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자는 신스틸러
작가 : 조윤서
작품등록일 : 2020.9.15

징계 먹은 강력계 여형사 송백설과 영화판의 신스틸러이자 호텔 상속자인 차도현의 수상한 연애.

 
10. 송어양식장 잠입수사
작성일 : 20-09-20 21:42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675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제가 성질이 좀 급해서 말이죠. 1초만 늦었어도 갈 뻔했습니다!”

 “그건 안 되죠! 오늘 첫손님이신데. 편하신 데 앉으세요. 매운탕 드실 거면 공기 좋은 여기 평상으로.”

 두 남자를 꿰뚫을 듯 보고 있던 도현이 안경을 밀어 올리며 깐깐한 교수의 언어로 말했다.

 “여기 앉지, 송 조교.”

 백설은 평상에 앉는 것과 동시에 메뉴판을 펼쳤다.

 “네, 교수님. 메뉴는 뭘로 할까요?”

 “난 송어회가 먹고 싶은데.”

 “전 송어회랑 송어매운탕이요.”

 “하나로 통일하지.”

 “싫은데요.”

 주문을 받기 위해 옆에 서있던 강수철이 끼어들었다.

 “그러지 말고 둘 다 드십쇼! 다 끝내주게 맛있거든요.”

 자연스레 선택권은 백설에게로 넘어갔다.

 “허허, 송 씨라 송어를 그리 좋아하나? 송 조교 마음대로 하게.”

 어이! 한 입 갖고 두 말 하기 없기다? 이때다 싶어 백설은 먹고 싶은 걸 모두 다 주문했다. 어차피 돈은 이 남자가 낼 것이다.

 “송어 2킬로 주시구요, 송어매운탕 중 자로 하나, 송어튀김 하나. 소주와 맥주도 각 일병씩.”

 “넵, 잠시만 기다리세요!”

 강수철이 식당 건물 안으로 뛰어가는 걸 보며 곽지섭과 등을 지고 앉은 도현이 나지막이 말했다.

 “다 먹을 수 있어요? 난 매운탕 별로 안 좋아합니다.”

 “걱정도 팔자셔요. 송어매운탕이 얼마나 맛있는데. 라면사리 넣어 먹으면 아주 홀딱 반할 걸요.”

 “전 음식 따위에 반하진 않습니다. 그건 그렇고…….”

 그는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 뭐라고 휘갈겨 쓰더니 백설에게 내밀었다.

 [양식장 주인 강수철, 뒷자리 손님 곽지섭. 둘 다 어젯밤 동창회 참석 멤버에요. 곽지섭은 단양초교 앞에서 문방구 겸 잡화점 운영.]

 물을 마시던 백설의 눈이 커졌다.

 “레알?”

 “어허, 레알이라니. 알은 무슨 알. 진짜지 그럼. 요즘 조교들은 무슨 말버릇이 다 이 모양인지, 원.”

 “호홋, 근데 진짜로 대박이네요! 낚싯줄 하나에 두 마리나 걸렸다니 말이죠.”

 도현도 중년의 교수 목소리로 재치 있게 응수했다.

 “자네도 낚시 좋아하면 나랑 같이 갈 텐가? 밤에 호숫가에 앉아서 낚싯줄을 드리우면 온 세상이 다 내 것인 것만 같지.”

 ‘이 인간이 뭐래? 지금 나한테 수작 거는 거? 낚시 환장하지만 그쪽이랑은 안 간다!’

 그녀는 코웃음 쳤다.

 “전 사양합니다. 사모님이랑 같이 가세요.”

 도현도 지지 않았다.

 “이 사람이 뻔히 알면서 그러는가. 아내 떠난 지 벌써 5년인 걸. 모른 척 하다니 섭섭하구만.”

 “아, 그랬지! 깜빡했네요. 다른 교수님과 착각했어요. 죄송요.”

 백설은 그만하라는 듯 가슴팍에서 작게 엑스 자를 그어보였다. 그 모양이 너무 귀여워 도현은 잠시 홀린 듯 쳐다보았다.

 ‘형사는 여자가 아니라더니, 애교도 부릴 줄 아네.’

 어젯밤 사건과 필시 무관하지 않을 두 명의 용의자 겸 동창생을 지척에 두고도 도현은 백설과 이렇게 마주앉아있는 것이 편했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니 기분도 좋아서 손목 아픈 건 어느샌가 잊어버렸다.

 “뭘 봐요? 설마, 많이 시켰다고 기분 나쁘신가?”

 백설도 비슷한 감정이었다. 겨우 공조수사 첫 날이었지만 하루가 한 달처럼 느껴질 만큼 편했다. 그에 못잖게 가끔 마음에 짱돌을 던져 그녀를 자극하곤 했지만. 어쨌든 일찍이 본 적 없던 캐릭터인 건 분명했다.

 백설은 물컵을 만지작거리며 도현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또 다시 도발한 건 도현이었다.

 “그럴 리가. 언제 송 조교랑 밤낚시 같이 가면 정말 좋으련만. 한 번 가보면 또 가자고 날 졸라댈 게 뻔한데.”

 그건 진심이었다. 곧바로 도현의 수첩에 항의 메시지가 적혔다. 갈기갈기 써진 글씨인즉슨 이러했다.

 [내가왜??? 댁 혼자 실컷가쇼!]

 “어우, 시원하다. 어젯밤 먹은 술이 다 분해되는 것 같네.”

 곽지섭의 떠드는 소리에 옥신각신하던 두 사람은 이내 등 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도현이 은근슬쩍 떠보았다.

 “젊은 양반 어젯밤 술 많이 했나 보오? 근처에 좋은 데라도 있소?”

 어젯밤 동창회가 열렸던 장소를 반드시 캐내야 한다!

 매운탕 국물을 사발 째 들이켜다 말고 곽지섭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눈이 마주쳤으나 놈은 대수롭지 않게 시선을 거둬갔다.

 “그건 왜요? 가시게?”

 ‘하긴 이렇게 중늙은이로 분장했는데 18년 전 나를 알아보는 게 더 이상하지.’

 때마침 강수철이 음식이 든 쟁반을 들고 왔다. 밑반찬과 송어 회를 테이블에 올리면서 도현과 백설을 번갈아 보며 능글맞게 웃었다.

 “분위기 좋은 데를 원하실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아니, 느끼한 저 에로 눈깔 뭐야? 백설은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꾹 참고 물었다.

 “교수님하고 분위기 좋은 데 가서 뭐 하게요. 말고, 한 열 명 모여서 술도 먹고 게임도 하고 그런 데 말이에요. 또래들끼리 어울려서…….”

 “아, 파티 하시게?”

 도현이 점잖은 교수처럼 대꾸했다.

 “파티라기보다 하계 세미나요. 우리 학회 회원들하고 단합대회 겸 해서 단양에 다시 오려고 합니다만.”

 강수철이 곽지섭과 서로 눈치를 주고받더니 대단한 비밀이라도 누설하는 것 마냥 우쭐대며 말해주었다.

 “그런 모임에 딱 좋은 데가 있죠. 열 명 쯤 신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곳. 음악도 짱이고 방음시설 잘 돼 있어서 방해받을 염려도 없고. 안에서 뭔 짓을 해도 모를 걸? 킬킬.”

 곽지섭이 덧붙였다.

 “장담하건대 거기가 단양 최고의 절경이요! 우리가 바로 어젯밤에 거길 갔다 왔다 이 말씀이야.”

 백설이 꾸며낸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어머, 단양에 그렇게 좋은 데가 있어요? 거기가 어딘데요?”

 곽지섭이 순간 몸을 뒤로 홱 돌려 두 사람을 정면으로 쳐다봤다. 술에 쩔어 사는 사람처럼 흰자위가 붉었다.

 “말해 줄까 말까. 어디냐면……, 어? 어어?”

 “왜 그러시오?”

 도현의 물음에 곽지섭이 그의 코앞까지 고개를 들이밀었다.

 “당신, 나 알지?”

 급작스러운 물음에 도현의 등으로 한 줄기 식은땀이 흘렀다.

 ‘역시 날 알아본 건가, 곽지섭! 뭐라고 대답할까…….’

 이럴 땐 잡아떼는 게 상책이다. 좀 더 낮고 늙수그레한 목소리를 냈다.

 “모릅니다만. 내가 그쪽을 알아야 하오? 혹시 작년에 지질학회에서 봤던가.”

 이때 백설이 끼어들었다.

 “아휴, 저희 교수님 얼굴이 원래 흔해 빠졌어요. 그래서 거기가 어딘데요? 안에서 뭔 짓을 해도 모르는 곳 말이에요.”

 강수철이 못 참고 냅다 말해버렸다.

 “M카페. 원래 이름은 마운틴뷰. 양백산 전망대 부근에 있는데, 단양 시내가 한눈에 다보이고 패러글라이딩도 할 수 있고, 완전 짱이에요!”

 백설과 도현이 서로 눈을 마주치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바뀐 장소가 M카페였다 이거지!’

 ‘양백산 전망대 부근이면 사건현장 근처 아닌가?’

 곽지섭이 선심 쓰듯 덧붙였다.

 “거긴 특히 야경이 끝내주니 갈려면 일몰 때 가는 게 좋을 거요. 근데 암만 봐도 낯익어, 교수양반. 특히 그 눈 주변이 말이야.”

 강수철이 곽지섭의 팔을 쿡 찔렀다.

 “조용히 해, 자식아! 모르신다잖아! 손님들 술맛 떨어지게.”

 “알았어, 임마! 귀 따가 죽겠네.”

 백설은 휴대폰 지도 앱으로 사건현장과 M카페 간의 거리를 표시한 걸 도현에게 보여주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어, 감사해요 두 분! 세미나 끝나고 밥 먹고 놀기에 딱이겠어요. 그리고 저희 교수님 유명한 사람 아니니까 신경 끄고 어서 술이나 드세요.”

 말을 하면서 백설은 그의 수첩에 쓱쓱 적었다.

 [사건현장과 9.3km 25분 소요. 너무 멀지 않아요?]

 “좀 그렇네. 많이 먹어 송 조교.”

 “그래야겠죠?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요.”

 [방금 곽지섭한테 들킨뻔 했죠? 동창인 거.]

 [설마 난 줄은 몰랐을 겁니다. 다른 사람과 착각했겠죠.]

 백설은 송어회와 매운탕을 정말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도현은 팔목의 상처가 신경 쓰여 제대로 먹지 못했다. 송어회 몇 점을 집어 먹다가 매운탕을 한 국자 떠서 비워가는 백설의 그릇에 담아주었다.

 ‘형사계의 먹방러인가. 먹을 것만 주면 진짜 맛있게 잘 먹는군.’

 그 모습이 은근 섹시하기도 했다. 그가 중년 교수의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송 조교 남자친구는 있는가?”

 국물을 뜨던 백설이 손을 딱 멈추고 도현을 보았다. 매운탕 먹다가 웬 뜬금없는 호구조사냐.

 “교수님이 그거 알아서 뭐 하시게요?”

 “허허, 그야 뭐 없으면 소개시켜 줄라고 그러는 거 아닌가. 아주 멋진 청년이 있거든.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돈도 많고.”

 ‘보나마나 자기겠지.’

 “키스도 잘 하고!”

 생선살을 발라먹으며 대충 반응해주던 백설이 젓가락을 탁 놓았다.

 “그 인간이 누군데요?”

 아니나 다를까 도현이 방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자기를 가리키고 있다.

 이 남자가 지금 장난하나! 대한민국 형사를 뭘로 보고. 키스 두 번에 날 아주 만만하게 봤다 이거지!

 “성격은 개차반인가 봐요? 그런 남자 재수 없다고 전해주십쇼.”

 “뭘 또 그렇게 단칼에 거절하나. 잘 생각해 보게. 그만한 남자도 없으니.”

 두 사람은 귓속말로 다투기 시작했다.

 “당신 내 취향 아니거든!”

 “키스도 두 번 했는데?”

 “그게 취향이야? 욕구 해소지.”

 “취향 아닌 남자랑 그렇게 열심히 키스를 하시나?”

 “아니, 남자가 얼굴은 되니까!”

 “쳇, 그 얼굴 내 꺼거든!”

 옥신각신하면서도 도현은 등 뒤의 말소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영도 병원엔 지금 누가 있대?”

 “마누라겠지, 뭐.”

 “흐유, 그 돈 많은 띠동갑 마누라? 학자랍시고 엄청 잘난 척 하는 재수 없는 늙은 여우.”

 “맞아! 난 그냥 줘도 안 갖는다. 라면사리 넣을까?”

 “응. 두 개 다 넣어.”

 “근데 영도 자식 그 밤에 거길 간 것 봐. 아니, 거길 왜 가? 죽을라고 환장한 게지. 나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안 갔을 것 같은데.”

 “그러게 말야. 이번 총선에 고향 단양에서 출마할 거라며 한 표 달라고 엄청 들러붙더니만. 우리 칠갑송어파가 이 동네 원년 멤버니까 동창회 소집한 거 아냐. 정작 올해 뽑힐 운이 아니었나 보네.”

 “개뿔. 시의원은 아무나 하냐. 암만 보궐선거라지만 이쪽에 연줄이 있어도 될까 말까인데 그 놈은 서울 가서 산 지가 벌써 몇 년이야. 근데 어젯밤에 걔 언제 나갔냐?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더구만.”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나갔어. 한 20분이나 됐을라나. 난 화장실 가는 줄 알았지.”

 백설이 노트에 휘갈겨 썼다.

 [동창회 시작 9시 아님?]

 도현도 송어 회를 한 점 먹으며 적었다.

 [나도 그런 줄. 장소 바뀌면서 8시로 당긴 듯.]

 노트에 또 백설의 메시지가 적혔다.

 [그럼 저 둘은 용의선상에서 제외! 배영도가 왜 나갔는지도 모르고 있음.]

 [아무래도 그래야 할 듯]

 [근데 동창회 이름 왜 칠갑송어파? 이름 참 거시기...]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칠갑송어파는 저들이 중학교 시절 떼거지로 몰려다니면서 친구들 괴롭힐 때 결성한 불량서클 명칭이었다.

 ‘나 같은 선량한 모범생들 괴롭히는 게 일과였지. 남들도 그걸 알아야해. 칠갑송어파도 이제 끝이란 얘기지.’

 먹는데 소극적이었던 도현과 달리 백설은 매운탕에 라면사리까지 넣어 탈탈 털어 먹고는 물티슈로 입을 닦았다.

 “다 드셨으면 가실까요? 여기서 더 나올 건 없을 것 같은데요.”

 “그래, 뭘 더 주겠나. 디저트는 없는 것 같아. 이만 나가지.”

 백설은 그제야 휴대폰의 녹음 기능을 끄고 일어섰다. 마침 등 뒤의 곽지섭도 엉거주춤 일어섰다.

 “어라? 나 가봐야겠다. 엄니가 또 체했나벼.”

 “용숙이헌테 문자 왔냐?”

 “응. 요즘 계속 골골하시네.”

 도현은 계산하면서 일부러 곽지섭의 바로 옆에 버티고 섰다. 그리곤 자신의 어깨까지 오는 놈의 머리통을 내려다보았다.

 ‘이렇게 볼품없이 클 걸, 그땐 그렇게 날 괴롭혔냐? 하찮은 놈!’

 곽지섭이 이상하다는 얼굴로 빤히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보슈?”

 “격세지감이 느껴져서 말이오.”

 “격세……, 뭐래.”

 “또 봅시다.”

 “아, 여기 단골하시게? 좋수다!”

 도현의 두 눈이 번쩍 빛났다.

 ‘멍청한 놈. 너는 그 시절에도 배영도의 하수인이었지. 다음엔 경찰서에서 보게 될 거야.’

 백설은 도현을 기다리며 초저녁의 하늘을 배경으로 양식장 안팎으로 증거사진을 찍어두었다.

 “이제 갑시다.”

 돌아온 도현이 운전석에 타려하자 비스듬히 차에 기대고 있던 백설이 그의 오른팔을 세게 쳤다.

 “칠갑상어도 아니고 칠갑송어래, 하하하! 이제부터 그걸 파봅시다!”

 하필 도현의 상처 부위를 정통으로 건드리는 바람에 그의 눈에 고통스러운 눈물이 맺혔다.

 “흐어어…….”

 “어, 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

 통증을 참느라 이를 악물고 있던 도현이 간신히 눈을 떴다.

 “별 거 아니에요. 운전 제가 할게요. 술 안 마셨습니다.”

 일단 조용히 병원까지 가는 게 목표다. 잔소리는 그 다음에.

 “그럽시다, 그럼.”

 백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차를 출발시켰다.

 송어양식장을 떠난 그녀의 낡은 차가 얼마 후 단양병원 응급실 앞에 섰다. 조수석에서 깜빡 졸고 있던 백설이 눈을 끔벅였다.

 “어라, 여긴 왜 왔어요? 배영도 씨 아직 혼수상태라 면회 금지인 거 몰라요?”

 도현은 어느새 코와 턱밑에 붙였던 짧은 수염을 떼고 검정색 뿔테 안경도 벗은 채였다.

 ‘그래, 모르는 게 나을 수도 있겠다. 이 여자 성질머리로는 첫날부터 나랑 공조수사 괜히 했네 어쩌네 할 수 있어. 빨리 항생제 주사를 맞는 게 급선무야.’

 이럴 땐 억지웃음이 필요하다.

 “그건 아닙니다. 잠깐 눈 붙이고 계세요. 20분이면 돼요.”

 뭐가 급한지 그는 서둘러 사라져버렸다.

 “아하암, 졸려라. 충북소주 세 잔이 꽤 독하네. 이것이 충청도의 힘인가! 얼굴이 다 얼얼하네.”

 매운탕과 소주를 먹은 탓에 속에서 열불이 나던 백설은 조수석 의자를 뒤로 한껏 젖히고 편히 누웠다.

 쪽잠을 자려 했으나 평소와 달리 잠은 안 오고 엉뚱한 생각들이 의식을 지배했다.

 ‘병원에서 20분짜리 볼 일이라면 뭐지? 아는 사람이 이 먼 단양병원에 입원했나?’

 설마, 그거? 갑자기 뭔가 깨달은 백설은 좋아라 손뼉을 치며 낄낄댔다.

 “아니 말을 하지, 남자가! 그걸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나? 의외로 순진한 구석이 있어, 차도현!”

 쉬는 김에 앞 유리창 쪽으로 두 발을 쭉 뻗어 올렸다.

 “어구, 시원하다! ……간만에 뮤직 좀 들어볼까.”

 와, 이 노래 내 18번이었는데! 철 지난 유행음악을 들으며 박자와 따로 노는 머리를 둠칫거리고 있는데 도현이 돌아왔다.

 운전석 문이 열리자 백설은 조수석 의자 높이를 조절하면서 짓궂게 씩 웃으며 말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0 20.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게 됐어 2020 / 9 / 27 230 0 6270   
19 19. 사건현장에서 발견한 담청색 구슬의 정체 2020 / 9 / 27 235 0 6428   
18 18. 남자가 째째하게시리! 2020 / 9 / 25 234 0 6616   
17 17. 이러지 말고 문 좀 열어요! 2020 / 9 / 25 223 0 6446   
16 16. 그냥 보고만 있어도 좋아졌어요, 경사님이 2020 / 9 / 25 223 0 6328   
15 15. 석양의 강변에선 치맥이 진리! 2020 / 9 / 23 240 0 5971   
14 14. 제가 한 발 빨랐죠? 2020 / 9 / 23 239 0 6548   
13 13. M카페에서 열린 수상한 동창회 2020 / 9 / 23 233 0 6941   
12 12. 오늘 제 생일입니다, 경사님. 2020 / 9 / 21 233 0 6579   
11 11. 이제부터 터치하려구, 당신의 입술 2020 / 9 / 21 238 0 6594   
10 10. 송어양식장 잠입수사 2020 / 9 / 20 248 0 6754   
9 9. 시커먼 로트와일러의 급습 2020 / 9 / 20 232 0 6362   
8 8. 초대받지 못한 동창회 멤버 2020 / 9 / 19 236 0 6432   
7 7. 스노우 & 섀도우 콤비의 탄생 2020 / 9 / 19 230 0 6718   
6 6. 수사본부는 호텔 스위트룸으로 결정 2020 / 9 / 19 255 0 6395   
5 5. 어떻게 그날 밤을 잊을 수가 있지? 2020 / 9 / 17 368 0 7329   
4 4. 내가 한 짓이 아닙니다 2020 / 9 / 16 239 0 7043   
3 3. 키스로 퉁치죠 2020 / 9 / 15 236 0 6453   
2 2. 내가 송백설이라구요! 2020 / 9 / 15 224 0 6531   
1 1. 다시 만난 신스틸러 차도현 2020 / 9 / 15 431 0 7024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