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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일반/역사
서사모아
작가 : 갑주어
작품등록일 : 2020.9.22

1950년 7월 15일, 우리가 아는 대한민국은 지도상에서 사라졌다.
전쟁에서 패한 이들이 망명한 곳은 다름아닌 남태평양 환상의 섬, 서사모아 제도.
그곳에서 50년 전, 태평양 깊이 잠들어있던 대한민국의 한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2화 - 서사모아의 한국인
작성일 : 20-09-22 23:34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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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리네시아 원주민들이 처음 이주할 때 정착한 땅으로 여겨지며 18세기 네덜란드인이 오면서 본격적으로 역사가 시작된 사모아 제도.

 과거 영국과 독일, 미국 3개국이 태평양 진출을 위해 점령을 시도하면서 많은 원주민 부족들의 내전이 일어났으며, 설상가상으로 이들의 뒤에서 무기를 지원하며 경제적 이득을 챙기는 등의 만행을 저질렀던 역사가 있다.

 그 후 1899년 태풍으로 인해 아피아항구에 집결한 3국 함대가 침몰하면서 급히 협정을 체결, 서사모아는 독일이, 동사모아는 미국이 가져가게 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3국 동맹이 3국 협상을 누르고 전쟁에 승리하자 독일은 서사모아의 식민지배를 포기, 서사모아는 영국의 식민지이자 남쪽에 있는 섬나라인 뉴질랜드의 위임통치를 받는다. 그렇게 서사모아는 뉴질랜드의 위임통치를 받으며 원주민들이 오순도순 사는 작은 섬나라였다.

 

 1950년 7월 14일 새벽 4시에 개시된 ‘뉴 코리아 플랜’으로 대한민국 정부와 관료, 그리고 선택된 국민 10만 명이 부산항을 출발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7월 21일, 여러 우여곡절 끝에 서사모아의 수도인 아피아에 상륙하게 된다.

 당시 뉴질랜드의 신탁정부는 나라를 잃고 도망쳐 온 10만 대한민국 국민의 망명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또한, 망명한 이들을 서사모아 국민으로서 대우하고 우풀루 섬의 남쪽, 지금의 매니노아의 빈 땅에 그들을 정착하게 했다.

 

 뉴질랜드 신탁정부는 매니노아에 정착한 전 대한민국 국민을 ‘서사모아 적응 활동’이라는 이름 아래 예부터 원주민들이 운영하고 있었던 다랑어 어장과 타로감자 재배에 동원하여 서사모아 내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두 번이나 나라를 잃은 서러움에 서사모아의 뉴질랜드 신탁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일하고 또 일하였으며, 그들은 스스로 “이러한 서러움이 후대에는 절대 전해지지 않게 하자!”라는 구호를 내걸고 정말 묵묵히, 열심히 일했다.

 그토록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 국민을 보고 사모아 주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또한, 열심히 일하는 그들을 응원하곤 했다. 서사모아 사람들은 그들을 ‘코리’라고 불렀는데, 이는 사모아어로 ‘한반도에서 온 사람들’이란 의미의 ‘Tagata mai le Korea Peninsula’를 줄여 일컫는 이름이다.

 

 물론 서사모아가 마냥 조용하지는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사모아에도 독립운동이 고조되며 때때로 무장투쟁이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한반도와 같은 큰 유혈사태는 없었으며, 1962년 1월 1일에 UN으로부터 인정받아 독립을 선언하게 된다.

 이후 입헌군주제의 길을 걷는 서사모아는 1970년 8월, 영국연방에 가입하였으며, 3년 뒤의 총선에서 피아메 마타파 물리누 총리가 집권하게 된다. 그는 그간 지켜본 ‘코리’들의 서사모아 정착을 긍정적으로 검토하여 그들을 이제 대한민국 잔당, 망명 국민이 아니라 원래 그랬던 것처럼 서사모아 국민으로 인정하는 ‘코리 인권선언’을 하며 그들을 안았다. 코리 인권선언을 접한 코리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나라 잃은 서러움을 잊어갔다.

 

 1976년 2월에는 총선을 치러 타이시 투푸올라 에피 총리가 집권하였고, 그해 12월에 서사모아는 정식으로 UN에 가입하였다. 이후 발전과 근대화가 계속해서 진행되고, 코리들은 매니노아 뿐만 아니라 서사모아 전역에 뿌리내려 완벽히 적응해나갔다.

 

 1997년 7월, 국명이 서사모아에서 사모아 독립국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서사모아라고 불러왔던 탓에 공식명칭으로는 사모아로 불렀지만, 많은 이들이 편하게 이야기하며 지칭할 때에는 서사모아라고 표현했다.

 다음 해인 11월에는 투일라에파 사일렐레 말리엘레가오이 총리가 취임하였다. 이때 총리 비서실장으로 역사상 최초의 코리 출신이 임명되는 쾌거를 누리게 된다. 코리 출신 최초의 총리 비서실장은 다름 아닌 전 시흥지구전투부사령관의 차녀인 경선희.

 

 2007년 5월, 코리들을 따스하게 안아주고 격려했던 초대 국가원수 말리에토아 타누마필리 2세가 사망했다. 그 후 타마세세 에피가 제2대 국가원수로서 취임하였다. 타마세세 에피 역시 코리들의 저력과 근로정신을 극찬하던 인물이기에 코리들은 차별받지 않고 실제 사모안들과 평등한 위치에서 서사모아를 통해 누릴 수 있는 행복 모두를 누릴 수 있었다.

 현재에 들어선 2011년 3월, 총선을 치러 말리엘레가오이 총리가 재집권하였다. 또한, 코리 2세들이 많은 서사모아의 공무원과 관료에 취직하게 되면서 점차 나라를 잃은 아픔은 사라져가는 듯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모아제도는 참으로 아름다운 섬이다. 맑은 태평양 바닷물이 투명하게 비치며, 밤에는 은하수가 흩뿌려진 별 가득한 하늘이 펼쳐지는 그야말로 낙원과도 같은 곳. 그래서인지 서사모아의 경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로 관광사업. 코리들은 특유의 재능과 재치를 발휘하여 이곳에서 많은 관광업을 종사하고 있다.

 

 이제 코리들은 50년 전에 나라를 잃고 UN의 보호 아래 태평양을 건너온 망명 국민, 패잔병들이 아니다. 아름다운 서사모아에서 평화로이 살아가는 또 다른 한국인이다.

 이곳은 그들이 기억하는 총칼의 억압과 수탈, 같은 민족이면서 민족을 배신한 친일파들의 만행이 가득한 일제 치하의 한반도, 잿더미가 된 국토에 강이 된 피와 산이 된 시체가 즐비하고 굶주림이 만연했던 전쟁 시절의 한반도와는 너무나도 다른 낙원과도 같은 곳이다. 무엇보다 나라를 잃은 뒤 자신들을 붙잡으러 오는 이들을 피해 바다로 도망칠 때, 두고 온 물건이며 두고 온 친구들이며 두고 온 친척들의 눈물을 뒤로하고 바다로 떠나갈 때의 아픔은 잊을 수 있는 새로운 고향이 되었다.

 서사모아의 국가원수는 물론이고 총리부터 서사모아 주민 모두가 굉장히 친절하고 순수하기에 코리들은 그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고 살아올 수 있었다.

 참고로 보물섬, 지킬박사와 하이드씨로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죽기 전 마지막 6년을 이곳에서 살았다.

 그 역시 친구에게 서사모아를 소개할 때 이렇게 말했다.

 "여기가 천국이라네. 사람들은 순수하고 얼마나 좋은지 몰라."

 

 그렇다. 사실상 잿더미와 굶주림, 인권유린과 차별, 환경오염과 질병이 가득한 한반도보다 이곳에서 계속 사는 게 현명할 것이다.

 

 사서 고생은 왜 할까?

 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알다가도 모르겠다.

 

 사실 역사에는 적히지 않은 많은 서사모아의 한국인, 그러니까 ‘코리’들은 서사모아에서 번 돈으로 스스로 무장하여 한반도에 침투해 수 많은 무장투쟁을 지원하고 때때로 직접 실행했던것이다. 그 어떤 사람도 서사모아의 코리들이 그랬다는 걸 모른다. 그럴 이유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50년이 넘은 지금까지 그들은 대항하며 살아왔고, 지금도 대항하고 있다.

 그들의 고향을 빼앗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게.

 

 코리들의 온화한 미소 속에 숨은 날카로운 송곳니가 매니노아 앞바다에 뜬 보름달을 통해 반짝인다.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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