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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28. 헤어짐
작성일 : 20-09-23 20:08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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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 헤어짐

 

  지담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출근하고 일을 하고 퇴근했다. 그리고 열심히 생각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

 

 강현은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피가 말랐다.

 

 진료에 더욱 집중하고, 숨이 찰 때까지 운동도 하고... 나름 바쁘게 보내려고 노력을 했다.

 

 그래야 그녀를 방해하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어느덧, 일주일이 되었다.

 

 토요일 오후, 지담은 강현의 병원으로 찾아갔다.

 

 사귀면서 그녀가 자신의 병원에 찾아온 건 처음이라 강현은 잔뜩 긴장을 했다.

 

 다들 퇴근한 시간이라 병원 안은 조용했다.

 

 “점심은 먹었어?”

 

 강현은 긴장한 마음으로 그녀에게 커피를 건넸다.

 

 “응...”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지담은 이내 말문을 열었다.

 

 “내가 연애에 대해서 남자에 대해서 당신의 대해서 이렇게 깊게 생각 해 본 적 없었는데, 일주일동안 머리가 터질 것 같았어....”

 

 “그래서....결론은?”

 

 강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역시 안 되겠어. 이제까지 살아왔던 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내 결론이야.... 감정이 더 깊어지기 전에 여기서 그만하는 게 맞아”

 

 “왜....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나하고 사귀는 게 싫은 거야?”

 

 강현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싫은 게 아니라, 누구와 함께하는 삶은 나랑 맞지 않는 것 같아”

 

 “그게 무슨 말이야?”

 

 “그냥... 난 혼자가 좋아... 다른 사람에게 신경 쓰기 싫어”

 

 강현은 그녀의 말에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났다.

 

 “뭐가 그렇게 두려운 거야?”

 

 “두려운 거 없어... 암튼 난 이렇게 결론 냈어.... 더이상 할 말도 없어”

 

 그리고는 강현이 붙잡을 새도 없이 병원을 나갔다.

 

 강현은 단호한 그녀의 말에 할 말을 잃은 체 멍하니 한참을 서 있었다.

 

 ----------------

 

 

 지담은 여느 때와 똑같은 생활로 되돌아왔다. 매일 오던 그는, 그날 이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 달이 넘게 함께했던 그와의 시간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매일 오던 그가 오지 않아서일까, 지담은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누굴 기다리는 거야, 정신 차려... 서지담-

 

 애써 고개를 돌려 집으로 들어갔다.

 

 *

 

 강현은 그녀가 이해되지 않았고, 화도 나고 그러면서 보고 싶었다.

 

 애초에 그녀에게 시간을 주지 말았어야 했다. 그냥 자신 생각대로 그녀를 놓지 말았어야 했다.

 

 그녀와 보낸 시간은 겨우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는데, 이렇게 한 사람에게 빠질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감정 조절이 안 되었다.

 

 혼자가 좋다니... 그녀는 뭐가 두려운 걸까...

 

 그만 만나자는 그녀의 말에 보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화를 낼 것 같아서... 그녀의 화난 모습은 보고 싶지가 않았다. 멀리서나마 잠깐 보고 올까?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눈앞에 그녀가 있으면 보고만 있을 자신이 없었기에....

 

 며칠째 술을 마시는지 모른다. 마셔도, 마셔도 취해 지지가 않았다.

 

 취해서 못 이긴 척 그녀를 보러 가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보러 가고 싶은데 도무지 취해 지지가 않았다.

 

 강현은 말이 점점 없어졌고, 초췌해져 갔다. 그래도 한 가지 생각은 분명했다.

 

 이대로 지담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

 

 강현은 그녀가 왜 자신을 이렇게까지 밀어내는지 알고 싶어서, 세윤에게 연락했다.

 

 그녀라면 지담이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퇴근 후, 강현은 세윤의 한의원으로 찾아갔다.

 

 강현과 지담이 헤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세윤은 그렇지 않아도 강현을 만나고 싶었다.

 

 아무래도 긴 얘기가 될 것 같아 자신이 강현의 병원에 가려고 했으나, 강현이 한의원으로 온다기에 기다리고 있었다.

 

 강현이 한의원에 도착하니, 도윤도 있었다.

 

 강현을 본 도윤과 세윤은 깜짝 놀랐다. 그 동안 보아왔던 강현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수염은 깎지도 않았고, 쾡한 눈과 그 눈 밑 다크서클은 정말 못 봐줄 정도였다.

 

 “죄송해요...꼭 자기도 옆에 있어야 한다고 해서 오라고 했어요”

 

 세윤은 도윤을 흘깃 쳐다보며 강현에게 말했다.

 

 “아...괜찮습니다”

 

 “식사 안 하셨죠?”

 

 도윤이 도시락과 물을 건네며 강현에게 말했다.

 

 “네...근데 먹고 싶은 생각이 없네요”

 

 강현은 정말 입맛이 없었다. 아니,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드세요... ” 도윤은 다시 한번 권했다.

 

 거의 한 술도 뜨지 않은 식사가 끝난 후,

 

 “후~ 지담이가 이 선생님 만나고 많이 변했어요... 긍정적으로”

 

 세윤은 따뜻한 녹차를 도윤과 강현에게 건네며 입을 열었다.

 

 뜬금없이 그녀가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얘기에 강현은 세윤을 의아하게 바라보았다.

 

 “그게 무슨... 긍정적으로 변했다면 헤어지지 않았죠”

 

 “예전의 지담이라면 다가오는 남자들과 손도 안 잡았을 텐데 사귀기까지 했잖아요”

 

 “도대체 왜 그런 겁니까? 뭐가 무섭고 두려운지, 밀어내기만 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강현은 궁금하고 난감한 듯 마른세수를 했다.

 

 “지담이가 무섭고 두려워하는 건 눈치채셨네요?”

 

 “무슨?”

 

 “지금부터 조금 긴 얘기를 할께요... 다 듣고 나서 이 선생님이 지담이 손을 놓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담이도 이 선생님을 마음에 두고 있는데 가슴 아픈 상처 때문에 더이상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으니까 말해주는 거예요”

 

 강현은 지담의 가슴 아픈 상처가 뭔지 알고 싶었다.

 

 자신을 밀어내는 이유가 상처 때문이라면, 더는 아파하지 않게 해 줘야 하니까...

 

 “얘길 꺼내려면 지담이 부모님 얘기부터 해야 해요... 그러니까....”

 

 그렇게 시작된 지담의 이야기를 듣게 된 강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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