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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아노케의 힘
작가 : 이타카
작품등록일 : 2020.9.11

악의(惡意)의 시대에 맞선 기석과 마리. 아노케의 힘으로 거대 악(惡)을 넘어설 수 있을까.

 
# 2부 악(惡)의 기운 - 5. 김 의원, 인연의 시작 (1)
작성일 : 20-09-21 23:44     조회 : 259     추천 : 0     분량 : 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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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고 한 나절을 누웠다. 딱히 무엇을 고민하려는 게 아니라 머리를 쉬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상념이 꼬리를 물었다. 오세이의 노트가 국정원에 들어갔고, 황당한 노트 내용이겠지만 내가 아노케의 힘과 관련되었다는 게 드러났고. 그다음은. 좀더 골치 아파지는 거였다. 덴케라의 암살자가 계속 오게 된다면, 그때마다 아노케의 힘에 대한 이야기가 떠돌 것이다. 생각만 하고 있는데도 숨이 막히고,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오도 가도 못하는 올가미에 걸린 기분. 어디를 가도 숨을 수 없는 상황.

 

 일단 집을 옮기는 게 좋을까? 옮기면. 별 의미가 없을지도 몰랐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라면 정면돌파도 방법이었다. 그런데 아노케의 힘도 제대로 모르는데. 금 사부라면 방법을 알까. 금 사부도 죽은자의 세계를 알 것 같은데. 금 사부 연락처는 집에서 가져오지를 않았다. 상자에 담아 창고 깊숙이 집어 놓은 옛날 수첩을 뒤적여 봐야 할 일이었다.

 

 일단 머리라도 식힐 겸 집을 나섰다. 북적거리는 화개장터와 반대방향으로 걸었다.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났다. 부르키나파소에서 납치를 된 이후 4개월이란 시간이 꺼지듯 사라졌다. 앞으로는 어찌될까.

 

 “이 선생님!”

 

 부르는 소리에 옆을 보니, 검정색 승용차에서 창문을 내리고 있는 남자가 보였다.

 

 “예? 저 말입니까?”

 

 “예, 혹시 시간이 되시면 저하고 같이 가실 수 있을 지요?”

 

 예고도 없이, 그것도 국정원 요원이 다녀간 다음날. 남자의 기색을 살펴보았다. 옅은 푸른색과 노란색이 겹쳐 있었다. 이정도면 그렇게 나쁜 의도로 보이지는 않는 것 같은데.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최 동철 의원님이 잠깐 뵙자는데.”

 

 최 동철이라. 주문진 사건이 일어난 창고가 최 동철 의원의 보좌관이 빌린 것이라는 뉴스가 떠올랐다. 사건과 연결된 사람이었다. 구지 피할 건 없었다. 오히려 만나서 물어보고 싶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데. 피해 다닌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그러시죠. 뭐 할 일도 없는데. 언제쯤 뵐까요?”

 

 “지금이라도 가능하신지요?”

 

 내 대답과는 상관없이 어차피 봐야 되는 것 같았다.

 

 “그럽시다.”

 

 차를 타고 30분쯤 가자 한적한 식당이 나타났다. 안으로 들어가자 방으로 안내되었다. 방안에는 티브이나 인터넷에서 간혹 봤던 얼굴이 앉아 있었다.

 

 “ 안녕하십니까. 강릉시 국회의원 최동철입니다.”

 

 파란색의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그의 얼굴에서는 사람 좋은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좋은 감정은 아니겠지만 마냥 적대시 하는 것 같지도 않고.

 

 “예 안녕하십니까. 저는 이 기석입니다.”

 

 “우선 자리에 앉으시죠. 보좌관이 연루된 일로 사과를 드리려 이리 초청하였습니다.”

 

 엉거주춤 자리에 앉았다. 국회의원 앞이라서 인지 본능적인 위축이 왔다. 공무원 신분이니. 최 의원 눈빛에는 탐색이 들어 있었다. 그렇다고 쫄아 붙을 일도 아니었다. 주문진 살인사건이 쫀다고 풀릴 일도 아니고.

 

 “바쁘실텐데.”

 

 “이 선생님도 아시겠지만, 이게 워낙 큰일이라서요. 아무래도 오해가 생기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렇게 이 선생님을 찾아뵈러 왔습니다.”

 

 “모슨 오해를 말씀하시는지?”

 

 “그 아프리카 암살자를 내가 도와준 게 아니냐 라든지. 무슨 정치 음모가 있는 것 같다든지. 아니면 아노케의 힘에 관련된 정보가 있다든지 하는 것이지요.”

 

 최 의원은 알건 다 알아보고 왔다는 듯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지금 내가 ‘장’ 했으니 어서 ‘멍’해보라는 눈짓도 있었다. 나는 정신이 그대로 ‘멍’해졌다. 도대체 아노케의 힘이 뭐길래.

 

 “아노케의 힘이 관심 있으세요? 그 웃기지도 않은 전설을?”

 

 최 의원은 조용히 스마트폰을 내 쪽으로 보여줬다. 영상이 하나 흐르고 있었다. 창고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모습. 사람들이 다 죽은 다음에 내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도. 다행이라면 동영상에 내가 무슨 일을 했는지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건 어떻게 설명이 될까요?”

 

 “다른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저들끼리 칼로 찔러 죽이는 거죠.”

 

 “그럼, 이 선생은 거기서 무엇을 했습니까? 신고도 안하고.”

 

 “그럼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주문진 까지 쫓아온 암살범이 있는데, 누군가 그 암살범을 도와주는데.”

 

 최 의원의 눈이 번뜩였다. 이쯤이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자신의 패를 까 뒤집는 수순이외에는.

 

 “국회의원과 친분이 있으면 공무원 생활이 여러모로 편해질 수 있지요. 그리고 나는 김 의원님과 매우 긴밀한 사이죠. 잘 아시겠지만.”

 

 “에예?”

 

 난데없이 무슨 김 의원. 김 의원이 한둘이 아닌데.

 

 “무엇이 되었든, 이 선생님은 두 번이나 납치에서 탈출하셨습니다. 탈출할 때마다 납치에 관련된 사람들이 다 죽어 그 전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증언해줄 사람도 남기지 않았고요. 그런면이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그래서, 어쩌시겠다는 건지요?”

 

 “이 선생님을 좀 더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서로 믿을 만한 사이가 되면 덴케라의 암살자들이 이 선생님을 어찌하려 우리나라까지 올 수 있겠습니까?”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정치인이 끼어들다니. 예전 모 정치인의 말이 떠올랐다. ‘상가집에 가서 조문할 때, 사람들이 모두 표로 보인다.’라고 했던가. 선거철 마다 유명한 역술인집을 찾아가고. 그러니 아노케의 힘의 전설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사실이라면 나에게 달려올 정치인이 수두룩할 것이었다.

 

 “의원님 아노케에 대해서는 얼마나 아시는지요?”

 

 “사실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해요. 아프리카에 유명한 주술사 였다지요?”

 

 “예. 간략하게 설명 드린다면. 가나에 아산티란 부족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아노케는 무척이나 신성시 되는 인물입니다. 그 지역이 부둔교가 발생한 곳이라, 부둔의 주술사일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전설은 전설인거죠. 곰한테 쑥하고 마늘을 먹인다고 여자가 되는 건 아니잖습니까”

 

 “그래서요.”

 

 최 의원의 눈에는 실망감이 스쳤다. 몸에서는 파란색 기운이 피어올랐다.

 

 “하지만, 재미난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노케가 남겼다는 일종의 신물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황금스툴(stool)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황금의자입니다. 지도자가 될 사람이 그 의자에 앉으면 죽은 자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 황금스툴은 대단한 힘을 발휘해서, 지금도 황금스툴을 가진 아산티족이 서아프리카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야기를 종합해 볼 때, 아노케는 지도자를 도와주는 능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삼국지에서 나오는 제갈량처럼 말이죠.”

 

 최 의원의 표정에는 다시 흥미롭다는 기색이 퍼졌다. 파란색 아지랑이도 색이 옅어졌다.

 

 “솔직히 말씀드린다면, 제가 납치된 건 그 아노케의 힘을 되살릴 일종의 제물로 쓰려는 의도 같았습니다. 어떤 의식을 치러야 했고, 지독한 약을 억지로 마셔야 했습니다. 거의 죽겠다 싶을 때, 아산티의 적대 부족이 기습한 겁니다. 그 다음은 아시는 바와 같습니다.”

 

 “그래요? 그래서 아노케의 힘은 알게 되었나요?”

 

 “그게, 그 열쇠를 쥐고 있을 아산티의 공주가 살해당해서요. 하지만 그 내용을 세세하게 모르는 아산티의 적대 부족이 저를 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선생님은 아노케의 힘을 전혀 모른다는 말씀입니까?”

 

 모르겠다고 한다하면 믿을까. 믿는다 해도 문제는 있었다. 덴케라와 분명히 관계가 있는 사람이 나에 대한 관심을 거둔다면. 결국 돈이 되는 쪽으로 갈 것이었다. 차 트렁크에 담겨 있는 오만원권 뭉치들이 주는 유혹은 꽤나 강할테니.

 

 “제가 무슨 능력으로 두 번이나 탈출을 성공했겠습니까?”

 

 순간 최 의원의 몸에서 잿빛이 확 일어나다 사라졌다. 주문진에서 죽었던 사람 중에 최 의원과 관계된 이도 있었던 것 같았다.

 

  “이 선생님 부탁 한 가지만 하겠습니다. 나중에 김 의원님께서 시간이 되시면 한번 만나주시지요.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된 것도 사실 김 의원님의 부탁 때문입니다.”

 

 김 의원. 차기 대선후보로 강력히 떠오르는 인물이 머릿속에 스쳐갔다. 이름을 물어 확인해 볼까도 싶었지만, 직접 대면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만약 내가 생각하는 김 의원이 몸통이라면 이 건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

 

 “알겠습니다. 언제든 연락을 주십시오.”

 

 확실히 숨어다니는 게 소용없었다. 금 사부를 빠른 시일내에 찾아가야 했다. 죽은자들에 대한 이해는 내가 아는 한 금 사부 같은 사람이 없을 테니까. 마리는 아무 말 없이 최 의원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런데 이 선생님. 이 집이 좀 추운 것 같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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