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여동생이 이상하다.
작가 : 박희님
작품등록일 : 2020.9.18

"오 년 뒤 우리 가문 망한다고, 그것도 폭삭"/
"아아, 나를 알차게 써먹고 버릴 생각이었군.""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그럼, 아닌가? 황태자에, 아르엔놀 왕까지. 아주 판을 크게 벌려놨는데?"
"..어차피 당신도 나랑 진지하게 결혼 생각 한 거 아니잖아요!"그가 기가 찬 듯 들고 온 종이를 바닥에 흩뿌린 채 내게 가깝게 다가왔다.
"경고하는데, 이왕 도망칠 거라면 잡히지 마.""....""만약 잡히면 나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으니"
내 동생이 얘기한 미래에 이런 일은 없었는데?!

 
05.
작성일 : 20-09-24 23:27     조회 : 262     추천 : 0     분량 : 644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북쪽으로 가려면 아무리 빨라도 하루는 걸린다고 했다.

 

  나는 어느새 바뀐 마차의 내부를 살피다 내 눈앞에 있는 남자를 힐끔 쳐다봤다.

 

  도대체 보기 힘들다는 그 체르비에 공작을 나는 며칠 새에 두 번이나 마주쳤다.

 

  거기다가 같은 마차까지 타고 있는 이 상황이 너무 믿기지 않았다.

 

  “공작님.”

 

  내 부름에 서류를 보던 그가 고개를 들었다.

 

  차라리 이게 꿈이거나, 그냥 앞에 앉아 있는 저 남자가 닮은 사람이길 바랬지만, 그는 충실히도 ‘공작님’이라는 내 부름에 응해주었다.

 

  “어디 불편한가?”

  “예.”

 

  직설적으로 대답하다 나는 황급히 정신을 차리고, 뒤에 말을 덧붙였다.

 

  “아! 그게 아니라, 저는 다른 마차를 타고 가도 되는데요.”

  “사양할 것 없어.”

  “공작님 혼자 타고 가시면 더 넓게 쓰실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감히 공작님 쉬시는데 방해가 되지 않을까 하여.

 

  부랴부랴 나도 뭐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는 헛소리들을 늘여놓았지만, 공작은 중간에 내 말을 끊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었다.

 

  “분쟁지역에 가는데, 마차를 굳이 두 대나 몰고 갈 필요는 없지. 자리는 보다시피 아주 넓으니 편하게 쓰도록 해 영...음, 호칭을 뭘로 해야 하지? 경이라고 부르면 되나?”

  “아니요, 저는 기사가 아니니까 그냥 테릴로아라고 불러주세요.”

 

  어떻게든 피해 가려 한 아무 말에 드높은 공작 각하는 열심히 하나하나 대꾸해주었다.

 

  진짜 숨 막힌다.

 

  “각하, 이제 북쪽까지 얼마나 남았을까요?”

  “글쎄, 그래도 출발한지 삼십분 정도 지났군.”

 

  남녀가 유별한데...라는 말까지 해볼까 했지만, 그러기에 내가 가는 곳은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분쟁 지역이었다.

 

  그래도 아예 영지 밖으로 나가는 건 처음이라 마음 한쪽이 조금 들뜨긴 했다.

 

  그래, 저쪽에 시선도 안 주고 창밖만 구경하지 뭐.

 

  한참 창밖을 통해 푸른 숲을 구경하는데, 마차가 급하게 세워졌다.

 

  “괜찮아?”

  “아, 예.”

 

  그래도 뛰어난 반사신경으로 공작 앞에 엎어지는 불상사는 면했으나, 잘 쌓여있던 종이가 난장판이 되어 마차 안에 펼쳐졌다.

 

  쿵! 쿵-!

 

  커다란 소음과 함께 마차 문이 부서지듯 열렸다.

 

  “조용히 나와 주실까~?”

 

  아, 숲에서 귀족 마차를 덮친다는 도적떼 인가.

 

  누더기 옷들과, 손에 들고 있는 짐들의 모양과 크기가 다른 걸 보아 저들이 어머니가 종종 얘기하던 도적떼가 맞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하다.....

 

  묘하게 걸리는 기시감에 내가 미간을 좁히고 그들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데, 그중 제일 험상궂게 생긴 사내가 앞으로 나와 들고 있던 몽둥이로 마차의 옆쪽을 내려쳤다.

 

  쾅-!

 

  “내리란 말 안 들려?!”

 

  한참 관찰하던 시선을 거두고 체르비에 공작에게 ‘어쩌죠’ 하는 눈빛을 보냈다.

 

  나를 쳐다보던 공작은 먼저 마차에서 내렸다.

 

  “원하는 게 뭐야.”

  “형씨가 마차에 실어놓은 짐과,...”

 

  말꼬리를 늘이던 사내의 눈에 내가 비췄다.

 

  “저 귀족 아가씨면 충분할 것 같은데.”

 

  씨익 하고 웃는데 순간 날아갈뻔한 주먹을 꾹 참았다.

 

  용병단은 일을 의뢰받고 주로 영지에 터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아 거칠긴 해도 귀족을 쉽게 건드리지 않는다.

 

  하지만, 도적 떼는 터를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잡아내려면 시간이 조금 걸렸다.

 

  아예 못 잡는 건 아니더라도, 시간이 걸린다는 건 그 사이에 잡힌 귀족들의 사지가 멀쩡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아가씨도 내려야지?”

 

  건들건들 하게 웃으며 몽둥이를 휘휘 돌리는 남자의 모습을 보고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섰다.

 

  “쓸만한 짐은 있어?!”

  “여기 식량 조금 있어 두목!”

  “그거 챙기고, 이 여자랑 남자 묶어! 남자는 다리 한쪽 잘라서 광산의 노예로 보내고, 여자는 사지 멀쩡하게 둬서, 타국으로 팔아버린다.”

 

  무시무시한 말을 듣다가, 우선 이 상황을 어떻게 빠져나가려는지 공작의 얼굴을 살폈....웃어?

 

  아니,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 당신 지금 다리 한 짝 날아가게 생겼는데?

 

  그보다, 공작이 검술을 했던가?

 

  그런 소문이 있었나?

 

  머리를 아무리 뒤져봐도 체르비에 공작의 검술 실력에 대한 정보는 알고 있는 게 없었다.

 

  혹시나 해 그의 허리춤에 검이 꽂혀있나 확인했지만, 텅 비어있을 분이었다.

 

  “...각하,...?”

 

  내가 그를 애처롭게 쳐다봤지만, 방긋 웃던 그는 가만히 밧줄에 제 손과 발을 맡겼다.

 

  “뭐라도, 하셔야죠...”

  “뭘?”

  “체르비에 공작이니 가만 안 둔다던가 뭐 그런...”

  “그럼, 후환이 두려운 이들이 자네까지 살려 둘 것 같은가? 우리 둘 다 죽일 텐데.”

 

  그럼 별다른 뾰족한 수도 없으면서 그렇게 웃지 마시라구요!

 

  왜 아까부터 여유가 있어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벌써 묶여 그들이 걸으라 하는 데로 걷고 있었다.

 

  “아님, 혹시 믿는 구석이라도 있으신가요?”

  “글쎄...”

 

  그러면서 그가 은근한 눈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왜 나를 그렇게 쳐다보세요?

 

  설마 믿는 구석이 나야? 왜 나야?

 

  얼마나 산을 올랐는지는 몰라도, 공작과 눈 씨름을 하는 새에 벌써 그들의 근거지까지 도달했다.

 

  지금 잡혀온 건, 마부와, 공작, 그리고 나.

 

  마부는 다리 한 쪽 을 자른다는 말에 벌써 실신하기 일보 직전이었고,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던 공작은 내내 표정이 없었다.

 

  커다란 동굴이 모습을 드러내었고, 여러 천막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가 아마 도적 떼의 근거지인 듯했다.

 

  “...이상 한데..”

 

  내 중얼거림에, 공작이 나를 내려다 봤다.

 

  “...도적 떼라고 하기엔 물건들이 너무 깔끔한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불 일 텐데. 이 근거지에는 불을 피운 흔적이라곤 전혀 없었다.

 

  타나 남은 재, 라던가.

 

  “...이동 한지 얼마 안 되었을 수도 있지.”

  “그거 말고도, 여기 쓰인 천들이 너무 깔끔해요.”

 

  도적 떼가 천을 바꿔 써 가면서 천막을 친다는 건 아주 비효율 적이었다.

 

  생활 물품을 약탈해서 쓰는데, 천을 그렇게 함부로 쓰고 바꾼다고?

 

  뭔가 자꾸 걸리는 기분이 드는데 별안간 도적 떼의 두목이 목소리를 높였다.

 

  “자! 저 곱상한 남자부터 데려와!”

 

  미친! 지금 바로 자르는 거야?!

 

  그들의 터를 의심스럽다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 귀한 공작의 다리 한쪽이 날아가게 생긴 와중에 나는 끌려가는 그를 쳐다봤다.

 

  끝끝내 그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지 투박한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창도 없는데!’

 

  “자, 그럼 어느 쪽 다리로 할까~?”

 

  커다란 칼을 들고 온 도적 떼의 두목이 위험하게 칼을 다시 빙빙 돌렸다.

 

  “그래, 오른쪽이 좋겠다!!”

 

  커다랗게 올라가는 칼날을 보고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아!! 진짜!”

 

  갑작스럽게 자리에서 일어선 내 모습과, 목소리에 일시적으로 소음들이 멈추었다.

 

  나를 잡고 있던 내 주변의 남자는 손을 허공에 둔 채 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어...?”

 

  정확하게 말하면 방금 전 까지 나와 자신을 이어주던 밧줄을 허망하게 들어 올렸다.

 

  “공작님, 몸 숙이는 정도는 할 수 있죠?”

 

  * * *

 

  “백작, 내가 찾아온 이유는 알겠지?”

  “모르겠습니다만.”

 

  애드윈은 자신의 앞에 앉아서도 여전히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는 미쉘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나는 그대와 입씨름 할 시간이 없는데.”

  “예, 저도 그 말엔 공감합니다.”

 

  그러면서 뒤에 쌓인 서류를 힐끔 눈짓했다.

 

  귀족작위에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봐야 하고, 처리해야 할 서류가 많은 건 공감하는 바였다.

 

  “그리고, 게르윌 분쟁은 제국군의 승리로 끝날겁니다. 제가 없어도.”

 

  유난히 ‘제가 없어도.’를 강조하며 눈에 힘을 부릅주는게, 여간 가기 싫었는지 기세가 흉흉했다.

 

  “그건, 나도 알고 있지만, 이번 분쟁 지역에서 황태자께서도 참전할 거야.”

  “네?!”

  “그래서 폐하께서 기를 쓰고 자네를 거기로 보내려고 하는 거고.”

 

  전쟁 경험이 없는 황태자를 분쟁지역에 보내고자 하는 바는 뻔했다.

 

  어차피 제국의 승리로 끝날 전쟁. 황태자의 이름을 앞세워 국민들에게 똑똑히 각인시키려는 의도였다.

 

  아무리 승리가 가깝다고는 하나, 그래도 전시 상황이라는 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법.

 

  타란텔라 전쟁의 위용과, 현 황제가 황태자 시절 대륙전쟁에서 목숨을 여러 번 구해줬다는 미쉘 백작의 실력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황제는 단 1%의 불안함 마저 지워버리려는 것이다.

 

  “결국, 황태자의 이름 올리기에 밑거름이 되라는 게 폐하의 뜻 이군요.”

 

  미쉘 백작이 헛웃음을 쳤다.

 

  “그렇다면, 저만한 실력자를 데려가면 되겠군요.”

  “물론 나도 백작의 실력을 눈으로 본 건 아니지만, 그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는데, 그럴 만한 사람이 있나?”

  “예.”

 

  국무회의 에서도 볼 수 없었던 그녀의 환한 미소에 에드윈이 잠시 멈칫했다.

 

  “제 큰딸을 대리 참전 시키겠습니다.”

  “...자네 장녀? 테릴로아 베이른 말인가?”

  “예, 장담컨대, 저보다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에드윈은 아까 봤던 작은 여자애를 떠올렸다.

 

  마중 나왔던 차녀보다 키 가 작고, 체구도 작던 그 여자애.

 

  검 하나 들기도 벅차 보이던 그 여자애가 대리 참전?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에도 조금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낯에 레인이 그러지 않았던가. ‘그 영애가 장정 남자 10명을 개 패듯이 때렸다니까요!’

 

  하지만 전부 믿지는 않았다. 레인이 옆에서 손으로 때렸다며 말을 강조했지만, 그가 모르는 작은 단도 같은 걸로 찔렀을 수도 있고,

 

  그래서 확인해보려 그 골목에서 기다리니, 치맛자락은 말할 것 없고 피가 묻은 소매와, 뒤로 살짝 숨긴 단검까지 보였다.

 

  “백작. 고작 단검 쓰는 정도로는 전쟁에 참여할 수 없어.”

 

  해서 에드윈은 자신의 머릿속에서 ‘그냥 단검을 조금 다룰 줄 아는 영애’ 정도로 인식되어있었다.

 

  “제가 보증하겠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따로 실력을 확인해봐도 된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예. 만일 제 딸이 각하의 성에 차지 않는다면, 곧바로 출정하겠습니다.”

  “좋아.”

 

  그래서, 체르비에 기사단 중 덩치 좋고 도적 떼처럼 보일 녀석들을 추렸다.

 

  실제 도적단도 아니니 위험할 것은 없었다.

 

  저 작은 영애가 주저앉아 울기라도 한다면 도닥여 주고 집으로 다시 보내주면 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제 눈앞에 벌어진 상황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공작님, 몸 숙이는 정도는 할 수 있죠?”

 

  하고 냅다 소리를 지른 여자는 제 쪽을 향해 성인 남성 한 명을 집어 던졌다.

 

  그를 피하려 의자에 무개 를 실어 재빨리 뒤로 넘어지니 어느새 테릴로아는 자신에게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 * *

 

  “공작님, 괜찮으세요?”

  “.....그래.”

 

  주변에 날카로운 물건을 주워올 틈이 없어 나는 공작을 묶고 있던 밧줄을 손으로 끊어냈다.

 

  “공작님 검 못 다루세요?”

  “뭐?”

  “저기 저놈들이 들고 있는 거 뺏어드리면 싸우실 수 있냐 구요.”

 

  공작을 뒤에 놓고 다음은 마부를 구해내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내가 마부를 찾는 걸 느꼈는지 주춤 거리던 도적떼 중 한 명이 마부를 제일 앞으로 끌고 나와 목전에 칼을 들이밀었다.

 

  “이...이 자도 살리고 싶으면 가만히 있어!”

  “너희들 이야말로 두목 살리고 싶으면 가만 놔둬.”

 

  내 뒤에는 내가 아까 집어던진 남자와, 공작의 다리를 자르려 했던 두목이 엎어져 있었다.

 

  흥, 인질은 니들만 있냐.

 

  “검, 다룰 수 있지. 빼앗아 올 수 있나?”

  “잠시만요.”

 

  나는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아까 저 두목이 뱅글뱅글 돌리던 칼을 집어 들었다.

 

  응?

 

  묘하게 칼날이 정리가 잘 되어있었다.

 

  도적떼가 쓰기엔 고급스러운 손잡이에 의아함을 느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 할 틈이 없었다.

 

  나는 칼을 들고 그들에게 바로 돌진했다.

 

  “오..오지말라니!!!”

 

  빠르게 거리를 좁혀가던 나는 마부를 향해 칼날을 올린 손을 겨냥해 칼을 집어 던졌다.

 

  “끄아아악!!”

 

  엄살은.

 

  아슬아슬하게 피한 걸 보니 도적 떼 치고 실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마부를 인질로 삼고 있던 남자가 당황한 틈을 타 재빠르게 칼을 빼앗아 들고 마부를 내 어깨에 들쳐업었다.

 

  “이,..이 여자가!”

 

  오른쪽에서 몽둥이를 위로 치켜든 남자의 정강이를 발로 세게 한번 차고 난 다음 다시한 번 빠르게 공작에게 뛰었다.

 

  “공작님! 이제 도망치죠!”

 

  내 어깨에 매달려 애처롭게 옷자락을 움켜쥔 마부는 이미 기절한 듯해 보였다.

 

  눈떠서 소리를 지르는 것보단 이편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나는 그냥 그대로 그를 업고 있기로 했다.

 

  “자네 실력이면 도적떼를 전부 토벌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좀 이상한 게 있어서요.”

  “뭐가?”

  “도적떼 치고, 뭔가 투박하지 않다고 해야 하나, 좀 수상한 게 한두 개가 아니라서요.”

 

  나는 좀 이따가 설명하고 싶은데, 공작은 자꾸 옆에서 캐물었다.

 

  “공작님? 일단 제가 저기 다섯 명은 어떻게 해볼 테니까. 뒤에서 오는 애들 좀....”

 

  열심히 탈출 방향을 짜고 있던 나는 서서히 입꼬리를 올리는 공작을 보며 입을 꾹닫았다.

 

  “그만.”

 

  그의 손짓에 도적 떼들이 무기를 손에서 떨구었다.

 

  “흥미롭군.”

  “....당신이 짠 거야?”

 

  나는 그를 본 적이 없어 잘 아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요 며칠 직접 경험해본 그는, 넝마가 된 드레스를 입은 영애를 배려하여 식당을 비워주고, 고작 백작가가 자신이 보내는 서신에 거절하는 답을 보내도 그냥 넘어가는 아랫사람을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늘 웃던 고급 진 웃음 대신, 입꼬리를 살짝 올려 나를 쳐다보며 오만하게 웃는 이 남자는 내가 며칠 내 봤던 그 좋은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2 12. 2020 / 9 / 28 213 0 6448   
11 11. 2020 / 9 / 28 231 0 6200   
10 10. 2020 / 9 / 28 241 0 5819   
9 09. 2020 / 9 / 27 237 0 5857   
8 08. 2020 / 9 / 27 243 0 6520   
7 07. 2020 / 9 / 27 252 0 5914   
6 06. 2020 / 9 / 25 279 0 5915   
5 05. 2020 / 9 / 24 263 0 6444   
4 04. 2020 / 9 / 24 265 0 6202   
3 03. 2020 / 9 / 19 235 0 6201   
2 02. 2020 / 9 / 18 235 1 6827   
1 01. 2020 / 9 / 18 411 0 6929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