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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42.
작성일 : 20-09-20 16:29     조회 : 234     추천 : 0     분량 : 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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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워드의 말에 잘 참고 있었던 눈물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왔다. 소리 내 우는 날 끌어안은 에드워드의 품이 따뜻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어머니의 몸 상태가 더 나빠질 거라는 생각만으로 이렇게나 마음이 아픈데……. 정말로 병색이 완연해지면 어떻게 버티지?

 병과의 싸움은 지독한 것이다. 환자 자신의 몸도 문제지만, 주변인들의 감정과 짐을 고스란히 환자도 느낀다는 거였다.

 

 그래서 오히려 환자가 먼저 포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소중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아서.

 만약 어머니도 그렇게 생각해서 치료받는 걸 거부한다면? 그걸 자신이 강제로 치료 받게 할 수 있을까?

 내 이기심 하나로 그녀를 더 괴롭게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안 들 리가 없었다.

 

 미래를 생각하면 할수록 그저 침울하고 암울할 뿐이었다. 그런 상황에 에드워드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사업 때문에 바쁜 시기에도 내 생각만을 하고 이곳까지 달려온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하자 그저 고맙고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에게 기대고 싶었다.

 

 이 정도 어리광은 괜찮지 않을까? 조금만 그에게 기대어 울면 괜찮아질지도 모른다.

 분명 우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금 후련해졌다.

 내가 어색하게 울지 않은 척하자 그도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모르는 척해줬다.

 

 “…어머니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확실하게는 잘 모르지만, 안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보낸 의원은 도착했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새벽에 누가 왔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그게 에드워드가 보낸 의원이었군요.”

 

 “실력이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의원입니다. 분명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와줄 겁니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영 믿음이 안 간다는 말투네요.”

 

 “치료하기 어려울 거예요…….”

 

 “하지만 아까 확실하게 잘 모른다고…….”

 

 “병에 대해서 알아요. 하지만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몰라서 잘 모른다고 한 거예요.”

 

 “지금 공작부인이 걸린 병에 대해서 압니까? 무슨 병입니까?”

 

 “…암이에요.”

 

 “암…? 처음 듣는 이름입니다.”

 

 “그럴 거예요. 이 세상에서 치료하기 불가능한 병이에요. …제 세상에서도 치료하기 힘든 병중에 하나였거든요.”

 

 내 말에 그는 쉽게 어떤 말도 하지 못했다. 당연하다. 이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에서도 치료하기 힘든 병에 걸렸다니, 뭐라 말할지 모르겠지.

 쉽게 괜찮다고 위로하기도, 방법을 찾아낼 거라 희망 어린 말을 해주기도 힘들 것이다.

 나는 그의 마음을 알기에 그저 입을 다물고 고개를 푹 숙여 땅만 바라봤다.

 

 우리 사이에 침묵이 가득했다. 견디기 힘든 우중충한 분위기와 침묵에 나는 결국 한숨을 내쉬는 것으로 침묵을 깼다.

 어찌 됐건, 바쁜 시간을 쪼개 내어 연인에게 달려와 준 사람을 맞이해야했다.

 나는 설렁 줄을 당겨 시녀를 불러 차를 내오라고 시켰다.

 

 “굳이 차를 준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마시고 싶어서 부탁한 거예요. 너무 사양하지 말아 주세요.”

 

 “…그러면 차를 마신 후, 진료 결과를 듣고 돌아가겠습니다.”

 

 “그래요…….”

 

 진료 결과라는 단어를 듣자 가슴이 막힌 것 같았다. 희미한 희망과 짙은 절망.

 어머니가 아주 아프지 않은 걸 바라지만, 완치되지 않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악화할 것을 알기에 마음이 무거웠다.

 차를 마시는 내내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어서 진료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1년 같은 한 시간이 지나고 의원이 진료를 다 했다는 말이 들려왔다.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의원이 있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그 뒤를 에드워드가 따라왔다.

 의원이 있는 곳에 아버지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나와 같이 들어오는 에드워드를 못마땅한 표정으로 바라봤으나 그뿐이었다.

 

 지금은 에드워드보다 어머니의 건강 상태를 아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 듯했다.

 그리고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 마른 침을 삼키며 두 손을 부여잡고 부디 그가 희망적인 말을 하길 바랐다.

 하지만 내 예상을 산산이 부수듯 의원의 표정은 차마 말하기 힘들다는 얼굴이었다.

 그 표정만으로도 난 그가 무슨 말을 할지 예상이 가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 주저앉았다.

 

 “릴리…!”

 

 “아가씨…!!”

 

 “어머니……. 어머니의 상태는요?”

 

 “…….”

 

 “어머니의 상태가 어떤지 묻고 있잖아요…!”

 

 “…죄송합니다. 제가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

 

 “이 나라에 있는 어떤 명의가 와도 고치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알고 있었다. 고칠 수 없다는 걸. 하지만 사람은 어리석게도 희망이라는 걸 가지게 된다.

 어쩌면. 혹시나, 하는 일말의 기대. 여긴 현실이지만 또 소설이기도 했으니까.

 이 나라 어딘가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꽃이 있어 병의 치료제로 쓰일 수도 있지 않은가.

 

 나도 모르게 그런 걸 기대했던 모양이었다. 이 세상이 현실이라는 걸 깨달았는데도, 어디선가 소설이길 간절히 바랐다.

 어딘가에 기적이 조재해주길. 라니에스를 위해 준비된 해피엔딩이 나에게도 존재하지 않을까 싶었다.

 어머니가 살고, 에드워드와 결혼하고 내 자식과 부모님이 행복하게 웃는…. 그런 미래를 꿈꿨다.

 내가 계속 눈물을 쏟아내자 에드워드는 나를 꼭 끌어안고 내 등을 쓰다듬었다.

 

 “릴리….”

 

 “에드워드 영식, 릴리를 데리고 방에서 나가주겠소? 난 잠시 의원과 이야기 할 게 있어서.”

 

 “알겠습니다. 릴리, 잠시 방에서 나가죠.”

 

 나는 차마 대답도 못 하고 고개만 끄덕이고 방에서 나왔다. 안에서 두 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도 궁금했지만, 지금은 진정하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울음을 멈추려고 해도 내 맘대로 되지가 않았다. 결국, 아버지와 의원이 나올 때까지 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겨우겨우 눈물을 멈추고 나는 어두운 얼굴의 의원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지금 어머니 몸 상태는 어떤 거예요?”

 

 “그다지 좋진 않습니다…. 지금 제가 해드릴 수 있는 말은 잘 먹고 잘 쉬는 게 좋다는 말뿐이군요.”

 

 “정말 치료 방법은 없는 거고요?”

 

 “……죄송합니다. 그 부분은 저도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습니다.”

 

 “알겠어요…. 붙잡아서 죄송해요.”

 

 “아닙니다. 저야말로 아무런 도움이 안 돼서 죄송합니다.”

 

 그의 사과에 나는 됐다고 이야기한 후 그를 내보냈다. 병을 치료하지 못하는 건 그의 잘못이 아니란 걸 잘 안다.

 과학이 발전된 내 세상에서도 치료하기 힘든 병인데, 이 세상은 더 치료하기 힘들게 뻔했다.

 하지만 누구라도 원망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래봤자 화풀이라는 걸 잘 알면서도.

 

 아버지는 의원을 내보내자 어두운 안색으로 한숨을 쉬었다.

 나는 아버지가 걱정 돼서 그의 옆으로 가 아버지의 손을 붙잡았다. 거칠고 딱딱한 손이었다.

 내가 붙잡은 이 손의 주인도…. 시간이 지나면 내 곁에 없겠지.

 

 불현듯 그 생각이 들자 괜히 코끝이 찡해졌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이런 것뿐이었다.

 서로서로 지탱해주듯, 아버지 역시 내 손을 꼭 잡았다. 지금은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에드워드는 우리를 잠시 보더니 내 옆으로 와 내 손을 잡아주었다.

 

 이 온기가 나를 얼마나 지지해주는지, 이 두 사람은 알까?

 불안하고 슬픈 마음이 이 두 사람이 옆에 있어 준 덕에 조금은 따뜻해졌다.

 나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곤 작게나마 웃어 보였다. 그래도 내 곁에 누군가 있어주어서 조금쯤은 웃을 수 있었다.

 얼마나 손을 잡고 있었을까. 아버지가 갑자기 헛기침하더니 내 옆에 서 있는 에드워드를 쳐다봤다.

 

 “그나저나…. 에드워드 경이 왜 여기 있는지 설명해주지 않겠소?”

 

 “아……. 릴리의 어머님이 아프단 소리에 걱정이 돼서 실례를 무릅쓰고 기별 하나 없이 왔습니다.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아닙니다. 덕분에 내 딸이 나 말고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심했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릴리의 어머님께도 인사드려도 괜찮을까요?”

 

 “그래요. 아내도 자네와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겠지. 대신 그다지 오랜 시간 있지 못한다는 것만 알아두시게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그리 많은 시간을 빼앗진 않을 겁니다.”

 

 “저도…. 같이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당연하죠. 당신의 어머님을 뵙는 자리인데 왜 저에게 허락을 맡습니까?”

 

 “그러네요. 그럼 같이 들어가요.”

 

 내가 웃으면서 에드워드의 손을 잡자 옆에서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보자 아버지가 무척 못마땅하다는 눈으로 에드워드의 손을 잡은 내 손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조금 웃겨 나는 슬픈 기색을 싹 걷어내고 어머니를 보러 방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머니는 문밖에서 난 말소리를 들으신 건지 침대에 앉아서 문 쪽을 바라보고 계셨다.

 나는 보란 듯이 에드워드의 곁에 서서 어머니가 앉아 있는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어머니 역시 내가 에드워드와 손을 잡고 있는 걸 보더니 활짝 피는 꽃처럼 미소를 지었다.

 

 “에드워드 펠포트경이죠? 혹시 우리 딸이랑…. 어떤 사이인지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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