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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MELODY with Sing a Song
작가 : 온우주
작품등록일 : 2020.8.2

음악과 빛의 축복이 가득한 대륙 던크라몬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
30년전 마신의 부활을 막아낸
에센공국,보르도,타이오니스, 실버리데 왕국은 공존과 번영을 이뤄나가고 있습니다.
에센의 시골에서 노래와 기타를 연주하는 이온은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믹,리안과 함께
여행을 떠납니다.
대륙을 누비며 새로운 동료를 만나게되는 이들의 여행은 마신의 재림을 도모하는
오크와 마족으로 인해 대륙을 지켜야 할 사명으로 바뀌어갑니다.

음악과 아름다운 풍경이 담겨있는 유쾌한 정통 판타지
MELODY with Sing a Song

 
작은 선물
작성일 : 20-09-21 23:13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5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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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노총각 클리프를 위한 세레나데를 들으며, 즐겁게 먹다보니 누가 훔쳐먹지도 않았는데 스테이크가 이제 몇 조각 남지 않았다.. 아까는 커보였는데 언제 요만큼만 남았지?

 세입, 아니 두입이면 끝날 정도로 줄어들어 있는 스테이크. 아껴먹고 싶은 마음에 이온은 코코아를 한모금 마셨다.

 '역시 달콤해.' 어떤 요리와도 코코아는 정답이다. 이런 조합은 이상할 것 같다고?

 무슨 소리, 달콤함은 늘 옳다고.

 눈앞의 리안은 잘게 썰은 스테이크에 메쉬포테이토와 버섯을 얹어 음미하고 있었고, 노래하던 대원들은 어깨동무를 하며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노총각을 놀리는 재미가 더할 수 없는 안주인가보다.

 대원들은 킥킥대며 잔을 부딪히고, 경쾌하게 한 소절씩 노총각의 비애를 불러댔다. 클리프만이 그들이 더욱 노래할 맛이 나게, 처량한 울상으로 안주 역할을 하고 있었다. 주방에서 스미스가 커다란 맥주통을 가져와 크게 한잔을 퍼올려 클리프에게 건넸다.

 “장가가도 딱히 좋을 건 없어. 어떻게 보면 노총각 시절이야말로 인생의 황금기란 말이지.장가를 가면 황금은 어느덧 놋쇠로 변해버리거든. 뭐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지금을 즐기라고...”

 스미스는 본인의 총각시절 못다 한 것들에 대한 아쉬움을 떠올린 듯, 그리움이 어린 눈빛으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래서일까? 펍 이름이 그리움인건.

 주방에서 자신의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아내 로렌의 눈총에 흠칫했지만, 선배로서의 할 말은 마자 해야겠다는 듯 말을 이었다.

 “이 세상에 무시해도 좋은 게 몇 가지가 있지. 첫째는 장가를 가면 안정을 찾게 되니 얼른 장가를 가라는 거, 장가가면 끝이야. 이게 제일 중요해. 둘째는 마누라의 눈총이지. 지금처럼 말야. 하하.. 셋째는 아야야야..."

 로렌에게 귀를 붙잡히며 주방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클리프는 위로가 되었는지 밝아진 표정으로 크게 한잔을 담아 쳐들었다.

 “마음껏 놀리라고! 나 클리프, 자유로운 영혼은 총각의 날갯짓을 더욱 드높일 테니, 하하!”

 끌려가던 스미스는 로렌의 눈을 피해 왼손 엄지를 쳐들며 정답의 윙크를 건넸다.

 힘내요. 노총각, 봄은 이제 시작이랍니다. 클리프에게 응원의 눈빛을 보내고, 다시 남아있는 스테이크를 리안처럼 음미하듯 아껴먹어보려고 했지만 이내 모든 것이 뱃속으로 사라졌다. 아쉬워라!

 레몬에이드로 식사를 마친 리안이 빙긋 웃으며 카운터로 걸어갔다. 이온도 마지막 코코아를 한입 마시며 리안의 뒤를 따랐다. 계산을 도와주는 헬렌 너머로 양파를 까며 눈물을 훔치는 스미스가 보였다. 아련한 놋쇠의 모습이 느껴졌다.

 펍 밖까지 크게 울려퍼지는 클리프의 노총각 찬양곡을 들으며 리안과 이온은 공원으로 걸어갔다. 하나 둘, 벚꽃 봉오리들이 수줍은 소녀처럼 다소곳이 웅크려있었다. 몇 주 후엔, 아름다운 여인이 되어 자신의 매력을 흩날리겠지.

 공원을 지나 훈련장 담장을 돌아갈 때, 리안은 자신의 과제를 떠올렸다. 박달나무의 과제.

 “이온, 손가락이 거친 여자는 예뻐 보이지 않겠지?”

 “응?”

 “어제일로 테오른 선생님께 과제를 받았어. 박달나무를 관통시키는건데, 믹의 주먹에도 끄떡 없었어. 이걸 해내려면 수도 없이 연습해야 할 텐데..”

 자신의 오른손 손가락을 바라보는 리안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이온은 오른손으로 리안의 검지와 중지를 살며시 감싸며 말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외면일 뿐이야. 내가 어루만져 줄게.”

 말해놓고 보니 괜스레 쑥스럽다. 리안도 이번엔 조금 빨개진 볼이 되었다.

 '그래, 지금 주면 좋겠다.'

 이온은 왼손을 안주머니로 가져갔다. 물끄러미 바라보는 리안의 앞에 분홍색 종이로 포장된 조그만 선물이 나타났다.

 “음.. 리안, 어제 고마웠어. 너랑 잘 어울렸으면 좋겠어.”

 더는 쑥스러워서 말 못하겠다. 리안의 행복한 표정에 이온의 얼굴도 분홍빛이 되었다.

 “리안, 다음에 보자, 오늘 즐거웠어.”

 어색한 아니 따스하게 찾아오는 분위기가 왠지 낯설어 이온은 리안에게 인사를 하고 공원을 향해 성큼성큼 걷다가 달려갔다.

 ‘내가 무슨 말을 한 거지? 아, 얼굴은 왜 이렇게 뜨겁고, 그런데 마음은 뿌듯해.’

 감정을 추스르리려던 이온은 마음에 퍼져나가는 따스한 물결을 그대로 두기로 하고, 믹의 대장간을 향해 발걸음을 돌렸다. 가로수들의 푸른 잎새 사이로 내려오는 오후의 햇살이 눈부시게 빛났다.

 리안의 말처럼 믹의 주먹에도 끄떡없는 단단한 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믹은 어떻게 훈련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하압! 딱. 하아압! 딱.

 이런!! 하아압! 딱. 으아아!!!

 대장간에 가까워질수록 믹의 기합과 둔탁한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시원하게 쪼개지는 소리가 아닌 것으로 보아 한참 씨름중인 것 같다.

 담장 밖까지 크게 드리워져있는 감나무 아래 활짝 열려있는 대문으로 믹의 뒷모습이 보였다. 커다란 통나무 위에 박달나무 판자를 담장에 기대어놓은 채, 믹은 연이어 주먹을 날려대고 있었다.

 “이온, 오랜만이구나. 잘 지냈니?”

 한아름 나무를 안고 있는 믹의 어머니 헬렌이 이온을 반겨주었다. 이온은 밝게 인사를 하며 헬렌을 따라 별채의 대장간으로 나무를 날랐다. 믹이 급하게 쪼개놓았는지 나무결이 제각각이다.

 대장간의 화덕은 서서히 열을 올리고 있음에도 문밖까지 후끈함이 전해졌다. 장작들을 밀어 넣으며 발로 풀무질을 하고 있는 믹의 아버지 슈미트 왼편으로 쇠스랑과 쟁기, 삽 등의 농기구가 한가득 쌓여있었다.

 “우와, 주문이 꽤 많이 들어왔나 봐요?”

 이온의 목소리에 슈미트가 돌아서자 그의 등에 가려있던 오른편의 검과 창들이 보였다.

 “어서와라, 이온. 봄이라 바빠 죽겠는데 윈스턴이 하도 부탁을 해서 말이지. 조만간 필요할지 모른다나.. 그놈의 늑대는 왜 내려와서는.”

 나무를 건네받은 슈미트가 눈살을 찌푸렸다.

 “믹, 저놈이 나무를 요 모양으로, 내 이 놈을!”

 마당의 믹을 쫓던 그의 눈에 헬렌의 치켜진 눈이 들어왔다.

 “여보, 그게 아니고, 성급히 나무를 쪼개다 우리 아들 손이라도 다쳤을까봐, 그러지. 안 그러냐? 이온?”

 헬렌의 입꼬리가 뭐라 말할 준비를 하듯 살짝 움직였다.

 땅! 땅! 땅!

 슈미트는 곁에 있던 삽날을 다시금 망치질하기 시작했다. 헬렌이 고개를 저으며 본채로 향하자 그제서야 그의 망치질이 멈췄다. 모루위에 놓였던 오목삽은 납작삽으로 바뀌어있었다.

 “납작삽을 만드신 건가요?”

 “삽 모양이 중요한 게 아니지, 하하!”

 아내의 눈총을 무시하라던 스미스의 말은 이뤄질 수 없는 꿈의 바람인듯 싶다. 노총각의 황금이 놋쇠로 바뀐다는 말은 백번 맞지만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망하는 이상은 쉽사리 자리를 내어주지않는다. 과녁은 화살이 빗나가길 소망하지만 그럴수록 화살은 아랑곳없이 꽂히고 만다.마치 그대를 바라보고 있을 아내의 눈총처럼*

 -온우주의 격언집- 이상과 현실의 괴리편 발췌

 

 하압! 하압! 이런.. 오오 하압! 딱...

 마당 뒤편에서 들려오는 믹의 기합에 슈미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렇게 해서는 일주일은커녕 한달이 가도 소용없을게다.”

 이온이 궁금한 표정으로 슈미트를 바라봤다.

 “힘으로만 되는게 아니란 말이지.저 녀석이 그걸 알아야 되는데. 누굴 닮아 요령이 없는지...”

 이온은 대답 대신 슈미트를 가만히 쳐다봤다.

 하압! 아우!!! 에잇! 쿠르릉!

 무언가 부서진듯 한 소리. 믹이 벌써 박달나무를 쪼갰나? 소리가 조금 이상한데...

 이온은 얼른 마당으로 나와 믹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머리의 벽돌가루를 털고 있는 믹의 옆으로 멀쩡한 박달나무와 뻥하니 뚫려 버린 담장이 보였다. 혹시 믹이 정말 해낸건가 하고 살피러 나오던 슈미트는 발앞에 놓여있던 통나무를 힘껏 던졌다.

 “네 이녀석, 또 그 돌머리로 담장을 들이박았구나!!”

 헬렌이 말리기도 전에 통나무가 믹에게 쏜살같이 날아갔다.

 “이런, 이온, 나중에 보자!”

 믹은 반달차기로 가뿐하게 날아오는 통나무를 두 조각으로 쪼개고는 가볍게 담장위에 착지했다.

 멀리있던 슈미트는 담장위의 돌아서는 믹을 향해 코웃음과 함께 주먹을 내질렀다. 이온의 머리가 휘리릭 날림과 동시에 믹의 발이 놓였던 벽돌이 날아갔고, 믹은 그대로 담장 밖으로 굴러 떨어졌다.

 쿵!

 “크하하, 이 녀석아, 오늘 저녁 먹을 생각도 하지마라!”

 후다다닥.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의아해아며 도망가고 있을 믹의 발소리만이 들려왔다.

 그나저나 담장이 약한 건지, 박달나무가 단단한 건지... 모르겠다. 어쨌든 믹의 머리는 돌보다 강하다. 그렇군.

 뚫려진 담장 밖으로 믹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는 이온에게 슈미트가 다가왔다.

 “내가 힌트를 줬는데, 녀석이 알아차렸나 모르겠구나. 하하. 그나저나 담장을 또 메워야겠군.”

 박달나무를 가볍게 두드리며 슈미트를 바라보던 이온은 단단히 벼른 표정으로 반죽밀대를 들고 걸어 나오는 헬렌을 보았다. 이온은 슈미트에게 인사를 하고 그대로 정문이 아닌 뚫려버린 담장으로 대장간을 빠져나왔다.

 “아얏, 아야야, 힌트를 준거라고! 아얏!”

 반죽밀대의 찰진 소리와 슈미트의 비명이 이온을 배웅했다.

 오후 5시 믹은 공원의 벤치에 앉아 자신이 좀 전에 어떻게 굴러 떨어진 건지 되짚어보았다.

 ‘통나무가 또 하나 날라 왔었나? 그런데 그런 소리는 나지 않았는데. 으흠.. 어쨌든 해가 떨어지면 몰래 들어가야겠군.’

 뚫어놓은 담장과 호통치는 슈미트의 얼굴이 떠올랐다.

 에잇, 박달나무!

 힘껏 허공을 향해 주먹을 뻗자 꼬르륵 하는 소리가 믹을 보챘다.

 ‘흠. 오늘 내 주머니에는 80라넌이 있다구.’

 리안이 건네준 동전들

 ‘리안보다는 먼저 해내서 화살보다는 주먹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들어야 할 텐데. 음.’

 꼬르륵!

 공원 한켠의 노상에서 파는 샌드위치와 와플, 레몬에이드로 당장의 허기를 채우기로 했다. 꿀 시럽이 가득한 와플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계란과 감자가 흘러나오고 있는 샌드위치를 크게 한입 베어 물었다.

 “에이취~! 크흑. 거 와플이 참 맛있겠구나!”

 믹의 밴치로 스윽하니 갈색 로브를 입은 흰수염이 다가왔다.

 “아저씨는...?”

 “그래, 오랜만이구나, 하하!”

 노미스는 자연스레 다가와 식사는 원래 혼자하면 외로운 법이라며 덥석 와플을 물었다. 꿀이 손을 타고 흘러내리자 손까지 먹을기세로 와플하나를 뚝딱 해치웠다.

 “여전하시네요.. 하”

 “그럼, 사람이 쉽게 바뀌면 안되는 법이지, 하하”

 넉살좋게 웃는 노미스의 시선이 샌드위치로 옮겨지고 있었다.

 "아휴, 제가 하나 사 드릴게요.”

 “오, 그럼 레몬에이드도..”

 못 말린다. 피식 웃는 믹과 껄껄대는 노미스의 눈에 저멀리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치는 이온과 그 뒤를 신나게 쫓고있는 톰슨네 불독 울통이 보였다.

 이온만 보면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꼬마 톰슨의 집 앞으로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 화근이었다. 믹네 담장 뒷편의 오솔길을 따라 멍하니 걸어오던 이온이 정신을 차렸을 땐 톰슨이 이온을 올려보며 씨익 웃고 있었다.

 
작가의 말
 

 세상엔 무시할게 있지. 마누라의 눈총!

 

 놋쇠로 변해버렸을 꿈많은 이들을 위하여,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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