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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24
작성일 : 20-09-25 09:09     조회 : 195     추천 : 0     분량 : 2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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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레지던스로 돌아온 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초아/ “내일부터는 안 그러시기예요? 절대 회사에서 티내지 않기?!”

 

 /승혁/ “흠... 노력해보죠.”

 

 

  4층에 도착하고 초아가 내리자 뒤에서 승혁이 따라 내렸다.

 

 

 /초아/ “왜요?!”

 

 /승혁/ “...문 앞까지 데려다주려고...”

 

 /초아/ “아니에요! 이 층에 전부 직원들만 사는데, 누가 보면 어떡해요!”

 

 

 승혁은 대답 없이 안절부절못하며 초아의 손끝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초아/ “얼른 올라가세요, 네?”

 

 /승혁/ “저기..”

 

 /초아/ “?? 무슨 할 말 있으세요?”

 

 /승혁/ “속옷 말입니다... 오늘 아니고 다음번에는 그럼..”

 

 

 초아는 온 힘을 다해 승혁을 엘리베이터 안으로 밀어버리고 닫힘 버튼을 눌렀다.

 

 

 

 **********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거장 다니엘과 그의 수제자이자 떠오르는 신예인 강세아에 대한 미술계의 반응은 뜨거웠다.

 

  뉴욕아트스쿨의 졸업전시회에서 다니엘의 극찬을 받으며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하게 된 그녀의 첫 국내 전시무대를 앞두고 서울로 날아온 그들을 인터뷰하고자 하는 기자들로 넘쳐났다.

 

  세아는 비디오아티스트로서 국내에서 처음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밀려드는 인터뷰들을 거절할 수 없었지만, 그간 언론에 나서기를 좀처럼 꺼려 신비주의로 알려져 있던 다니엘의 동행은 더 큰 관심을 몰고 왔다.

 

 

 <월드클래스 비주얼 아티스트 다니엘과 그의 오랜 연인으로 알려진 신예 강세아! 그들의 베일에 가려진 사랑 의 비밀이 밝혀질까?>

 

 <헐리웃 유명배우이자 미술가인 아내와 1년 전 이혼, 그 원인으로 거론되는 아주 특별한 사제관계. 하나뿐인 딸의 양육권 다툼에 어떤 영향을 주나?>

 

  자극적으로 쏟아내어진 기사들을 무심히 훑으며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희끗희끗한 단발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은 편한 차림의 다니엘은 고급호텔의 로비라운지와 다소 어울리지 않았다.

 

  검은 생머리를 늘어뜨린 세련된 외모의 한 아가씨가 다가와 손으로 그의 어깨를 살짝 쓸며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다니엘은 그녀를 향해 슬쩍 미소 지었다.

 

 

 /다니엘/ “잘 잤어?”

 

 /세아/ “당신은, 잘 잤어요? 난 하나도. 시차에, 부모님 잔소리에, 이래저래 불편해서 못 잤어요.”

 

 

 그는 보고 있던 태블릿의 화면을 슬쩍 껐다.

 

 

 /다니엘/ “큰일이네. 세계적인 라이징 스타의 국내 첫 데뷔전인데, 주인공 컨디션이 별로면 어쩌나. 동생 보고 싶다면서. 못 만났어?”

 

 /세아/ “동생은 지방에서 직장 다니는 중이라.. 그러게 나도 호텔로 바로 와서 묵었으면 좋았잖아. 같이 편하게 쉬었을 텐데. 괜히 집에 가서 어른들 걱정소리만 잔뜩 듣고 왔어. 전시회 준비하는 동안은 일행들이랑 호텔에서 지내야한다고 말씀드려놨어요.”

 

 /다니엘/ “사냥개 같은 파파라치들한테 고기 덩어리를 뭐 하러 던져줘. 가십거리는 이미 넘치는걸.”

 

 /세아/ “...기사.. 나도 봤어요. 정말 괜찮겠어요? 언론이라면 그렇게나 질색하면서,.. 왜 굳이 인터뷰를 하겠다고.. 나 때문이라면 괜찮다니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다니엘/ “내가 확실하게 서포트 해 준다고 약속했잖아. 기자들이 굶주린 짐승들처럼 널 겁줄 텐데 혼자 보낼 수야 있나?”

 

 /세아/ “정말.. 고마워요.. 다니엘.”

 

 

 의도된 듯 차갑고 날카로운 이미지의 그녀였지만

 다니엘의 앞에선 마냥 앳된 소녀 같은 순수함이 드러났다.

 

 평소엔 좀처럼 잘 웃지 않는 그녀가 다니엘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초승달처럼 휘어지는 눈매가 동생 초아를 떠올리게 했다.

 

 다니엘은 흘긋 손목시계를 확인하고 일어섰다.

 

 

 /다니엘/ “일어나지. 아트센터 관장이랑 약속 잡아뒀으니 슬슬 준비해야겠어.”

 

 

 호텔로비를 지나던 두 사람이 정훈의 눈에 들어왔다.

 

 

 /정훈/ “?! 저사람..”

 

 /동료/ “대리님도 아세요? 비디오아티스트 다니엘! 그 헐리웃 여배우랑 양육권 소송 중이라 더 유명해진 사람이요! 어제부터 우리호텔에 묵는데요!”

 

 /정훈/ “그래요? 저는 그 분 말고 옆에 여자분.. 왠지 아는 사람 닮은 것 같아서요.”

 

 /동료/ “애인이잖아요! 아까 기사 봤는데 같이 미술 하던 제자였는데 둘이 눈 맞아서 이혼한거라고..이름이 강세아였나?”

 

 /정훈/ “네? 강세아? 저분도 우리호텔에 묵으시는 거예요?”

 

 /동료/ “모르죠 뭐. 따로 예약된 방은 없는 것 같은데.. 스위트룸이 워낙 넓으니 호호..”

 

 

 정훈은 그들이 사라진 뒷모습을 길게 응시했다

 

 

 **********

 

 

 

 [아직 입니까?]

 

 

 메시지를 보낸 승혁은 한 시간이 넘도록 주차장에서 초아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같이 퇴근하기로 약속하고 주차장에서 접선하기 직전, 진상고객을 응대하던 객실 서비스담당직원의 긴급한 연락을 받은 초아가 다시 리조트로 올라가버렸다.

 

 당장이라도 따라갈 듯 발걸음을 서둘렀지만

 제발 자신의 일에 나서지 말아달라는 초아의 간절한 눈빛에 하는 수 없이 혼자 올려 보낸 것을 그는 계속 후회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같이 따라붙는 거였는데.

 

 대체 무슨 일인건지 답답해서 못 있겠네,

 

 아니, 리조트 손님 일이 왜 다 자기일이야? 내 일도 되는 거지.

 

 

 벌떡 일어나 걸음을 떼다가도 지난번 허쉐프 계약 건에 자신이 나섰다가 불같이 화를 냈던 그녀가 떠올라 다시 한 번 고민하길 반복하는 중이었다.

 

 

 

 수없이 보낸 깨톡도 확인하지 않고 연락도 안 되는 그녀를 마냥 기다리기가 지칠 대로 지쳐,

 그는 결국 전화를 걸었다.

 

 

 한번, 두 번, 세 번, 다섯 번, 열 번.

 

 

 신호가 반복되고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기 직전.

 

 

 “헉, 헉, 헉, 여보세요?”

 

 

 거친 숨소리와 함께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자 이성을 잃기 직전의 그가 목소리를 잔뜩 깔고 소리쳤다.

 

 

 “어딘지 말해요, 지금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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