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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24. 뜻대로 되지 않는 관계
작성일 : 20-09-22 10:10     조회 : 241     추천 : 0     분량 : 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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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뜻대로 되지 않는 관계

 

  세윤은 수훈에게 마음 정리를 부탁했지만, 자신의 얘기가 너무 일방적이지 않았나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 얘기를 괜히 꺼냈나 하고 후회도 됐다.

 

 밖에서 다 듣고 있었던 도윤과 상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상우가 조용히 수훈이 있는 상담실로 들어갔다.

 

 아마도 상우는 수훈의 술친구를 자처한 것 같다.

 

 도윤은 말없이 세윤의 손을 잡고는 복지관을 나왔다.

 

 걱정이 가득한 세윤의 얼굴을 본 도윤은 걱정 말라는 듯 손깍지를 꼈다.

 

 “나... 수훈이에게 너무 일방적으로 말 했나봐.... 그리고 어머니 얘기도.... 수훈이가 상처받았으면 어떡하지?”

 

 “아냐... 그 녀석에게는 충격요법이 좀 필요해....그 녀석을 위해서라도 네가 잘한 거야”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세윤은 도윤의 말을 듣고 마음이 조금은 덜 무거웠다.

 

 

 한편, 밖으로 나온 강현은 여전히 지담의 손을 잡은 체, 말없이 차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조수석에 그녀를 밀어 넣다시피 해서 문을 꽝 닫았고, 아무런 말도 없이 거칠게 차를 몰았다.

 

 지담은 강현이 말을 할 때까지 아니, 화가 누그러질 때까지 기다렸다.

 

 인적이 드문 공원 주차장에 도착한 강현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기다릴 때까지 기다렸다고 생각한 지담이 답답한 마음에 먼저 말을 했다.

 

 “수훈이에게는 당신 만나기 전부터 확실하게 선을 그었어.... 근데 수훈이가 감정 정리가 아직 덜 됐나봐”

 

 “........당신은 그 친구에게 정말 마음이 없어?”

 

 강현은 그녀가 수훈에게 마음이 없다는 걸 안다.

 

 그런데 수훈과 안고 있는 모습을 본 순간 이성을 잃은 것이다.

 

 그래서 더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

 

 “당신 지금 무슨 상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나 못 믿겠다는 말로 들리거든? 내 생각이 맞아?”

 

 다소 격앙된 지담의 목소리에 그는 반쯤 나가 있던 정신이 이제야 돌아온 것 같았다.

 

 그래서 미안한 마음에 그녀를 끌어안고는,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은 체,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냐... 믿어....당신은 믿는데 그 자식은 못 믿어... 그러니까 그 자식 상대 하지마... 질투 나니까... 질투나서 미치겠어”

 

 할 수만 있다면 수훈을 그녀의 곁에서 완전히 떼어놓고 싶은 심정이다.

 

 “이제 수훈이도 오늘 같은 일 만들지 않을 거야, 또 한 번 더 그러면 당신이 가만 안 있을 거 아니까...”

 

 지담은 그에게서 떨어져, 그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씨익 웃으며 말했다.

 

 질투하는 이 남자가 귀여워 보였다.

 

 “그렇겠지? 내 주먹이 얼마나 센지 아마 알았을 거야”

 

 “으이구~ 그래도 폭력은 안돼, 알았지?”

 

 지담은 금방 헤헤거리는 강현을 보고, 자신의 주먹으로 그의 이마를 콩하고 때렸다.

 

 “어? 지금 나 때린 거 아냐? 이거 폭력인데...”

 

 “으휴~내가 말을 말아야지... ”하며 지담이 눈을 흘긴 그 순간,

 

 -꼬르륵,꼬르륵-

 하고 엄청난 소리가 지담의 배에서 울려 퍼졌다.

 

 “푸풉~하하하... 넌 언제나 예상을 벗어나...여기도 또 여기도... 큭큭큭”

 

 강현은 지담의 입과 배를 가리키며 웃다가 이내 차를 몰았다.

 

 자신의 배꼽시계 소리에 민망할 법도 한데 지담은 오히려,

 

 “뭐~,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열 내지 말고 밥부터 먹자... 배고파”

 

 라고 나이 많이 먹은 사람처럼 말했다. 그녀의 말에 더 크게 웃는 강현이었다.

 

 ----

 

 상우와 마시고 싶을 만큼 마시고 거나하게 취한 수훈은, 자신이 어떻게 집에 들어왔는지도 몰랐다.

 

 목이 말라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벌써 6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물을 마시려고 주방을 향한 그는, 안방에서 얘기 소리가 흘러나와 우연히 듣게 되었다.

 

 “그래서 그년 얼굴에다 물을 확 뿌렸어요... 그런데도 따박따박 어찌나 말대꾸를 잘하는지, 내가 질려버렸다니까요”

 

 “당신 아직도 수훈이 뒷조사하고 다녀? 내가 하지 말랬잖아”

 

 “아니, 내가 나 혼자 좋자고 이러는 거 아니잖아요... 다 우리 집안을 위해서 그런 건데... 왜 몰라줘요... 좋은 집안과 사돈 맺으면 당신도 좋잖아요..”

 

 “이걸 수훈이가 알면 가만히 있겠어? 그리고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한 법이야...왜 남의 자식을 함부로 대해?”

 

 “내가 뭘요? 우리 수훈이에게 매몰차게 한 거에 비하면, 그 기집애, 물세례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 정말... 아무튼 앞으로는 수훈이 일에 나서지마! 이건 경고야”

 

 수훈은 말아 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머니가 지담에게 그런 짓까지 한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기 때문이다.

 

 지담에게 이 정도였다면, 지현이는 안 봐도 불 보듯 뻔했다.

 

 어머니와 사이가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이런 분이었다니..... 수훈은 분노했다.

 

 입을 삐죽이며 방에서 나온 권 여사는 수훈과 딱 마주쳤다.

 

 권 여사는 놀라서 벌어진 입을 손으로 막으며 말을 하지 못했다.

 

 수훈은 무서운 얼굴로 권 여사를 쳐다보며

 

 “어머니 이런 분이셨어요? 지담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거예요?”

 

 수훈은 권 여사에게 낮고 서늘한 음성으로 다가갔다.

 

 “이게 무슨 짓이냐.... 엿듣는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구나”

 

 “지담이한테 무슨 짓을 한 거냐구요!!”

 

 수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수훈의 큰 소리에 강 회장이 나왔다.

 

 “진정하고, 이리 와서 좀 앉아”

 

 그리고 세 사람은 거실에 앉았다.

 

 “당신 수훈이한테 사과하고, 그 아이한테도 사과해”

 

 강 회장은 수훈이 몰랐으면 했지만, 이미 알아버린 일이기에 수습에 나섰다.

 

 “내가 왜요? 내가 뭘 잘 못 했다고 사과를 해요”

 

 “어머니!!”

 

 “당신, 이 일로 모자지간은 물론, 나하고도 끝내고 싶어?”

 

 권 여사와 수훈은 평소에도 살가운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다간 모자지간이 틀어질까 염려해서 먼저 선수를 친 강 회장이었다.

 

 그리고 더는 수훈의 일에 관여하지 말라는 경고도 담겨 있었다.

 

 “뭐, 뭐라고요? 당신 지금 그게 무슨 말이에요! 나하고 이혼이라도 하겠다는 거예요?”

 

 “그만들 하세요... 저 당분간은 나가 있겠습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수훈은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두 여자에게 본의 아니게 상처를 주게 된 수훈은 이제 아무도 사랑하지 못할 것 같았다.

 

 한편, 수훈의 뒷모습을 본 강 회장은,

 

 “내가 이래서 수훈이 일에서 손 떼라는 거야... 수훈이가 지금 나가면 다시 들어올 것 같아? 당신이 이럴수록 더 엇나갈 거야..... 당신, 잘 생각하고 처신해” 그러고는 일어나서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강 회장의 말에 권 여사는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그깟 애송이 기집애 하나가 뭐라고... - 권 여사는 지담이가 더욱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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