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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녀는 독신주의
작가 : 서도
작품등록일 : 2020.8.26

N포시대에 많은걸 포기하고 살아가는 요즘, 지담은 악바리 근성으로 다행히 취업에는 성공...그러나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 건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안하는 그녀다. '그래, 사랑따위만 하지 않는다면 연애니 결혼이니 하는건 평생 없을 일이야'라고 다짐하며 일에만 집중하는 지담에게 두명의 남자가 나타났다.
한명은 오랜친구 다른한명은 새로운 남자! 과연 지담의 다짐은 지켜질 수 있을까?

 
18. 살려줘서 고마워
작성일 : 20-09-20 00:20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3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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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살려줘서 고마워

 

 

 병원에 도착한 강현은 곧바로 응급실로 향했고, 마침 연락받고 내려온 강현의 친구 준하가 지담을 살피기 시작했다.

 

 기본 조치가 끝난 후, 핏기가 하나도 없던 지담이 서서히 혈색이 도는 걸 확인한 강현은,

 

 “도대체 왜 이런거야?”

 

 준하에게 물었다.

 

 “과로와 스트레스.... 그리고 일시적으로 혈압이 좀 떨어져서 그래”

 

 “하~그래?”

 

 대체 얼마나 많은 일을 했기에 과로를 하면서까지 무리를 하는지... 누워 있는 지담이 안쓰러우면서도 혈색이 돌아오는 걸 보고 그제 서야 강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응...당분간은 무리하지 말고. 푹 쉬라고 그래”

 

 “그래... 다른 이상 있는 건 아니지?”

 

 “응, 특별히 다른 이상은 없어... 이거 다 맞고 집에 가서 쉬게 해줘....근데 무슨 사이냐? 예쁜데?”

 

 그녀가 예쁘다는 말이 다른 남자한테 들으니 은근 기분이 나쁜 강현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

 

 라고 넘보지 말라는 듯 대뜸 말했다.

 

 “뭐! 네가 좋아하는 여자라고?”

 

 준하는 깜짝 놀랐다. 강현이 먼저 좋아한다고 말한 여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당연하지...네가 먼저 좋아한다고 말한 여자는 한 번도 없었잖아”

 

 “그랬지...나도 이런 기분 처음이야”

 

 그러고는 지담에게 다가가 앉아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런 강현의 새로운 모습에 또 한 번 놀란 준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그 자리를 벗어났다.

 

 

 “야근을 무리하게 한다 싶더니...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지...남자친구는 그럴 때 쓰라고 있는 거야, 이 여자야...”

 

 누워있는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면서 한 손으로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근데 그 기분 나쁜 여자는 누구야? 누군데 당신한테 함부로 하는 거야?”

 

 커피숍에서 본 그 여자를 떠올리며, 돌아오는 대답이 없는데도 질문을 계속하는 강현이었다.

 

 그때, 지담의 핸드폰이 울렸다. 세윤이었다.

 

 강현이 전화를 받자마자 말할 틈도 없이 세윤이 먼저 말했다.

 

 <“나 세미나 이제 끝났어...너 어떻게 됐어? 수훈이 어머니 만났어?”>

 

 -아..아까 그 사람이 강 수훈씨 어머니 였군-

 

 “이 강현입니다, 세윤씨”

 

 <“네~에? 이 선생님이 왜 지담이 전화를...”>

 

 “아...지담씨가 쓰러져서 지금 병원입니다”

 

 <“뭐라고요?”>

 

 *

 

 “아~씨...애를 어떻게 했기에 병원에 있냐구”

 

 지담이 쓰러졌다는 말에 화가 난 세윤은 짧게 욕 짓거리를 내뱉고는,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그 사이 지담이 깨어났다.

 

 “음....”

 

 “깼어? 괜찮아?”

 

 “당신이 왜 여기에...”

 

 하며 지담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기 병원이야...당신 쓰러졌었어... 기억안나?”

 

 “아...... 참, 수훈이 어머니...”

 

 그렇게 말하고는 벌떡 일어나 뭔가를 찾고 있었다.

 

 “뭐 찾는데?”

 

 “핸드폰...수훈이 어머니께 연락을 해야지”

 

 “됐어...하지마”

 

 “안돼...그래도 말씀 도중에... 이건 예의가 아니잖아”

 

 그녀의 말에 강현은 짜증이 났다.

 

 지금 그녀는 예의를 차릴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 시간에 자신의 몸부터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는 그의 생각이었다.

 

 “글쎄, 안해도 돼...당신 쓰러진 거 알고 있으니까, 병원이라고 생각하시겠지”

 

 그래...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자신이 전화를 한다고 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수훈 어머니가 또, 어떤 말로 자신에게 함부로 대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것으로 다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한 그녀였다.

 

 “근데 당신은 어떻게 여기 있어? 설마 그때 나 도와준 사람이....혹시?”

 

 “그래 나야..”

 

 “헉!....진짜 대박이네”

 

 지담은 어떻게 절묘한 타이밍에 그가 나타났는지 신기했다.

 

 “살려줬더니 반응이 왜 이래?”

 

 강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미안한 듯 지담은

 

 “헤헤,,.살려줘서 고마워” 라고 말했다.

 

 말간 얼굴로 해사하게 웃는 그녀의 모습에 강현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다신 아프지 마...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어”

 

 그의 말에 이번엔 지담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강현은 자신이 집까지 바래다주고 싶었으나, 한사코 세윤과 가겠다는 지담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세윤에게 지담을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조수석에 탄 지담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마음을 알아 챈 듯, 지담은

 

 “이제 괜찮아...도착하면 전화할게”

 

 라고 말하며 그를 안심 시켰다.

 

 “알았어...아프면 언제든지 전화해...혼자 앓지 말고...”

 

 강현은 세윤의 차가 안 보일 때까지 그 자리에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때마침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액정을 확인한 순간 강현은 아차 했다. 선호였기 때문이었다.

 

 “여보세요?”

 

 <“야! 너 왜 안와”>

 

 “아...미안...일이 생겨서...

 

 <“무슨 일? 연호가 호텔 들어오면서 너 봤다고 하던데...안 좋은 일이야?”>

 

 “연호가?”

 

 -분명 내가 지담을 안고 나가는 모습을 봤을 텐데...-

 

 강현은 난처한 듯, 검지로 이마를 긁적거렸다.

 

 <“응...진짜 무슨 일이야?”>

 

 “전화로는 안 되고, 나중에 시간 좀 내”

 

 <“알았어...스케줄 보고 다시 연락할께”>

 

 

 선호는 강현과 통화를 마친 후, 아까 연호가 다녀갔던 일을 생각했다.

 

 요즘 자신의 아버지, 송 회장이 벌려 놓은 일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선호였다.

 

 j그룹의 계열사인 j호텔을 국내 1위 호텔로 키우고 싶은 송 회장의 욕심에 투자자들과의 미팅은, 후계자인 선호가 당연히 맡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 그인데, 한동안 연락이 뜸했던 강현의 전화를 받고 오후 내내 고민에 빠져있었다.

 

 강현이 무슨 일로 전화를 했는지 대충 짐작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연호 이 녀석, 아직도 미련을 못 버리고...”

 

 한숨을 길게 내 쉬며 혼잣말을 하고 있던 그때, 대표실 문이 벌컥 열리더니,

 

 “오빠, 강현 오빠 여자 있어?”

 

 철없는 그의 여동생 연호가 들어오며 대뜸 하는 말이었다.

 

 “다짜고짜 무슨 소리야? 그리고 노크 좀 해라... 예의도 모르냐?”

 

 “내가 지금 예의 차릴 기분이 아니야. 지금 막 호텔 로비에서, 강현 오빠가 웬 여자를 이렇게 안고 택시를 타고 갔단 말이야...”

 

 연호는 공주님 안기 포즈를 하며, 선호에게 열심히 상황 설명을 했다.

 

 그러고 보니, 만나기로 했던 약속 시간이 훌쩍 지나고 있었다.

 

 “너 아직도 강현이 포기 안 했냐? 왜 아버지께 말씀드려서 일을 크게 만들어?”

 

 “강현 오빠가 날 안 봐주니까 그렇지...난 강현 오빠 포기한 적 없어...오빠는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동생한테 그게 할 소리야?”

 

 선호는 엄마 없이 자란 연호가 좀 더 따뜻하고 자상한 사람을 만나기 바랐다.

 

 아무리 친구지만 그런 면에서 강현은, 연호 짝으로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진심으로 철없는 자신의 여동생이 아닌, 강현이를 잘 이해해주고 보듬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났으면 했다.

 

 -그런 냉정하고 무뚝뚝한 녀석이 뭐가 좋다고-

 

 연호 앞에서는 차마 속마음 얘기를 못하고, 징징대는 그녀를 겨우 달랬다.

 

 선호는 그런 동생을 보며 지친 듯, 미팅 있다며 그녀를 돌려보냈다.

 

 “여자라...누구지?”

 

 선호는 그 여자가 자신 앞에서 주사를 부린 그 '서 지담' 일거라곤 꿈에도 생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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