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5-07-22 유럽연맹
책의 모서리를 몇번이고 들었다놨다를 반복하기를 거의 한시간째이다. 블레이는 초르프와 만나기로 약속했지만 초르프는 만나는걸 피하는듯 약속시간이 지나서도 오지않았다. 대기실에 앉아있는 블레이는 화가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입을 꾹다물고는 시선을 한곳에 두질 못했다.
옆에서 블레이의 모습을 보고있던 동갑내기 직원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블레이앞에 섰다.
"아마, 오늘 안으로는 돌아오시지않을 모양이야."
"그래? 이만 가볼게.."
"블레이. 어쩐일로 둘이 이렇게 안맞는거야?"
"나도 모르겠어."
"너만은 너자체로 신용하고 있는것같았는데."
7월 20일 57전에 사령관인 블레이조차 모르고있던 움직임이 감지 되었다. 블레이에게 숨기려 해도 블레이는 하루가 지나서 이상한 낌세를 느끼고 대기중에있는 특공대의 수를 눈으로 확인해본 결과 역시 부족했다. 만약일지도 모르지만 리븐과 공유했던 위치정보를 알아채고 먼저 리븐을 공격한거라면 리븐과의 신뢰관계 회복이 불가능해질것이다.
아니, 먼저 작전이 성공했는지가 문제다. 밴슨의 포획과 로봇의 확보는 우선시 되겠지만 리븐은 그들에게는 오류에 불과했을것이다. 만약 그곳에서 리븐이 죽는일이 있으면 그건 최악의 실패다.
아마 초르프는 리븐과 블레이의 관계가 가까워 진걸 기회삼아 리븐을 추적하고 위험요소가 될만한 것들을 제어하기위해 그곳에 사람을 보냈을것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자세한건 모르지만 무엇보다도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가 중요했다.
자신의 사무실안에서 시계를 만지작거리던 블레이는 비행장의 스케줄을 확인하고 zx로 부터 오는걸로 의심되는 시간때 딱맞춰 비행장에 도착했다. 아직은 어렴풋이 밤이와 보라색으로 물든 하늘에 꽤 대형의 비행기가 내려온다. 블레이는 한구석에 숨어있다 비행기의 문이 열리자 마자 성큼성큼 걸어갔다.
처음엔 그의 얼굴을 확인하지못한 직원들이 말려섰지만 금세 얼굴이 보이자 말리는 손을 멈추었다.
열린 비행기의 문앞에 블레이는 딱버티고서서 특공대의 대장이 내리는걸 막아섰다. 그리고 그의 뒤에 서있는 부하들의 수를 눈으로 확인하고나서 냉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뭐야? 수가 꽤 줄었잖아? 대체 어딜갔다온건가?"
"극비 사항입니다 말해줄수없습니다."
"사령관이 여깄는데 너희들의... 나보다 더 높은 사람의 말은 누가 있지?"
대장은 말이없었다. 블레이는 어쩔수없다는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망설이다 고개를 들어 말했다.
"몇명이나 잃었어?"
"13명...입니다."
리븐의 손을 더 이상 더럽히지않기 위해 간섭했던일이 더욱더 리븐의 손을 더럽히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 로봇은 대체 어느 이상으로 위협이 되는건가? 왜 초르프는 그렇게 까지 했어야했는지 의문밖에 남지 않는다.
2115-07-20 zx??
리븐은 피곤함을 표현하지 않지만 꽤 당혹스러운건 나와 같은 모양이였다. 겨우 차를 타고 도망쳐 8시간이나 달려서야 안심하고 숨을 돌릴수있었다.
나는 그들이 저번에 중국의 신식 무기를 쓰는 같은 조직의 사람인줄 알았는데 리븐의 전혀 달랐다.
"그 사람들은 연맹의 특공대야. 아예작정을 하고 우리들을 덮쳐왔어."
"특공대라면 우리가 여기서 숨을 돌려도 되는거야?"
"이쪽 까지 오면 정보선의 혼란을 걸어줄수있어서 정확한 추적은 불가능한 수준일거야. 너희 들의 기지도 이미 방해전파가 나와서 아마 찾진 못할거야."
그말을 들으니 안심이 된다. 기계인 그는 못하는게 없어 보였다. 그치만 밴슨의 행방은 전혀 알수없다. 아이젤은 그사이에 그들에게 잡히기라도 한것일까? 아님 도망친것일까?
"너 밴슨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있는게 있어?"
"밴슨?
"아, 아이젤이란 이름은 거짓말이야. 원래이름이야."
"그래? 나는 이름조차 제대로 몰랐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알겠어?"
"그 로봇은 통제권을 잃은 달팽이의 육체만을 빌린 기계야. 그말대로 통제권을 잃었을뿐 이미 전이는 이루어지고 있어."
"무슨 소릴하는거야?"
"너희들 연맹의 돌연변이들도 피할수없는 지배를 당한것에 불과해. 그리고 너희들이 찾는 보완제는 결국엔 그 로봇의 달팽이와 좀더 가까워 지는거지. 그런 이유로 두려움을 느낀 그들은 너희들을 관리하고 통제한것에 불과하다는거야."
"그 뿌리가?"
노란눈의 새빨간 핏덩이의 모습이 잘생각해보면 태아의 초기 모습하고 닮았다고 생각되었다. 그 달팽이는 적응하고 그리고 우리들을 모습을 모방하면서 우리들에게 녹아들어가고 싶어하는것같다. 그런 느낌이든다.
"연맹의 그 밝은 녀석도 자세한건 모르겠지. 저번의 56에서 우리들을 막은건 동남아시아 동맹의 사람들이였어. 그곳에 연구실이 있을뿐더러 그 정보는 아이젤과의 첫번째이자 마지막 접촉이있었던 그들에게만 남겨졌으니까."
"아이젤은?"
"아이젤 연구소야."
"그럼 지금 그 연구소는 어떻게 됬는데 그들은 밴슨을 찾으러 오지 않았던거지?"
"내가 습격했어. 그래서 그 연구소는 기능을 제대로 할수없는 상태야. 나도 그 여자의 손에 놀아난거지만. 그래서. 여기서 중요한건 이 사실이야."
리븐이 건네준 종이 서류에는 돌연변이 인류와 달팽이과의 연관관계 그리고 활용성에 대한 글이 쓰여져있었다.
"본대로 너희들의 몸은 더이상 너희들의 것이 아니야. 불안정하지. 하지만 그걸 통제할수있는 그 로봇의 자아를 성숙하게 하면 통제는 시작되고 만일 대화가 통한다면 좀더 유용한 방향으로 너희들의 몸을 보완할수있는거지."
"그럼 좋은거 아냐? 이런식의 말이라면 너의 몸도 사람과 비슷하게 만들어 낼수있지?"
"그 로봇이 사람처럼 보이는것을 만들어낸것과 같이 내게도 기억장치 이상의 것을 만들어줄수있을지도 몰라. 하지만 쉬워 보이는 이야기에 커다란 벽이있어. 언제까지나 달팽이는 번식을 원하는것이고 그 방법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던 생명체에겐 치명적이야. 100년전의 전쟁처럼 보이는 사건도 정보의 은폐가있었을뿐 전쟁이 아닌 감당할수없는 고지능생명체를 소멸시키는게 목적이였으니까."
"이렇게 큰 땅을 방사능으로 아무것도 할수없게 만든 이유가."
"그렇게 안하면 죽으니까. 하지만 변수는 있는 법이야. 나도 자세한 이야기는 몰라 그치만 그 달팽이는 밴슨에게는 꽤 호의적이라는걸 알게되었어."
"하지만 밴슨은 그 로봇에 타는걸 죽는것만큼 싫어해."
"뭔가 사연이 있었던 모양이야. 그 사건과 밴슨에 대해서만 안다면 우리들은 완벽한 생명체로서 살아갈수있어."
"밴슨이 어떻게?"
"밴슨이 그 달팽이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그 보상을 받는거지."
"그럼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이잖아? 그럼 일반 사람들은.."
리븐은 예상했던 말인듯 미소를 지으며 짐을 챙겼다.
"나는 처음부터 그런 몸도 가지지 못한 기계였어. 그리고 그들에게 배신당했지. 더이상 텅빈 내몸에 슬퍼할 이유도 그들을 위해살 필요도없어. 나는 오류가 생기면 가볍게 초기화 될지도 모르는 기계에 불과하니까. 그러는 너는? 멀쩡한 팔을 자르고 기계로 바꿔 통제되고 만일 예상하지 못한 오류가 생긴다면 그들에게 지워진다면?"
내가 살아가기 위해서는 땅과 하늘을 뒤집듯 그들과 반대되는 입장이 되야한다. 난... 나에게 그런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