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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라이라
작가 : 너굴토끼
작품등록일 : 2020.9.20

엘라임의 힘을 가진 정령 운디네 라이라.
그녀는 대한민국 최고의 성공기로를 달리던 귀신보는 소녀이자 독살되어 죽은 황녀의 영혼이였다!!
두 번의 삶 모두 불운하게 죽은 그녀가 다시 운디네로 태어나 정령계와 인간계로 돌아왔다!
정령으로 살던 그녀가 다급한 목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황녀였던 시절 자신의 남동생이었던 젠의 앞?!
자신이 못 다 이룬 황제로써의 꿈.
그녀 운디네가 자신의 남동생을 황제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가 지금 시작된다!

 
2. 두 명의 소환자 (1)
작성일 : 20-09-20 20:52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3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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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디네가 라이라 호수에서 아침을 맞은 지 벌써 1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죽은 황녀가, 죽은 이름 없는 소녀가 운디네로서의 삶을 지내고 있었다.

  소멸되지 않는 이상 평생 죽지 않는 운디네로서의 삶을······.

  호수에 사랑을 주며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있는 그녀는 어느새 호수의 기운을 많이 받아 9살 인간 소녀만큼 모습이 커져있었다.

  아쿠아마린 머리칼은 그녀의 허리를 뒤덮고 있었다.

  그녀의 주변에 작은 인어인 나이아스들이 모여 있었다.

  까르르 웃는 소리가 숲을 기분 좋게 만들고 있었다.

 

 「운디네님!!」

 「차가워!」

 「아하하-.」

 

  저 멀리서 실프들이 내려와 그녀의 주변에 몰려들었다.

  바람인 그들은 운디네에게 많은 소식을 가져다주었다.

  운디네는 라이라 호수에 놀러온 실프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뭘 하고 계실까.」

 「물의 정령왕께서는 유희를 떠나셨어, 인간계로.」

 「유희?」

 

  그녀의 질문에 이번엔 나이아스가 대답했다.

 

 「운디네님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잘 모르실 거예요. 왕께서는 드래곤과 계약을 하면 인간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거든요. 저희와 다르게 왕께서는 굳이 소환되지 않아도 마력을 충분히 가진 계약자만 존재한다면 인간계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거든요.」

 

  나이아스의 대답에 운디네는 알려줘서 고맙다는 듯 나이아스의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이것은 운디네가 정령들에게 하는 최고의 보답이었다.

  나이아스는 곧 부끄럽다는 듯이 호수 속을 한번 순회하고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제 생각엔 운디네님도 분명 유희를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도?」

 「운디네님은 왕의 기운을 가지고 계시니까요. 운이 좋으면 드래곤과 계약할 수 있을 거예요. 만약 유희를 떠나서 힘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저희를 불러주세요. 저희의 사명은 운디네님을 지키는 일······.」

 

  유희······.

  물론 여기 라이라 호수가 싫은 것은 아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나이아스들과 노래하고, 니트라스와 같이 춤을 추고 실프와 수다를 떤다.

  그러나 운디네는 엘라임을 닮고 싶어 했다.

  유희라는 여행도 떠나고 싶었다.

 

 

  어느덧 해가 저물면서 다시 니트라스들의 밤이 돌아왔다.

  그 어느 때보다도 반짝거리는 니트라스들의 모습에 운디네는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머니께서 유희를 떠났다.

  어머니께서 인간세상으로 향했다.

  운디네는 찡한 가슴을 눌렀다.

  전전 생에서 살았던 인간세상···.

  더러운 피로 범벅이 된 세계.

  운디네는 입을 열어 조그마한 소리를 내었다.

 

 「어머니······.」

 

  운디네의 소리에 호수가 공명하듯 빛났다.

  맑은 호수에 운디네의 모습이 비쳤다.

  어느 정령보다 깨끗하고 맑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던 운디네의 눈동자가 어느 순간, 호수에 비친 누군가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운디네는 자신이 환상을 보는 줄 알았다.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렸다.

 

 - 이리와.

 「어?」

 - 이리와, 어서.

 

  호수에 비친 눈동자는 아주 깊은 바다의 색을 가지고 있었다.

  운디네는 호수를 헤엄치고 있는 나이아스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엔 호수에 비친 저 어린 누군가의 모습이, 눈동자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고개를 살며시 갸웃거린 운디네는 이번에 좀 더 확실히 또 다시 수면 위로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어린 목소리를 가진 이가 말했다.

 

 - 이리와.

 「누구······.」

 - 이리와, 어서.

 「···아···.」

 - 거부하지 말고, 내 손을 잡아.

 

  손을 잡으라는 소리에 운디네는 호수 수면에 어린 누군가의 모습이 확연히 드러났음을 깨달았다.

  목소리처럼 생긴 모습도 무척이나 앳되었다.

  호수에 비친 이를 바라보던 운디네의 눈동자가 그와 겹쳐졌다.

  그가 좀 더 강하게 말했다.

 

 -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아!!

 

  그의 목소리에 운디네는 곧, 수면위의 어린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 순간, 눈이 부실 정도로 번쩍! 호수가 빛났다.

  잔잔했던 호수에 거센 소용돌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꺅!!」

 「운디네님···!!」

 

  호수에서 헤엄을 치고 있던 나이아스는 순간적으로 강하게 번쩍이며 휘몰아치는 호수의 모습에 이상한 것을 느끼고 그녀를 향해 외쳤다.

  그러나 때는 이미 늦은 듯······.

  번쩍 빛나는 호수의 바로 위로 고대어가 가득 적힌 마법진이 생겼다.

  그리고 정령들조차 눈이 부실만큼 호수가 화악- 빛나더니 곧 운디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그녀의 머리칼을 닮은 라이라 호수만이 잔잔히 남았다.

  아······. 사라졌다. 그 운디네는······.

 

 

 * * *

 

 

 - 불렀어. 너를.

 

  주변이 캄캄했다.

  그것은 사람들의 눈에 비친 모습이겠지만··· 저 멀리에서 반짝 빛을 내는 그 곳.

  그 곳에서부터 동글동글한 공기방울이 올라왔다.

  여기는 암흑? 아니, 바다 속 수심 수백 미터 아래.

  잔잔한 숨의 기운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아.’

 

  운디네가 눈을 떴다.

  깊은 바다색깔, 빛나는 해저동굴······.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물고기들이 주변에서 헤엄치고 있었다.

  바다의 몬스터들도 헤엄치고 있었다.

  바다의 주민 인어들도 보였고 엄청난 숫자의 물의 정령들이 있었다.

  색과 크기는 다르지만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한 운디네,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한 운다인, 깊은 담청색의 사나운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물의 늑대 엔다이론, 그리고 바다 속을 유연하게 헤엄치고 있는 부드러운 바다색의 용 엘레스트라.

  주변에 소리가 없는 것처럼 바다 속은 무척이나 조용했다.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소리조차 없이······.

  그러나 바다 속을 헤엄치고 있던 정령들은 ‘라이라’호수의 주인, 운디네의 등장에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 왕의 기운이···!」

 

  한 엘레스트라가 갑자기 어디선가 느껴진 엘라임의 기운에 주위를 돌아보며 말했다.

  순식간에 정령들은 엘레스트라의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왕의 기운이라니요!!」

 「왕께서 무슨 일로 이곳에 오신 거죠? 그분께선 지금 인간계로 유희를 떠나시지 않으셨나요?」

 「······혹시 블루드래곤 ‘마린’이 왕을 부른 게 아닐까요?」

 「아니요. 물의 기억엔 왕께서 응답하신 흔적이 전혀 없어요.」

 

  물의 정령들이 웅성거리는 사이 운디네는 자신과 같은 기운을 가진 정령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려 했다.

  그러나 곧 귀에 또 다시 어린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 같으면서도 다급한 목소리의 주인공.

  누굴까, 그는······.

  운디네는 자신을 강하게 부르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 그쪽이 아니야. 이리와.

 ‘누구?’

 - 엘라임, 여기야.

 ‘엘라임? 엘라임이라니······. 어머니를 부른 건가?’

 - 여기야!!

 ‘하지만 난······어머니가 아닌데.’

 - 거부하지 말고, 이리와 엘라임!!!

 

  운디네는 엘라임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을 향해 강하게 부르는 목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운디네의 주위가 다시 번쩍였다.

  푸른빛이 운디네를 감쌌고, 그녀는 목소리에 이끌려 손을 뻗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운디네의 손을 잡았다.

  아, 느껴졌다. 자신을 부른 이가······.

  눈이 부실 정도로 번쩍인 빛과 함께 곧 그녀는 깊은 바다 속에서 사라졌다.

  바다 속의 정령들은 갑자기 사라진 왕의 기운에 떠들썩해졌다.

  마치 자신들의 왕이 소멸되기라도 한 듯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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