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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소설일 뿐이니 걱정하지마세요. 마더
작가 : 씨스
작품등록일 : 2020.9.7

방송계 막내작가로 남친 한 번 제대로 사귀지도 못하고
뼈빠지게 일만 하다가 관두는 당일날까지 재수 옴붙었다 싶었더니,
집에 와서는 우리 엄마 맞는지 의심가는 개떡같은 소리만 듣고
하이틴스럽게 집을 뛰쳐나왔는데 말도 안되는 판타지로맨스 소설 속으로 들어와버렸다.

일단 깨어나기 위해서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 하니까
의례있던일인냥 또 그러지 말라며 우는 이 잘생긴 남자가 내 오라버리라니,
오라버니 얼굴 보고 한 번은 살아드릴게.

그런데 이 중2병 심하게 걸린 16살 주제에 약혼자가 있다니?
안타깝게도 2D 남자들은 사랑하지만 3D는 관심없어서요.
"일단 약혼파기부터 했으면 좋겠어요"
"그건 어렵겠는데, 오늘부터 내 부인으로 서류상 정리되었거든"
서류고 나발이고, 당장 이혼부터 하자는 내 앞에 이 남자 왜이렇게 가까워지는거야..?
옷은 왜 벗는데..? 근데 왜 또 근육은 살아있고
가슴팍은 바다같이 넓고 그런데..?
"오늘이 첫날밤인거는 알고 있나? 부인?"
"네..?"
소설일 뿐이니 일단 걱정하지마세요. 마더!

 
4화 - 상관 없어.
작성일 : 20-09-23 02:55     조회 : 201     추천 : 0     분량 : 5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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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제품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밝힙니다.]

 

 

 “전하, 바르디 가와 약속한 시각에 도착하시려면 지금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알고 있어. 이것만 마무리하고”

 아찔할 만큼 무더기로 쌓여있는 서류들 속에서도 펜촉을 날카롭게 세워 하나씩 정리해가고 있는 주인을 바라보며 루크는 이 세상 어디에 또 다른 일 중독자가 있다고 해도 이런 일 중독자는 자신의 주인밖에 없을 거로 생각하며 질색하고 있었다.

 “루크, 표정 풀지?”

 “제가 뭘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갈아 끼우고 대공을 바라보는 루크를 바라보며 바람 빠진 웃음을 세우던 대공은 일이 마무리되었는지 자리에서 일어섰다. 까만 머리카락과 황금색을 띠고 있는 눈동자는 가장 어두운 밤하늘에 휘영찬란하게 빛내는 보름달을 그대로 데려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두 황금색 눈동자를 더 밝게 빛나게 만드는 까무잡잡한 피부색은 앞섶이 풀어헤쳐 진 셔츠 안에서 탄탄한 근육을 한층 더 자랑하게 만드는 듯했다.

 “옷을 입을 거면 입던가, 아니면 벗던가….”

 “뭐?”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대공이 편안하다 못해 입는 둥 마는 둥 해 놓은 셔츠를 보면서 한숨을 쉬는 루크는 이따 단추 목 끝까지 채우는 거로 한바탕 실랑이를 하겠구나 싶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백작가에는 꽃과 함께 선물을 미리 보내놓도록 할까요?”

 “뭐하러?”

 “음…. 댁에 따님을 제가 데려가게 되어 소소하게 준비해봤습니다. 하는 작은 성의 표시랄까요?”

 성의를 말하면서 성의 없어 보이는 답을 내놓는 루크를 보며 표정을 살짝 찌푸리자 뭐 잘못됬냐는 표정으로 오히려 되묻는 것 같았다.

 “루크, 너무 기어오른다?”

 “이정도도 허락 안 해주시면 휴가 하나 없는 시종장 인생이 너무 불쌍하지 않나요”

 “네가 일을 잘했다면 휴가가 있었을 텐데, 일 처리가 느려서 그런 거라고는 생각 안 하나?”

 “하, 나 같은 애 어디서 못 구해! 에릭, 그 말은 지금 당장 취소하지?”

 가문에 의해 알게 된 사이라지만 평생을 보고 자라온 지기이기에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사이였다. 허리춤에 손을 얹고서 정말 방금 한 말이 기분 나빴다는 것처럼 말하는 루크를 보고 낮게 웃는 에릭의 모습은 어느 영식들 못지않은 앳된 모습이었다.

 “어서 가자”

 “에휴, 근데 그 백작가랑 결혼해야겠냐? 그 집 영애에 대해서 별로 소문도 안 좋던데”

 “소문은 소문일 뿐이지 친구야.”

 “소문이 괜히 나겠어? 친구야, 이건 소문이 아니고 진실이라고. 그 집 영애가 자살 소동 때문에 명의라고 소문난 자들이 몇 번이고 불려간 걸 목격한 이들이 한둘이 아니잖아”

 “자살 소동 때문에 갔던 건지 확실하지 않잖아”

 무슨 고집인 거야? 루크는 주인을 존중하는 얼굴 따위는 없었다. 웬 똥꼬집을 부리고 난리인 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에릭을 바라보며 어이없어하고 있었다. 루크가 그렇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뭐라 하지 않고는 루크가 단추 채우라고 잔소리하기도 전에 앞섶이 풀어헤쳐 진 상태로 겉옷을 걸쳐 입고 방문을 열며 말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결혼에 문제 될 것은 없지”

 재미있는 일이라도 있는 것처럼 살며시 웃으며 말하는 에릭의 표정은 아주 찰나로 지나쳤다.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집사의 배웅을 받으며 마차까지 휘적휘적 걸어가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다렸던 선물을 받으러 가는 것처럼 퍽 설렌 발걸음으로 보였다.

 

 ***

 

 아까 일기 속 내용을 본다면 한국에서 이름 좀 날렸다는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라는 것인데, 그것도 꽤 한국뿐만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판매가 되었던 소설이었다는 것. 소설 속에서 레아는 꽤 비중 있는 조연이었다. 왜냐하면 대공과 결혼을 하니까. 약혼식을 한 이유도 세력싸움의 한 부분 정도 되는 거였고 레아의 의지가 있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16살이잖아. 한창 누군가를 좋아하고 설렐 나이에 가문을 위해서 하는 약혼이라니… 30살 먹은 나라도 싫겠다.

 “아가씨. 제 말 듣고 계세요?”

 “어?”

 “아이참, 자꾸 넋 놓고 있다가 이따 중요한 자리에서 실수라도 하면 어쩌려고!”

 대충 웃어 보이면서 알겠다는 시늉을 보여주자 유모는 마저 옷 정리를 마무리 하고 나는 생각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공님의 첫사랑을 찾습니다.”라는 이 책의 줄거리는 대략 그랬다. 제목에서 나와 있듯 대공님이 자기 첫사랑 찾아서 결혼하는 내용이다. 그럼 레아가 지금 대공님이랑 결혼할 거니까 당연히 주연 아니냐고 하겠지만 레아는 대공님의 첫사랑이 아니라는 것.

 ‘첫사랑과 결혼하겠다는 낭만주의자도 권력 앞에서는 다 쓸데없네’

 유서 깊은 가문의 바르디가의 백작영애 레아는 정통성을 의심받고 있는 황태자, 첫사랑을 찾고 있는 대공 사이에서 황태자의 부족한 정통성을 채울 수 있는 역할이었다. 그렇기에 대공 쪽에서 선수 쳐서 먼저 결혼을 함으로써 정통성이 부족한 황태자의 팔다리를 끊는 역할을 하려 하지만 그걸 알고 황태자가 레아와 레아의 가문을 말도 안 되는 누명을 뒤집어쓰게 하고 참수시킨다. 하지만 누명이라는 걸 대공이 밝혀내 황태자를 물 먹이고 유력한 왕위 계승권을 가진 인물이 된다.

 ‘허 참나, 대한민국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 같으면서도, 돈 있는 놈들 머릿속은 알 수 없으니….’

 첫 번째 빙의자가 대공은 굳이 아쉬워하지 않았을 거라고 거친 글씨체로 써놓았다. 레아와의 결혼식을 진행하던 중 첫사랑을 우연히 찾게 되었기에 레아는 첫사랑과의 알콩달콩한 사랑에 걸림돌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그래도 레아가 죽은 뒤에 누명인 것도 밝혀내고 1년이 지나 첫사랑과 황태자의 복수도 이겨내 결혼했으니 나름 레아에 대한 예의는 있는 거 아닌가?’

 다른 이의 죽음을 슬퍼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를 오래도록 사랑하고 있다는 게 말이나 되는 건가 싶지. 오히려 이렇게 레아와 바르기 가문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키고 또 죽은 이를 향한 애도도 할 줄 알면서 오랫동안 한 사람 바라봤다면 낭만주의자 인정한다.

 ‘근데 뭐, 그럼 뭐하나 레아가 죽은 건 죽은 건데.’’

 “아가씨! 또 자꾸 딴생각 하시죠? 그러다가 이따가 진짜 큰일이라도-”

 “에이- 그만 유모! 에비에비!”

 내 팔을 잡고 흔드는 유모의 입에 손바닥을 가까이 되고 에비에비를 외치자 살포시 놀라더니 웃어 보인다. 왜 웃지 싶기도 하고 민망한 마음에 머리 좀 긁으려니까 옆에 서 있던 아까 유모가 델리라고 부르던 시녀가 방금 머리 만졌다고 절대 안 된다고 정색해서 꼬물락 꼬물락 손가락 장난을 쳤다.

 “어느 때 보면 다른 사람처럼 어색하게 굴고, 존댓말을 쓰시질 않나 괴물이라도 본 것처럼 보실 때도 있더니 오늘은 뭔가….”

 그거야 그동안 여러 사람이 빙의했으니까 그런 거겠지. 실제로 레아는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첫 번째로 이 몸에 들어와 있던 사람에 기록을 봤을 때는 8살 즈음 침대에서 눈을 떴을 때 모두가 대성통곡 중이었다는 거였다.

 ‘그 때 레아는 죽었던 걸까?’

 그렇지만 레아는 대공과 결혼식까지는 가야 하는데 그럼 내용이 안 맞지 않나? 죽을 뻔 했던 건가…. 그 전 내용은 아무도 모른다고 되어있으니까 알 길이 없네. 하여튼 결혼만 안 하면 누명을 쓰고 가문 전체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거잖아?

 “유모님 지금 울어요?! 웬 주책이야!”

 레아와 비슷한 또래로 보이는 시녀 델리가 유모가 앞치마로 자기 눈매를 닦는 것을 보고 화들짝 놀라 바쁘게 움직이며 허리를 졸라매던 코르셋을 멈추고는 쳐다보았다.

 “아휴! 우는 거 아니야. 그냥 뭐가 들어가서 그래”

 갑작스럽게 우는 유모 덕분에 내가 더 놀라서 빤히 쳐다보니까 유모는 얼른 표정을 가다듬었다. 내가 뭘 한 것도 없는데 괜히 저러니까 내 마음마저도 시큰해지는 기분이었다.

 “유모….. 울지마요, 부끄럽게 왜그래”

 “왜 갑자기 말을 높이세요! 아랫사람한테 높이는 거 아니라고 누누이 말씀드렸건만 오늘은 잘하시는 것 같더니!”

 그러게. 동방예의지국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내가 너무 쉽게 반말을 하고 있었네. 레아의 기억인 건가?

 “하.하.하 내가 그랬던가? 빨리 준비가 끝났으면 좋겠어. 좀 쉬고 싶어”

 “쉴 시간이 어딨어요. 델리, 드레스 챙겨와!”

 “네! 맞다! 유모 아까 그 얘기 해드려야죠”

 “내 정신 좀 봐! 대공님께서 식사하시기 전까지는 먼저 물 한 모금도 드셔서는 안 된다고요.”

 “그건 또 왜?”

 나 지금 너무 허기지는데? 뭐라도 당장 넣지 않으면 배에서 천둥소리가 날 것 같은데?

 “그럴 줄 알았어요. 귀족 예법 교육 제대로 안 들으시죠? 마담이 속상하겠어요 아가씨…. 일단 말씀드리자면 식사 때는 높은 작위부터 식사를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먼저 먹으면 어떻게 돼?”

 “먼저 드실 거 아니잖아요?”

 그냥 궁금하잖아? 호기심에 되묻는 나를 바라보며 걱정 어린 표정으로 유모는 드레스를 입히면서 대답해줬다.

 “대공의 작위를 무시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가문 간의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거예요”

 그 정도야? 밥상머리 교육이 이래서 제일 중요한 건가 보다. 약간 할머니 할아버지가 수저 들기 전에 먼저 숟가락 들어서 밥도 못 먹고 쫓겨났다 했던 텔레비전에서 나오던 연예인 이야기랑 비슷한 거 같다.

 “근데 왜 대공? 부모가 없나?”

 궁금한 마음에 생각하던 중 대공령의 영식이면 영식이지 왜 대공일까에 대해 의문이 들어 혼잣말로 떠들고 있으니까 유모가 등을 철썩 내려쳤다.

 “악! 진짜 아파! 유모가 이렇게 모시는 사람을 마음대로 때려도 돼?”

 “마님께서 올바르게 아가씨를 키우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리고 전하는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시고 작위를 물려받으신 거에요. 그렇게 남의 얘기 쉽게 하면 안 됩니다.”

 준비를 어느덧 마친 상태였는지 들어와 있던 시녀들이 하나둘 빠져나갔다. 유모는 마지막으로 한번 더 최종점검을 하는 디자이너처럼 눈빛을 빛내며 내 주위를 빙그르르 돌고 있었다.

 “아니, 나도 알지. 그냥 속으로 생각한다는 게 나도 모르게 나왔어.”

 그래, 그건 진짜 예의 없는 거라는 거 잘 알지. 나도 모르게 라고 하지만 진짜 앞으로 조심해야겠다.

 “어휴.. 정말 책잡히면 안되는데….”

 예의는 지킬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도 전혀 못 믿는 듯한 얼굴로 알았다고 하는데 괜스레 기분이 묘하다. 아침까지만 해도 죽겠다고 난동을 부린 아가씨의 말을 누가 믿겠냐만 일단 배가 너무 고팠다. 배를 채우기 전까지는 난동을 부리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으며 거울 속 레아의 모습을 보니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싶었다. 짙은 녹색 리본 끈으로 높게 머리를 땋아서 묶어진 것이 청옥색 눈동자와 옅은 레몬색 머리카락과도 잘 어울렸다. 한참 레아의 미모에 빠져 이리 빙글 저리 빙글 하고 있을 때 델리가 들어왔다.

 “전하께서 당도하셨다고 합니다! 내려가서 같이 맞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어디 그 권력에 사랑마저도 포기하려 한 낭만주의자 얼굴이나 한번 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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