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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아이돌과 함께 떠나는 연필마법사의 비밀 - 두려움의 달
작가 : 명하
작품등록일 : 2020.9.5

앗! 최고의 아이돌 그룹 윈터스가 내 방에!

우연히 7각 연필을 줍게 된 초등학교 5학년 지혜,

그녀는 윈터스의 사라진 멤버 2명을 구해오라는 엄청난 미션에 휘말려 버린다.

과연 '평범한' 그녀가 이 미션을 달성할 수 있을까.

보이그룹 아이돌과 함께 하는 지혜의 행복한 모험기,

<연필마법사의 비밀> 그 첫 모험을 소개합니다! ^^

 
20화. 유령의 숲 (4) 날아오르는 새
작성일 : 20-09-22 17:48     조회 : 255     추천 : 0     분량 : 8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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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혹의 거울 잔해가 하늘 위에서 빙빙 맴을 돌았다.

 크고 작은 유리조각들이 한데 뭉친 그것은 거대한 회오리 같았다.

 그 안에서 유리조각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평소라면 아름다울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날카로운 흉기일 뿐이었다.

 

 씨익.

 

 포리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그 손을 따라 유리조각 회오리가 서서히 한곳을 향해 움직였다.

 요란타, 동생 수르카를 위해 싸우다 쓰러진 그 위였다.

 

 “가! 가서 모두 밟아버려!”

 

 포리의 세찬 고함에 회오리가 더욱 거세어졌다. 거센 바람이 풀숲 전체를 감쌌다.

 여린 풀잎들은 세차게 하늘거렸고, 나뭇가지들도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았다.

 지혜 일행도 중심을 못 잡고 비틀거렸다.

 모두 서둘러 주변의 나무나 넝쿨을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날아갈 것 같았다.

 

 수르카는 아직 오빠 옆에 있었다.

 요란타는 물론 수르카 또한 거센 바람에 고개도 채 못 들고 있었다.

 그럼에도 고개를 푹 숙이고 절대 오빠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자! 가자! 모두 끝내버려!!”

 

 포리가 거센 고함을 질렀다. 그때였다.

 가만있던 수르카가 재빨리 몸을 날려 오빠 위를 덮었다.

 하늘에서 거센 유리조각 회오리가 그녀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안 돼!”

 

 수르카 옆에서 화니가 고함을 지르며 수르카에게 달려들었다.

 그녀를 구하려 하는 것이었다.

 H와 케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지혜는 눈을 돌려 보았다.

 

 “네 이 녀석! 이대로 끝내주겠어!”

 

 H와 케이가 포리 옆에 달려가 있었다.

 그를 해치우고 바람을 잠재우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그를 눈치 챈 포리가 더욱 바람을 세게 불었다.

 

 누가 먼저일까.

 포리도 마지막을 각오했고 H와 케이도 그전에 포리를 해치우려 했다.

 수르카는 오빠 위에서 절대 떠나지 않았다. 끝까지 오빠를 보호할 생각이었다.

 

 ‘아. 내가 날 수 있다면. 오빠처럼 날 수 있다면 지금 이곳을 벗어날 텐데.’

 

 수르카가 오빠 위에 엎드려 생각했다.

 

 ’난 날 수가 없어. 거울도 그랬잖아. 난 뚱뚱해져서 더 이상 날 수 없다고.‘

 

 사실이었다.

 처음 수르카가 거울 앞에 다가갔을 때 거울은 그녀가 세상에서 가장 예쁜 앵무새라고 칭송해 마지않았다.

 그 바람에 우쭐해져 그 앞에서 한참이나 머물렀다.

 오빠 요란타는 계속 잔소리를 했지만.

 

 “수르카. 너는 앵무새야. 하늘로 높이 날아오르는 앵무새라고. 그 거울만 보고 만족하면 안 돼. 예쁘지만 하늘을 날고 계속 노력할 때 더 예뻐지는 거야.”

 “오빠. 나는 오빠처럼 날 수 없어. 엄마 아빠도 그걸 원하지만 난 날개를 다쳤어. 더는 날 수 없다고. 그냥 이렇게 바닥에 앉아 있고 싶어.”

 “그건 안주하는 거야. 수르카. 넌 날 수 있어. 아빠도 날았고 엄마도 날았어. 너도 얼마 전까지 날았었잖아. 날개는 금방 회복될 거야. 나약해지지 마.”

 

 수르카는 얼마 전 날개를 다쳤다.

 덕분에 그녀는 이제 날더라도 동료들처럼 높이 날 수는 없었다.

 

 오빠는 매번 그녀를 다그쳤다.

 오빠의 마음은 알았다. 어서 그녀가 회복해서 같이 날아다니고 싶은 것이다.

 

 그녀는 버거웠다. 원래도 오빠처럼 날 수 없었던 그녀다.

 그런 그녀에게 계속 날라고만 하니 버겁고 힘들었다.

 

 이제는 그 모든 것이 필요 없게 되었다.

 거울이 생긴 것이다. 거울은 그녀를 힘들게 하지 않았다. 항상 칭찬만 해주었다.

 날지 않아도 된다고, 하늘은 두려운 거라고 그녀를 설득해 들었다.

 

 수르카는 점점 살이 찌게 되었다.

 언제 날았는지 잊어먹을 정도로 땅에서만 지내게 됐다.

 

 요란타가 찾아다녔지만, 수르카는 그를 피해 거울 주변에만 머물렀다.

 이제는 나는 법까지 까먹을 정도였다. 가끔 가다 푸드덕, 날갯짓할 뿐이었다.

 

 그때쯤 거울이 바뀌었다. 예쁜 수르카에서 나약하고 뚱뚱한 수르카, 절대 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넌 안 돼. 수르카. 왜 위험한 하늘을 날려고 그래? 그건 못 생긴 앵무새들이나 하는 거야. 봐봐. 여기 이 안의 너는 여전히 예쁘잖아.

 나랑 같이 여기 있자고. 너는 절대 날 수 없단 말이야!‘

 

 

 휘이이이이잉.

 

 유리조각 회오리가 몰아쳤다.

 파파파파팍. 이제라도 떨어져 내릴 듯 유리조각 회오리가 그녀의 머리 위로 다가왔다.

 

 얼른 날아오르면 살 것 같았다.

 수르카가 요란타를 안고 날아오르기만 하면 됐다.

 수르카는 요란타 위에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을 거친 두려움이 휘어잡았다.

 

 ‘날지 못해. 나는 날지 못해. 이렇게 뚱뚱하고 보잘 것 없고 거울만 보는데 어떻게 날아. 나는 더 이상 날 수 없는 새야.’

 

 [수르카!]

 

 ‘어?’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다. 이건? 설마?

 

 [수르카. 나야. 요란타.]

 

 수르카는 쓰러져 있는 요란타를 보았다. 오빠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세상에, 이건 요란타가 아니야. 누가 이런 장난을.

 

 [난 네 마음이야. 네 마음 속에 있는 오빠의 목소리야.]

 

 ‘거짓말. 날 속이려 하지 마.’

 

 [수르카. 거짓말이 아니야. 한 마디만 들어봐.]

 

 ‘....’

 

 [수르카. 너는 앵무새야. 너는 날게 만들어졌어. 네 날개는 푸드덕 날갯짓만 하는 장식용이 아니야. 너는 닭처럼 땅의 모이를 먹게 만들어지지 않았어.

 너는 예쁘지만 하늘을 날 때 너는 가장 예뻐. 너는 앵무새야. 새는 날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야.

 너를 믿어. 수르카. 너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하늘을 나는 앵무새야!]

 

 목소리가 수르카의 가슴 속에서 요동치고 있었다. 수르카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조금 일으켰다.

 

 [수르카. 너는 앵무새야. 너는 날 수 있어. 날기 위해 만들어졌어.]

 

 오빠의 목소리. 그 힘찬 목소리. 수르카는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팍!!!!!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당장이라도 수르카를 덮칠 듯이 달려오고 있었다.

 수르카는 여전히 요란타 위에 엎드려 있었다.

 

 휘이이이이이이잉!!!! 고오오오오오~~~~!!!!

 

 “하하하. 저 새는 바보야. 절대 날지 못한다고! 수르카. 너 따위가 어떻게 하늘을 날겠어. 이제 네 오빠 위에서 죽어버려! 너처럼 쓸모없는 건 죽어야 해!”

 

 수르카가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 말 따위는 듣지 않는 것 같았다.

 

 [수르카. 너는 앵무새야. 너는 날 수 있어. 날기 위해 만들어졌어!]

 

 야이이이이이이이이이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

 끼아아아아아아아아악! 끼이익!! 끼아아아악! 펄럭펄럭.

 

 새가 날아올랐다. 온통 유리조각이 덮인 하늘로 힘차게 날갯짓을 하며 날아올랐다.

 

 “수르카. 나는 새야! 나는 날기 위해 만들어졌어! 누구도 나를 부인 못해!!!”

 

 수르카였다. 그녀가 온몸을 덮치는 유리조각을 헤치고 멋지게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었다. 그녀의 발톱에는 그녀보다 더 커다란 새가 한 마리 축 늘어져 있었다.

 

 요란타. 그녀의 오빠였다.

 수르카가 거울을 물리치고 오빠와 함께 멋지게 날아오른 것이었다.

 하늘, 저 파랗고 눈부신 그들의 집으로.

 

 쩡. 쩌쩡. 추르륵. 팡! 파팡! 퍼퍼펑! 쾅!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유리조각 회오리가 산산조각이 났다.

 조각들이 사방으로 날아올라 모두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걱정할 필요 없었다.

 하늘에서 강렬한 한 줄 햇살이 쨍 하고는 빛나는 순간, 조각들은 한 순간에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것처럼 사아악 하고는 없어져 버렸다.

 회오리도 먼지처럼 사라져버렸다.

 아주 작은 조각들이 땅 위로 떨어져 내렸지만, 그건 거울이 사라지고 난 다음 티끌에 불과했다.

 

 털썩.

 

 포리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 앞에 2명의 건장한 아이들이 서 있었다.

 

 “이제 죗값을 제대로 치러볼까.”

 

 H와 케이였다. 포리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았다.

 

 “말도 안 돼. 저 새는 날 수 없어. 절대 그럴 수 없었다고.”

 “그건 네 생각이고. 바보 아냐? 새는 날기 위해 만들어진 거야. 닭과 칠면조처럼 땅에서 살기 위한 게 아니라면.

 누구도 그 위대한 본성을 거역할 수 없어. 네가 아니라 하늘에서 주신 거니까. 알겠냐? 이 바보야.”

 

 케이가 포리를 손으로 휙 잡아 쥐었다. 모든 기운을 잃은 포리가 힘없이 그들의 손에 잡혔다.

 

 

 휘리릭. 휘리릭. 척.

 

 수르카가 고요해진 땅에 우아하게 내려앉았다. 다소 비틀거렸지만, 앵무새로서 손색 없는 착지였다. 다른 앵무새들이 그녀의 곁으로 다가왔다.

 

 “수르카! 드디어 다시 날게 되었구나!”

 “멋졌어. 수르카. 요란타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멋진 비행이었어.”

 

 수르카가 미소 지었다. 곧 그녀의 얼굴은 어두워졌다.

 오빠 요란타가 아직 누워있었다.

 

 그때였다. 스스스 하면서 요란타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었다.

 앵무새들은 놀라서 서로를 보았다.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였다.

 거울에 상처를 입은 새들, 하늘에서 거울로 날아 내려오다 상처를 입은 새들이 모두 치유되고 있었다.

 

 “어? 이거 신기한데. 상처가 모두 사라지고 있어.”

 “거울이 없어지면서 그 거울에 입었던 상처가 모두 치료되고 있는 거예요. 다 이놈이 한 장난이 복구되는 거지요.”

 

 뚜띠가 포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포리는 이제 케이의 손안에서 한창 풀이 죽은 채 앉아 있었다.

 요란타는 아직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그 용맹스러웠던 부리와 발톱, 날개가 아직 축 늘어진 채 있었다.

 

 “오빠. 미안해. 내가 잘못 생각했어. 나는 엄마, 아빠가 항상 오빠만 생각하니까. 나는 잘 못 날 거라고 생각했어. 거기다 날개까지 다쳤으니까.

 거울 안에서는 그래도 내가 가장 예쁜 줄 알았어. 사실 그건 나만 있으니까 그런 건데, 어느새 거울의 꼬임에 나도 날지 못하는 새가 되어버린 거야.

 오빠 미안해. 이제 일어나면 오빠랑 가장 가까이 지낼게. 일어나. 오빠. 오빠.”

 

 수르카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눈물이 요란타의 눈에 떨어졌다.

 움찔. 가볍게 그가 눈을 움직였다.

 

 아직 울고 있는 수르카는 모르겠지만 주변에서는 모두 그를 보았다.

 요란타, 그가 서서히 눈을 뜨고는 울고 있는 수르카를 보았다.

 

 “그건 바보 같은 생각이야.”

 “오빠!”

 “나도 세상에서 네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해. 내게 여동생은 단 하나거든. 그러니까 너 혼자만 네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야. 그건 틀렸어.”

 

 요란타가 미소를 지으며 수르카를 보았다.

 

 “엄마 아빠도 네가 자랑스러우실 거야. 날개 다친 새가 이렇게 빨리 날아오른 건 처음이거든. 더구나 오빠까지 쥐고서 말이야.”

 “오빠!”

 

 수르카가 눈물이 잔뜩 어린 눈으로 몸을 푹 숙이더니 오빠를 안았다. 요란타가 아래에서 날개를 들어 올려 그런 수르카를 다독거려 주었다.

 

 “자, 그럼 이 녀석을 처리해야지.”

 

 케이가 포리를 들어올렸다. 포리는 좌우를 살펴보았다. 앞뒤 어디에서도 잔뜩 화난 앵무새들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유령의 숲 규칙에 따라 거울의 처분은 오직 거울을 이긴 사람만 내릴 수 있어요. 즉, 포리의 처분은 수르카가 할 수 있어요.”

 

 수르카가 몸을 일으켜 포리를 보았다. 그 눈이 매우 차갑고 냉정했다. 그녀가 막 입을 열 때였다.

 

 “수르카.”

 

 요란타였다.

 

 “저 거울은 그냥 살려두는 게 좋을 거 같아.”

 

 모두 놀란 눈빛으로 요란타를 보았다.

 이제 요란타는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서고 있었다.

 지나가는 고요한 바람에 그의 깃털이 흩날렸다.

 대장이 돌아왔다. 그 모습에 앵무새들이 모두 고개를 숙였다.

 

 “왜 오빠?”

 

 수르카가 차분하게 물었다.

 

 “저 녀석은 그게 일이니까. 우리가 날아다니며 이 숲을 지키는 게 일인 것처럼. 정작 너를 못 날게 한 건 저 녀석이 아니라 바로 나야.”

 

 수르카가 물끄러미 요란타를 보았다.

 

 “수르카. 네가 다친 후로 나는 마음이 급했어. 계속 두었다가는 영원히 못 날게 될까봐 그게 더 겁났어.

 그 마음이 너를 거울 앞으로 몰았던 거 같아. 저 녀석은 어쨌든 너에게 독촉을 하지 않고 감싸주었잖아. 자신의 계략이긴 했어도. 힘들었던 네가 거기 끌린 건 당연하지.”

 

 수르카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거울은 그냥 우리 마음속에 있는 걸 보여줬을 뿐이야. 수르카, 정말 미안해. 너는 아마 엄마, 아빠, 또 내게서 위로와 칭찬을 듣고 싶었겠지? 그걸 못해준 건 바로 나야. 거울은 그 마음을 알아채고 이용한 것밖에 없어.

 사과할 사람은 나야. 나를 용서해 주겠니? 오빠가 앞으로는 더 따스하게 대해줄게. 정말 미안하다.”

 

 수르카가 고개 숙여 눈물 흘리기 시작했다.

 요란타가 뒤뚱거리며 수르카에게 다가가 그녀를 날개로 포근히 감싸주었다.

 

 수르카가 그 안에서 한참 울었다.

 요란타의 말에 마음 속 얼음이 깨져 눈물로 흐르는 것 같았다.

 

 “오빠. 고마워. 그렇게 말해줘서. 나 그동안 너무 힘들었어.”

 

 수란타의 얼굴이 눈물로 번져 있었다.

 

 “그래도 지금 이렇게 말해줘서 다시 기운이 나는 것 같아. 나 기운 낼게. 이제 저 거울 따위에게는 절대지지 않을 만큼 그렇게 나 자신을 다스릴게. 오빠 나도 미안해.”

 

 요란타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수르카가 그에게 고개를 기댔다. 옆에 서 있던 앵무새들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렀다.

 

 “그럼 저 아이는?”

 

 요란타가 포리를 가리켰다.

 

 “보내 줘.”

 

 포리가 흠칫 고개를 들었다. 케이가 그런 포리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당사자가 용서했으니 이제 자유다. 포리가 바닥에 내려서서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너.”

 

 수르카가 포리를 불렀다. 포리가 침착한 눈빛으로 수르카를 보았다.

 

 “어쨌든 그동안 고마웠어. 나를 속이기는 했지만. 오빠 말대로 그건 너보다 내 마음이 약했던 걸 테니 더 이상 탓하지는 않을게. 잘 가. 앞으로는 다시 볼 일 없을 거야.”

 

 포리가 고개를 푹 숙이고는 앞을 향해 걸어갔다.

 앵무새들이 좌우로 비켜 길을 만들어 주었다.

 앵무새들을 다 지나 언덕에 섰을 때 포리가 고개를 돌렸다.

 그 눈이 다시 미움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번 한번으로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우리는 언제든 돌아올 테니까. 자랑하고 싶은 마음, 두려운 마음이 있는 한 우리는 언제든 이겨. 또 보자구. 체!”

 

 포리가 얼른 말을 내뱉더니 화가 난 앵무새들을 피해 재빨리 도망갔다.

 퐁퐁퐁. 그 작은 몸이 풀숲 속으로 쏙 숨어 들어갔다.

 

 

 “어떻게 고맙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너무 고맙습니다.”

 “고마워요. 모두”

 

 요란타가 지혜 일행을 보며 말했다. 옆에 서 있던 수르카도 함께 말했다. 그녀의 얼굴이 이제 환히 밝아져 있었다.

 

 “별말씀을. 덕분에 저희도 좋은 경험 한 거 같아요.”

 “감사해요. 앞으로는 절대 저런 환상에 빠지지 않을 거예요. 혹시 우리가 도와줄 일이 있을까요?”

 “하하하.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턱. H는 아래를 보았다. 뚜띠가 그의 옷깃을 잡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도 모두 H만 바라보고 있었다.

 

 “형. 저희 앵무새 아니면 여기 못 나가요.”

 “앵무새만 나갈 수 있는 거야?”

 “아니, 거울도 내보낼 수 있는데 지금 도와줄 리 없잖아요. 우리가 박살냈는데.”

 

 H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죄송하지만, 언뜻 듣기에 어디 가시나 봐요.”

 

 수르카가 조심스레 물었다. H가 주위를 보았다. 모두의 눈이 같았다. 간절히 원하는 거 단 하나.

 

 “저, 사실 저희가 미움의 수정밭으로 가고 있는데 길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거기까지만 좀 데려다주실 수 있나요?”

 

 순간 주변에 서 있던 앵무새들이 모두 놀랐다. 요란타와 수르카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은 매우 위험한 곳인데... 어떤 일이 있나요?”

 “네. 우리 친구 하나가 그곳에 잡혀 있어요.”

 

 앵무새들이 다시 수군거렸다.

 

 “아 쫌!”

 

 마침내 요란타가 소리를 질렀다. 앵무새들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샥 조용해졌다.

 

 “도와드리지요. 저희가 이 숲 밖까지 호위해 드리겠습니다. 방금 떠든 너하고 너, 또 그 뒤에 호위대 10마리 나와 봐.”

 

 방금 수군거리던 앵무새가 입이 삐쭉 나와서는 앞으로 나와 섰다.

 늠름한 호위대까지 모두 12마리의 앵무새였다.

 

 “저희가 은혜를 입었으니 아예 미움의 수정밭까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떠들던 앵무새 두 마리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고개를 숙였다. 지혜도 기쁘게 웃었다. 나간다. 드디어 유령의 숲을 떠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고마워요.”

 

 수르카가 그들에게 다시 인사했다. 툭. 그녀가 자신의 깃털 하나를 뽑아 건넸다.

 

 “이건 제 깃털이에요. 미움의 수정밭은 이곳보다 훨씬 심한 곳이에요. 언제든 저희 도움이 필요하면 이 깃털을 날려주세요. 우리는 이 달에서는 어디든 갈 수 있답니다.”

 “그래요. 이제 수르카도 날아갈 수 있게 됐으니 언제든 도와드릴게요.”

 

 H가 허리를 숙여 받았다. 그 아이템은 준하에게 주었다.

 H와 케이는 이미 피아노와 기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저희 출발하겠습니다. 이렇게 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심히 가십시오.”

 

 앵무새들이 지혜 일행의 뒤에 와서 섰다. 한 사람 뒤에 2마리씩.

 윈터스 4명과 지혜, 뚜띠까지 모두 6명을 데리고 갈 앵무새들이었다.

 

 ‘이 작은 앵무새들이 과연 우리를?’

 

 지혜는 잠시 갸우뚱했지만, 고민도 한 순간이었다.

 슝. 그들은 어느새 땅에서 발이 떼어졌다.

 그만큼 앵무새들의 발의 힘은 어마어마했던 것이다.

 

 “우리는 보통 앵무새가 아니에요. 이 유령의 숲을 지키는 정령들이라고요.”

 “그럼요. 걱정 붙들어 매세요.”

 “걱정이 실이냐. 붙들어 매게.”

 “아 쫌!”

 

 이번에는 윈터스 일행이 그들을 향해 한꺼번에 외쳤다.

 앵무새들은 샤샥 금세 입을 다물었다.

 

 “조심해서 가세요!”

 

 아래에서 요란타와 수르카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지혜 일행이 손을 흔들었다. 점차 그들의 모습이 작아졌다.

 앵무새들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자 그들의 모습은 곧 보이지 않게 되었다.

 

 

 펄럭펄럭.

 

 앵무새들은 부드럽게 날개를 휘저으며 앞으로 날아갔다. 마치 독수리가 날아가듯 안정감이 있었다.

 

 “앗! 저기다!”

 

 멀리 무언가 희끄무레한 것이 보이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윈터스 일행끼리 찾을 때는 전혀 안 보이던 것이 앵무새들은 단박에 길을 알았다.

 지혜는 앞을 보았다. 아직은 작고 점 같은 커다란 숲 같은 곳이 눈에 들어왔다.

 다가갈수록 점차 빛나고 신비스러워 보이는 곳이었다.

 

 안개가 자욱하게 낀 숲, 미움의 수정밭이 그들 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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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달의 아이 뚜띠 2020 / 9 / 11 272 0 6718   
9 9화. 하늘의 검은 새 2020 / 9 / 10 275 0 7790   
8 [2부. 달의 뒷면] 8화. 달의 은빛기사단 2020 / 9 / 9 269 0 6622   
7 7화. 달로 가는 계단 2020 / 9 / 8 277 0 7199   
6 6화. 창문 밖의 아이들 2020 / 9 / 7 287 0 6057   
5 5화. 마법연필 2020 / 9 / 5 289 0 8505   
4 4화. 모험의 시작 2020 / 9 / 5 289 0 5298   
3 3화. 불안의 플라스크 유령 2020 / 9 / 5 292 0 5290   
2 2화. 세기의 아이돌 '윈터스' 2020 / 9 / 5 280 0 6651   
1 [1부. 7각 마법연필] 1화. 무지개색 연필 2020 / 9 / 5 437 0 58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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