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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내 남자는 신스틸러
작가 : 조윤서
작품등록일 : 2020.9.15

징계 먹은 강력계 여형사 송백설과 영화판의 신스틸러이자 호텔 상속자인 차도현의 수상한 연애.

 
7. 스노우 & 섀도우 콤비의 탄생
작성일 : 20-09-19 18:29     조회 : 229     추천 : 0     분량 : 6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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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사라 부르지 말라면서요. 제가 연상일 게 뻔해요. 민증 까볼까요?”

 “그럽시다! 까요, 까!”

 호기롭게 말한 것도 잠시. 신분증이란 건 없었다. 방구석 책상서랍에 고이 모셔두고 왔기 때문이었다. 대신 그녀는 다른 방식을 제안했다.

 “정의사회에서 무슨 민증을 깝니까? 셋 하면 동시에 나이 대요, 오케이? 나보다 많으면 그쪽 맘대로!”

 도현은 눈을 빛내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오케이!”

 “자, 합니다! 하나 둘 셋…….”

 “33!”

 “서른넷!”

 동시에 나온 말이었다. 도현이 득의만만한 미소를 띠며 좋아라 했다.

 “서른셋이군요. 제가 한 살 오빠니까 제 마음대로!”

 “뭔 빠? 오빠? 하!”

 “이름 말고 암호명으로 부르죠. 다 먹었으면 이제 가볼까, 스노우?”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뚝배기 국물을 마시다 말고 백설이 눈을 치떴다.

 “지금 장난합니까?”

 “백설의 설, 영어로 스노우. 좋잖습니까. 저는 섀도우라고 불러 주세요. 서로 운율도 맞는 게 딱이로군요.”

 흐뭇한 미소가 그의 귀에 걸렸고, 백설은 못 들은 척 했다. 밥값으로 1만 2천 원을 내고 먼저 나오면서도 그녀는 구시렁거렸다.

 “형사놀이 한다고 신났네, 신났어! 정직 중만 아니라면 그냥…….”

 화장실까지 다녀온 후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낡은 SUV 차량으로 다가간 백설은 깜짝 놀랐다.

 조수석에 웬 낯선 남자가 앉아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

 

 우이동 백설게스트하우스. 백설의 모친 영희가 휴대폰을 들었다 놓았다 하고 있었다.

 “얜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지설아, 너한테도 연락 없었지 누나?”

 지설이 진공청소기를 잠깐 끄고 엄마와 마주했다.

 “없었어요. 누나 원래 공무집행 중일 땐 연락 잘 안 하잖아요.”

 “지금이 공무집행 중이니? 정직 당해서 몰래바이트 중이지. …이상하단 말이야. 성북동 사모님도 도통 전화를 안 받고. 무슨 일이 생겼나?”

 “에이, 엄마도 참. 무슨 일 생기면 어련히 알아서 경찰서에서 연락 오니까 걱정 말고 마트나 다녀오세요.”

 영희가 안심한 얼굴로 웃었다.

 “하긴 그렇지? 마트 말고 오늘은 시장 다녀올라고. 뭐 먹고 싶은 것 없니?”

 “떡순튀 3종 세트요.”

 “알았다. 청소 열심히 하고 있어! 지난번에도 싱크대 밑에서 쥐며느리 나오더라.”

 “예썰! 다녀오세요.”

 지설이 청소기의 스위치를 켜며 황망히 중얼거렸다.

 “…그런 거 나온 적 없는데. 벌써 며느리를 보고 싶으신 건 아니겠지? 내 나이 아직 스물아홉 꽃청춘인데.”

 

 ***

 

 “거기, 누굽니까? 내려요!”

 조수석의 창문을 조금 내린 남자가 무심코 그녀를 바라본다.

 “접니다, 섀도우.”

 “섀도우? …아닌데?”

 “얼른 타세요. 목소리는 같잖아요.”

 운전석으로 올라탄 백설이 시동을 켜며 양미간을 잔뜩 모았다.

 어느새 도현은 입고 온 점퍼 대신 회색 체크무늬 재킷을 입었고, 머리는 희끗희끗 반백의 머리카락이 덮고 있었다.

 눈에는 갈색 뿔테 안경을, 코와 턱밑에는 막 기르기 시작한 듯한 짧은 수염도 붙어 있었다.

 “얼굴에 무슨 짓을 한 겁니까? 여우 둔갑술 같은 거 써요? 정말 요상하기 짝이 없네, 잠깐 사이에!”

 사이드미러에 비친 자신을 보며 흡족한 듯 웃고 있는 도현은 처음 본 사람처럼 낯설었다. 가르마를 타서 빗어 넘긴 헤어스타일이 이마의 반을 가려서기도 했다.

 “수사하러 가는데 맨얼굴로 갈 순 없는 노릇이잖습니까. 제 취미입니다, 변장.”

 “수사가 장난입니까? 재밌어요?”

 “흥미로운 건 사실이죠.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사실 그는 어젯밤 내내 마음을 굳게 다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송 경사와 최대한 잘 지내보기로. 차기작 들어가기까지 한 달 간의 휴가를 진짜 형사와 놀아보기로.

 징계 중인 형사인 데다, 자신의 존재감 자체를 뒤흔들어 놓은 전력의 여자라 그게 좀 걸리긴 하지만.

 “참 나. 진짜 형사는 얼굴에 로션 바를 시간도 없는 법이거늘. 난 맨날 맨얼굴로 수사하러 갑니다만.”

 “맨얼굴이셨습니까? 그래도 비비크림은 바르신 거죠?”

 물어봤다고 또 그걸 대답해주는 백설이었다.

 “비비 말고 썬크림.”

 “그 정도면 타고 나셨네요, 광채 나는 피부. 모계 유전이신가 보다. 그래요?”

 사거리에서 차를 세우며 귀찮아서 대충만 고개를 까딱거렸다. 하지만 입바른 칭찬에도 백설은 신기한 듯 자꾸만 그의 코앞에서 얼굴을 뜯어보았다.

 “이것 참 적응 안 돼서. 밥 먹으러 올 땐 서른네 살 스토리작가, 밥 먹고 갈 땐 쉰다섯 살 교수라니. 영락없는 꼰대 교수 그 자체네.”

 “알아주시는군요! 그게 오늘 컨셉이었습니다.”

 도현은 백설이 자신을 스토리작가로 믿어주고 오늘 변장의 컨셉마저 알아채준 게 고마워서 덧붙였다.

 “헐리웃에서 2년 산 적 있었는데, 옆집에 유명한 특수 분장가가 살았거든요. 속성으로 좀 배웠습니다.”

 어느새 차가 지방도로에 진입했다. 백설은 건너편에 있는 양백산 꼭대기의 창고를 향해 단양 시내 고수대교를 건넜다.

 “섀도우는 부유층이신가? 호텔 스위트룸에, 헐리웃에, 노는 물이 다르시네. 형사도 막 위화감 느껴지는데 선량한 일반시민들은 오죽하겠어.”

 “본의 아니게 죄송하군요. 제가 부자는 아니고 할아버지가 부잡니다. 아직 상속도 받지 못했죠.”

 “오호, 부자 맞구만요.”

 “전 그저 어쩌다 일하는 프리랜서라,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직장 다니는 형사님이 더 부럽습니다. 비록 정직 중이시긴 하지만. 더구나 나쁜 놈들 잡아들여 정의감 뿜뿜 하시고.”

 “말이 그렇게 되나?”

 도현이 세차게 고개를 끄덕여주니 진짜 그런 것 같았다.

 그래도 어쩐지 이 남자한테 말리는 것 같은 느낌인데. 어젯밤과 달리 친절한 것도 낯설고. 근데 정직 중이라는 말은 좀 빼지, 원!

 운전하다 힐끗 쳐다본 도현은 안경을 벗었다가 후우 불더니 다시 끼고는 미러로 점검했다. 백설은 그의 눈이 무척 맑고 깊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반듯하고 광채 나는 이마는 성공한 남자의 상징처럼 보였다.

 이 남자, 잘 나가는 스토리작가인가?

 

 ***

 

 대낮의 햇살을 받은 창고는 더 으스스하고 추레해보였다. 주변 풍경과 완벽히 어울리지 않는 이질감이었다.

 오래된 시멘트벽에선 군데군데 말라비틀어진 파란색 페인트가 떨어져 내리고,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지붕에서 먼지가 함께 날렸다.

 끼이익.

 이가 어긋난 낡은 나무 출입문을 미는 소리에 문 앞에서 놀던 참새 몇 마리가 촐랑거리며 날아올랐다.

 잠시 후, 살짝 열린 문틈으로 긴 옷자락이 주인을 따라 들어갔다.

 

 ***

 

 “엑셀 밟아요, 엑셀! 더 세게 쭈욱!”

 양백산 꼭대기로 가는 길은 대낮인데도 무척 험했고 경사진 언덕길이 몇 킬로미터 째 이어지고 있었다. 백설은 솔직히 이런 길을 어젯밤 혼자 왔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다.

 “남자가 이 까짓 거 가지고 수선 떨기는. 언덕길 올라가다 타이어 밀리는 흔하디흔한 일 가지고.”

 “타이어가 왜 밀립니까? 미끄럼 방지 기능 버튼! 그거 눌러요, 어서!”

 “뭘 모르시네. 그런 건 비싼 차에만 있는 거고. 이 차는 파워스티어링도 안 돼요. 후방 카메라도 물론 없지. 언덕길에서 후진만 안 하면 아무 상관없으니까 너무 겁먹지 말라고요.”

 눈을 부릅뜬 도현은 어이없는 표정을 숨기지도 않았다.

 “그러게 내 차로 오자니까 부득불 우기시더니만! 왼쪽에 저 깎아지른 낭떠러지 좀 보라구요!”

 좁은 산길의 왼쪽은 낭떠러지, 정면은 35도 쯤의 급경사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옆자리 형사는 무섭지도 않은지 능수능란하게 직진만 했다.

 “안 떨어져요. 걱정도 팔자네!”

 포장된 임도라도 흙먼지와 모래 알갱이들로 길은 미끄러웠다. 차가 또 다시 뒤로 죽죽 밀리자 도현의 얼굴이 백짓장처럼 하얘졌다.

 “오마이갓! 저 오른쪽 공터에서 차 세워주세요! 내리겠습니다!”

 ‘어랍쇼? 센 척 하더니만 완전히 순두부였잖아.’

 처음 본 도현의 약한 모습에 백설은 모종의 쾌감을 느꼈다.

 머리 위 천정에 난 손잡이를 잡고 있는 폼이라니! 입에서 바람 빠진 풍선처럼 실실 웃음이 새나왔다.

 50미터쯤 전방부터는 양백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최고 난이도 코스, 45도 경사로 뱀처럼 굽이치는 S자 코스였다.

 “누구 마음대로 내립니까? 탈 땐 마음대로 탔을지 몰라도, 내릴 땐 차주 허락 없인 못 내리는 게 이 세계의 룰이거늘.”

 “왭니까!”

 “작전상 방해되니까.”

 “이건 진짜 궁금해서 묻는데, 서에서 차량 지원 안 해줍니까? 대체 비탈길에서 후진하는 고물차는 왜 갖고 다닙니까? 그러니까 제 차로 오자고 했잖습니까! 그렇게 고집을 부리더니 산길에서 쭉쭉 미끄러지기나 하고! …우어어!”

 차가 아슬아슬하게 코너를 돌았다.

 “고물차라니, 이 사람아! 그리고 말이 되는 소릴 해요. 수사하는데 값비싼 레인지로버 타고 다니는 얼빠진 형사가 대한민국에 어디 있다고. 게다가 그거 외제차잖아.”

 “그, 그렇게 비싸진 않습니다….”

 백설이 두 눈을 부라렸다.

 “7천만 원이 뉘 집 애 이름입니까?”

 “…….”

 “아무튼 난 수사할 때 내 차로 다녀야 편해요. 공용 차량은 좀, 뭐랄까 다들 같이 쓰다 보면 홀아비 냄새랑 꼬랑내가 섞여 진짜 장난 아니라서.”

 그의 걱정쯤은 발톱에 낀 때만큼도 못한지 옆자리 형사는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으며 직진만 했다.

 도현은 울화가 치미는 걸 참고 있었다.

 ‘진짜 제멋대로인 형사야! 킹콩맥주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알아봤어야 하는데.’

 얼마 후 차는 지난 밤 그녀가 주차했던 샛길 옆 좁은 공터에 멈추었다. 도현이 민첩하게 내리더니 노골적으로 불평을 늘어놓았다.

 “20분이면 올 거리를 40분이나 걸렸습니다.”

 차문을 잠그던 백설이 흘깃 돌아보더니 실실 쪼갠다.

 “20분 아꼈다 뭐 할라구요? 아, 밥 먹었으니까 똥 누러 가시게? 아까 보니 엄청 긴장하던데, 지금 막 쌀 것처럼 못 참겠고 그런 거 아니죠?”

 여자한테 들어본 말 중 최악이었다! 그의 동공에 지진이 일어났다.

 ‘믿을 수가 없군! 정말 여자다운 면이라곤 개미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형사야! 이 공조수사, 무사할까? 아무래도 내가 먼저 깰 것만 같은데.’

 그는 진저리를 치며 팽 돌아서 창고를 향해 성큼 걸었다. 뒤에서 날아온 그녀의 말이 뒤통수를 찔렀다.

 “형사는 여자 아니에요. 여자로 봐도 안 되고.”

 뒤돌아보니 당사자인 형사가 아주 심술궂게 웃고 있었다.

 ‘게다가 심술궂기까지!’

 그는 일말의 자괴감을 느꼈다. 여자 아니라는 형사와 벌써 두 번이나 키스한, 더구난 그날 밤 후세에 길이 남을 에로틱한 흑역사를 만든 나란 놈은 대체 뭔가…….

 문득 궁금해졌다. 이 여자가, 아니 이 형사가 나와 나누었던 키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무리 그날 밤 일을 까맣게 잊었다 해도 설마 어젯밤 키스는 기억하겠지!

 남자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물어볼까 말까.

 샛길로 들어가기 전 결국 도현은 호기심에 지고 말았다.

 “나랑 키스할 때 좋았습니까?”

 갑자기 뒤돌아보느라 백설은 그의 어깨에 코를 세게 부딪쳤다.

 “읍스!”

 찌를 듯한 그의 눈이 자신의 얼굴 바로 위에 있었다. 좁은 샛길에 길게 자란 야생의 풀들이 한가롭게 그들의 발목 주변에 넘실거렸다.

 백설은 시린 코끝을 움켜쥐고 코맹맹이 소리를 냈다.

 “작전 중에 그런 한심한 질문 뭡니까?”

 한심한 질문? 비유법인가.

 “혹시 한심했습니까, 나랑 키스할 때?”

 그의 얼굴은 햇빛을 정면으로 받고 있어서 홍채까지 보일 정도로 환했다.

 ‘뭐야, 이 표정은? 이런 진지한 얼굴로 물어볼 질문이야, 이게?

 백설은 약 3초간 고민했다.

 ‘앞으로 최소 며칠은 더 봐야 할 텐데. 그래, 난 불편한 건 못 참아.’

 “좀 한심했죠.”

 “역시…….”

 “남들은 이렇게 키스를 잘하는구나, 이런 게 생활이구나, 싶어서.”

 그의 눈이 은밀한 기쁨으로 빛났다.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솟아오른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키스 하나는 자신 있었다. 직업상 꼭 필요한 스킬이라 그렇지만.

 “생활은 아니지만 여태껏 저와 키스했던 여배, 아니 여성들의 반응은 괜찮았습니다.”

 “뭐라구요?”

 그는 뒤도 안 돌아보고 창고를 향해 앞서갔다. 그 떡 벌어진 어깨와 등을 대차게 노려보는 백설이었다.

 “그럴 줄 알았어! 어쩐지 바람둥이 같더라니.”

 갑자기 자신의 입술이 싸구려가 된 느낌이었다. 한 번만 더 내 입술 훔치기만 해봐! 절도죄로 감옥에 쳐넣고 말테다.

 큰 보폭으로 앞서가는 그를 어느새 백설이 따라잡아 팔을 잡아당겼다.

 “이봐요, 거기 딱 서! 그렇게 무턱 대고 들이닥치면 안 된다니까.”

 “……?”

 “사건이 일어난 게 어젯밤이에요. 뒤가 구린 범인이 범행현장에 다시 올 수 있다는 걸 왜 모르나? 쉿!”

 “아, 네! 죄송합니다.”

 두 사람은 살며시 풀숲을 지나 흙바닥에 닿았고 발소리를 내지 않고 창고로 다가갔다.

 정오를 30분 정도 남겨둔 터라 사방이 훤했고 새 소리며 개 짖는 소리, 차 소리 등이 들려왔다.

 백설은 곧바로 출입문 쪽으로 가지 않고 시멘트벽을 빙 돌아 문 오른쪽에서 낮은 포복으로 접근했다. 도현이 그 뒤를 조심스럽게 따랐다.

 돌연 그녀가 속삭였다.

 “안에 누가 있어요!”

 긴장한 도현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과 닿을 것처럼 가까이에 있었다.

 “역시, 범인이 다시?”

 그의 입김이 볼살에 와 닿자 백설이 마구 비비며 짜증을 낸다.

 “아이, 간지러! 좀 떨어지죠?”

 “실례했습니다.”

 문에 귀를 대자 들릴 듯 말 듯 조용한 발걸음 뒤로 무언가 탁, 탁, 두드리거나 주문을 외우듯 웅얼거리는 소리가 났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백설은 야상 점퍼 안주머니에서 가스총을 꺼내 손에 단단히 쥐었다.

 때를 보고 있던 그녀가 어깨로 문을 밀치고 들어가는 것과 안에 있던 사람이 나온 것은 거의 동시였다.

 “……뉘시오?”

 “뭡니까, 거기?”

 꽃 피는 봄을 지나 초여름에 접어든지 언젠데 아직도 누비로 지은 승복을 입고 손에는 목탁을 들고 있는 30대 중후반의 젊은 스님이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복잡하게 얽혔다.

 스님이 산 속 외딴 창고, 즉 사건 현장에 나타난 목적이 궁금해진 백설, 문을 열자 나타난 남녀의 용건이 궁금한 스님, 그 사이에서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도현이었다.

 그러나 도현의 감정은 구체적이었다. 심장이 요동치는 짜릿한 흥분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스님이 되었다더니 그새 개과천선이라도 한 것이냐, 박종혁!’

 그의 눈빛이 분노와 적개심으로 들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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