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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반짝반짝 나의 너
작가 : 은하수
작품등록일 : 2020.8.12

"내가..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서두르지 않을게.. 아주 천천히 나에게 와줘."

사랑에 상처받고 이별에 아파한 초아,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승혁.

우리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17
작성일 : 20-09-23 14:27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3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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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한 시간 뒤,

 

 현장을 미친 듯이 뛰어다니던 초아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와 승혁의 앞에 섰다.

 

 

 /승혁/ “어떻게 됐습니까?”

 

 /초아/ “일단 방 배정 스케쥴을 잠시 미루고 연회장에서 진행되는 세미나 프로그램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제이전자 쪽 운영진들께 상황을 말씀드리고 양해를 구하였고, 기존 1실 5인으로 배정되었던 방을 1실 6인 배정으로 조정하고 마침 오늘 당일 취소된 스위트 객실이 있어 부족한 1실을 충당했습니다. 추가된 인원에 대해 발생한 침구류 등 추가 비용은….”

 

 /승혁/ “당연히 우리 쪽 과실이니 면제 서비스해야죠. 다른 요구사항은 없습니까?”

 

 /초아/ “네…. 다만 참가자 중 독립된 객실을 요청하셨던 2분이…. 내일 새벽 일정으로 김해공항에서 국외로 바로 떠나는 출장이 있으셔서 다른 직원들과 함께 객실을 사용하는 게 어려우시다는 입장입니다. 제이전자 상무이사 한 분과 비서 되시는 분이라고….”

 

 /승혁/ “그래서? 어쩌겠다는 겁니까?”

 

 /초아/ “부산 라엘호텔 쪽에 협조를 요청해 객실을 알아봐 드리면 어떨까…. 합니다.”

 

 

 불같은 승혁의 눈빛에 저절로 목소리가 기어 들어갔다..

 

 

 /승혁/ “부산 라엘호텔이라.”

 

 

 승혁은 초아를 바라보았다.

 신경 써 차려 입은 듯 한 밝은 원피스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긴장한 얼굴로 발끝만 보고 있는 초아의 시선을 따라 눈길을 내리자, 얼마나 뛰어다닌 건지 발등과 뒤꿈치 곳곳이 잔뜩 까져 피가 베여 나오고 있었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짜증스럽게 말했다.

 

 

 /승혁/ “객실이 넓은 거제리조트에서도 단독객실을 요구하는 임원씩이나 되는 사람이 호텔객실 하나로 만족한답니까? 그까지 이동은 어쩔 것이며, 주말 호텔에 객실이 남아있다는 보장은 어디 있습니까?”

 

 

 신경질적으로 전화기를 든 승혁은 돌아서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승혁/ “접니다.. 부탁드릴 일이 있어서요. 부산 라엘호텔에 전화한통만 넣어주세요.. 급히 전용객실을 사용해야 할 일이 생겨서.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끊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승혁은 초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승혁/ “부산 라엘에 전화해서 내가 지시했다고 하면 임원전용스위트룸과 리무진을 내어줄 겁니다. 통화하고, 객실배정부터 내일조식이나 유람선 탑승인원변경까지 남은 세미나 일정에 조금도 차질 없도록 조치하세요.”

 

 

 쾅.

 

 문을 닫고 나가버리는 승혁의 쌩한 뒷모습을 신경 쓸 여유도 없이 초아는 종종거리며 전화를 걸었다.

 

 

 /초아/ “안녕하세요? 거제 라엘리조트 기획운영팀 사원 강초아 입니다. 정승혁 팀장님께서 객실 예약 건으로... ”

 

 /부산/ “아, 네. 안녕하세요. 임원 전용 로얄스위트룸 말씀이시지요? 객실은 준비해 두었습니다. 전용 로얄 룸은 객실에서 석식, 조식, 모두 룸서비스로 편하게 이용가능하시며 옆방에 비서진을 위한 별도의 스위트룸이 준비되어있습니다. 물론 별도의 요금은 책정되지 않습니다. 회장님 비서실에서 전화를 받긴 했습니다만 정승혁 팀장님께서 직접 사용하시나요?”

 

 /초아/ “아, 아닙니다. 제이전자 상무이사님께서 오늘 저녁식사까지 세미나 일정을 이곳에서 마치시고 부산으로 이동하셔서 숙박하실 예정이십니다. 내일 조식메뉴는 요청하시는 걸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이동차량은..”

 

 /부산/ “시간과 장소 말씀해주시면 준비된 리무진차량을 보내 픽업해드리겠습니다. 내일아침 공항일정까지 차질 없이 동행해 드리겠습니다.”

 

 /초아/ “네. 감사합니다. 픽업시간이랑 일정 픽스해서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

 

 

 /승혁/ “식사는 입에 맞으셨습니까?”

 

 /제이전자상무/ “지금껏 다녀본 그 어느 리조트 단체식보다 깔끔하고 맛있었습니다. 이렇게 해도 라엘에 남는 게 있습니까? 하하하.”

 

 /승혁/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특별히 계약된 단가보다 업그레이드된 식단으로 모시도록 지시했습니다. 오늘 방배정문제로 일정진행이 매끄럽지 않았던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제이전자상무/ “아아, 아까는 내가 잘 모르고 큰소리를 좀 냈는데, 알아보니 우리 진행팀 에서도 당일에 갑자기 변경된 인원에 대해 미리 알리지 않았나봅니다. 아주 난감할 뻔했는데 담당직원이 주말인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빨리 해결을 해주어 다행이에요. 덕분에 부산 라엘호텔 스위트룸서비스까지 맛보게 되어 도리어 고맙네요.”

 

 저녁식사를 마무리하고 나오는 제이전자 상무를 승혁이 직접 응대하는 사이

 초아가 다가와 인사하며 말했다.

 

 

 /초아/ “식사는 잘 마치셨습니까? 로비에 라엘호텔에서 보낸 리무진차량이 대기 중입니다.”

 

 /제이전자상무/ “아, 여기 왔네. 오늘 아주 고생이 많았어요. 내가 꼭 앞으로 모든 사내 연수 프로그램은 거제라엘리조트랑 제휴하여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추천하겠어요. 이름이 어찌되나?”

 

 /초아/ “감사합니다, 상무님. 기획운영팀 강초아 입니다. 남은일정도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잘 챙기겠습니다.”

 

 /승혁/ “자 그럼 올라가실까요?”

 

 

 

 ********

 

 

 로비에서 배웅을 마친 두 사람.

 

 

 승혁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어느덧 시간은 아홉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초아는 힘겹게 사무실로 올라가 가방을 챙기고 거울을 살폈다.

 신경 쓴 화장은 하루 종일 흘린 땀으로 엉망으로 지워져있었고 긴장이 풀리자 다리도 후들거렸다.

 

 

 휴..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걸터앉아 종아리를 주무르는데 전화가 울렸다.

 

 

 /승혁/ “뭐합니까? 아직 수습할 게 남았습니까?”

 

 /초아/ “아니에요 팀장님. 이제 나가려고요.”

 

 /승혁/ “지하1층 주차장으로 내려와요.”

 

 

 대답을 듣기도전에 끊어진 전화에 초아의 한숨이 깊어졌다.

 

 

 이렇게 초라한 기분으로 승혁을 더 보고 싶지 않은데.

 

 무슨 잔소리를 더 할런 지 목소리도 차갑기 그지없다.

 

 

 하루 종일 뛰어다니며 일처리 하느라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 기분,

 

 당장 아무도 없는 침대에 들어가서 눕고 싶은 마음 뿐 이었다.

 

 

 화장을 고친 초아는 애써 입 꼬리를 올려보았다,

 

 

 어휴. 못났다, 정말.

 

 

 겨우 마음을 갈무리하고 서둘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

 

 초아가 나오는 모습을 확인 한 승혁은 차에서 내려 조수석 문을 열어주었다.

 

 

 /승혁/ “타요.”

 

 

 초아가 차에 오르고 나서도 문이 닫히질 않자 고개를 돌려 밖을 살폈다.

 

 승혁이 문 열린 조수석 옆에 쪼그리고 앉아 들고 있던 검은 봉지에서 무엇인가를 주섬주섬 꺼내고 있었다.

 

 

 /초아/ “팀장님? 뭐하세요?”

 

 /승혁/ “발 좀 내밀어 봐요.”

 

 

 놀란 초아가 발을 내밀 기색이 없자 승혁이 초아의 발을 붙잡아 차 밖으로 꺼냈다.

 

 

 맨발로 새 구두를 신고 있던 초아의 상처투성이 발을 구석구석 살피며 정성스럽게 반창고를 붙여주고는, 검은색 슬리퍼를 끼워 신겨 주었다.

 

 

 /승혁/ “급하게 리조트편의점에서 사느라 이것밖에 못 구했어요. 맘에 안 들어도 좀 참아요. 그러게 왜 안 신던 높은 구두를 신고 와서 고생입니까? 평소에는 단화만 잘 신고 다니더니.”

 

 

 그의 핀잔에 발끈할 만한 대도 조용한 초아를 올려다보니 입술을 꼭 깨물고 눈물을 참고 있었다.

 

 

 /승혁/ “또 울어요? 내가 뭘 했다고 맨날 울어….”

 

 

 초아의 발을 넣어주고 문을 닫아준 뒤 운전석으로 돌아와 앉은 승혁은 차를 출발시켰다.

 

 

 /승혁/ “뭐 좀 먹읍시다. 요새 밥도 안 먹고 삽니까? 얼굴이 아주 못..”

 

 /초아/ “못생겼다고요? 흑.”

 

 /승혁/ “못 쓰겠다 구요. 못 생긴 것도 같고.”

 

 /초아/ “근데 우리 어디가요??”

 

 /승혁/ “음.. 별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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