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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22
작성일 : 20-09-23 16:01     조회 : 207     추천 : 0     분량 : 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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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세 시간 뒤,

 

 

 초아는 승혁과 함께 부산라엘호텔로 향하는 차 안에 있었다.

 

 

 믿을 수가 없어.

 내가진짜 정승혁 팀장님이랑 연인이 된 거야?

 지금 사귄 후 첫 데이트하러 호텔로 가고 있는 거고??

 

 커피숍, 레스토랑, 객실 순이었던가?

 

 일단 날씨얘기로 말문을 튼 다음에 오늘계획을 슬쩍 물어볼까?

 그게 왜 궁금합니까? 그냥 따라오세요! 이러면 어쩌지?

 

 아... 나도 인터넷이라도 찾아보고 왔어야하나??

 완전 준비된 팀장님 앞에서 나만 계속 당황하면 어쩌지?

 

 그렇다고 너무 아무렇지 않아도 막 연애 경험 많은 여자처럼 보이는 건 아닐까?

 

 으악, 모르겠다!

 

 

 아무 말도 없이 혼자 생각의 나래에 빠진 초아를 흘깃거리며 살피던 승혁이 말을 걸었다.

 

 

 /승혁/ “무슨 생각을 그렇게 열심히 합니까?”

 

 /초아/ “네??? 아 날씨요! 날씨가 너무 좋다는 생각이요!”

 

 

 승혁은 빗방울이 떨어질듯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승혁/ “비 오는 거 좋아해요?”

 

 /초아/ “비요? 아, 그럼요! 아주 좋아하죠. 사방이 막힌 차안에서 빗소리 들으면 막 낭만적이잖아요. 그렇지 않나? 하하하.”

 

 /승혁/ “사방이 막힌.. 빗소리를 들으며... 단둘이.... ?”

 

 /초아/ “네? 아니 제 말은 그런 게 아니고요..”

 

 /승혁/ “?? 뭐가 그런 게 아닙니까? 나는 그냥 강초아씨가 했던 말을 따라했을 뿐인데,...?”

 

 

 누구랄 것도 없이 얼굴이 빨개진 두 사람은 산으로 가는 분위기를 수습하지 못한 채 부산에 도착했다.

 

 

 **********

 

 

 부산 라엘호텔 로비라운지 커피숍.

 어색하게 마주앉은 두 사람은 커피를 홀짝이며 어색하게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자꾸 손목시계를 흘끔거리며 시간을 확인하는 승혁을 보던 초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초아/ “저기팀장님, 우리 부산에는 왜 온 거에요?”

 

 /승혁/ “.....그게..”

 

 

 승혁은 난감한 눈빛으로 초아를 바라보며 제 입술을 쓸었다.

 

 

 /승혁/ “밥 먹으러? 여기 레스토랑 음식이 아주 고급스럽고 특별히 맛있다고 해서.”

 

 

 맙소사, <연애고수들의 첫 데이트 성공 전략>에 나온 거랑 똑같잖아??

 

 

 /초아/ “정말 밥 먹으러 온 거라고요? 여기까지? 근무시간에요? 근데 왜 커피숍에..”

 

 /승혁/ “아직 레스토랑 브레이크타임이 안 끝나서.. 조금만 있다가 올라가죠. 둘이...대화도...좀 나누고.”

 

 /초아/ “대..화요?? 팀장님, 혹시..저한테 진지하게 하실 말씀 있으신 거예요? 혹시... 음., , 팀장님께서.. 장문으로 문자 보내주셨는데.. 제가 너무 짧게 답장 보내서 서운하셨어요?”

 

 /승혁/ “응? 하트까지 붙인 그 문자? 아니, 아니. 서운하긴요. 다만...”

 

 

 승혁은 초아의 눈을 피해 딴청을 피우며 한손으로 머리를 자꾸 쓸어 넘겼다.

 

 

 /초아/ “???”

 

 /승혁/ “눈치가 없는 겁니까? 아님 관심이 없는 겁니까?”

 

 /초아/ “그건 또 무슨.. 알아듣게 말씀 좀 해주세요, 네?”

 

 /승혁/ “휴.. 나 오늘 누구 때문에 머리 내렸는데.. 다들 멋있다고 한마디씩 하던데 정작 그 사람은 관심도 없네요.”

 

 /초아/ “아, 맞다, 머리! 안 그래도 왜 갑자기 내리신건지 궁금했는데 여쭤본다는 게 까먹었어요! 근데 저 때문이에요? 왜요?”

 

 /승혁/ “그날 12층에서 마주쳤을 때..나보고 멋있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내린 머리를 더 좋아하나 했더니..”

 

 /초아/ “으악? 제가요? 생각만 한 줄 알았는데 그게 제 입 밖으로 나왔다는 말씀이세요? 헐, 그걸 들으셨다니.. 근데 이제 머리 내리지 마세요...”

 

 /승혁/ “왜요? 이상합니까?”

 

 /초아/ “그게 아니라.. 여직원들이..자꾸 팀장님 멋있다고 수군대는 거 신경 쓰여서요....”

 

 /승혁/ “뭐라고요? 하하하하하하. 그런 소리야 만날 사방에서 듣는 소리인데, 뭘 신경을..”

 

 /초아/ “만날 사방에서 멋있다는 소리 지겹게 들으시는 분이 왜 제가 그랬다고 바로 스타일을 바꿔요? 칫, 뭐 알아서하시든가요. 내가 신경 안 쓰면 되지 뭐.”

 

 /승혁/ “아주 내일부터는 2대8로 가르마 제대로 타서 딱 붙여 올리고 출근하겠습니다. 막 아저씨들처럼 등산복에 슬리퍼신고 출근할까요? 강초아씨 절대 신경 안 쓰이도록.”

 

 /초아/ “됐거든요? 피.”

 

 

 티격태격하며 어느새 긴장이 풀어진 초아가 고민하던 질문을 꺼내들었다.

 

 

 /초아/ “...혹시요, 팀장님. 저희 밥 먹고 나서 또 어딜 가나요?”

 

 /승혁/ “음.. 올라가서 분위기가 좋으면 갈 데가 한 군데 더 있긴 합니다.”

 

 

 

 

 **********

 

 

 전국 라엘호텔 중에서도 손꼽히는 맛의 자랑인 부산 라엘호텔의 이태리레스토랑에서 입에 넣기만 해도 저절로 녹을 듯한 최고급안심스테이크를 눈앞에 두고도 초아는 제대로 식사를 할 수가 없었다.

 

 은주의 닦달에 급히 무난한 세트속옷을 찾아 입고 오긴 했는데..

 

 벌써부터 이래도 되는 건가?

 

 난 아직 준비가 안 된 것 같은데..

 

 거절하면 상처 받으실까?

 

 아, 진짜 맛있겠는데 배 나올까봐 못 먹겠어, 점심도 못 먹었는데, 잉..

 

 

 승혁은 잘게 자른 스테이크 접시를 초아 앞에 놔주며 말했다

 

 

 /승혁/ “음식 앞에 두고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좀 들어요. 아주 맛있을 겁니다.”

 

 /초아/ “아 네, 아주 맛있겠어요!”

 

 

  초아는 마지못해 고기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역시 기대한대로 깜짝 놀랄만한 맛이었다.

 

 

 /승혁/ “..원래 그렇게 말이 없는 편입니까? 아님 내가 하루아침에 아주 많이 불편해진 겁니까? 내가 아는 강초아씨는 머릿속에 있는 말들을 막 참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혹시 내게 말 못할 다른 고민이라도 있어요?

  그렇다고 해도 서운하네.. 같이하는 식사자리에서 계속 딴 생각이라.. 난 너무 떨려서 고기 맛도 모르겠는데?”

 

 

 승혁이 웃으며 농담을 건네던 그 때 호텔직원이 그에게 다가와 객실 키를 전해주며 속닥거렸다.

 

 눈을 동그랗게 뜬 초아는 승혁이 받아든 카드키를 쳐다보았다.

 

 

 로얄 스위트룸!!

 

 어떻게!!! 이건 확인 사살이야!

 

 승혁이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초아는 휴대폰을 쥐고 슬쩍 일어나 화장실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

 

 받아라, 받아라, 제발ㅠㅠ

 

 

 /은주/ “응? 여보세요? 웬일이야, 네가? 안 그래도 궁금해서 미치는 줄 알았는데 먼저 전화를 다했어?”

 

 /초아/ “은주야 나 어떻게~! 진짜 3단계 맞나봐..! 커피숍에 레스토랑까지 다 맞았는데 지금 로얄 스위트룸 객실 키를 갖고 계셔!”

 

 /은주/ “그냥 스위트도 아니고 로얄 스위트라고?? 이야, 단단히 준비하셨네. 진짜!”

 

 /초아/ “나 어쩌지? 거절하면 화내실까? 자존심 상하실까?”

 

 /은주/ “속옷까지 갈아입고 가서 거절은 웬 거절? 분위기가 영 아니야?”

 

 /초아/ “그게 아니고...... 나도 내 맘을 잘 모르겠어, 만나보기로 하긴 했는데 아직 막 좋아죽을 것 같진 않단 말이야.. 근데 어떻게 벌써 그래..”

 

 /은주/ “강초아야.”

 

 /초아/ “응, 친구야 나 어쩌면 좋아?ㅠ”

 

 /은주/ “마음 가는대로 해. 네 마음이 아직 아닌 거면 아닌 거야. 너 정훈오빠 만날 때처럼 또 그럴래? 상대방 눈치만 보고 남의 기분 맞추고?? 연애는 네가 행복하려고 하는 거지 남한테 희생하는 게 아니야.”

 

 /초아/“... 그래도 될까?”

 

 /은주/ “당연하지! 팀장님이 회사에서나 팀장이지! 연애하면서도 내내 막! 절대 복종할래? 너 초장에 주도권 못 잡으면 직진만 하는 팀장님한테 영원히 끌려 다니는 수가 있다? 만일 팀장님이 니가 싫다는데도 매너 없이 굴거나 헛소리하면 바로 거시기를 확 걷어차 버리고 나와 버려 알았지??”

 

 

 그래. 오늘은 아니야.

 

 솔직하게 말하고 거절하자.

 

 첫 데이트부터 스위트룸이라니.

 

 팀장님이 너무 가신거지.

 

 

 단단히 마음을 먹고 자리로 돌아온 초아는 심각한 표정으로 승혁의 앞에 앉았다.

 

 

 

 /승혁/ “어디불편해요? 음식 다 식었겠네. 뭐 좀 새로 달라고...”

 

 /초아/ “팀장님!”

 

 /승혁/ “네?”

 

 /초아/ “저를 어떻게 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 그렇게 쉬운 여자 아니에요. 오해하실 만하긴 해요. 제가 전 남친이랑 헤어진지도 얼마 안 됐고.. .. 하지만 .. 저는 팀장님이랑 천천히 알아가고 싶어요. 마음이 하루아침에 막.. 그렇게 가까워지는 게 아니니까...”

 

 

 .....??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리지?

 

 .....우리 관계를 무르고 싶다는 건가?

 

 

 일순 굳은 표정의 승혁이 목소리를 깔고 물었다.

 

 

 /승혁/ “??? 그래서요?”

 

 

 초아는 심호흡을 하고 결연하게 외쳤다.

 

 

 /초아/ “오늘 스위트룸은 안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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