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1  2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또 한량입니다만
작가 : 로와
작품등록일 : 2020.9.23

조선시대 망나니 왕족, 대한민국 아이돌에 도전하다!

"무엇을 선택하든 역사는 바뀌게 될거요"

미스터리한 인물의 미스터리한 말.
조선시대 망나니 왕족이라 불리는 이설의 선택이 조선이든 대한민국이든 역사를 바꿀 것이다.
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02
작성일 : 20-09-24 23:55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6982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양 손에 주전부리가 든 보자기를 들고 길을 걷고 있는 설과 해준을 발견하고 저 멀리서 은소가 뛰어왔다.

 

 은소) 스승님~~~

 해준) 어찌 여기까지 나온 것이냐.

 

 해준의 말에 은소는 헤헤 웃다 설에게 슬쩍 눈인사를 했지만 설은 어색하게 모른 척했다. 은소는 해준과 설의 옷자락을 살짝 끌더니 이내 혼자 저 앞으로 뛰어나갔다. 이미 시작된 사당패 놀이에 신난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해준은 곧 은소를 따라 아이들에게로 갔지만 설의 행동은 무척이나 조심스러워보였다. 그런 설에게 은소는 다시 돌아와 옷자락을 또 당겼다.

 

 설) 가서 놀거라.

 은소) 같이 가시지요. 가까이서 보는 게 더 예쁘고 즐겁습니다.

 

 예쁘게 웃으며 말하는 은소를 보던 설은 은소 앞에 작게 앉아 은소와 눈을 맞췄다.

 

 설) 그런 것은 멀리서 보아도 예쁘단다.

 은소) 그래도 가요.

 

 막무가내로 옷자락을 당기는 은소의 성화에 못 이기겠다는 듯 따라나선 설이었다. 조심조심 다리를 건너는 설에게 앞서 가던 은소가 뒤를 돌아 “저것 보셔요”하며 하늘을 가득 채운 등불들을 가리켰다. 그 때 많은 짐을 이고 지나던 남자와 부딪힌 은소가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하지만 설의 눈에는 은소 말고 다른 이가 보였다.

 

 -

 

 예쁘장하게 생긴 어린 여자 아이가 다리 밑으로 느리게 떨어지고 있었다. 다리 반대편에서 “윤효야” “아씨!!” 하며 달려오는 호성대군과 지서방의 모습이 보이고, 그 뒤에는 얼어붙은 어린 설이 “누이… 윤효누이…” 하며 작게 울먹이고 있었다. 길성이 곧바로 다리에서 뛰어내려 떨어진 아이를 찾지만 어두워진 탓에 찾을 수 없었다.

 

 -

 

 식은 땀을 흘리며 주저 앉아 버린 설의 품엔 놀란 눈의 은소가 안겨 있었다. 그 모습에 급하게 달려온 해준이 설의 상태를 살피며 물었다.

 

 해준) 설.. 자네.. 괜찮은 것인가?

 설) 괜찮네… 그저 사람이 많아 부딪힌 것 뿐이네.

 

 부딪힌 것 뿐이라는 말과는 달리 가쁘게 숨을 내쉬는 설을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해준이었고, 이마에 흐른 식은 땀을 닦아내는 설의 손가락 하나를 슬쩍 잡는 은소의 표정은 너무 미안해보였다. 그런 은소가 걱정할까 설은 이내 씩 웃어보였다.

 

 설) 괜찮다. 사람이 많아 그런 것이니 너무 염려 말거라.

 

 설의 말에 조금은 안심한 듯 다시 예쁘게 웃는 은소의 머리를 설은 다정스레 쓰다듬어 주었다.

 

 -

 

 하지만 그 날 밤이 다 지나도록 설은 잠에 들 수 가 없었다. 윤효가 다리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보였다. 눈을 감아도 보이고, 눈을 뜨고 있어도 허공에 그려졌다. 괴로움에 숨죽여 우는 설이었다.

 

 -

 

 며칠 전의 기억은 잊은 듯 호성대군은 다시 기방을 드나들었다. 이 날도 호성대군은 기방을 방문했고, 그 뒤를 따라 길성과 지서방이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은혜) 아버지!!!

 

 저 멀리서 대여섯살쯤으로 보이는 작은 어린아이가 지서방을 보고 반가워하며 달려왔다.

 

 지서방) 은혜야 여기까지 어찌 왔느냐 집에서 얌전히 잘 있으라 하지 않았느냐.

 은혜) 어머니 심부름 다녀오는 길이여요. 아버지가 보여서요.

 

 반가운 마음에 달려온 것인데 걱정스런 꾸지람이 먼저 들리니 어린 아이의 마음에 속상했을 것이다. 그를 모를 리 없는 지서방은 인자한 웃음을 보이며 은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지서방) 그래 잘 하였구나. 은혜야. 지금은 아비가 좀 바쁜데. 이따 유시에 여기 잠깐 올 수 있겠니?

 은혜) 유시요 아버지?

 지서방) 그래. 그 때 오면 아버지가 맛있는 거 줄게. 알았지? 그러니 집에 가서 어머니 도와드리고 얌전히 있거라.

 

 자신의 말에 웃으며“예 아버지”하고 대답한 뒤 신난 걸음으로 뛰어가는 은혜의 뒷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지서방은 호성대군의 호통에 재빠르게 기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 시각 설과 해준은 저잣거리 한 쪽의 주막에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낮에 아이들과 있었던 일들을 회상하며 들뜬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한 쪽 구석에서 술을 마시던 사내들이 작게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남자1) 아비는 술먹고 놀기 바쁘던데 그래도 아들은 착하게 사는구먼. 천인아이들한테 글도 가르쳐 주고 곡식도 나눠주고 한다더라고.

 남자2) 아비는 세상 둘도 없는 망나니더만.

 남자1) 둘 다 망나니면 왕족 체면에 먹칠인데 하나라도 멀쩡해야 하지 않겠소.

 

 남자의 말에 다른 이들도 공감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설이 앉은 쪽으로 힐끔거렸다. 그러다 한 남자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남자3) 그거 아시오.

 

 남자의 비장한 목소리에 사내들은 남자에게 바짝 다가갔고, 남자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쓱 둘러 본 후 더 작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남자3) 호성대군 그 양반.. 여색을 그리 밝힌답니다. 하룻밤에 기생을…

 

 남자는 다섯 손가락을 쫙 펴 들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고 이를 본 다른 사내들은 “오!!’하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남자4) 지난번에는 홍지석 대감 첩이라던 춘월이라는 고년.

 

 더 자극적인 남자의 말에 사내들은 서로의 머리가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남자4) 그 춘월이를 홍대감 몰래~~ 으흐흐흐흐흐

 

 세상 저급한 이야기가 계속 되고 사내들은 세상 음흉하게 웃으며 그저 술을 마시고 있는 설을 번갈아가며 힐끔거렸다.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설은 마시던 잔을 내려놓았다. 그 모습에 다들 큼큼거리며 헛기침을 하다 다른 남자의 말에 다시 서로에게 바짝 다가갔다.

 

 남자3) 그.. 자네들도 입조심은 하게. 그 양반 성깔 알지? 지난번에 이렇게 뒷담하는 자를 그 자리에서….

 

 남자는 손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행위를 하며 조심하라며 타일렀다.

 

 남자1) 그려. 말은 조심해야겠더구만. 아휴. 그래도 아들이라도 멀쩡해서 다행인 거 아닌가.

 남자2) 피는 못 속인다고. 두고 봐야하는 거 아니겠소.

 

 말을 하면서도 사내들은 설의 모습을 여전히 힐끔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해준이 설의 굳어진 얼굴을 마주하며 말을 건넸다.

 

 해준) 너무 신경쓰지 말게. 원래 왕족이라는 게 그런 자리지 않는가.

 설) 왕족은.. 어떤 자리인 것인가 해준.

 

 설의 씁쓸한 대답에 해준은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난감했다.

 

 해준) 그.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아닌가. 너무 마음쓰지 말게.

 설) 오늘은 나 먼저 일어나겠네.

 

 설이 한번도 본 적 없는 무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막을 나섰지만 해준은 그저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살짝 비틀거리며 집으로 걸음을 옮기던 설은 기방 앞에 묵묵히 서 있는 길성을 발견했다. 길성 역시 곧 설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길성) 도련님

 설) 그래.. 여기 계신가?

 길성) 예 도련님

 

 길성의 말에 길성 뒤에 있는 큰 건물을 한 번 휘 둘러본 설은 그곳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가 맘에 들지 않는 듯 얼굴을 한 번 찡그리고는 “고생 하거라” 하며 길성의 어깨를 두어번 다독여 주었다. 살짝 비틀거리는 설의 모습에 길성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길성) 취하셨습니까 도련님?

 설) 조금

 길성) 제가 모셔다드리겠습니다.

 설) 아니다. 아버지나 잘 모셔 오너라.

 

 자신을 부축하며 걱정 어린 눈길을 보내는 길성을 향해 휘휘 손을 저으며 어색한 미소로 사양하던 설은 순간 주막에서 사내들이 떠들던 말들이 귓가에 들리는 듯 했다.

 

 “망나니야 망나니”

 “춘월이를 홍대감 몰래 그만~~ 키키키키키키”

 “그 자리에서 끽!!!!”

 

 길성은 술에 취해 풀어져있던 설의 눈빛에서 아주 잠깐 호성대군의 살기를 보았다.

 

 길성) 아이들을 시켜 모셔다 드리라 하겠습니다.

 

 아래 아이를 찾는 길성을 밀치며 설은 그대로 기방으로 들어가 웃음소리가 넘쳐나는 기방 문 하나하나를 난폭하게 열기 시작했다. 술 먹다 당황하는 기혼 양반들, 야릇한 분위기에 물 끼얹은 듯 조용해진 방. 그렇게 몇 몇 방을 지나 제일 안 쪽 방의 문을 연 설의 앞에는 반쯤 벗은 기생들에게 둘러싸여 술을 마시고 있는 호성대군이 앉아 있었다.

 

 호성대군) 어느 자식이 이리 버릇이 없단 말이냐!!!!

 설) 뉘집 자식인지는 직접 보시지요.

 

 호성대군의 호통에 뛰어온 지서방이 설을 발견하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서방) 도련님 여긴 어찌… 도련님을 모셔다 드리게.

 

 지서방이 이내 따라온 길성에게 설을 모시라 하자 길성은 설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설은 그 자리에서 꿈쩍하지 않았다.

 

 설) 이리 사시는 게 그리 행복하십니까?

 호성대군) 뭐라.. 행복이라 했느냐 지금? 내 행복을 뺏어간 네 놈이 나한테 행복을 묻는것이냐?

 설) 무슨…

 지서방) 도련님.. 이만 가시지요.

 

 지서방의 만류에 멍해진 표정으로 방을 나서던 설의 뒤에 호성대군은 더 크게 소리쳤다.

 

 호성대군) 네 놈이!!!!!! 그 날!!!!

 

 그리고 호성대군의 ‘그 날’을 언급하는 순간 설은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

 

 호성대군) 그 날 나가자고만 하지 않았어도!! 네 놈이 그 날!! 사당패 구경에 빠지지만 않았어도!!! 윤효가 그리 되지 않았을 거 아니냐!!! 잊고 살고 있었더냐 네 놈은!!

 

 그 날처럼 얼어붙어 있는 설에게 호성대군은 그동안 가슴 속에서 키웠던 모진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호성대군) 그 놈의 사당패가 뭐라고 귀하디 귀한 내 딸을 꾀서.. 그리 되도록 만들었냔 말이다!! 네 놈이 뭐길래!!!!

 

 그 말에 설은 몸을 돌려 호성대군의 코 앞까지 다가갔다.

 

 설) 그러는 아버지는 제 귀한 어머니에게 왜 그러시는 겁니까? 최소한 지아비의 본분은 지키셔야지요!

 호성대군) 네 어미는 어미의 본분을 지켰느냐…

 

 순간 한 껏 낮아진 호성대군의 말이 싸늘하게 느껴졌다.

 

 호성대군) 지켜서 우리 윤효가 그리 되었느냐..? 내가 이리 된 것은 다 네 놈 탓이다. 네 놈이 그 날 나가자고만 안 했어도 윤효도 나도 이리 되지는 않았을 것이란 말이다. 이 모든 게 다 네 놈 탓이란 말ㅇ….

 

 계속 되는 호성대군의 폭언을 듣고 있던 설이 옆에 있던 길성의 칼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지서방의 앞가슴을 크게 베었다. 지서방은 털썩 주저 앉았지만 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약간의 피가 튄 얼굴을 다시 호성대군에게 바짝 들이밀며 설은 날 선 투로 말했다.

 

 설) 예 제 탓입니다. 그리고 지서방이 이리 가는 것은 아버지 탓입니다. 지서방이 아버지를 제대로 보필했다면 아버지가 지금 이리 되셨겠습니까? 그러니 지서방이 이리 된 것은 아버지 탓이란 말입니다.

 

 설은 피가 맺힌 칼을 호성대군 옆에 내던진 뒤 쓰러져 있는 지서방과 그를 부축하려는 길성에게 애써 눈길을 주지 않으려 애쓰며 기방을 나섰다. 어떤 감정에서 나온건지 알지도 못할 눈물이 지서방의 피와 섞여 설의 뺨 위에 흐르고 있었다.

 

 해준) 설… 자네…

 

 주막을 나서던 설의 마지막 표정이 불안했던 해준이 설의 뒤를 따라왔던 것이다. 넋이 나간 듯한 설을 부축해 나가는 해준의 뒤로 급하게 도착한 의원이 기방으로 들어갔다. 그 와중에도 호성대군은 해준에게 기대 기방을 나서는 설의 뒷모습에 대고 분노를 담아 소리를 질렀다.

 

 호성대군) 그래도 모든 건 다 네 놈 탓이야!!

 

 기방 대문을 나서자 다리를 바들바들 떨던 설은 결국 주저 앉고 말았다. 그런 설에게 저멀리서 뛰어오던 은혜가 슬쩍 인사를 하고 기방 앞 대문 쪽을 기웃거렸다.

 

 해준) 자네 증오심은 또 다른 증오심을 낳게 될 것일세. 그러니 제발 그만 하게. 그 누구도 아닌 자네를 위해서 제발… 그만 하시게…

 

 해준의 말에 고개를 들어 은혜를 보는 설이었다. 아비가 위독한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은혜의 얼굴은 그저 해맑기만 했다. 그 아이의 설레는 모습이 여전히 흐르고 있는 눈물과 땀, 그리고 그 아비의 피에 가려 흐릿하게 보이는 설이었다.

 

 -

 

 고요한 새벽, 자신의 방에 누워있는 설의 얼굴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그러다 순간순간 괴로움이 스몄다 지워졌다.

 

 경주댁) 도련님….

 

 밖에서 작게 들리는 경주댁의 소리에 몸을 일으킨 설은 문을 살짝 열었다.

 

 설) 왜 그러느냐..

 경주댁) 안방마님께서…

 

 설은 경주댁의 말을 듣자마자 김씨가 있는 방으로 뛰어갔다. 방에 누워 있는 김씨의 얼굴엔 식은땀이 흥건했고 안색 또한 좋지 않았다.

 

 설) 어머니…

 

 설의 목소리에 김씨는 어렵게 눈을 살짝 떴다. 하지만 자신 앞에 앉은 사람이 설임을 깨닫자 김씨는 작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김씨) 어찌 그리 하였느냐..

 설) 예?

 김씨) 지서방.. 말이다.. 어찌 그리 했어..

 설) 어머니 그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김씨는 알고 있었다. 그렇게 바랬던 모든 것이 깨져버렸기에 혼절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김씨) 설아.. 어릴 적 어미가 자주 외할머니댁에 보낸 거.. 왜 그런 줄 아느냐?

 설) 그야.. 아버지 때문이시지요.

 김씨) 알고 있었구나..

 

 아주 잠깐의 침묵이 지나갔다.

 

 김씨) 남들이 망나니 같다고 하더구나. 혼례를 올리기 전에 말이다. 그래도 혼례를 올리면 나아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지. 그렇게 밖으로만 돌던 사람을 안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은 윤효였고 설이 너였어.

 설) 어머니.. 그건..

 김씨) 안다.. 사고였지.. 내가 잘 돌보지 않아 생긴 사고. 하지만 네 아버지는 그리 생각하지 않았어. 집에서는 윤효 생각이 나는 모양이신지 다시 밖으로 돌더구나. 그래서 혹여나 그 불똥이 너에게 튈까 싶어.. 네 아버지가 집에 오는 날이면.. 술에 취해 오는 날이면.. 난 널 외할머니댁에 보냈단다. 이 어미는 네가 아버지처럼.. 될까.. 그것이 제일 두려웠거든..

 

 설은 물끄러미 김씨의 얼굴을 바라만 봤다.

 

 김씨) 떨어져 지내면.. 보지 않으면 괜찮을 줄 알았단다.. 근데 지금 보니 그런 건 아무 상관이 없던 것이구나.. 그저 마음 속에 어떤 것을 품고 살아가는지가 중한 것이였어..

 

 김씨를 바라보던 설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씨) 설아.. 부탁이니.. 그만하거라. 네 아버지처럼은 되지 말거라.

 설) 어머니..

 김씨) 너는 최소한 사람처럼 살아야 해. 손가락질 받는 왕족이 아니라 존경 받는 왕족으로 살거라. 그래주겠니?

 

 -

 

 다시 컴컴한 방안에 누워 있는 설은 칼을 쥐었던 손을 들어올려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손가락질 받는 왕족이 아니라 존경받는 왕족으로 살거라.”

 

 김씨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날이 밝으면 지서방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고 은혜에게 용서를 구하리라. 깊은 한숨과 함께 설은 그리 다짐했다. 어렵게 눈을 감아 잠을 청하는 설이었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밖에서 들리는 부산한 소리에 다시 눈을 떠야했다.

 

 김씨가 있는 곳에서 경주댁의 다급한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몸을 일으킨 설은 “마님!! 정신 차리세요 마님!!”하며 울부짖는 경주댁의 소리에 직감할 수 있었다. 김씨의 방으로 뛰어가며 “의원을 모셔 오너라 어서!!” 라고 외쳤지만 어머니가 그 의원을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아까 들은 말은 꾸지람이 아닌 어머니의 유언임을.

 
작가의 말
 

 preview of 3rd story

 

 "제일 예쁜 꽃에 앉으면 어떡하느냐.

 이 예쁜 것을 너 혼자만 보겠다는 것이냐."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5 05 2020 / 9 / 29 254 0 5869   
4 04 2020 / 9 / 29 253 0 5498   
3 03 2020 / 9 / 28 256 0 5135   
2 02 2020 / 9 / 24 237 0 6982   
1 01 2020 / 9 / 23 414 0 65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