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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빌딩 숲 속의 늑대
작가 : ATRS03
작품등록일 : 2020.9.9

기계들에게 지배당하고 사육당하는 인간. 그리고 그 기계에 맞서 싸우는 야생의 원주민들. 야성vs길들여진 타성의 피할 수 없는 대결

 
여덟 번째 해방-이름을 부여받는 건 영혼을 받는 일이다.
작성일 : 20-09-24 07:45     조회 : 304     추천 : 0     분량 : 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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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뒤이어 주인공과 소녀. 송토낙스를 포함하는 안드로이드 부대는 각자 자리에 앉아, 옛날이야기와 지금의 마음에 안 드는 레오폴드 체제를 안주 삼아 떠들기 시작했다.

 

  “하하하 확실히 그땐 송토낙스 그 녀석 말대로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던 짐승 같은 녀석이었지 너도. 나한테도 바로 주먹부터 날렸잖아 하하!”

 

  중장갑형 안드로이드와 붉은 안드로이드 역시 술을 들이키고 있는 성난 늑대에게 반 농담으로 한마디씩 던졌다.

 

  “물론 그런 점이 ‘인간’다워서 마음에 들었지만 말이야.”

 

  “하하 어르신들도 제가 그동안 봐왔던 안드로이드들이랑은 완전 딴판이었다구요. 아니 무슨 안드로이드가 저희 비스티어리 캐년 사람들의 무술까지 고스란히 사용합니까?!”

 

  소녀가 안드로이드 무리들을 잘 살펴보니, 각 안드로이드들의 몸에 짐승의 형태를 따라 한 와장 부품. 아니 원주민식 장신구가 붙어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수용소에서 얼핏 봤던 ‘원주민’들을 떠올렸다. 그들은 가축화된 인간들과 다르게, 사살당하는 순간까지 이를 드러내며 싸웠고. 어떤 식으로라도 안드로이드들에게 피해를 주고 쓰러져갔다.

 

  그 때문에 결국 레오폴드가 포획이 아니라 즉각 사살로 방침을 바꾼 것도 기억하고 있었다. 그런 원주민들은 인간과 짐승이 섞인 형상이었고, 짐승의 뼈나 가죽을 온몸에 두르고 있어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꼭 비스티어리 캐년에서 본 ‘원주민’들 같은데.”

 

  중장갑형 안드로이드가 소녀에게 가득 담긴 술잔을 건네며 한마디 했다.

 

  “그거야 송토낙스 저 친구와 함께 비스티어리 캐년의 원주민들에게 삶과 공존에 대해 배웠으니까. 반갑네 소녀. 내 이름은 앉은 황소일세.”

 

  소녀는 그 안드로이드의 이름이 비스티어리 캐년의 원주민과 똑같다는 걸 보고, 그가 정말로 성난 늑대 같은 비스티어리 캐년 주민으로 착각할 만하다고 생각했다.

 

  송토낙스 역시 검은 뱀이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앞에 도시에서 사용하는 이름이 붙어서 납득 했다. 하지만 저 안드로이드는 아예 자신의 이름을 원주민 식으로 바꿨다는 게 신기했다.

 

  “예? 뭐라고요?”

 

  “내 이름은 앉은 황소다.”

 

  붉은 경량형 안드로이드도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나는 붉은 전갈이지. 나 역시 저기 앉은 황소와 함께 비스티어리 캐년의 형제들과 피를 나눈 사이라네.”

 

  송토낙스는 성난 늑대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친근한 투로 말했다.

 

  “나 역시 이 친구의 아버지에게 원주민들의 숭고한 삶을 배웠지.”

 

  송토낙스가 성난 늑대의 아버지를 이야기하자, 그는 속에 불이 일어나는 것 같은 독한 술을 단번에 들이켰다.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고 옛날 기억을 떠올렸다.

 

  “원래 혼을 가진 자들의 인연이라는 게 이렇게 돌고 도는 겁니다.”

 

  “그러면 이 소녀를 만난 것도 혼의 인연이라는 건가? 역시 한 잔 올리는 게 맞겠군.”

 

  “그것만으로는 모자라지 않나? 도시의 인간들은 ‘이름’조차 받지 못하지 않았나?”

 

  확실히 그랬다. 레오폴드 체제에서는 ‘인간이 개성을 가지면 악해지고, 그러면서 안드로이드들에게 저항하게 될 것이다.’라고 하며 이름을 붙이는 행위도 금지시켰다.

 

  물론 안드로이드라고 사정이 나을 건 없었다. ‘개성’이 생기면 인간을 따라간다는 이유로, 레오폴드 직속 생산 기종에 대해서는 일부 감정을 소거하고. 레오폴드와 네스트라의 명령에만 따르게 제작해왔다.

 

  소녀 역시 지문을 통해서 ‘번호’로 등록된 상태였다.

 

  이에 송토낙스는 그녀의 얼굴과 머리카락 등을 천천히 훑어봤다. 독수리 깃털과 비슷한 색의 머리카락. 전체적으로 예리한 이목구비와 번득이는 것 같은 눈동자. 그는 바로 소녀의 이름을 지을 수 있었다.

 

  “네 이름은 큰 부리 독수리다. 마음에 드나 소녀? 아니 큰 부리 독수리?”

 

  소녀는 큰 부리 독수리라는 이름을 듣자마자,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독수리의 날개가 달려 있고 손과 발이 독수리의 발과 비슷한 여성이, 한 어린아이를 안고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성난 늑대의 안대로 감싼 오른쪽 눈에 아주 잠깐 통증이 스쳐 지나갔다. 앉은 황소와 붉은 전갈이 성난 늑대의 모습을 보고, 바로 그의 고통을 눈치채며 한마디 던졌다.

 

  “또인가? 보통 전우들이 죽을 때에만 고통스럽다고 하지 않았나?”

 

  성난 늑대는 별 것 없다는 제스쳐를 취한 뒤, 바로 술 한 잔을 털어 넣었다. 그리고 바로 소녀. 아니 큰 부리 독수리에게 술 한 잔을 권했다.

 

  “우리 비스티어리 캐년 식의 이름을 받은 이상. 너는 우리의 동지다. 받아.”

 

  소녀는 원주민 식으로 빚은 독주를 한 잔 털어내듯 마셨다. 뒤이어 그녀에게 이름을 붙여준 송토낙스 역시 소녀에게 술을 한 잔 더 권했고, 소녀는 단 두 잔 만에 얼굴이 새빨개지며 몸이 휘청거렸다.

 

  하지만 성난 늑대는 세 잔을 넘게 마시면서도 낯빛 하나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다시 술 한 잔을 들이키며 옛날 기억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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