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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자는 신스틸러
작가 : 조윤서
작품등록일 : 2020.9.15

징계 먹은 강력계 여형사 송백설과 영화판의 신스틸러이자 호텔 상속자인 차도현의 수상한 연애.

 
18. 남자가 째째하게시리!
작성일 : 20-09-25 01:13     조회 : 233     추천 : 0     분량 : 6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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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쏘긴 뭐, 뭘 쏴요…….”

 꼴깍. 침 넘어가는 소리가 너무도 크게 들렸다.

 처음 본 남자와 일주일동안 키스를 세 번이나 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이렇게나 마구 뛸 일이니!

 기대감도 몽실몽실 피어오르자 또 다시 침이 꼴깍 하고 넘어갔다.

 굳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에게 도현이 속삭였다.

 “제가 대신 쏠까요?”

 “서, 서서, 선 넘지 말라고, 내가 분명히 말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고, 키스가 임박했다는 생각이 들자 허공에 떠있는 두 다리에서 힘이 풀렸다.

 도현의 두 손이 그녀의 양쪽 귀 밑으로 파고 들었다. 깊고 짙은 눈에서 남자다운 육감적인 입술로 시선을 옮기자마자 뜨거운 혀가 입안에 미끄러져 들어왔다.

 “으음…….”

 그는 더 가까이 몸을 밀착시켜 왔다. 부드러운 혀의 감촉이 욕구를 부채질하자 그녀의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숨 쉴 때마다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하아…….”

 황홀한 입맞춤이었다. 도현의 거친 숨소리가 그녀를 달아오르게 했다.

 마침내 그의 손이 허리를 확 끌어당겼을 때 백설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금방이라도 헐렁한 실내복 바지를 뚫고 나올 듯 단단한 것이 아랫배에 느껴졌기 때문이다.

 “안 돼요…….”

 당황해서 밀어내는 그녀와 달리 도현은 침착했다. 그녀에게서 조금 떨어져서 달아오른 눈빛으로 말했다.

 “사랑을 나누고 싶어요, 당신과.”

 “그건 곤란해요. 난, 아직…….”

 “내가 싫어요?”

 “만난 지 일주일 만에 이러는 건 아니죠. 서로에 대한 확신도 없으면서.”

 속내를 알 수 없는 그의 눈빛이 위험하게 다가왔다.

 “거짓말. 당신도 날 원하면서.”

 ‘아직 기억하지 못하는군, 경사. 우린 처음 만난 날 이미 같이 잤는걸.’

 그는 시니컬하게 입술 끝을 올리곤 주저하지 않고 키스했다. 원하는 것이 너무 명확해서 무서울 정도였는데도 몸은 이성을 배반했다. 영영 계속될 것만 같은 달콤함이었다.

 ‘이 남잔 키스의 달인이야.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이 키스에 넘어갔을까…….’

 하지만 경찰 체면에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와 몸을 섞을 수는 없었다. 여자 친구라도 있다면 문제가 될 게 뻔하다. 그런 스토리는 직업상 수도 없이 봐왔다.

 위태롭게 버티고 있던 순간은 뜻밖의 전화벨 소리로 인해 깨졌다.

 띠리링. 띠링. 띠리링.

 백설의 점퍼 속에서 나는 소리였다. 벨소리가 하도 끈질기게 울려대는 통에 두 사람은 마지못해 떨어졌다.

 어색하게 눈이 마주치자 백설은 재빨리 탁자에서 내려와 도망치듯 그의 곁을 지났다.

 액정에 낯선 번호가 떴다.

 “모르는 번혼데?”

 누구지? 내 번호를 알고 있으며 이런 밤 시간에 양심 없이 전화할 인간이란.

 뒤돌아보니 도현이 긴장한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받아봐요. 녹음버튼 누르고.”

 “여보세요?”

 -야, 넌 어디서 뭘 하길래 하루 왼종일 전화를 안 받냐, 안 받긴?

 “누구? 박주가리?”

 -그래, 임마! 하나밖에 없는 니 동기, 박수찬이다. 휴가라고 이렇게 나 무시해도 되는 거냐?

 “번호가 왜 이 모양이야? 휴대폰 또 잃어버렸냐?”

 -이번엔 잃어버린 거 아니거든? 우이동 계곡에 빠뜨려서 아작 났어.

 “우이동 계곡? 거긴 왜 갔는데?”

 -엊그제 밤에 신고가 들어와서. 주취자가 몽둥이 들고 지나가는 사람한테 행패 부린다고.

 “그런 걸 신삥 보내지 니가 갔냐. 왜 전화했어? 시끌벅적한 거 보니 포장마차고, 오늘 당직인가?”

 백설은 통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침대에 걸터앉았다. 도현은 그녀가 앉아있던 탁자에 비스듬히 기대서서 팔짱을 낀 채 쳐다보고 있다.

 -빙고! 백만 년 만에 오는 당직이다. 니네 집 갔다가 어머니한테 한라봉주스 얻어 마시고 왔어. 나 완전 인기더라? 그 집 딸래미는 가출했는지 코빼기도 안 보이더라고.

 “우리 엄마 한라봉주스 그거 아무한테나 주셔. 의미 없다고.”

 -의미 없긴! 어머니 씨암탉 잡을 기세시던데?

 “뭐야, 너 우리 집에서 씨암탉을 노리고 있었던 거야? 꿈 깨시고 시답잖은 얘기하려면 끊어.”

 평소보다 퉁명스러운 말투는 뒤에서 다 듣고 있을 도현을 의식해서였다.

 -야, 너 어딘데? 수상한 짓 하고 다니는 거 아니지? 남자 조심해라!

 지금 전화 통화한 사람은 남자가 아니라 동료라는 걸 명백히 하기 위해 덧붙였다. 목소리도 쫙 깔고서.

 “또 연락하지 마라. 귀찮으니까.”

 전화를 끊고 고개를 돌렸으나 도현은 이미 방에 없었다.

 

 ***

 

 단양의 네 번째 날. 백설과 도현의 공조수사 3일차 아침이 밝았다.

 리조트 1층 로비에 있는 시계가 오전 9시 10분을 가리켰다. 입구 쪽에 있는 스카이레스토랑에서는 박미래 매니저가 방금 전에 들어온 손님과 테이블에 마주앉아 있었다.

 “이렇게 일찍 오시다니! 너무 반가워요. 그간 잘 지내셨죠?”

 “그럼요. 박 매니저님은 더 예뻐지셨어요. 인기 많으시겠다.”

 도현의 매니저 정태였다.

 “어머, 어떻게 아셨지? 그래봤자 다 손님들인걸요, 뭐.”

 주문한 샌드위치와 커피를 먹고 있던 정태가 주위를 둘러보며 선글라스를 머리 위로 꽂았다.

 “형은 없네요. 그 손님이 형이 아닐 지도 모르겠는데요.”

 “하긴 지난번 룸서비스 주문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근데 어제가 배우님 생일이었잖아요. 혹시 연락 없으셨어요?”

 정태는 고개를 저었다.

 “전혀요.”

 “힝, 배우님 진짜 너무해요. SNS에도 아무런 흔적이 없더라고요. 혹시 진짜로 외국으로 잠수 탄 건가?”

 정태가 눈을 가늘게 뜨고 속닥였다.

 “그건 아닐 거에요. 인천공항에 아는 사람이 있거든요. 형 지금 국내에 있어요.”

 “그래요? 하여튼 무슨 흔적이라도 발견하면 저한테 꼭 메시지 좀 주세요. 아주 궁금해 미치겠거든요!”

 “그럼요. 염려 말고 일 보세요.”

 박 매니저가 생긋 웃으며 돌아가자 정태는 머리를 굴렸다.

 “분명히 여기 있는데 전화도 안 받고 뭐 하는 거야? 확 룸으로 쳐들어갈까? 아냐, 그럼 나 짤려.”

 신중하게 수사해야 한다. 그래야 형이 단양에서 누구랑 뭘 하고 지내는지 낱낱이 알아오라는 회장님의 지시사항을 완수할 수 있다.

 정태는 선글라스를 꼈다. 출입문의 창을 통해 훤히 보이는 프런트 데스크를 예의 주시하면서.

 “아침 먹으러 나갈 때가 얼추 됐는데.”

 

 ***

 

 “뭐야, 쪽지만 한 장 달랑 써놓고.”

 엘리베이터에 타서 1층 버튼을 누르는 백설의 표정이 의아함을 넘어 퉁퉁 불어 있었다.

 간밤에 도현이 그렇게 자기 방으로 가버리고 나서 아직 코빼기도 보지 못했던 것이다.

 약속시간인 9시보다 좀 일찍 거실로 나갔더니 테이블에 메모지 한 장과 신용카드가 놓여 있었다.

 [잠시 들를 곳이 있어요. 이 카드로 체크아웃 하시고 인제 약불사에서 만납시다. 주소 참고해요.]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고 그녀는 곧장 프런트로 갔다. 객실 키를 건넸더니 체크아웃 서류를 준다.

 빽빽하게 써진 글씨들을 보며 백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되물었다.

 “이게 다 뭡니까? 정말 이걸 다 먹었다구요?”

 “네, 고객님. 룸서비스와 객실에 비치된 주류 및 음료, 식품 포함해서 89만원입니다.”

 “바가지 장난 아니시네.”

 “손님, 저희는 바가지 안 씌웁니다.”

 백설은 콧방귀를 뀌며 도현의 블랙카드를 내밀었다.

 “일시불로 해드릴까요?”

 “마음대로.”

 며칠간 밤마다 먹어댄 술과 고급 안주들이 그렇게나 비싼 거였다니. 그녀는 프런트 직원이 내미는 카드 영수증에 주인 대신 사인을 했다.

 “자기 입으로 부자라고 했으니까.”

 자동문을 지나 주차장으로 향하면서도 마음이 영 개운치 않았다.

 ‘아니, 말도 없이 그렇게 메모지 하나 띡 붙여놓고 내빼냐. 엄청 매너 찾더니만 결정적일 때 똥매너네.’

 시동 걸리는 소리마저 바람 빠진 풍선처럼 께름칙했다. 마침 생각난 듯 그녀는 휴대폰을 꺼내 운세 어플을 작동시켰다.

 “이게 어쩔 때 귀신같이 맞더라구. 오늘은 박도령이 뭐라고 할려나?”

 오늘의 운세를 읽어 내려가는 그녀의 얼굴이 점점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천충지충의 일진. 산속에서 호랑이를 만난 격이니 심신이 매우 고달프구나. 사람을 만나지 말고 집에서 근신하면서 에너지를 비축해두는 게 좋다. 교통사고를 조심하고 위험한 스포츠도 삼가라. 신수가 좋지 않으니 다치기 쉽다. 구르는 돌에도 발이 걸리지 않을까 염려되나 혹시 귀인을 만난다면 불행 중 다행이다.]

 백설은 오만상을 찡그리며 안전벨트를 맸다.

 “오늘 일진 참 흉악범이네. 날씨도 꿉꿉한데 말야. 아, 찝찝해! 운전 특별히 조심해야지.”

 곧바로 내비게이션이 그녀를 강원도 인제에 있는 약불사로 안내했다.

 그녀의 낡은 차량이 막 호텔 진입로 끝을 지날 무렵 백미러를 통해 어떤 남자가 달려오는 게 보였다.

 “뭐야, 왜 저래?”

 뛰면서 휴대폰으로 그녀의 차를 마구 찍어대는 남자는 도현의 매니저 정태였다.

 “아깝다, 놓쳤네! 저 여자가 분명히 형, 아니 대표님 애인 맞는데! 오래 살고 볼 일이야. 까칠 왕자 차도현한테 애인이 다 생기다니.”

 

 ***

 

 좁은 산길을 흙먼지를 날리며 달려오니 막다른 곳에 공터가 있었다. 그늘진 곳에 레인지로버를 세운 도현은 차에서 내려 주변을 휘 둘러보았다.

 현재 시각은 오전 10시 50분. 부지런히 올라가면 얼추 점심 공양시간을 맞출 수 있을 터였다. 그보다 신경 쓰이는 건 아까부터 그 여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거였다.

 답답한 마음에 도현은 눈을 감고 맑은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하지만 곧이어 깊은 한숨이 나왔다.

 “화를 낼 사람은 나라구.”

 일단 트렁크에서 카키색 방수 등산 점퍼를 꺼내 입었다. 야외에서 밤 촬영이 있을 때 즐겨 입는 것이었다. 등산화를 신고 배낭을 메는데 등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그니까 왜 화가 났는데요?”

 내내 궁금하던 그 여자, 송백설 경사였다.

 그녀는 며칠째 똑같은 짙은 담청색 야상 점퍼 차림 그대로였다.

 도현은 그녀를 보고도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남자가 째째하게시리!’

 그녀를 쏘아보던 도현이 배낭을 고쳐 멨다.

 “화난 거 아닙니다.”

 “났구만 뭘.”

 “전화는 왜 안 받습니까?”

 “아, 그거요? 운전하는데 받으려다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돌아왔다.

 “차에 블루투스 핸즈프리 기능은 뒀다 뭐합니까?”

 “고장 나서 안 써요.”

 “언빌리버블. 지체할 시간 없으니 일단 빨리 올라갑시다.”

 백설은 그를 만난 게 반가워 앞장 서 걸어가는 도현의 뒤를 졸졸 따라가며 물었다.

 “왜 화 났는지 말 안했는데. 그리고 아침부터 어디 갔다 왔어요?”

 도현은 못 들은 척 대답을 안 했다.

 “이상하시네, 어젯밤부터. 나한테 불만 있죠, 그쵸?”

 그제야 도현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보았다. 두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그렇다고 하면, 해결해주시겠습니까? 여기 마침 사람도 없어서 딱 좋은데.”

 “미, 미쳤어요? 그걸 왜 나한테 해결해 달래요? 욕구불만은 알아서 해결하시라구요!”

 “…….”

 말해놓고도 이상해서 백설은 그의 곁을 휙 지나쳤다. 하지만 얼마 못 가 팔이 잡히고 말았다. 그녀보다 머리통 하나는 더 큰 도현과 어젯밤 이후 처음으로 얼굴이 가까워졌다.

 “송 경사님과 불편한 관계가 되는 건 싫지만 이 사건은 꼭 해결해야 하죠. 그러니까 자꾸 도발하지 마세요.”

 “내가 뭔 도발을 했다고 그러시나. 그, 그래요 뭐. 앞으로 도발 금지!”

 뜻밖에 순한 양처럼 대답해버린 그녀는 갑자기 민망해졌다. 마침 안내판에 그려진 지도가 눈에 띄었다.

 “도보로 2시간이나? 산악훈련이 따로 없네. 그럼 가볼까요, 섀도우?”

 마지막에 섀도우라 불러 준 건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도현의 입가에 희미하게 웃음이 번졌던 것이다.

 ‘형사놀이 진짜 좋아해! 진짜 나중에 탐정이라도 하려고 그러나.’

 한 시간하고도 20분이 지났지만 약불사는 보이지 않았다.

 털썩. 백설은 숲이 우거진 사잇길 초입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쉬었다 가요! 이렇게 멀어서야 원, 노약자들은 절에 어떻게 가실라나? 안 그래요?”

 도현도 옆 바위에 앉았다.

 “물 드실래요?”

 두툼한 점퍼 주머니에서 물병이 나왔다.

 “나도 갖고 왔어요. 호텔 냉장고에 있던 거. 참! 그거 줘야지.”

 그녀는 도현이 주었던 신용카드와 영수증, 내역서를 꺼내 건넸다.

 “글쎄 며칠 체류비용이 얼마 나온 줄 알아요? 89만 원이에요! 완전 바가지 장난 아니더라고.”

 도현은 배낭 속 지퍼에 그녀가 준 영수증과 내역서를 대충 집어넣고 블랙카드는 도로 그녀에게 주었다.

 “체류비용은 별도에요. 먹은 것만이죠. 이건 경사님이 갖고 계세요.”

 “이걸 왜 내가 갖고 있어요?”

 약간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도현이 말했다.

 “수시로 통화가 안 되고 물론 제 전화번호는 외우지도 못할 테니 갖고 계시라는 겁니다. 서울까지 가는 동안 저랑 접선이 안 되면 이 카드를 써요. 휴대폰으로 구매내역 뜨니까 자동으로 위치 추적되는 셈이죠.”

 백설이 제법이라는 듯 도현을 봤다.

 “그런 방법도 있긴 하죠. 하긴 나 지금 휴대폰 배터리도 거의 엥꼬 났어요. 오케이, 이건 만약을 위해서 내가 접수.”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대신 싼 거 사먹을게요. 핫바라든가 돈까스 같은 거. 그런 거 먹어본 지 정말 오래 됐네.”

 도현이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비싼 거 사드세요. 비싼 건 그만큼 값어치를 합니다.”

 “진짜죠? 나중에 말 바꾸기 없기!”

 고개를 끄덕여주고 도현은 다시 앞장섰다.

 바닥에 자잘한 돌이 박힌 험한 길이라 두 배는 더 힘이 들었다. 올라갈수록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주긴 했으나 한낮인데도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도현이 걸음을 멈추었다.

 “비가 올 것 같은데요. 일기예보에는 없었는데.”

 “그렇네. 우산도 없고만.”

 그가 배낭을 손으로 가리켰다.

 “저한테 우비 있습니다.”

 “역시! 근데 이 배낭 속엔 뭐가 그렇게 많이 들었어요? 옆에서 보니까 항아리 하나 지고 가는 것 같아서. 집 나온 사람 같기도 하고.”

 도현은 그저 엷게 웃었다.

 잠시 후 어디선가 풍경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며 동시에 말했다.

 “다 왔다!”

 “다 왔습니다.”

 약불사 지붕의 기와가 언뜻 보였다.

 이 절에서 박종혁에게 어떤 단서를 찾아낼 것인가. 두 사람은 상기된 얼굴로 똑같이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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