빙그르르 돌아서, 꼬옥!”

  최대한 귀엽게 보이게끔,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 같이 귀엽게 춰 보았다.

  하지만, 알 수 없었다.

  혼자서 거울을 보며 안무를 체크하기에, 이 율동은 시야가 거울에서 너무 벗어난다.

  다른 안무로 체크 할 수도 있다. 귀여운 안무를 저장해 놓은 것이 이 안무 하나만은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기에 하늘은 이 안무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하늘은 휴대폰을 들고 컴퓨터 앞으로 갔다.

  따로 카메라 같은 장비는 없었기에, 휴대폰의 전면 카메라를 켜두고 하늘은 조금 멀리 떨어졌다.

  그리곤, 다시 휴대폰의 화면을 체크한다.

  테스트로 5초가량 찍힌 동영상을 살폈다.

  아쉽게도 화질은 그리 좋지 못했지만, 그래도 이 영상을 보고 표정이나 몸의 움직임은 확실히 보였기에 하늘은 그 방법을 선택했다.

  하늘은 지금까지 집에서 춤을 춰 본 적이 거의 없다.

  아주 어렸을 때나 TV를 보면서 아이돌의 춤을 같이 따라 췄지, 초등학교에 들어갔을 때부터는 집 이외에 춤출 데가 있어, 집에서는 전혀 추지 않았다.

  하늘이 지금 춤을 추는 이유는 그 장소가 사라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큰 요소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마치, 처음으로 TV에서 아이돌들이 춤을 추는 것을 본 것과 같은 반짝임, 그 눈빛이 지금의 하늘에게 그대로 담겨있었다.

  “좋아...셋, 둘, 하나.”

  하늘은 모든 셋팅을 마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지금껏 몇 번, 자신이 춤추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은 적도 있었지만, 혼자만 추고, 혼자만 보는 영상에 하늘은 살짝 긴장했다.

  동영상을 계속 되돌려 보면서 타이밍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의미 모를 긴장을 품고 하늘은 천천히 팔을 들어 올렸다.

  “하나, 둘, 셋...둘, 둘, 셋...”

  처음으로 다른 춤을 추고 있었다. 하늘 자신도 그렇게 느꼈다.

  춤만 추면 된다고? 그 순간, 그렇게 생각했던 자신을 부순다.

  안무를 따라 하는 것만이 아니다.

  몸을 움직이는 대로 휘두르는 것이 아닌, 하늘은 자신의 춤에 화장하듯 꾸며나갔다.

  자신이 생각하는 ‘하늘이 가장 귀여워 보이는 모습’을 상상하며 몸을 움직여 나간다.

  “어디어디 있나~. 나의 고양이~”

  스피커로 나오던 1분 남짓의 짧은 노래가 끝난다.

  하늘은 마지막으로 가슴 위에 양손을 겹치며 동영상을 마무리했다.

  전력으로 춤췄다. 품 안에 있던 팔을 쭉 뻗는 것만으로도, 전신의 근육을 모두 사용할 정도로 진심으로 춰 보았다.

  그래서 하늘은 노래가 끝났음에도 한동안 숨을 고르며 여운에 잠겼다.

  이제 하늘은 따라 하는 춤이 아닌, ‘하늘이 추는 춤’을 추기 시작했다.

  “...아 참! 동영상 끊어야지.”

  가쁜 숨을 숨기지 못하고, 하늘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휴대폰을 들여다 봤다.

  동영상만 놓고 본다면, 마이원에 올라오는 영상들과 차이점은 너무 컸다.

  애초에 노랫소리가 컴퓨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게 그대로 휴대폰에 녹음 되었기에 소리가 너무 안 좋았고, 하늘이 중얼거리는 소리나 움직이는 소리도 상당히 크게 녹음되어있었다.

  하지만, 그건 하늘에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하늘의 시선은 오로지 화면 속의 자신에게 집중된다.

  “음...표정이 귀엽지 않네.”

  처음으로 자신을 냉정하게 판단해 본다.

  지금까지 자신의 춤에 대해 비교할 대상이 없었다. 동아리에서나, 지금은 신해가 비교 대상이겠지만, 하늘은 비교란 것을 해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지금은 마이원이란 수많은 사람이 있다.

  하늘이 춘 고양이 춤도, 이미 영상을 올린 많은 사람의 춤을 본 하늘에게 비교 대상은 넘쳐 흘렀다.

  그렇기에, 하늘은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다시 몇 번이고 돌려보며 하늘은 자신을 되돌아보려 했다.

  춤에 너무 빠져 주변이 보이지 않던 것이, 하나의 위화감 때문에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동영상에 찍혀 있는 하늘의 뒤에 있던 방문, 그게 조금 열려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아닌, 그림자가 진 부분에서 보이는 사람의 시선.

  하늘은 온몸의 피가 싹 가시는 것을 느끼며 획하고 고개를 돌렸다.

  “...끼야!!!”

  “우와!”

  동영상에서는 아빠의 능글거리는 얼굴만 찍혔는데, 어느새 엄마까지 같이 와서 보고 있는 것은 둘째치고.

  하늘이 놀라는 것과 동시에 아빠의 미소가 만개했다.

  “뭐..뭘 보고 있는 거야?”

  하늘은 너무 놀라서 순간,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을 놓칠 뻔했다.

  “아니, 밥 먹으라고 부르려는 데 너무 바빠 보여서. 기다리고 있었지.”

  “엄마는 말리려 했단다? 너무 기분 나쁘게 딸 방을 몰래 쳐다보고 있어서.”

  “노크를 하면 되잖아!”

  “했지! 문이 부서져라 했지, 자고 있으면 깨라고. 근데 반응이 없어서 들어가 보니...푸훕.”

  이제는 하늘의 표정은 완전 넋이 빠져버렸다.

  그렇게 창피한 것은 아니다. 이미 몇 번이고 춤추는 것은 보여주었으니까. 귀여운 춤을 보여주었다고 창피하다는 느낌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열심히 공부하는 도중, 부모님이 들어왔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매일 공부 안 한다고 잔소리 듣는 게 일상일 때, 딱 한 번, 공부한다고 칭찬받았을 때의 의미 모를 창피함.

  그것과 비슷한 창피함이었다.

  하늘은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고, 아빠는 어떤 말로 하늘을 더 놀릴까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둘의 모습에 엄마가 먼저 그 자리를 떴다.

  “둘 다, 적당히 하고 밥 먹으러 와요.”

  “응. 조금만 더 놀리다 갈게.”

  “...놀리지 말고, 나가!”

  하늘은 침대 위에 놓인 베개를 문 쪽으로 던졌다.

  하지만, 돌아온 건 아빠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뿐이었다.

  약이 오를 대로 오른 하늘이 침대 위로 뛰어들어 얼굴을 묻자, 그제야 아빠는 만족했다는 얼굴로 천천히 문을 닫으며, 마지막까지 하늘을 쳐다봤다.

  방에 다시 혼자 남은 하늘은 생각했다.

  분했다. 엄청나게 분했다.

  하지만, 그것은 하늘이 아빠에게 놀림 받았기 때문은 아니었다.

  기대했다. 몰래 자신의 춤을 본 아빠의 반응이 있기만을 말이다.

  그런데 아빠는 분명 하늘의 춤을 봤음에도 별다른 반응은 주지 않았다.

  장난삼아 귀엽다는 말 한마디도 없었다. 하늘은 그런 사실이 분한 것이다.

  그것이 하늘이 노력해야 할 점이다.

  어느 정도 영상을 보면서 예상은 했었지만, 지금의 하늘은 귀여운 춤을 췄음에도 귀엽다고 듣지 못할 정도인 것이다.

  침대에서 고개를 든 하늘은 더 이상 장난기 어린 표정이 아니었다.

  실패했다고 침울해하는 표정도 아니었다.

  더 노력해야만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다음날, 한창 하늘이 춤을 배우고 연습하는 게 달아올랐을 때였다.

  방문에 노크소리를 이번에는 확실히 들어, 하늘은 문 쪽을 쳐다보았다.

  “네~.”

  그리고 들어오는 아빠.

  처음에는 또 어떤 것으로 놀리러 들어왔는지 궁금해, 경계했다.

  하지만, 그 얼굴에 떠오른 것은 항상 있는 능글거리는 미소가 아닌, 어딘가 곤란해 보이는 표정이었다.

  “하늘아. 아래층에 살던 청년이 올라왔더라. 쿵쿵거리면서 무슨 일 있냐고.”

  하늘은 아차 싶었다.

  춤에 너무 집중하고 있어서 아래층에 피해가 가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전과는 다른 의미로 크게 놀란 하늘은 흘러나오던 노래를 멈추고 아빠의 앞에 가서 섰다.

  “...미안해요.”

  “아니야. 우리도 하늘이가 춤추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조심하지 않았어.”

  “그 사람에게도 사과를 해야...”

  “괜찮아. 다행히도 크게 뭐라 하지는 않았으니까. 웃으면서 조심만 해달라고 하더라.”

  아빠는 항상 하늘에게 장난을 치려하지만, 진지할 때에는 제대로 진지한 태도로 하늘을 대해 준다.

  그렇게, 자상한 미소로 하늘을 토닥여주었다.

  “그래도, 더 이상 집에서는 춤을 못 출 것 같아.”

  “응. 알았어.”

  “그리고, 다음에 그 청년을 보면 죄송하다 하고.”

  “응.”

  아빠는 마지막까지 여전한 미소로 방문을 닫고 나갔다.

  하늘의 몸이 근질근질거린다.

  한창 달아올랐을 때라 움직이고 싶었지만, 단독주택도 아니고 주변에 끼치는 피해를 생각하면 집에서는 좋지 않았다.

  잠시 침대에 걸터앉아 생각하던 하늘은 곧바로 밖으로 나갔다.

  환경은 집만큼 좋은 곳은 없었다.

  아무도 보지 않고, 조용하고, 누군가의 간섭이 없는 곳은 집이 제일이었기 때문이다.

  막상 나와서 길을 걸어도 그만한 곳은 찾을 수 없었다.

  하늘은 연습실의 존재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애초에 매일 빌릴 만큼의 돈이 없다.

  그러던 도중, 놀이터가 하늘의 눈에 들어왔다.

  아직 점심시간 조금 지났을 때의 일요일의 밝은 낮이라 역시, 아이들과 그들의 보호자까지 놀이터에 있었다.

  하늘은 어슬렁거리며 놀이터의 가장자리를 한 바퀴 빙 둘러보았다. 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고 춤을 출 수 있을 만한 곳이 있는지 찾기 위해서였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는 없었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크게 보이지 않을 만한 곳.

  아무리 하늘이라도 고양이 노래를 이런 장소에서 추기는 너무 창피했기에, 평범하게 춤 연습을 하는 엑스트라 정도로 보일 만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는다.

  “...여기면 되겠지?”

  그래도 확신이 서지는 않아, 조심스럽게 이어폰을 끼면서도 놀고 있는 아이들의 눈치를 살핀다.

  하늘이 귀여운 춤을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그래도 몸을 크게 움직이는 춤도 좋아한다.

  흔히 셔플이나 크록하 같은 흥을 돋우기 위한 춤 말이다.

  대신, 중요한 것은 그 춤에 얼마만큼 하늘의 색을 물들이는지가 중요하다.

  어떤 춤이든 자신을 물들일 수 있는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유행으로 자리 잡은 춤에도 하늘의 귀여움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늘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박자에 따라, 천천히 리듬을 맞추며 시동을 걸었다.

  하늘이 입은 옷은 체육복이 아닌, 평범한 사복이었다.

  그래서 크게 행동하기에는 조금 제약이 있었지만, 하늘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땀을 흘릴 정도로 오래 연습할 것도 아니고, 하늘은 마침 언어를 배워가는 아기처럼 모든 춤에 자신을 얼마나 묻히느냐에 오로지 호기심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을 움직이는 게 너무 즐거웠다.

  지금까지, 하늘은 춤을 배우는 것의 의의를 두었다면, 지금은 그냥 춤을 추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웠다.

  그렇게 점점 하늘에게서 주변이 멀어져간다.

  마치 정말로 하늘 위에서 날아가는 새들과도 같이 날아가는 느낌으로 자유롭게 춤을 추기 시작한다.

  벽보고 시작했던 춤은 어느새 사방팔방을 돌아다니며 추고 있었고, 두 다리가 동시에 움직이는 춤의 특성상 위치도 이리저리 바뀐다.

  주변의 시선 따윈 잊고, 완전히 자신만에 세계에 빠져 전신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 단, 단, 점프!”

  무대와 관객이 없기에 출 수 있는 춤.

  혼자서 무아지경에 빠져 하늘은 이리저리 다리를 놀렸다.

  막춤이라 보일 수도 있을 정도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하늘은 오로지 자신의 흥에 따라 몸을 움직였다.

  귀엽게 보이고 싶은 마음을 그대로 춤에 담아 애교를 부린다.

  “슬~로~우~~. 템포!”

  누가 추던 춤을 따라 하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다리 움직임에 점점 하늘의 색이 물든다.

  섹시함과 멋있음을 배제한 단 하나, 하늘 자신이 귀엽게 보이는 소망 하나만을 담아 춤췄다.

  4분이 조금 넘는 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그동안 하늘은 간단히 몸을 움직일 생각이 어느샌가 전력이 되었다.

  주말 동안 집에서 연습하면서 하늘은 자신을 발견했다.

  새로운 장난감을 발견한 수준이 아니다.

  엄마의 뱃속에서 기껏해야 발차기밖에 하지 못한 아기가, 세상으로 나와서 뛰노는 수준이었다.

  노래가 끝나 하늘이 발걸음이 천천히 멈춘다.

  끝이 났음에도 아직 흥이 전부 빠지지 않아, 몸을 제자리에서 통통거리며 현실로 돌아온다.

  “휴~.”

  발밑은 하늘의 신발이 밟은 발자국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

  하늘의 방이라는 좁은 공간에서는 추지 못한 춤을, 넓은 놀이터에서 춘다고 생각하니 더욱 신이 났다.

  갑갑했던 마음이 넓어지는 기분이었다.

  “당분간은 놀이터에서...”

  집에서도 가깝고 하니, 춤 연습할 곳으로 하늘은 놀이터를 고르려 했다.

  돈도 안 들고, 누구나 이용 할 수 있고, 무엇보다 넓어서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다.

  이보다 좋은 환경도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곳도 하나의 문제가 있었다.

  “...어?”

  춤추기 전까지만 해도 각자 이리저리 놀고 있던, 놀이터 안의 사람들이 일제히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유를 몰랐다. 그렇기에 창피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고, 하늘은 자신이 들어오면 안 될 곳에 들어왔거나 하는 이유로 잘못한 게 있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하늘이 아이들을 멍하니 쳐다보니 아이들 중 한 명이 박수 치기 시작했고, 그게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전염되어 커다란 박수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하늘에게 창피함이 물밀 듯 쏟아져 들어왔다.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처럼 춤을 보여주는 것은 좋아하지만, 이렇게 막춤 같은 춤을 보여준다는 것은 아무리 하늘이라도 창피하다.

  결국, 하늘은 또 자리를 정하지 못하고, 도망치듯 그곳에서 빠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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